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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36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3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136화

136화 웨이링의 경연競演(2)

 

 

 

 

 

“저런 몸으로 진 샤오를 가볍게 넘겨 버렸다! 방금 보여준 연무조차 그렇다! 이건 무언가 엄청난 기연이 있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람의 발전은 빠르지 않다.

 

괄목상대라는 말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성장에는 그 속도에 한계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헌터로서의 성장은 한층 더 그러하다. 헌터가 강해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이 가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그러나…… 감시가 시작된 이래로, 그런 기연을 의심할 수 있을 만한 순간 또한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말 전혀 없나?”

 

분노와 의혹이 뒤섞인 시선으로 왕 첸수는 왕 롱샹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몇 번이고 물어서 대답을 들었지만 다시 물어서 확인하고 싶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사태였다. 왕 롱샹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교환 학생들과 훈련을 한 것이 전부입니다.”

 

“교환 학생들과?”

 

“이혜선과 아마츠키 카에데가 포함된.”

 

“…….”

 

왕 첸수이 미간을 좁히고 침묵했다.

 

그의 침묵이 의미하는 건 분명했다.

 

어쩌면 이혜선과 카에데를 통한 훈련이란 것을 통해 강해진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혜선과 카에데는 널리 알려진 천재이고 그들은 수호비무와 삼신기라는 각 국가를 대표하는 핵심 무경의 오의에 대한 이해도 갖추고 있을 테니까.

 

그 점을 읽고 왕 롱샹이 말했다.

 

“물론 저도 그들을 의심했습니다.”

 

“그러나 아니었다?”

 

왕 롱샹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 모두 한일 최고의 천재로 꼽히고 있는 만큼 혹시나 싶어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명성에 부끄럽지 않은 실력이었지만 지금 상황을 초래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역시 그런가. 하긴 그랬다면 일찍부터 알고 있었겠지.”

 

혀를 차면서 왕 첸수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웨이링이 보이는 수준은 이석훈이 직접 와서 가르침을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거의 모든 면에서 직접 코치를 했어야지 될까 말까 하다. 단순한 오의를 전달했다거나 하는 정도로 될 리가 없다.

 

이혜선과 카에데가 천재라 하나 그런 수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애당초 웨이링만 해도 그들에 비해 밀리는 인재는 아니다.

 

그렇기에, 그렇기에 이 일은 정말 알 수가 없다.

 

“정말이지 저도…….”

 

“이렇게 되면 저 계집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영악했다고 봐야 하겠군.”

 

으르렁대면서 왕 첸수가 말했다.

 

“영악이라 하심은……?”

 

“제 실력을 숨겨왔다는 것이다.”

 

“무슨……! 얼마 전에 납치 사건조차…….”

 

왕 첸수의 말에 왕 롱샹이 화들짝 놀라며 반발했다.

 

저만한 실력을 이제까지 숨기고서 자기들을 안심시키고 있었다니. 봉황이 울기 위해서는 구 년을 참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설마 그런 어린아이가 그런 심계와 치밀함을 갖추고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이제까지의 그 맹랑하고 절제 없던 모습이 전부 연기라니!

 

끌끌 혀를 차면서 왕 첸수는 말했다.

 

“바로 그 사건이 의심스럽지. 지금까지도 전혀 의심 가는 놈들을 찾지 못하지 않았더냐!”

 

“그렇긴 합니다만.”

 

흠칫 놀라면서 왕 롱샹은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지난 납치 사건은 많은 충격을 그들에게 안겨 주었지만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된 이후 발견된 것은 거의 없었다. 어처구니없을 정도였다.

 

“필시 저 계집애가 우리를 속이려 벌인 자작극일 것이다!”

 

왕 롱샹은 왕 첸수의 확신 어린 말에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너무 놀라운 지적이지만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말이지만 지금 나타난, 그리고 이제까지 있었던 일들에 비추어 보면 그것이 가장 합리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어 왕 롱샹의 얼굴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만일 그렇다고 치면…….”

 

“그래, 저 계집은 괴물이다.”

