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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201화 (완결)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9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201화 (완결)

201화 에필로그

 

 

 

 

 

기이이잉!

 

새로이 개장한 찬란한 인천 공항에 막 비행기가 착륙했다.

 

여러 사람이 그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 터미널로 나왔다.

 

그들은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 있었고, 터미널에는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나온 이들이 많이 있었다. 그 가운데 훤칠하게 키가 크고 용모가 뛰어난 한 남성이 있었다.

 

이영빈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손을 들며 그를 맞이하는 또 다른 청년이 있었다.

 

“여깁니다.”

 

“오랜만이군.”

 

영빈은 반갑게 그 청년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그를 맞은 청년도 그 손을 잡으며 마주 웃었다. 그는 성남경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늘씬하니 보기 좋은 청년들이다. 함께 모여 있으니 그야말로 그림이 됐다.

 

“미국 가신 일은 잘되셨습니까?”

 

“수월하게 풀렸지.”

 

영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영빈은 사업차 미국을 방문했다가 막 돌아온 상태였다. 그 사업이란 미국과 아시아를 통합하는 거대 항공사와 해상 선사의 설립에 대한 것이었다. 몬스터에서 해방된 세상은 소통을 위해 아우성치고 있었고, 이걸 위해서는 역시 하늘과 바닷길이 뚫려야 했다.

 

이 부분에서 가장 정치적 입지가 강한 것이 바로 다름 아닌 한국과 그 한국의 이씨 가문. 때문에 영빈은 발 빠르게 움직이며 주요 공항과 선사의 설립을 위해 바쁘게 오가고 있는 중이었다.

 

“하긴 우리 쪽에 빚도 많은 데다 서로에게 이득이 되니 거절할 이유는 없었겠지요.”

 

알 만하다 싶어 성남경도 고개를 끄덕였다.

 

미국 정부 측이 이번 제안을 거절할 리가 없다.

 

우선 정치적으로 한국에 빚이 너무 많은 데다 물류 운송에 관련한 노하우와 설비에서도 한국에 완전히 밀린다. 이백 년의 격리가 가지고 있던 이전 지식과 자산을 철저하게 풍화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주식 비율 같은 건 좀 말이 있긴 했지만.”

 

“그나저나 정말 세상이 빨리 변하는군요.”

 

“그러게 말이야. 세계가 막혀 있을 때는 꿈도 못 꾸던 일이었는데…….”

 

성남경과 영빈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얼굴로 고소를 지었다.

 

이렇게 매일을 바쁘게 지내고 있는데도 마치 꿈처럼 여겨질 정도로 지금의 변화는 파격적이다. 매일매일 던전과 몬스터에 떨며 지내던 그 이백 년이 이렇게 단숨에 극복되다니.

 

물론 잃은 것도 있다.

 

무엇보다 헌터라는 초인들, 그리고 그 초인들이 가능하게 했던 검과 마법의 세계도 사라져 갔다. 한 번 열린 마법과 마나라는 초인의 세계관은 쉽게 사라지진 않지만 이전처럼 억지로 이 세계와 연결되어 콸콸 쏟아지는 지경까지는 돌아가지 않는다.

 

이 세계의 바다나 야생에 이미 소환되어 있던 무수한 몬스터도 횡횡하고 있다. 때문에 헌터도 마법도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그러나 확실히 약해졌다. 앞으로는 헌터들의 수준도 다소 현실적인 무협 소설에 나오는 무림인들 정도로 낮아지게 될 거라고 한다.

 

영빈은 함께 공항 밖으로 나서는 복도를 걸으며 물었다.

 

“그래서 아버님은?”

 

성남경은 물류 사업에 관련한 핵심 부서의 전무 직위를 맡고 있다. 매우 높은 직위지만 일종의 따까리이기도 해서 자잘한 수고가 아주 많다.

 

상층부 동향을 파악해서 서로 간에 연결해 주는 것도 그의 일 중 하나다.

