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18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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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6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184화
184화 심검지경(3)
-…….
영빈은 그런 동생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왼쪽 볼 위쪽 부분에는 상처가 나 있었다.
그 상처는 크지 않았지만 선명했고, 쩍 벌어진 피부에서는 결국 붉은 피가 흘러 턱까지 이어졌다. 이혜선의 마지막 공격이 남긴 흔적이었다. 영빈은 손등으로 그 피를 닦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듯 바라봤다.
놀라운…… 검격이었다.
진짜의.
그러나 늦었다.
이미 자신은 여기에 있고, ‘진짜’라는 것의 가치에 대해서 부정하게 됐다. 그것만이 자기 자신으로서 남아 있을 수 있는 방법이었기에.
그는 흔들리는 마음을 추스르고 시선을 돌렸다. 목표는 이혜선이 아니다. 미스터 로드다. 그를 죽여 없앨 수 있다면 이 작전은 200% 성공한 것이라 봐도 좋을 것이다.
물론 진의 작성 완료가 일차적인 목적이지만 심검을 사용하게 된 이상 그 정도 시간 벌이는 아무 문제도 없다. 앞으로 불과 수십 초가 남았을 뿐이니까.
그리고 영빈의 시야에 로드가 들어섰다.
그는 몇몇 학생 헌터에게 들려 후방으로 이송되는 중이었다. 영빈과의 거리는 300m 정도.
-흥, 늦지 않았다.
그 거리를 좁히는 과정에서 막아설 헌터들을 생각해도 지금 영빈이라면 저들을 상대하고 로드를 죽이는 것까지도 충분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할 일이 있었다.
영빈이 검을 들었다.
그의 검이 노리는 것은 이혜선이었다.
“이혜선!”
“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
초조하게 그 광경을 보던 성태 일행이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고함쳤다. 그러나 그들의 간절한 마음과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상대는 데몬 프린스이기에!
미스터 로드조차 넘어선!
그럼으로 처음부터 이것은 정해진 결과였다.
그래도 다들 절망 가운데 기대를 품고서 지금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이런 순간에도 ‘어쩌면’이라고 ‘혹시’라고 기대하고 있는 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바로 성태였다.
***
바로 그때.
전장의 상공 위.
한 그림자가 날아들고 있었다.
성태였다.
그는 멀리서부터 전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어이구!”
막 이혜선이 영빈에게 베이기 일보 직전인 상황이었다.
“이거 보고 있을 때가 아니군.”
곤란한 표정으로 그는 혀를 찼다.
이혜선이 자신의 검을 드러내 보이면서 데몬 프린스와 용맹하게 맞서는 모습은 일부러 그가 전투에 개입하지 않도록 만드는 이유였다.
이런 진짜 싸움은 성장에 중요하니까!
그리고 이혜선은 그 기대에 응해 위험에 걸맞은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한계였다!
여기서 조금만 더 끌어도 이혜선은 정말로 죽고 만다!
그는 허공을 박찼다.
마나로 만들어진 강력한 반박력이 허공이라는 물리적이 한계를 넘어서 그의 몸을 가속했다. 동시에 퉁 하는 소리가 났다. 대기가 성태의 속도를 이기지 못해 파공음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쾅!
파열음과 동시에 성태는 영빈의 머리 위였다.
기척을 느낀 영빈이 고개를 든 순간, 성태는 허공에서 다시 한 번 마나의 벽을 후려치며 바닥을 향해 직선으로 떨어져 내렸다.
꽈앙!
마치 만근의 철괴가 떨어진 것처럼 바닥이 박살 나며 성태가 착지했다. 그가 떨어져 내린 장소는 이혜선의 바로 앞이었다. 파괴되어 분분히 올라가는 파편들 사이로 성태와 영빈의 눈길이 교차했다.
-뭣?!
“안녕.”
성태가 윙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당황하는 영빈을 무시하듯 주변을 한차례 쓱 둘러봤다. 놀란 눈길들은 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나마 당황에서 벗어나 가장 먼저 상황을 인지한 것은 역시 데몬 프린스 영빈이었다.
-네놈은……!
“보는 눈이 너무 많은 건 곤란하군. 일단 좀 숨기자고!”
성태는 굳은 영빈의 표정에 빙긋 웃어 응답해 보이고서 바닥을 한차례 내리찍었다.
쩡!
콰앙!
후르르르!
그러자 그가 내리찍은 지점을 중심으로 커다란 원의 균열이 발생해 전장을 휘감았고, 그 균열 사이로 도로가 파괴되며 엄청난 양의 돌과 모래가 뿜어져 나왔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성태는 검으로 큰 원을 그렸다.