 

왕 첸수도 침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일을 꾸며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웨이링의 역량이 그들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다는 걸 의미한다. 어쩌면 그녀는 이혜선이나 카에데조차 비웃을 만한 희대의 걸물인지도 모른다. 아니, 해낸 것만 보면 그렇게 봐야 한다.

 

그들의 당혹감 어린 추리를 들었다면 성태는 묘하게 그럴듯하면서 완전히 사실에서 어긋난 그 이야기에 한참을 웃었을 것이다.

 

왕 롱샹이 긴장된 얼굴로 청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최종 수단을 사용한다.”

 

“정말…… 그렇게?”

 

흠칫 놀란 표정이 됐다가 진지하게 되물었다.

 

최종 수단.

 

그것은 여러모로 퇴로를 끊게 된다. 건곤일척의 싸움이란 게 본래 그런 것이다.

 

왕 첸수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웃으면서 물었다.

 

“그 외에 다른 수가 있느냐?”

 

“알겠습니다.”

 

왕 롱샹은 고개를 끄덕였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미 그들에게는 다른 길이 없다. 전부가 아니면 무! 천하를 건 마지막 도박을 시작해야 할 때가 되고 말았다.

 

 

 

 

 

***

 

 

 

 

 

쩌엉!

 

키이이이이!!

 

강철이 강하게 베이는 소리가 나더니 어마어마한 마찰음이 이어졌다.

 

두 거인이 들고 있는 강판 위에는 마치 화산이 분출하듯이 불꽃이 뿜어지고 있었다. 그 불꽃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물론 웨이링!

 

그 불꽃이 사그라지고 추락이 멈춘 시점에서 웨이링은 검을 뽑아 훌쩍 아래로 착지했다.

 

디스플레이에 뜬 결과를 보고 사회자가 말했다.

 

“멋진 참격이었습니다! 이거 결과가 놀랍습니다. 이전 진 샤오를 뛰어넘는 3m입니다! 게다가 강철 인형의 격파율은 90%를 넘겼습니다!”

 

우레 같은 박수 소리가 터졌다.

 

조금 전보다 더 컸다.

 

웨이링의 활약에, 그녀가 보여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그들 역시 하나하나 진심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

 

웨이링은 그 환호성과 박수 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연무를 하며 다음 코너를 향해 이동했다. 그리고 마지막 시험대 앞에 섰다.

 

“그리고 이번에는 단거리 달리기 필드!”

 

심호흡을 하고 달려갈 준비를 했다.

 

“이제까지 번번이 진 샤오 후보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과연 어떨까요?”

 

사회자가 외쳐 물었다.

 

좌중의 기대 어린 시선이 그녀에게 몰렸다.

 

성태 일행도 물론이었다. 그들이 보기에 이 모든 시험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고 또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강한 적들과 싸우는 헌터의 입장상 그 공격을 잘 피해내면서 약점을 찾아 공격해 내는 것은 핵심 중의 핵심이 되는 능력이다.

 

“이번도 낙승이지.”

 

성태가 자신만만하게 사회자의 말에 이어서 말했다.

 

“그럴까?”

 

“보면 모르겠어?”

 

“태극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한 이상, 그녀가 진 샤오에게 이런 경쟁에서 패배할 리가 없어. 아니, 패배할 수 없게 됐다고 해야 할까.”

 

희연의 말에 성태 대신 성의 있게 답한 것은 이혜선이었다.

 

그녀의 말에 놓치지 않겠다는 듯 카에데가 냉큼 끼어들어서 비꼬았다.

 

“헤에, 꽤나 아는 척하는 말투잖아? 태극이라는 말을 한두 마디 조언해 줬다고 권위자라도 되신 것 같아?”

 

“우스운 소리를. 태극에 대해서라면 이제 웨이링이 나보다도 더 높은 수준일 텐데.”

 

이혜선이 냉랭한 얼굴로 카에데의 말에 반박했다.

 

“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카에데가 이혜선을 바라봤지만 이혜선의 표정이나 태도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즉, 그녀는 진심으로 저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웨이링을 보고 이혜선이 처음에 흔들렸던 이유였다.

