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18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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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5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182화
182화 대천사 미카엘(2) & 심검지경(1)
-헤븐즈 도어가 한 차례 열림으로써 좌표는 고정되었다. 이곳에서도 충분한 에너지를 보낼 수 있게 된 것이지. 다음 성령의 힘이 충만해질 때 같은 작업을 수행하도록 일러둬라. 그렇게 한다면 완전히 헤븐즈 도어가 열릴 것이고, 우리가 하계에 강림할 수 있을 것이다.
-네.
로마에서 헤븐즈 도어를 열기 위해 했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이제는 양 세계 간의 차원은 이제 충분히 고착되었고, 이번에 오이겐의 방문을 통해 확실히 서로 간에 조준을 맞출 수 있게 됐다.
만월의 때, 마나가 충만해 세상에 가장 많은 이변이 들어설 수 있는 그 순간에 같은 작업을 한다면 문을 열 수 있으리라. 작업을 위해서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차원 경계면을 부숴야 하니 지구의 입장에서는 뉴욕대 외의 장소에서는 어렵다.
-그러면 물러가라.
미카엘이 말했다.
오이겐이 고개 숙이며 그 명을 받들었다.
-주께 영광을.
-영광을.
부재한 절대자를 그리며 미카엘 역시 간절한 오라로 천상계를 흔들었다.
***
뉴욕대 연구실, 입자가속기 주변의 공간에 가득했던 이질감이 점차 잦아들고 있었다. 연속적으로 입자를 충돌시키며 차원 경계면의 충돌을 일으키고 있던 작업이 중단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이이잉……!
입자가속기가 가동하는 소리가 점차 낮아졌다. 연구실 내부에서 각종 수치를 측정하던 연구원들이 다급하게 외쳤다.
“좌표 설정 성공 이후 에너지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차원 경계면이 복구되고 있습니다!”
“곧 원래 상태로 복구됩니다!”
작업의 마무리 국면임에도 연구원들의 목소리에는 긴장의 기색이 가득했다. 그럴 만도 했다. 강력한 에너지를 해방해 차원 경계면을 일부러 부순 작업이었다. 복구 과정에서 어떤 이상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 벌써 발생한 이상 현상만으로도 밖은 아비규환이다.
“앞으로 십 초!”
“10, 9, 8, 7, 6, 5…….”
연구원이 시간이 가는 것을 초조하게 외쳤다.
일 초, 일 초를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이를 악물고 견뎠다.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절로 전신이 땀에 젖었다.
“4, 3, 2, 1…… 제로!”
웅!
연구원이 제로를 외치는 순간 짐승이 마지막 한숨을 내뱉는 듯한 울림 소리가 한차례 나고 연구실에 정적이 돌아왔다.
“작업 끝났습니다!”
“차원 경계면…… 복구되었습니다.”
연구원들이 외쳤다.
동시에 환호 소리가 그곳을 채웠다.
“자, 수고했다!”
작업을 감독하고 있던 부소장도 환한 얼굴이 되어 연구원들을 칭찬했다. 일이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는 것은 물론 그들도 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오면 이제 어지간해서 큰일이 생기진 않는다.
소장은 서둘러 연구실 안으로 들어가 그곳에 마련되어 있던 격리 공간의 문을 열었다. 오이겐이 대기하고 있던 장소다. 거기서 약간 피로한 얼굴의 오이겐이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밖으로 빠져나왔다. 소장이 고개를 숙이며 그녀에게 말했다.
“사자께서도 수고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이 작업을 하는 동안 여러분에게 너무 큰 피해가 있던 것 같아 가슴이 아플 따름입니다.”
“하하, 당연히 해야 할 일일 뿐입니다. 그리고 어차피 이차원의 균열에 따른 몬스터의 출몰에는 미스터 로드가 나섰습니다. 피해라 해 봐야…….”
연구소장은 태연하게 웃었다.
피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처음부터 각오했던 것이니까. 그렇지만 그 피해가 또 그리 클 리는 없었다. 미스터 로드까지 수비를 위해 나섰다. 어떤 괴물이 등장한다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데 갑자기 외부에서 전투복을 차려입은 군인 하나가 들어왔다.
“긴급 보고입니다!”
“긴급?”
방심하고 있던 소장은 조금 놀란 표정이 됐다.
