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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2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1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2화

금발에 기름을 발라 뒤로 깔끔하게 넘긴 올백 머리를 선호하며, 큰 키를 가진 편은 아니지만 검술과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몸에 탄탄한 근육이

있고 다부진 체격을 가진 사람이다.

특히 부드러운 듯 보이면서도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이고, 턱 선도 굵고, 수염도 약간 길렀기에 뭐랄까, 미남이라고 부르긴 좀 힘들지만 사내다운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상상하던 이상적인 아버지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외모를 가진 분이다.

지금보다 젊었을 적엔 모험자로서 대륙을 떠돌며 제법 이름을 날렸다고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엄마와 결혼을 하고 난 뒤론 모험자를 그만두고 그동안 모험자 길드에 쌓아 놓은 인맥과 신뢰, 그리고 공적 치를 사용해 지금의 세룬 도시에

있는 모험자 길드 지부의 지부장을 맡아 이곳에 정착했다고 한다.

내가 이 세계의 다른 지식은 잘 몰라도 검사와 마법사, 모험자, 그리고 몬스터와 관련된 정보에 대해 알고 있는 것도 다름 아니라 우리 집이

모험자 길드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총 2층 구조로 되어 있는 꽤나 커다란 건물인데, 1층은 아빠인 리안이 운영하고 있는 모험자 길드 로비 및 카운터라 하루에도

모험자들이 몇십 명씩 방문하는 장소이다.

아빠 바로 옆에 있는 카운터 의자에 앉아서, 그들이 하는 대화를 주워 듣는 것만으로도 단편적이나마 관련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고, 그들의 정보는

내가 검사나 마법사, 또는 모험자로서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어쨌든 한 지부를 담당하는 모험자 길드의 지부장인 만큼 그 수입은 괜찮은 편인지, 우리 집 가정 형편은 꽤 부유한 편에 속한다.

아빠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가정의 수입에 관해서 그것을 문제 삼는 경우는 없었고, 식탁에 올라오는 식단도 고기가 늘 있는 것으로 보아 부유한

편이 맞다.

자고로 매일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집(!)이 돈이 부족할 리가 없을 거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다음으로는 나의 엄마인 릴리아 프로스트.

아빠인 리안 프로스트가 올해 서른다섯 살이라면, 엄마는 아빠보다도 무려 여덟 살이 어린, 올해로 스물일곱 살이다.

아들인 내가 이런 말 하기도 뭣하지만, 우리 엄마인 릴리아 프로스트는 미인이다.

내 머리카락 색의 기반이 되는, 허리까지 길게 내려오는 풍성한 은발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으며 이목구비는 얇고도 곱다.

크고 맑은 눈동자는 짙은 파란색을 띠고 있고, 그 얼굴로 눈웃음을 지으면 지금도 사내들이 얼굴을 붉히고 엄마의 시선을 슬쩍 피할 정도이다.

그뿐인가, 몸매는 한 아이를 낳았다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늘씬하고 빵빵하다(!).

이런 미녀가 왜 아빠와 결혼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대충 연애 이야기를 들어 보면 아빠가 자주 활동하던 도시 근방에서 잡화를 팔던

상점 주인의 딸이 엄마였고, 그 당시에도 도시 제일 미녀라고 소문이 자자할 만큼 뛰어났던 그 미모에 홀딱 반해 버려, 무려 4년 동안이나 도시를

떠나지 않고 그 주변의 몬스터 퇴치 의뢰를 수행하고 돈을 벌며 잡화점의 단골손님이 되어 엄마에게 눈도장을 찍었다고 한다.

이후 4년간의 노력 끝에, 도시에 있는 수많은 젊은이들을 제치고 엄마와 연인 관계가 되는 것에 성공하여 2년간 연애를 하고 지금의 세룬 도시에

정착하였다나 뭐라나.

4년에 걸친 짝사랑과 2년의 노력 끝에 생긴 결과물(?)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6년의 시간이 걸렸다면 당시의 아빠가 엄마를 처음 만났을

땐, 아빠의 나이가 스물여섯 살에 엄마 나이가 열여덟 살이었다는 소리다,

갓 성인이 된 꽃다운 처녀를 노리는 스물여섯 살의 검사라……. 으음, 이건 이야기하지 말고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현재 엄마는, 2층의 우리 집에서 나를 돌보면서도 외할아버지를 도와 잡화점을 운영했던 경험을 활용해 아빠의 서류 업무를 보조해 주고 있다.

‘흐으음…….’

내게 주어진 상황에 대해 쫙 늘어놨으니, 이제 종합해 보도록 하자.

검과 마법이 존재하는 이 세계에서, 모험자 길드 지부의 운영을 맡고 있는 부모님이 있다.

가정 형편은 상당히 여유롭고, 부모님 또한 두 분 모두 흠잡을 곳 없이 좋은 사람이다.

나를 육아하면서도 ‘이 아이는 커서 뭐가 될까?’라는 질문에 항상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지원해 주면 되겠지.’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내가 어떤 길을 가더라도 내 의견을 존중해 줄 확률이 높다.

비록 내게 자동 번역 기능을 달아 주지 않아 스스로 공부를 하게 만든 이 세계이지만, 그 대신으로 이 얼마나 완벽하면서도 남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의 가정이란 말인가.

이제 필요한 것은 내 스스로의 결단과 그 목표를 향한 노력뿐인 것이다.

‘우선 상업이나 농사 같은 것은 제외하자.’

상업은 엄마에게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을 것이고, 여차하면 아직 상점을 운영하고 계신 외할아버지에게 가서 자세히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업은 패스다.