그러자 뿜어졌던 토사土砂들이 토네이도에 휘말린 것처럼 회전하면서 주변을 완전히 감싸 일종의 거대한 격리 공간을 만들었다.
일련의 이 변화는 지극히 빨라서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헌터들 가운데 알아본 이가 아무도 없었을 정도였다.
그들에게는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졌고 연달아 뭔가 부서지더니 허리케인이 일면서 전장의 내부가 가려졌다는 느낌이었다.
“뭐, 뭐야?!”
“마나 폭풍!”
“하지만 여기서 이런 게 왜!”
“안이 전혀 안 보여!”
당황한 그들이 두려움 반, 경악 반으로 외쳤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그냥 싸우고 있던 거 아냐?”
“그건 어떻게 봐도 끝난…….”
“모르지. 저기서 갑자기 차원의 벽을 뚫고 뭔가 기괴한 게 또 등장한 것일지도.”
“만일 그렇다면 데몬 프린스하고 서로 동패구사했으면 좋겠군.”
그들 가운데 하나가 포위를 풀지 못해 긴장한 모습으로 희망을 담아 말했다. 다른 이들도 모두 동의했다. 저 데몬 프린스는 미스터 로드까지 패퇴시켰다. 그것이 다시 로드를 노리고 덤벼든다면 목숨을 바칠 각오로 싸워야 하겠지만, 그들도 사람. 아무도 그런 상황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허리케인의 내부에서 성태는 우선 숨이 끊어지기 직전 상황인 혜선의 보호에 들어갔다. 그는 한 손으로 혜선을 껴안음과 동시에 다른 손으로는 마력을 몸속에 넣어 혜선의 마력과 연결해 맹렬하게 신체 능력을 향상시켰다.
쩍 갈라졌던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면서 흐려졌던 이혜선의 의식이 돌아왔다.
“당신은…….”
이혜선은 자신이 한 남자의 품에 안겨 있다는 것에 놀라면서 상대를 확인했고, 한 차례 더 놀라게 됐다. 그 상태가 성태였으니까.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런 일은 그가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었으니까.
성태가 그녀에게 슬쩍 시선을 보내면서 빙긋 웃었다.
“쉿. 몸도 안 좋은데 억지로 말하지 마.”
언제나 그렇듯 자신만만한 미소를 보이면서 성태가 권했다. 이혜선은 어이없다는 듯이 그를 보면서 입을 열려다가 엄습하는 격통에 고운 얼굴을 찌푸리고 말았다.
“큭…….”
“푹 쉬고 있어.”
이어 성태는 이혜선을 전장의 한쪽 구석에 누이면서 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혜선은 객관적으로 전혀 편안한 상태가 아닐 것임에도 지금 그의 말에 이상할 정도로 편안한 기분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성태는 몸을 돌려 지금 막 자신을 향해 달려들고 있는 영빈을 향해 몸을 박차며 외쳤다.
“네가 했던 제안, 받아들여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으니 말이야!”
그 말에 혜선이 놀라 눈을 크게 뜬 순간, 둘의 싸움이 시작됐다.
쩡!
-지난번에도 날 방해하더니! 네놈은 뭐냐!
충돌한 양 검격의 충격파가 주변을 휩쓸고 둘의 얼굴은 서로 가까워졌다. 일그러진 분노로 눈동자를 키우며 영빈은 외쳤다.
그에 대응해 성태는 장난스럽게 빙긋 웃었다.
“뭐든 상관없지 않을까!”
-하긴 상관없지! 죽을 놈의 정체 따위!
불성실한 대답에 분노하며 영빈은 검을 연달아 휘둘렀다. 화려하고도 완벽한 검격의 망이 성태를 완전히 에워쌌다. 그것만으로도 데몬 프린스라는 지위에 걸맞은 공격이라 할 것이다. 이때, 영빈의 왼손에 놓여 있던 검은 마력이 번뜩였다.
심검이 발현된 것이다.
때문에 지금 성태를 둘러싼 검망은 눈에 보이고 감각에 느껴지는 것으로는 파악하거나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일반적인 논리적 인과관계, 공간의 기본 법칙을 파괴하고 달려드는 피할 수 없는 절대 검공이다!
이혜선이 눈을 질끈 감았다.
성태에 대한 신뢰에도 불구하고 다음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반사적으로 참혹한 것들밖에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이은 굉음 소리가 터졌다.
“으샤!”
성태의 쾌활히 외치는 소리.
살아 있다는 뜻!
이혜선이 놀라며 성태 쪽을 바라봤다.