그러나 그의 내심에는 여전히 ‘그래 봐야’라는 생각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어진 말이 마치 벼락처럼 소장의, 아니 그곳에 있던 이들 전부의 마음을 후려쳤다.
“데몬 프린스가 강림했고…… 그에 의해 미스터 로드가 위중한 상황에 처했다고 합니다!”
“뭣?!”
미스터 로드가 위중하다니?!
대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이란 말인가!
당황이 지나쳐 소장이 더듬거리며 말을 잇지 못했을 정도였다. 때문에 상황을 먼저 받아들이고 주도권을 쥔 것은 오이겐 쪽이었다.
“서두르죠!”
오이겐이 외침과 동시에 연구실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섰다.
소장과 전투가 가능한 다른 이들은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그들이 사라진 연구실 외부 복도 쪽의 텅 빈 공간에서, 갑자기 빛이 흔들렸다. 이어서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갖추듯이 거기서 사람의 모습이 하나 나타났다.
성태였다.
“흠.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군.”
성태는 빙긋 웃고 있었지만 동시에 진지했다.
그가 지금 말한 ‘재밌는 이야기’란 방금 연구소 내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겨우 그 정도 이야기를 듣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마력을 오이겐 본인은 물론, 미카엘조차 눈치채지 못하도록 오이겐의 영력에 실어 차원 경계를 넘어선 도청을 감행했다.
그 과정에서 둘의 이제까지의 대화의 핵심 부분을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앞으로의 정국을 결정하게 될 핵심적인 정보라 봐도 좋다. 그런 의미에서 성태가 다급히 이곳에 와서 도청을 감행한 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아니, 크게 남는 장사였다.
그러나 만족스럽게 빙긋 웃던 표정이 이어 아쉽게 변모했다.
“하지만 미스터 로드가 데몬 프린스에게…… 이건 다소 실수일지도. 그 호탕한 아저씨는 좋든 싫든 아직 인류에게 필요한 존재다!”
말끝에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순식간에 그는 건물 밖이었다.
거기서 그는 한 차례 더 가속했다.
세상이 성태의 곁에서 흘러갔다.
“한데 데몬 프린스 가운데 이렇게 빨리 미스터 로드를 위기에 처할 수 있게 할 만한 존재가 있단 말인가? 지금 느껴지는 기운으로 봐서는 아무리 봐도…….”
가장 강력한 힘을 향해 달리면서 그는 얼굴을 찌푸렸다.
적은 분명 강했지만 미스터 로드를 이런 단기간에 위기에 처하게 할 수 있을 정도인가 하면 그렇진 않았는데. 그러나 강대하던 두 기운 중 하나가 급격히 약화됐다. 틀림없이 미스터 로드였다.
“하여간 서둘러야겠군.”
어쨌건 만에 하나 미스터 로드가 죽는다면 그건 성태에게도 제법 피곤한 일이 되고 만다.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아서는 단순히 데몬 프린스와 그 뒤에 있는 악의 정점을 처단하는 것만으로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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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검지경
“흐윽, 흐윽…….”
뚝뚝.
미스터 로드는 자신의 발 아래로 피를 흘리면서 겨우 서 있었다. 그의 상체에는 커다란 검흔이 새겨져 있었다. 미스터 로드는 그 상처를 한 손으로 부여잡고 있었지만 붉은 피는 그의 손가락 사이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앞에 지금 서 있는 것은 데몬 프린스 영빈.
그는 한 손에는 검은 마기가 모여 형성된 검을, 다른 손에는 공간을 일그러뜨리는 검은 마력을 쥐고 있었다.
데몬 프린스 영빈이 움직였다.
-하앗!
“큭!”
공간에서 사라지듯 빠른 그의 동작. 다음 순간에 검격이 미스터 로드를 향해 날아들었다. 미스터 로드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반사적으로 이어질 공격이 자신의 왼쪽이라는 것을 읽고 대응에 들어갔다.
텅!
터덩!
하지만 소용없었다.
그가 방어를 단단히 굳힌 순간에 반대편에서 공격이 날아들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검날의 예리한 빛이 용광로의 불꽃처럼 미스터 로드의 주변을 덮었다. 미스터 로드는 속수무책으로 그 공격에 노출되어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
웅크리듯 방어하고 있는 그의 전신으로 상처가 점점 늘어갔다.
