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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89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2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189화

189화 해체되는 음모(2)

 

 

 

 

 

영빈이 재능 있는 젊은이라고 해서 성태가 그것만 보고 살릴 거냐 하면 그런 일은 절대로 없다. 게다가 영빈은 매우 미남이기 때문에 성태 개인적으로 호감 가는 인상은 아니다. 저지른 짓도 있고 쳐 죽여서 없애는 게 좀 더 취향이다.

 

성태가 지금 한 말에서 위로나 거짓의 기색을 전혀 읽을 수 없었기에 영빈은 도리어 황당한 심경이 됐다. 정말 별로 구하고 싶지 않다는 기색인데 그러면 대체 왜 이런 엄청난 수고를 들인 거란 말인가?

 

“그런데 왜?”

 

“네 동생이 부탁했지.”

 

영빈의 표정이 굳었다.

 

“그 아이가…….”

 

탄식하는 것처럼 영빈은 중얼거렸다.

 

그러나 결코 나쁜 징조는 아니었다.

 

세상에 대한 죄책감과 달리 이혜선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은 도리어 그를 이 세상에 강하게 남도록 끌어당길 것이다.

 

성태는 이만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생각하고 방을 빠져나가며 말했다.

 

“뭐, 그러면 나는 가 볼 테니 몸조리 잘하라고. 필요한 거 있으면 거기 남겨둔 폰에 있는 메일로 연락하고.”

 

“다시 한 번…… 감사하지.”

 

“천만에.”

 

영빈의 인사를 받으며 성태는 씨익 웃었다.

 

‘어차피 값은 다른 쪽에서 치르기로 되어 있고 말이야.’

 

이런 일을 그가 공으로 할 리야 없는 일이다.

 

그리고 제법 힘든 일이었지만 일에 대한 대가로 바로 최고의 보석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면야 전혀 큰 수고가 아니다.

 

아니, 보석 따위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걸로 이제 혜선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됐으니까!

 

성태는 끓어오르는 욕망과 두근거리는 기대를 안고 뉴욕대 쪽으로 돌아갔다.

 

 

 

 

 

***

 

 

 

 

 

뉴욕대 내부의 병원 특별 병동이었다.

 

집중 치료실 앞에 의사와 부상으로 몸 전신을 붕대로 감다시피 한 청년이 서로 마주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청년 주변에는 여러 명의 남자가 있었다. 의사는 이곳의 담당 의사이자 교수인 로버트였고, 그와 마주하고 있는 건 로드 주니어였다.

 

그의 주변에 있는 이들은 뉴욕대 유수의 헌터들이었다. 로드 주니어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물었다.

 

“아버지는…… 어떻습니까?”

 

“뭐라고 말하기가…….”

 

로버트가 간절한 로드 주니어의 시선을 피하면서 약하게 답했다.

 

미스터 로드는 영빈에 의해 부상을 입은 후, 바로 이곳에 실려 왔고, 지금 집중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형편이었다.

 

다소 자신 없는 로버트의 태도가 로드 주니어의 초조감에 불을 질렀다.

 

로버트는 명의가 즐비한 미국에서도 한 손에 꼽을 만한 외과의사다. 미국은 헌터와 몬스터의 싸움이 격해지면서 특히 각종 부상과 외상에 대한 치료법이 크게 발전했는데 이 분야에서 로버트는 최고였다.

 

그가 이런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인다면 상황은 결코 쉬울 리가 없다.

 

곧 로드 주니어는 당장에라도 울 것 같은 모습이 되어 애원했다.

 

“부디 살려주십시오!”

 

“물론입니다. 누구도 대영웅이신 부친에게 만에 하나의 불상사가 생기는 일 같은 건 바라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로버트는 당연하지 않느냐는 태도로 말했다.

 

하기야 세상 누가 미스터 로드의 죽음을 바랄 것인가. 그는 단순히 강한 남자가 아니다. 미국의 수호신이자 세계의 방패다.

 

“대체 뭐가 문제입니까? 아버지는 세계 최강의 남자인데……!”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부친과 같은 강자는 본래 치료가 필요 없는 법인데…….”

 

로버트가 난처하게 답했다.

 

헌터는 초인이다.

 

그들이 지닌 마나는 그들을 전투에서 입게 되는 다양한 부상에서 지켜준다. 육체가 강화될 뿐 아니라 회복력 역시 어마어마해져서 미스터 로드쯤 되면 팔다리가 잘려 나가도 별 조치 없이 다시 붙이기만 해도 완벽하게 상처가 봉합될 정도다.

 

설령 사지를 잃어도 조치를 잘하면 거기서 새로 사지가 자라나기까지 한다.

 

그런 강력한 육체의 최고봉에 있는 것이 바로 미스터 로드다.