 

“거기 가 계시지요.”

 

“역시 그런가.”

 

성남경의 답을 듣는 순간 예측했다는 듯이 영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한창 귀여울 때 아니겠습니까?”

 

“그렇긴 하지.”

 

성남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하는 말에 영빈도 피식 웃으며 동의했다. 이 역시도 믿어지지 않는 변화였다. 하지만 사람이란 본래 이렇게 자연스럽게 변해 가는 생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도 했다.

 

그 자신이 겪은, 파란만장이란 말이 부족할 정도의 인생변천이 보여 주듯 말이다.

 

 

 

 

 

***

 

 

 

 

 

눈이 유독 맑은 소녀가 집 안 정원으로 보이는 곳에서 앙증맞게 양팔을 벌리고 달렸다. 천사와 같다는 형용사는 천사와 싸운 경험을 가졌던 현재의 인류에게는 별로 칭찬이 아닐 테지만 그렇다 해도 천사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귀여운 소녀였다.

 

“할아버지!”

 

“오오, 오냐.”

 

푸근하게 풀어진 표정으로 한 늙은이가 그 소녀를 받아 품에 안으며 껄껄 웃었다. 그 남자를 아는 사람이 본다면 충격에 석상처럼 굳고 말 장면이었다.

 

철혈의 검객, 냉혈의 지도자로 이름을 떨치는 이석훈이 그저 순한 동네 할아버지처럼 아이의 재롱이나 받아주고 있다니!

 

기실 그 광경의 충격은 단순히 그를 아는 사람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가까운 이들에게조차 아직 낯설기만 했다.

 

“믿어지지 않는 광경인데…….”

 

“그러게요.”

 

“으음…….”

 

“뭐, 원래 손자 손녀는 자식들보다 더 귀엽다고 하니까.”

 

멀지 않은 곳의 한 야외 탁자에 그림 같은 미인들이 둘러앉아서는 그 광경을 보면서 놀람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카에데, 웨이링, 희연, 혜선 등 시대를 떨친다 할 미인인 동시에 대단한 권력과 부를 갖춘 부호이기도 했다. 물론 그녀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모두 성태의 여자라는 점이었다.

 

웨이링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마지막에 발언한 카에데를 보면서 물었다.

 

“언니 아버지도 그랬어요?”

 

“그렇긴 했지. 얼른 일본으로 보내라던데. 후계자로 키우고 싶다고.”

 

이곳에 모여 있는 성태의 부인들은 모두 그의 자식을 하나씩은 낳았다. 혜선과 희연은 딸아이였고, 카에데와 웨이링은 남자아이였다. 나이 대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커도 두 살 터울이라 다들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편이었다.

 

“그러실 거예요?”

 

“고민하고 있어.”

 

카에데는 미간을 좁히면서 답했다.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일본으로 간다는 것은 아마츠키 그룹의 정식 후계자로 맞이하고 싶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 권력자 중 하나가 될 거란 말이다. 그걸 고민한다는 게 도리어 이상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어머니가 된 입장으로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그래도 여기서 형제들이랑 같이 있다가 가는 게 좋지 않겠어?”

 

“벌써부터 왕처럼 떠받들려서 버릇 나빠지면 곤란하겠지요.”

 

“맞아. 여기 있는 게 좋아요. 밖에 나가면 버릇 나빠진다고요. 여러 가지 의미로.”

 

카에데의 걱정을 이해한다는 듯 이혜선과 희연이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본래 금수저, 아니 다이아 수저로 태어난 아이들이다. 용모도 어머니를 닮아서 다들 보석 같다. 그런 데다가 재능은 아버지를 닮아서 벌써 초인의 경지다.

 

마나니 마법이니 하는 것들이 많이 약해졌는데 그런 것 상관없다는 듯이 쑥쑥 강해진다. 정말 보기 드문 천재들이다.

