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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34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0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134화

134화 중화연(3)

 

 

 

 

 

충격을 받아 다들 말도 못했다.

 

천 톤이라니.

 

이건 뭐…… 일격, 일격이 미사일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미국 쪽 말하는 거군.”

 

이혜선이 아는 듯 끼어들어 말했다.

 

“그래, 로드 패밀리의 가주 미스터 로드가 그렇지. 그 사람이 전에 진각하는 걸 구경한 적이 있는데 진짜 주변에 지진이 일어났다니까.”

 

미스터 로드.

 

로드 패밀리의 현 가주다.

 

그리고 이석훈을 제외하면 세계 최강에 가장 근접한 남자 중 하나라고 평가받는 자이기도 했다. 그의 장기는 무엇보다 마나 그 자체에 있었다.

 

거의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마나를 가지고 있는 그는 기술적으로는 다소 조악한 면이 있으나 막대한 마나를 통한 스킬과 스텟의 강화를 통해 그 약점을 모두 씹어 먹고 강대한 몬스터들을 한 주먹에 때려죽인다고 한다.

 

그야말로 마초 중의 마초!

 

그런 기질 탓인지 여자도 아주 좋아해서 공공연하게 자기는 여자가 많다고 이야기했고, 또 마음에 드는 여자는 지금도 기꺼이 구애해서 자기 것으로 만든다. 그의 나이가 70이 넘은 걸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다.

 

“사실 그 정도 위력이면 지진도 무리 같은데.”

 

성태가 끼어들어 말했다.

 

천 톤이면 지진이 일어난 듯한 진동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진각이란 방식으로 천 톤을 구현하면 아무래도 그렇게 되기 어렵다.

 

“원래는 그렇지. 사람 다리로 천 톤쯤 내면 바늘로 무 자르는 거랑 다를 게 없잖아. 하지만 그 점에서는 그 사람도 세계 최강을 다툰다는 거지. 충격을 원하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게 가능하니까.”

 

“아니, 그런 위력을 내는 것만 해도 어처구니없는데 그 충격 에너지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니.”

 

성남경은 다시금 경악했다.

 

마나를 잘 다루게 되면 공격할 때 그 타격 에너지의 종류를 선정할 수 있다. 파동형이라든가, 관통형이라든가, 타격형이라든가. 무기에 덧씌운 마나의 운동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하는 작업이다.

 

상당한 고급 기술이지만 강력한 헌터가 되기 위한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 중 하나다.

 

강력한 몬스터들 가운데는 마법 무기나 마나를 덧씌운 무기가 아니면 피해를 입힐 수 없는 것뿐만 아니라 무기의 타격 방식에 따라 피해를 입히기 어려운 것도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이 마나의 운동 방식을 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단히 어려운 기술이라서 힘을 잔뜩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상태에서 그걸 겹쳐 쓴다는 건 매우 힘들다. 양손으로 아주 복잡한 그림을 각각 그리는 것과 같은 것이니까.

 

성태는 당연하지 않냐는 듯한 태도로 답했다.

 

“그 정도가 아니면 세계 최정상이 아니란 거라 봐야겠지.”

 

“으음…… 나는 둘 중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든데.”

 

“나도.”

 

“안 그런 사람이 없겠지요.”

 

“흐흥, 다들 단련이 부족해. 넌 어때?”

 

성남경을 비롯한 동기들이 시무룩해서 말하는데 카에데만 자랑스럽게 웃었다. 그야 카에데 실력쯤 되면 저 정도 기술은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당연히 이혜선도 가능할 거라 생각하고 한 질문이었는데…… 그녀는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는 기색이었다.

 

“글쎄.”

 

“쳇, 고고한 척하긴.”

 

카에네는 역시 이 계집애 마음에 안 든다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시선을 경기장 쪽으로 돌렸다. 마침 진 샤오가 새로운 코너에 도전하려는 찰나였다.

 

다양한 청동, 강철 인형들이 늘어서 있는 곳이었다.

 

개중에는 무장하고 있는 모습인 것들도 있었고, 갑옷을 입은 모습인 것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그 인형들 맨 뒤에 있는 거인상이었는데 두 거인이 거대한 강철판을 들고 서 있었다.

 

아마 저 인형들을 베어 넘긴 다음 마지막 강철판을 베어 보라는 뜻인 것 같았다.

 

진 샤오는 검을 내빼면서 달렸다.

 

“그리고 두 번째입니다!”

 

사회자가 환호했고, 진 샤오의 도전이 시작됐다.

 

캉!

 

차창!

 

쩡!

 

마치 폭풍이 부는 것 같았다. 현란하게 움직이면서 진 샤오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금속성이 일면서 불꽃이 튀었고, 금속 인형의 머리가 떨어졌다. 머리만이 아니었다. 갑옷을 입은 것이 갑옷과 함께 절단 나기도 했고, 방패를 든 것이 방패와 함께, 무기를 든 것이 무기와 함께

 

절단나기도 했다.