 

최고로 활성화된 미스터 로드의 육체는 손상시키는 속도보다 회복되는 속도가 더 빠를 수도 있을 정도다. 그런데 지금은 그 어마어마한 회복 능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의 육체처럼, 아니 그 이하였다. 혈우병에 시달리는 사람처럼 지혈조차 잘 되지 않는 형편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여하간 지금은 안정이 필요합니다.”

 

“……알겠습니다.”

 

로버트의 말에 다들 걱정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미스터 로드가 중태라니.

 

믿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대로라면 이 믿기 힘든 상황조차 우습게 만들 결과가 머지않은 미래에 있을지도 몰랐다. 저마다 초인이며 강력한 권력을 지닌 이들이지만 이곳에서 그들은 무력감 외에는 느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

 

 

 

 

 

삑.

 

삑.

 

후욱.

 

후욱.

 

집중 치료실의 병상 위에 미스터 로드가 누워 있었다.

 

그의 모습은 처참했다.

 

상처는 꼼꼼하게 봉합되었고, 붕대로 감겨 있었지만 그 봉합된 상처 사이로도 계속 피가 흘러나와 붕대를 붉게 물들였고, 멈추지 않는 출혈로 인해 수혈은 계속되어 그의 전신에 수혈팩에 연결된 관이 치렁치렁 달려 있었다.

 

아예 병상 전체가 시뻘겋게 보일 지경이었다.

 

그런 처참한 미스터 로드의 몸에 연결된 기기들이 바이탈 신호를 체크하면서 억지로 미스터 로드를 숨 쉬게 만들어 그의 목숨을 잇고 있을 뿐이었다.

 

한데 이상한 일이었다.

 

이곳은 집중 치료실이고, 환자는 미스터 로드다.

 

의료진이 주변에 상주해 있어야 할 텐데 사람의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 어둡고 초조한 병실 내부 공간이 갑자기 희미하게 일그러졌다.

 

그리고 그 일그러진 공간에서 한 사람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아니다. 사람이라기보다는 사람 이상의 무엇이었다.

 

권품천사 오이겐이었다.

 

“…….”

 

그녀는 성령한 기운을 주변에 흘리며 정신을 잃은 채 계속 누워 있는 미스터 로드 앞에 섰다. 그리고 그의 무력한 모습을 계속 바라봤다.

 

미스터 로드를 바라보는 오이겐의 모습에서는 깊은 갈등과 주저가 읽혔다. 그러나 결국 마음을 결정한 듯 오이겐은 이를 악물면서 양손을 들었다.

 

그녀의 양손에 신성한 힘이 모여들며 흰빛을 형성했다.

 

데몬 프린스조차도 거기에 얻어맞는다면 치명상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하물며 지금 이런 꼴로 누워 있는 미스터 로드라면 즉사는 분명했다.

 

“크흠…….”

 

오이겐이 손을 내리치기 바로 직전에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오이겐은 놀라 소리가 난 쪽을 바라봤다.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던 병실 기기의 뒤편 어둠 쪽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갑자기 발생한 것처럼 그림자가 움직이더니 빛 아래로 나왔다. 고개를 절레절레 짓고 있는 남자, 성태였다.

 

“흠, 정말 이런 짓을 할 거라고는 말이야.”

 

“당신이!”

 

오이겐이 당혹스럽게 굳은 표정이 됐다.

 

하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도 본능적으로 그녀의 몸은 전투를 위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성태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만두도록 하지. 나도 험하게 나서고 싶진 않거든.”

 

“천계의 행사를 방해할 생각인가요!”

 

오이겐이 성광을 두 눈으로 뿌리며 외쳤다.

 

오이겐은 그가 자신보다 강하다는 걸 안다. 그러니 지금 하려는 일은 천계의 뜻이라는 걸 밝혀 성태를 압박하려는 것이다.

 

물론 그런 협박이 성태에게 통할 리는 없다.

 

“천계의 행사라는 게 뭐가 중요하지? 내가 별로 그런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건 당신도 알지 않나. 그리고 눈앞에서 당장 사람이 살해당할 판인데 말이야.”

 

“이건 인간들의 뜻이기도 합니다.”

 

성태에게 역시나 위협이 먹히지 않자 주춤 물러서면서 오이겐은 이어 말했다. 실제로 오이겐이 내키지 않아 하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바로 그 인간들의 요청에 근원을 둔다. 이 치료실이 이해할 수 없게도 완전히 비워져 있는 것도 바로 그들이 손을 쓴 결과였다.

 

“인간들이라. 인간이라 해도 세상에는 너무 많은 개새끼들이 있어서 말이지.”

 

그러나 인간이든 신이든 성태에겐 마찬가지다.

 

아니, 인간이 훨씬 더 상대하기 좋은 것들이다.

 

무엇보다 신보다 약하지 않은가.

 

“읏?!”

 

오이겐이 놀랐을 때는 이미 늦었다.