 

그렇다 보니 어딜 가나 대접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아이를 망치는 가장 빠른 길은 원래 응석을 받아주는 것이고, 좌절을 모르게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서로 간에 경쟁할 수 있는 상대가 있는 바로 이곳이 가장 좋다. 여기서는 왕처럼 대접받을 수도 없고 싸우다 보면 지고 혼도 난다. 바른 심성을 키우기 좋다.

 

“역시 그렇겠지? 나도 그래서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는 여기서 자라게 하려고. 서로 아웅다웅하면서 싸우고 경쟁도 해야 제대로 크는 법 아니겠어?”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다른 여성들도 동의했다.

 

은연중에 이 멤버들 가운데서는 카에데가 대장이라는 분위기를 풍겼다. 본래는 이혜선과 자리를 두고 다투었다 싶은데 카에데의 입지가 훨씬 강하기도 하고 이혜선이 마지막에 들어왔기 때문에 스스로 물러나서 그런 구도가 됐다.

 

그녀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이석훈이 어깨에 손녀딸을 태우고 다가왔다.

 

“무슨 이야기들 나누고 있으신가?”

 

“아, 아버님.”

 

다들 공손히 그에게 인사하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고, 카에데가 여성진을 대표해서 말했다.

 

“별건 아니고 그냥 아이들을 앞으로 어떻게 키울까 하고요.”

 

“그야 당연히 다들 한국에서 키워 그중 제일인 녀석을 이씨 가문의 후계자로 넣고 나머지는 나눠 가지는 게 좋지 않겠느냐?”

 

뻔한 게 아니냐는 투로 이석훈은 말했지만 여성진의 반응은 미묘했다.

 

“그건 좀…….”

 

이미 아이들은 각자 향후 맡게 될 거대 조직이 있다.

 

가장 작은 비연 길드만 해도 지금은 성태가 이끄는 종합물류회사인 성진그룹의 보안 부문 담당 회사로서 연 매출 10조에 이르는 대기업이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을 굳이 혈연관계가 아닌 조직에 넣을 필요야 없는 게 아닌가. 괜히 미움 사서 고생만 한다.

 

하지만 이석훈은 고개를 저었다.

 

“흠,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건 누구의 자식이라서 뭘 계승한다는 방식으로는 결국 향후 다시 싸움이 일어날 수 있으니 그런 구차한 혈연을 넘어서는 게 어떻겠느냐 하는 것이다.”

 

“그건 일리가 있네요.”

 

“저 아이들이 커서 서로 경쟁자가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지나치게 경쟁하게 돼서 서로 얼굴도 보고 싶어 하지 않거나 하게 되면 그건 참 아쉬울 것 같으니 말이지요.”

 

“그러게요.”

 

다들 이석훈이 한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고 고려해 볼 만하다고 생각을 조금 바꾸었다. 혈연에 의한 조직 승계는 조직 자체의 건전성에도 별로 좋지 않고 또한 혈연 자체를 너무 중요시하게 되니까 향후 어머니가 다르다는 이유로 옛 왕족들이 그랬던 것처럼 골육상쟁을 일으킬 우려가 크다. 그런 면에서 실력을 통해 혈연관계가 옅은 조직을 맡게 하는 것은 괜찮은 방법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카에데가 뒷말을 하나 덧붙였다.

 

“하지만 가장 뛰어난 아이에게 이씨 가문을 물려준다는 건 좀 무리가 있지 않나요?”

 

“어째서?”

 

“그야 도련님도 계시고…… 그건 이씨 가문이 다른 쪽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걸 인정하는 것 같아서 불쾌한걸요.”

 

이씨 가문에는 영빈이 있다. 그가 건재한 이상 후계자 운운하는 건 우스운 일이다. 물론 그건 핑계일 뿐이고, 역시 카에데의 입장에서 지금 이석훈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아마츠키 그룹이 이씨 가문보다 달리는 게 없다고, 아니 더 강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죠. 적어도 그 아이가 원하는 집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고 봐요.”