그 상처에서 튄 미스터 로드의 피가 벚꽃처럼 허공에 퍼져나갔다.
멀지 않은 곳의 건물 옥상 쪽에서 성태 일행은 여전히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
“미스터 로드가……!”
“믿을 수가 없어!”
“아무리 데몬 프린스라지만 대체 어떻게……!”
다들 경악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저기서 저렇게 당하고 있는 것은 미스터 로드인 것이다!
아무리 데몬 프린스가 무서운 존재라 하나 미스터 로드쯤 된다면 그 데몬 프린스에 비해서도 별로 밀릴 것이 없는 강자인데.
게다가 실제로 전투가 시작된 초반 부분에서는 그런 일반적인 예상을 뒷받침하는 전황이었다. 양자가 서로를 압도하지 못했고, 심지어 미스터 로드가 우세한 입장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빛이 번뜩였고, 모든 상황이 바뀌고 말았다.
아무도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한 사람을 제외하고서는 말이다.
“…….”
바로 이혜선이었다.
그녀의 얼굴 표정은 굳어 있었고, 동시에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방금 보았던 장면의 충격 때문이다. 그녀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분명히 저것은 수호비무 가운데 최절정의 경지에서 도달한다고 알려진 무리 중의 무리, 심검이다.
아니, 심검일 리는 없는데 발현되는 방식이 심검과 흡사했다.
그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은 미스터 로드를 궁지에 몰아넣었던 영빈의 결정적인 일격을 본 순간이었다. 분명히, 영빈이 검을 날렸던 그 궤적의 형태와 미스터 로드의 상체에 생긴 상처의 형태가 달랐다.
마법이었을까?
아니면 속임수?
둘 다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상대가 미스터 로드이기 때문이다.
힘을 얻게 된 과정은 상관없다. 미스터 로드의 수준에 이르는 존재가 된다면 그는 이미 초지각 존재다. 차원의 흔들림조차 파악해낼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만화나 소설에 나오곤 하는 ‘마음의 눈’ 같은 것을 매우 당연히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존재를 어설픈 페이크나 마법 따위로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진정으로 물리 법칙을 초월한 공격만이 그들의 대응 불가능한 방식이다.
심검은 바로 그런 범주에 들어가는 수법이다.
마음이 곧 세상에 뜻을 펼치기 때문에 심검이다.
물리적 운동에 속박되지 않기 때문에 심검이다.
그것만이 미스터 로드를 저렇게 만들 수 있고, 실제로 저렇게 완벽하게 그의 감각을 속이고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물론 여전히 검격이라는 형식에 힘이 속박되어 있다는 점에서 완벽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그걸 고려해도 저만한 효과와 현상은 심검이 아니면 불가능한 것이다.
그것을 영빈이 구현하다니.
대종사 이건 이후 아무도 닿지 못했다고 일컬어지던 그 전설상의 경지를, 타락해 악마가 되고 만 그가!
이혜선의 마음은 폭풍이 치듯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그 혼란 가운데 그녀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쉽게 다음 행동을 결정했다. 그녀는 검을 뽑았고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 자세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이혜선?”
“뭐 하는 짓이야. 미쳤어?”
모두가 놀라며 그녀를 말렸다.
미스터 로드까지 저 꼴로 만든 악마다.
이혜선이 제아무리 강하다고는 해도 젊은 층 가운데 그렇다는 것이다. 저런 미친 초월자들의 대결에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그를 막아야 해.”
그러나 이혜선은 완강했다.
그 말을 자신의 칼날처럼 예리하게 외친 다음 그녀는 말리는 손길을 헤치고 전장에 몸을 던졌다. 황당해하며 다른 이들이 그녀를 강행 수단으로라도 막아서려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저 또라이 같은 계집이……!”
다들 그녀의 등만 보면서 당황스러워하는데 카에데만은 이를 갈면서 욕했다. 하지만 쫓아갈 수는 없다. 지금 저들의 싸움 가운데 끼어드는 것은 분명 자살행위니까. 대체 뭘 믿고 저런 미친 짓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방금 미스터 로드가 당할 때 유독 놀라는 모습을 보이던데 혹시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하고 카에데와 웨이링이 문득 생각한 정도가 한계였다.
그런 순간에도 로드와 영빈의 대결은 계속되고 있었다.
알파메일 18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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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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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