 

성태는 원래 서 있던 장소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춘 상태였다.

 

오이겐이 서둘러 성태를 찾기 위해서 몸을 돌렸다.

 

“게다가 너희가 결탁하고 있는 놈들은 그 쓰레기들 가운데서도 상급이지.”

 

어느새 오이겐의 등 뒤에 서 있던 성태가 오이겐의 양손을 잡으면서 그녀의 귓가에다가 말했다. 오이겐은 성태의 손을 뿌리치며 몸을 획 돌렸다. 그를 공격하지 않은 것은 그녀가 한계까지 발휘한 판단력 덕분이었다.

 

여기서 성태를 공격해 봐야 불리해지는 것은 자신이라는 걸 아니까.

 

“어떻게?”

 

대신에 그녀는 반사적으로 물었다.

 

그녀의 물음은 성태가 자신의 등 뒤에 가 있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성태가 이 일이 인간들과의 결탁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너희는 너희 능력에 대해 너무 과신하는 면이 있어.”

 

성태는 가볍게 웃으면서 혀를 찼다.

 

그는 매우 즐거워 보였다. 천계라는 것들이 인류를 다소 깔본다는 건 알고 있는 만큼 이렇게 엿 먹이는 건 더욱 즐거워진다.

 

성태의 성격이 본래 그렇기도 하고.

 

“이렇게 된 이상!”

 

오이겐은 각오를 굳히고 힘을 끌어 올렸다.

 

성스러운 힘이 오이겐의 전신을 덮으면서 주변을 성가 같은 울림으로 채웠다. 완전한 전투태세. 성태는 우선 권했다.

 

“흠, 일단 나가지.”

 

오이겐도 동의했다.

 

권품천사인 그녀의 성품상으로도 그렇고, 입장으로도 그렇고 여기서 싸우는 건 비록 목표인 미스터 로드가 있다고 해도 좋은 생각이 아니다.

 

둘은 함께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텅!

 

콰앙!

 

대기가 그들의 운동에 따라 크게 흔들리며 충격파 소리가 났다.

 

하지만 의외로 그들을 눈치챈 이들은 전혀 없었다. 그게 가능했던 것은 성태는 물론이고 오이겐 역시 이동과 동시에 강력한 마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곧 폐허가 된 한 공원의 공터에 내려 착지했다.

 

과거 뉴욕의 상징이었던 센트럴 파크였다.

 

지금은 잦은 몬스터의 출연으로 인해 관리되지 않았고, 버려진 채 을씨년스럽게 원시림의 형상을 이루고 있는 장소였다.

 

“자, 여기라면 괜찮겠지.”

 

“지난번 보여 준 힘 정도로 여유 부리는 거라면 곤란해!”

 

오이겐이 성태를 향해 표독스럽게 외쳤다.

 

그녀의 태도에서는 강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과거 성태의 힘이 어떤 것인지 겪어 본 적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든 태도였다. 물론 싸우려는 자가 처음부터 약세를 내보일 수 없다는 사정도 있긴 하겠으나 그걸 고려해도 과하게 자신감이 넘치는 태도였다.

 

성태는 피식 웃었다.

 

“아, 그 잘난 물건 믿고 나서시는 건가?”

 

“그 물건?”

 

“그 뭐, 멸망의 때에 분다는…….”

 

“……!”

 

성태가 희극적으로 뿔피리를 부는 자세를 취해 보였다.

 

오이겐이 한층 충격을 받았다.

 

그가 알아선 안 될 걸 많이 알고 있다곤 생각했지만 이 사실까지 알다니? 이건 인간들 사이에 흘러나온 정보를 얻어들은 정도로는 불가능하다! 아예 천계 그 자체를 도청하는 수준이 아니고서야! 하지만 그건 대천사 미카엘의 감각조차 속였다는 것이다. 말이 되는가?!

 

그러나 그런 생각과 상관없이 오이겐은 재빨리 대응했다.

 

“천상의 뿔피리를 알고서도 그런 개소리를 하는 건가!”

 

천상의 뿔피리, 혹은 천사의 뿔피리라 불리는 그 아티팩트는 멸망의 아티팩트로도 불린다. 종말의 때에 천사가 이것을 한 번 불 때마다 재앙이 세계를 덮치고 마침내 세계가 멸망하게 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즉, 세계의 운명을 결정할 만한 힘을 지닌 물건!

 

그런 것을 성태가 가벼이 여긴다는 건 황당했다.

 

그러나 성태의 태도는 여전했다.

 

“뭐, 대단한 아티팩트긴 하지만…… 그래 봤자지!”

 

“모탈 주제에 주제를 모르는구나!”

 

“후후, 그러면 누가 주제를 모르는 건지 겨뤄 볼까?”

 

성태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다음 순간 그의 모습이 지워졌다.

 

 

 

 

 

알파메일 189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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