어느 시대에서도 인간의 사회란 곧 돈이 힘인 경우가 많고, 특히 이 세계에서 돈을 움직이는 힘은 곧 상권이겠지만, 내 스스로가 상업에는 그다지

관심도 없을뿐더러, 사람을 대하는 것에 있어서는 전생 때부터 그다지 강한 편이 아니었다. 그러니 상업은 일단 패스다.

농부도 나쁜 선택은 아니겠지만, 역시 상업과 같은 이유로 기각이다.

이 나라는 대체로 흉작이 거의 없어, 농부가 된다고 하더라도 노력의 결실을 거두면 모자람 없이, 재산을 잘 축적해 놓는다면 상당히 여유롭게 살

수 있다는 모양이지만, 모처럼 이 세계 라이프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는데 농촌 라이프로 이 세계의 삶을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검 대신 쟁기를 들고, 소와 함께 밭을 가는 이 세계 라이프라……. 응, 안 할래.

다음으로는 학자가 되는 길이다.

전생의 학교에서 상위권에 드는 실력은 아니었어도, 나름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교에 입학했었던 만큼, 공부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공부하고 노력한다면 유명……까지는 모르겠지만 꽤 실력 있는 학자 정도는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내 지식을 필요로 하는 귀족을 만나, 그의 밑에서 배우며 기회를 잘 노린다면 높은 곳을 향해 발돋움해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이 나라는 늘 인재를 찾고 있고, 내가 그 인재에 부합되는 능력만 갖춘다면 충분히 귀족으로서의 신분 상승 가능성도 있겠지.

‘그래도 이 세계까지 왔는데 또다시 공부를 하는 것은 좀…….’

가능성이야 분명 충분한데, 일단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다른 것에 도전해 보고 딱히 할 만한 일이 없다면 그때 도전해 봐도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검사와 마법사가 되는 것이다.

사실 위에서 여러 가지 길에 대해 말하긴 했지만,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이라면 역시 검술과 마법이다.

전생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길이니만큼, 기왕 이 세계로 환생했으니 꼭 배워 보고 싶은 것들이다.

또한 위에 나열된 경우의 수 중에서, 내게 유리한 것이 아마 검술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선 아빠가 검사이니까 말이지.’

이 세계에서 어떻게 검사의 실력을 평가하고 나누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아빠가 과거에 모험자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했던 검사였고, 그

실력을 토대로 지금의 모험자 길드 지부장 자리에까지 오른 것을 생각하면, 아빠의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길드의 업무로 바쁘시기는 하지만, 점심시간이나 그 외에도 사람들이 그다지 몰리지 않는 시간대에는 아빠도 나름 한가로울 때가 있다.

‘그 시간을 이용해서 검술의 기초를 배우고, 남는 시간에 스스로 단련한다면…… 최소한의 실력 정도는 쌓을 수 있지 않을까?’

재능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만약 재능이 없더라도 노력 여부에 따라 조금씩이라도 실력이 계속 증진되는 것이 검술의 가장 큰 특징이다.

반면 마법은 기본적으로 재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도조차 못 하는 학문이다.

아빠도 마법은 사용하지 못하고, 엄마 역시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들의 아들인 나 역시 마법에는 그다지 재능이 없을 확률이 높은 편이다.

만약에 운이 좋아 마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과연 어디까지 경지를 이룰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해야 할까.

손에서 불덩어리를 생성하여 던지고, 하늘을 날아 보고 싶은 마음은 물론 있지만 기왕이면 앞날이 조금이라도 더 확실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선택지를 택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검술일지도 모르겠네.’

아빠의 검술 재능을 조금이나마 물려받았다면 나 역시 검술에는 재능이 있을 확률이 높고, 또한 아빠가 검사인 만큼 다른 검술 선생님을 모시는

것보다 검술을 더 자세히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빠가 모험자 길드의 지부장이니만큼 나 역시 후에 검술을 배워 모험자의 길을 걷게 되더라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래저래 생각해 보면 다른 여러 길보다는 역시 내가 취할 수 있는 혜택이 가장 많은 것은 검술이다.

‘이거, 조금 흥분되기 시작했어…….’

목표가 슬슬 뚜렷하게 정해지기 시작하자, 가슴이 조금씩 쿵쾅거리며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서승연으로서 살던 대한민국에서 판타지 게임을 즐기거나 소설을 읽어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아아, 나도 검과 마법이 존재하는 이

세계에서 강자가 되어 살아 보고 싶다.’라는 망상을 해 봤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쉽게 머릿속으로 상상할 수 있는 것이면서도, 또한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기에 그저 상상만으로 그치는, 그런 망상에 불과한

일들을 나는 실제로 도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흥분이 되지 않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되겠지.’

쿵쾅쿵쾅 뛰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킨다.

실제로 망상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이것이 내게 있어서는 현실이라는 것을 늘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망상 속에서의 나 자신은 무적이고, 또한 최강일지 모르겠지만 현실 속의 나는 최강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일개 인간일 뿐이지, 칼

맞으면 피 흘리고 죽는다는 점에서 무적은 될 수 없다.

운이 나쁘면 강력한 몬스터와 마주하여 내가 그 녀석을 퇴치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에게 죽임을 당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성격 더럽고 나보다

실력도 좋은 놈과 우연히 시비가 붙었다가 칼 맞고 순식간에 비명횡사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런 최악의 경우가 존재하는 곳에서 그것을 감안하지 않고 내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무적자인 것처럼 행동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왕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환생하게 된 만큼, 이루고 싶은 목표를 만들어 그것에 최선을 다하여 높은 경지에 도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

‘그래도 아직은 이르려나?’

두근두근 뛰는 심장의 고동 소리에도 불구하고,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니, 내 몸은 아직도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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