 

어마어마한 검기의 향연!

 

물론 전부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목을 베기로 해서 실패한 것도, 갑주나 방패를 베려 했으나 제대로 베지 못하고 상처만 남긴 채 끝난 것도 다수 있었다. 그러나 열 중 일곱은 확실하게 절단되어 쓰러졌다. 그 광경은 귀기마저 느끼게 할 정도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 끝에 도달했다.

 

두 거인이 들고 있는 강철판!

 

진 샤오는 학처럼 점프했고, 마나를 강하게 검날에 모아 내려오면서 판의 중간을 후려쳤다.

 

카아앙!

 

강철음이 강렬하게 나면서 불꽃과 함께 검이 강철판을 파고 들어갔다.

 

“베었습니다!”

 

사회자가 외쳤다.

 

그대로 진 샤오의 몸이 강철판을 파고들며 내려왔다. 허공에서 내려치는 만큼 처음의 힘이 계속 지속될 수 없기 때문에 첫 일격에 얼마나 베어내고 마나의 운동을 격렬하게 해서 예리함을 유지하는지가 이 코너의 성적을 좌우한다.

 

진 샤오는 그 아래로 강철을 뿌리며 쭉 내려오다가 우뚝 멈춰 섰다.

 

거기에서 검을 뽑고 내려와 좌중에 고개를 숙였다.

 

디스플레이에 진 샤오가 벤 강철판의 길이나 나왔다.

 

사회가가 그 수치를 보고 외쳤다.

 

“검날이 2m를 파고 들어갔군요! 놀라운 절삭력! 처음 보여줬던 진각에 비해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게다가 금속 인형은 백구 중 칠십이 구를 성공적으로 쓰러뜨렸습니다. 이 역시도 실로 놀라운 점수!”

 

우레와 같은 박수가 다시 터졌다.

 

확실히 강철판을 2m나 베어낸 건 대단하다. 저런 걸 벨 때 중력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마나의 격렬한 운동을 자체적으로 조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걸로 운동에너지가 다하고도 강철판을 1m정도 더 베어낸다는 건 마나를 다루는 데 초일류의 솜씨라는 뜻이다.

 

하지만 성태는 코웃음 쳤다.

 

“뭘 저런 걸 가지고.”

 

“저건 그냥 다 베어버려야지!”

 

카에데는 맞장구쳤다.

 

“…….”

 

“아니, 보통은 무리지.”

 

“맞아.”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성남경을 비롯한 세 사람은 짝짜꿍이 맞는 둘을 바라봤다. 뭐, 저들의 실력이라면 그런 것을 하고도 남음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말이다.

 

그런 와중 두 번째 코너를 끝낸 진 샤오는 연무와 함께 세 번째 코너를 향해 움직였다.

 

“여전히 부드럽고도 완성도 높은 움직임!”

 

사회자가 외쳤고, 곧 진 샤오는 시험장 앞에 도착했다.

 

그곳은 단거리 달리기 필드였다. 사회자가 카메라로 그곳을 비추면서 설명했다.

 

“세 번째 체크 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여기는 백 미터 달리기 필드! 하지만 당연히 단순한 필드가 아닙니다. 속도와 민첩성, 그리고 유연성을 모두 함께 검증하기 위한 필드입니다. 각종 마법적인 함정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모두 피하면서 골인 지점까지 좋은 성적으로 도착하기 위해서는 속도, 민첩성, 유연성이 겸비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후우!”

 

사회자의 설명이 끝나는 순간 진 샤오는 그 필드를 향해 달라갔다.

 

“진 샤오, 움직입니다!”

 

이제까지 중에서도 가장 빠른 움직임이었다.

 

그야말로 총알 같다는 소리가 어울릴 정도!

 

족히 시속 200km는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그 속도에도 제동이 걸렸다. 금세 사방에서 다양한 마법들이 그를 공격했기 때문이다. 위력은 없지만 거기 걸려들면 표시가 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진 샤오는 즉시 중화신경의 묘리를 사용해 원과 같은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것들을 피해내기 시작했다.

 

마치 빗방울을 일일이 피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착실하게, 그리고 빠르게 골을 향해 접근하고 있었다.

 

그리고 숨죽이고 관객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그는 필드를 완주했다.

 

“오오.”

 

“도착했습니다!”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사회자의 외침과 함께 경기장을 울렸다.

 

이어진 것은 삑,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완주 기록이었다.

 

사회자가 그것을 읽었다.

 

“시간은 10초 54! 대단한 기록입니다! 그러면 함정 대처에 대한 기록은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할까요.”

 

시간에 이어 87이라는 숫자가 나타났다.

 

“87점! 87점 나왔습니다! 이건 정말 대단합니다!”