 

그녀는 이미 중화신경을 보고 태극이란 해석을 해냈던 이혜선의 이해를 월등히 넘어서 있었다. 해석의 시발점은 그녀였더라도 이미 최고의 권위자는 웨이링이 된 셈!

 

“너- 대체 무슨 수를 쓴 거야?”

 

확 놀란 얼굴로 카에데는 성태를 바라봤다.

 

있을 수 없는 발전이라고 여러 차례 느끼긴 했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단순한 육체의 강함이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 쳐도 지금 이혜선이 말하는 것은 깨달음의 영역이다. 본인이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아, 글쎄 나중에 이야기해 줄게.”

 

성태는 어깨를 으쓱이며 웃을 뿐이었다.

 

 

 

 

 

***

 

 

 

 

 

달리고 달리고 달린다.

 

할 수 있는 것은 그뿐.

 

이미 웨이링의 정신은 무아에 접어들었다.

 

그녀는 마치 세상과 자신이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아아-!’

 

그것은 얼마 전 성태 덕분에 탈태환골을 경험했을 당시의 느낌과 흡사했다.

 

물론 당시의 느낌과 진정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었다.

 

내디디는 걸음걸음이 상쾌했다.

 

내뻗는 사지가 가벼웠다!

 

한 손안에 세상이 잡힐 듯한 느낌이었다.

 

그 감각의 가운데서 갑자기 세계상이 변모했다.

 

사방에서 무언가 날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무의지경 중이지만 웨이링의 의식은 그것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흐르듯이 피했다.

 

피했다.

 

피했다!

 

하지만 너무 많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보다 빠르게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을 그리면서. 세상을 품는 나선과 함께.

 

그 흐름 속에서 온갖 복잡함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어쩌면 세상 그 자체가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훙!

 

훙훙!

 

웨이링은 자신의 곁을 스쳐지나가는 마법의 힘을 느꼈다. 하나하나 자연스럽게 산책을 하면서 근처의 장애물을 피하듯 느긋하게 피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걸음은 더욱 발랄해졌다.

 

마침내, 그녀의 발걸음이 필드의 골인 지점을 찍었다.

 

“후아아.”

 

웨이링은 통과점을 넘은 다음 하늘을 바라보며 깊게 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세상이 무거워진 느낌이었다.

 

방금까지의 무아지경에서 벗어나 버린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그렇지만 이것은 승부였다. 기록을 확인해야 했다.

 

웨이링의 시선이 디스플레이를 향했다.

 

거기 나온 숫자를 확인했다.

 

7초 83.

 

디스플레이에는 그렇게 나와 있었다.

 

“7초 83! 7초 83입니다! 대단하군요! 이전 진 샤오 선수의 기록을 3초도 넘게 갱신했습니다. 그렇다면 회피율은 어떨지 알아볼까요.”

 

열광한 사회자가 외쳤다.

 

열광한 박수 소리가 우레처럼 터져 나와 경기장을 흔들었다.

 

“이야, 이건 진짜 대단하군요. 설마 100개 모두 피하다니!”

 

웨이링은 그 결과에 만족한 듯이 빙긋 웃으면서 좌중을 향해 포권해 보이고는 물러났다. 카메라는 물러나는 그녀의 모습을 기념하듯 계속 찍었다.

 

“연무의 퍼포먼스에 대한 해석은 갈릴 수 있겠습니다만 그걸 통해 보여준 실제적인 실력이란 면에서는 압도적인 웨이링 양이었습니다. 그녀에게 이전부터 부여되어 있던 천재라는 명성이 조금도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사회자가 말했다.

 

아마도 지금 웨이링의 연무를 본 모든 이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면 이제 판정을 시작하겠습니다. 여기서 두 사람의 경언을 보신 분들의 공정한 판정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그룹의 미래가 걸린 일이니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경기장은 침묵에 들어갔다.

 

곧 있을 판정을 위해서였다.

 

 

 

 

 

알파메일 136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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