성태는 살아 있는 정도가 아니라 멀쩡했다.
허공에 찬란하게 퍼져 있는 불꽃의 무리는 마치 화려한 불꽃놀이를 막 끝낸 것처럼 현란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
성태가 도저히 막을 수 없을 거라 여겨지던 절대 검공, 심검을 막아냈다는 것이다!
-뭣?!
“아!”
영빈과 혜선이 함께 경악해 소리를 내지르고 말았다.
그러나 놀란 것은 성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공세로 들어서기 위해 영빈을 향해 달리면서 그를 향해 감탄 섞인 어조로 말했다.
“이야, 대단한데. 심검을 마법으로 구현하다니? 명백한 한계가 있어서 수호비무를 익힌 이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긴 하지만…….”
-너…….
단숨에 간파당한 놀라움에 영빈의 얼굴이 굳었다.
설마 이자, 마법에도 능란하단 말인가? 하지만 아무리 마법에 능하다 해도 보는 것만으로 저렇게 완벽히 파악하는 것이 가능한가?
영빈의 그런 생각은 옳았다.
그리고 그의 의심처럼 성태는 마법사라서 그걸 간파한 게 아니다.
다만 너무나도 마나라는 것에 정통해 있기 때문에 설령 대마법사나 신적인 존재가 자아낸 마법이라 해도 그의 시선 아래에서, 그의 감각 아래에서는 그 정체를 완전히 숨긴다는 것이 불가능할 뿐이다.
그는 심지어 이 마나에 대한 궁극적인 이해를 통해 인과율의 완전한 지배에까지 이르렀던 진정한 초월 존재인 것이다!
“놀라운 모양이지? 하지만 더 놀라운 것도 있지.”
성태가 놀리듯 말했다.
이때 둘의 거리는 제로에 가까웠다.
“가령…….”
성태의 손이 움직였다.
그의 손이 쥐고 있는 검이 움직였다.
영빈은 그 궤적을 읽고 반사적으로 완벽한 방어 자세를 취하며 동시에 반격을 위한 찬스를 엿보았다.
-컥?!
그런데 검격은 분명 날렸으되 어떤 예광도 일지 않았다. 도리어 갑자기 배 속으로 폭발하는 듯한 충격이 일면서 영빈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갔다.
바닥에 긴 흔적을 만들면서 뒹굴다가 겨우 일어난 영빈은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이 됐다. 저도 모르는 사이 속이 폭발한 듯이 피를 울컥울컥 토했다. 그는 자신의 내장 조각이 섞여든 핏물을 한 손으로 받아들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성태를 바라봤다.
-이건…….
성태는 검을 날렸다.
그러나 그가 날린 검의 궤적을 따라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영빈의 배 속에서 엄청난 충격이 터져 나와 그의 몸을 자갈처럼 날려버렸다.
이걸 설명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
“심검이지.”
고개를 끄덕이며 성태가 그의 의혹에 못을 박았다.
-네놈이 어떻게…….
“진체를 버리기로 작심한 자가 할 수 있는 말이냐?”
떨리는 목소리로 믿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영빈을 성태는 비웃으며 반문했다. 그것이 역린이었던 모양이다. 영빈은 발작적으로 성태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 자식!
그의 왼손이 이제까지 없던 기세로 연달아 빛을 뿜었다.
그의 오른손이 이제까지 없던 기세로 연달아 검광을 내뿜었다.
현란검무!
마치 성태 주변에 검기의 비가 내리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
물리 법칙을 무시하고 날아드는 이 검기의 다발이라면 산이라 해도 버티지 못하고 산산조각 날 것이 틀림없었다.
성태는 코웃음 쳤다.
“역시 글러 먹었군!”
그는 아예 쥐고 있던 검을 허공에 던져 버렸다.
이어서 양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그의 쥔 주먹에 힘이 모여들어 푸르게 빛났다. 그 빛의 정점에서 성태는 외쳤다.
“네 아비가 너를 가르칠 수 없다면 나라도 대신할 수밖에!”
동시에 그는 양손을 기관총처럼 후려쳤다.
두두두두두!
주변 공기가 파열하면서 폭발의 중심에 있는 것 같은 충격파가 몰아쳤다. 그 충격파가 주변을 흔들고 지나가자 전혀 상관도 없어 보이는 공간 곳곳에서 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공간이 흔들렸다.
성태가 심검을 심권으로 대응한 것이다.
검의 형태를 벗어나 아예 마음 자체가 세상에 개입하는 경지!
영빈의 표정은 한층 크게 일그러졌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성태는 바닥을 박찼다.
알파메일 18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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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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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