 

사회자가 경탄하며 설명했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기습적이던 다양한 종류의 함정이 백 가지나 설치되어 있던 필드였습니다! 그걸 이토록 수월하게! 눈으로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 실력이었습니다. 극치에 이른 중화신경에 대한 이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그가 설명하는 도중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달리는 당시의 영상이 거대 스크린에 비쳤다. 현란한 춤을 추듯 원을 그려 속도 손실을 최소화하며 사방에서 몰아치는 마법들을 피하는 진 샤오의 모습은 신기에 가까웠다.

 

저런 복잡한 행동을 하고서도 10초대에 100m를 끊었다는 건 정말 대단했다.

 

성남경이 호기심에 희연에게 물었다.

 

“희연, 넌 얼마나 나올 거 같아?”

 

“30초…… 컷이면 잘 나오는 거 같아. 50점 넘기기 힘들 것 같고.”

 

애매한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답했다.

 

“흠, 역시 그렇겠지.”

 

성남경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비슷할 것 같았다. 희연보다 일이 초 빠르거나 늦거나 하는 정도가 아닐까. 그리고 아무리 악을 써도 저 마법의 맹공을 50% 이상 피하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차라리 그냥 무작정 달리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할 정도니까.

 

이런 화제가 나온 만큼 빠질 수 없는 대상이 있다. 성남경은 성태에게 물었다.

 

“성태, 너는?”

 

“나는 뭐…… 카에데 너는 어때?”

 

의미심장하게 빙긋 웃고는 질문을 카에데에게로 던졌다.

 

카에데는 기다렸다는 듯이 답했다.

 

“5초 컷 백 점.”

 

“오오, 그거 굉장한 자신감인데.”

 

모두 감탄했다. 방금 저 영상을 보고서 저런 기록을 자신할 수 있다니. 물론 카에데의 실력이라면 진 샤오 보다 높더라도 이상하진 않겠지만.

 

“삼신기의 주인이 그 정도도 하지 못해서야!”

 

카에데는 빙긋 웃어 보인 다음에 찌릿 시선을 돌려 이혜선을 바라봤다. 아무래도 카에데의 입장에서는 이혜선을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느니만큼 이런 일에 있어서도 승부욕이 발동하는 모양이다. 하긴 카에데가 어디서 승부욕이 발동하지 않던 경우가 있었던가.

 

“그러면 이혜선 양께서는?”

 

“…….”

 

“또 재미없게 모른 척하시려고?”

 

이혜선은 카에데의 도발을 무시하려 했지만 계속해서 추궁하는 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사 초.”

 

“뭐?!”

 

“…….”

 

카에데가 경악해 외치는 말에 대해 이혜선은 더 말을 돌리지 않았다. 카에데는 화난 표정으로 이혜선을 노려보며 말했다.

 

“거짓말! 말로는 일 초 컷이라도 할 수 있어! 사 초라니……!”

 

“…….”

 

역시 이혜선은 카에데의 도발에 응하지 않았다.

 

분기를 참아 삼키듯이 호흡을 몇 차례인가 반복한 다음 카에데는 캭! 하는 신경질적인 소리가 나는 듯한 동작으로 외쳐 물었다.

 

“그럼 좋아. 진각은?”

 

“백오십.”

 

“그럼 베기는?”

 

“5m 정도.”

 

“하! 아예 막가는구나? 너 나한테 박살 나서 창피당했던 것도 잊고 구라질이야?”

 

결국 카에데는 폭발했다.

 

하나하나 자기가 추정한 것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이다니.

 

그렇다고 이혜선이 자기보다 실력이 뛰어나면 모르겠다. 이전 친선시합에서도 드러난 바가 있듯이 이혜선은 오히려 카에데에 비해 열세다.

 

그런데 하나하나 전부, 그것도 상당한 격차를 두고서 더 잘할 거라고 말하다니.

 

이쯤 되면 대놓고 시비를 거는 게 아닌가!

 

그러나 이혜선의 태도는 여전했다.

 

“네가 믿지 않겠다면 그걸로 상관없어.”

 

“이게……!”

 

카에데의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작은 손이라 귀여워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그 주먹은 바위를 부수고 강철을 찢어발긴다는 점에서 지금 이 긴장 관계가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의미한다.

 

결국 성태가 개입했다.

 

“자자, 그쯤 해 두고. 정말 그건 나중에 검증해 보면 되는 거 아니겠어? 이거나 계속 보자고.”

 

“성태 얼굴을 봐서…… 참지.”

 

“…….”

 

이를 갈면서도 카에데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혜선은 줄곧 무덤덤하던 태도를 유지했다. 그걸 보고 다들 쉽게 타오르는 카에데도 카에데지만 이혜선도 좀 특이한 물건이긴 하다고 새삼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카에데의 입장에서는 이 일이 끝나면 다시 한 번 이혜선 저 계집애와 자웅을 겨루어 보리라 하고 호승심을 불태웠다.

 

 

 

 

 

알파메일 134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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