 

“으으음…….”

 

이석훈도 카에데의 단호한 입장 앞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밀고 나가기 어려웠다. 황당한 일이지만 이 아가씨들을 향해 괜한 소리를 하면 국제 문제가 되는 수가 있다.

 

이혜선이 피식 웃으면서 충고했다.

 

“다들 녹록한 사람이 아니니 아버지께서 인정하시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어쩔 수가 없군. 그런데 그 녀석은 어디 갔지?”

 

“그이요?”

 

“그래, 설마 또…….”

 

이석훈이 눈길을 날카롭게 했다. 손버릇이 여러모로 나쁜 녀석인 만큼 어디서 여자라도 꾀고 있지 않은가 걱정하는 것이다.

 

카에데가 깔깔 웃었다.

 

“아하하,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으니까.”

 

“맞아. 뒤통수 얻어맞는 건 한 번이면 족하죠.”

 

여성진은 모두 단호한 표정으로 결의를 드러냈다. 실제로 싸움이 끝나고 여러 해가 지나는 동안 성태는 그 나쁜 손버릇에도 불구하고 더는 여성을 늘리지 못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마누라들의 서슬이 퍼래서 그럴 수가 없었다.

 

이석훈은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건 다행이군. 그럼 어디 있는 거지?”

 

“오이겐 언니 때문에요.”

 

“그 천사 아가씨?”

 

“임신을 못하시잖아요.”

 

이혜선이 조금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본래는 천사니까.”

 

인간의 육체를 사용하지만 그 본질에서 영적 존재인 오이겐은 성태의 여자가 된 이후로도 임신은 할 수 없었다.

 

성태와의 결혼 생활에서 그녀는 만족하고 있었지만 이 부분만은 도무지 해결할 수 없었고 항상 쓸쓸하게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곤 했다. 성태는 그것을 꽤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걸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는 모양이라 알아보러 같이 갔어요.”

 

“호오, 그건 잘됐군.”

 

“정말 그렇죠.”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 표정은 아니었다.

 

좋은 결과가 반드시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표정이었다. 성태는 언제나 뜻한 바를 이루어 왔기 때문에 그녀들이 이런 신뢰를 보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

 

 

 

 

 

오이겐은 억지로 힘을 들여 눈을 떴다.

 

병실 안이었다.

 

지친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자상한 시선이 보였다. 성태였다. 그와 부드럽게 시선을 마주치고서 오이겐은 물었다.

 

“끝난 건가요?”

 

“그렇지.”

 

성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이 오이겐을 크게 만족시켰다.

 

“이제…… 가능한 거군요.”

 

“물론이지.”

 

그 대답에 안도하면서 오이겐을 눈을 감았다.

 

피로에 젖은 그녀의 몸과 정신은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성태는 그녀가 곱게 잠든 것을 확인하고서 방 밖으로 나왔다.

 

방 밖에는 그를 기다리고 서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미스터 로드와 박수천이었다.

 

“이번에 고마웠습니다.”

 

“뭐, 자네에게 신세 진 거 생각하면 당연한 거지.”

 

“너도.”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야.”

 

성태는 두 사람에게 각각 인사했고, 그들은 어깨를 으쓱이며 그 인사를 받았다.

 

미스터 로드야 여전히 미국의 영웅이자 거의 지배자나 다름없는 입장이었고, 현재 박수천은 뉴욕대에서 마법에 관련한 연구팀을 이끌면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개인 사업과 강연도 병행하면서 활동하는 그는 지금 미스터 로드 다음가는 미국의 스타였다.

 

이번에 성태가 오이겐과 함께 이들을 찾아간 것은 오이겐이 임신할 수 없는 체질인 것을 고치기 위해서였다. 마나에 대한 그의 지식은 여전하지만 루시펠과의 싸움으로 완전히 소모했고, 그 싸움 이후 차원 경계가 매우 강해져 사실상 성태의 마나력도 극히 적어졌다.

 

하지만 오이겐이 임신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매우 수준 높은 탈태환골이 필요했다. 때문에 성태는 그 마나를 조달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마나가 약해졌다곤 하나 박수천의 마법과 미스터 로드의 힘으로 입자가속기를 가동하면 차원 경계면을 약화시켜 필요한 마나를 얻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시도는 훌륭히 성공해서 이제 오이겐은 무사히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몸이 됐다.

 

성태는 이어 박수천에게 물었다.

 

“너는 결혼 안 해?”

 

“응, 지금은 별로.”

 

“하긴. 가질 거 다 가진 거부가 뭐 급한 게 있어서 결혼을 서두를까. 지금은 인기도 쩔고 말이야.”

 

박수천의 심드렁한 태도에 성태는 웃으며 알 만하다는 태도를 취했다.

 

한창 부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러 미인들이 좋다고 달려드는데 굳이 하나를 고르고 싶을 리가. 다만 늦바람이 무섭다고 저러다 잘못 호구 잡히거나 너무 막 나가게 되는 게 걱정이긴 하지만 미스터 로드도 있고 적당히 주변에서 제어해 주리라 믿었다.

 

“너만은 못해.”

 

하지만 성태의 말에 박수천은 도리어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하기야 객관적으로 보면 자유연애를 즐기는 남자보다는 부인이 다섯인 남자 쪽이 훨씬 어이없는 놈이다.

 

그러나 미스터 로드는 또 그렇게 보지 않는 모양이다.

 

“하하하, 하지만 역시 남자는 가족이 있고, 자식을 키우고, 그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때만이 진짜 남자가 되는 법이지!”

 

미스터 로드는 자유연애는 무책임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부다처제보다 부도덕하다고 여기는 사람이었다. 일각에서는 어처구니없어할 논리지만 미스터 로드 정도의 마초라면 저런 생각도 가능하겠다 싶기도 했다.

 

물론 성태와 박수천 둘 모두 어처구니없이 여기는 쪽이다.

 

“그건 예전 이야기죠.”

 

“이제 던전도 안 나오겠다.”

 

“그렇긴 하네만 가장이라는 남자의 의무는 던전이 나오니 마니 같은 문제를 한참 초월한 문제란 말일세.”

 

미스터 로드는 세태를 한탄하는 꼰대의 모습으로 혀를 차며 주장했다. 두 남성은 흘려들으면서 그냥 주제를 얼른 바꿔버렸다.

 

“네, 네, 잘 알겠습니다. 그보다 선거 기대합니다.”

 

“미스터 강이 도와주니 별 걱정은 않네.”

 

껄껄 웃으면서 미스터 로드는 성태의 어깨를 탁탁 쳤다. 머지않아 미국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무난히 이 마초가 당선될 예정이다. 워낙 인기도 있고 기반도 있는 사람이라 어쩔 수 없다.

 

반대 세력도 있긴 하지만 성태와 이석훈을 통해 미국 쪽의 경제 프로젝트도 순항 중이라 문제없을 것이다.

 

오히려 걱정은 대통령이 된 후 법을 뜯어고쳐 미국을 마초적 국가로 만들어 버리는 기행을 벌이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문득 미스터 로드가 권했다.

 

“같이 술이나 한잔하지. 서로 할 말도 많이 쌓여 있지 않나.”

 

“나는 찬성.”

 

“그럼 나도.”

 

둘 다 미스터 로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제법 괜찮군.’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복도를 걸으면서 성태는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꽤 고생하면서 얻어 낸 것이다. 얻어 내고 보니 고생할 가치는 충분히 있었던 것 같았다. 그러니 앞으로는 이걸 지켜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알파메일』 완결

 

 

 

 

 

알파메일 201화 완결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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