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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33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3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133화

133화 중화연(2)

 

 

 

 

 

“알 만하군.”

 

“정말이지…….”

 

두 여성은 동시에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둘 중 놀라거나 분해하는 여성은 없었다.

 

성태가 본래 그런 인종이라는 건 알고 있었고, 그걸 아는 상태에서 그의 여자가 된 것이다. 이제 와서 새삼 분노하는 것도 우습다. 그리고 웨이링과 지내면서 어차피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 있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미인을 좋아하는 성태에게 웨이링은 눈치가 아무리 없는 이들이 보더라도 뻔히 알 수 있을 만큼의 호의를 보내왔다. 여러 가지 의미로 관계가 진전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올 것이 왔다라고 할까.

 

카에데는 다시 한숨을 쉬며 타오르는 마음을 다소 정리하고는 말했다.

 

“뭐, 그건 좋아. 어차피 막는 게 불가능하다는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는데…….”

 

“맞아. 어떻게 한 거야?”

 

“그건 나도 궁금하군요.”

 

지금 두 사람의 의문에는 이혜선도 끼어들었다.

 

“사실 우리 모두가 궁금할 문제지.”

 

“그러게.”

 

성남경과 박수천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이 한 목소리가 되어 궁금해하고 있는 것은 물론 웨이링의 성장에 대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빠른 성장을 보이던 웨이링은 대체 무슨 수를 썼기에 그것조차 느리게 보일 정도의 성장을 할 수 있었단 말인가?

 

헌터로서, 그리고 학생으로서 욕망과 함께 궁금해하는 게 당연한 점이었다.

 

“으흠, 뭐 기업 비밀이라 여기서 밝히긴 조금 어렵고 나중에 기회 봐서 이야기해 줄게.”

 

성태는 멋쩍게 답했다.

 

탈태환골이라고 이 자리에서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여기 있는 이들 가운데는 이미 자기 사람이라 할 이들도 많지만 이혜선처럼 아직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게다가 여긴 적의 시설 내부다. 혹시 모르니까 쓸데없는 말은 피하는 게 좋았다.

 

“뭐야, 시시하게.”

 

“쳇, 나중에 꼭 말해줘.”

 

“피이.”

 

다들 실망하는 기색이었지만 역시 가장 실망하는 것은 카에데와 희연이었다.

 

성태의 여자인 두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성태가 웨이링과의 사이에서만 무언가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불쾌한 일이었다.

 

하지만 성태를 믿는 만큼 당장 불쾌감을 드러내진 않았다.

 

이곳이 적지라는 것을 잊을 만큼 두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

 

 

 

 

 

***

 

 

 

 

 

올림픽 경기장은 그다지 객석이 많이 들어차지 않은 상태였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중국 전역의 중화 그룹 중요 인사들을 다 모였다고는 하지만 그 핵심이자 고위 간부들이 모인 자리다. 다 해도 천을 좀 넘길까 싶은 수준이다. 십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에서는 텅텅 비다시피 해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비어있는 객석을 대신하듯이 경기장은 화려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다소 쓸데없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퍼레이드에서 화려한 오케스트라, 그리도 무대 연출까지 준비되어 있었으니까. 중국인들이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경향은 이런 시대라 해도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어쩌면 이런 시대이기 때문에 화려한 것을 더욱 좋아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일련의 개회식이 지난 다음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의 모습이 경기장에 설치된 거대 스크린에 비췄다.

 

“그룹의 일로 바쁜 와중에 이렇게 모여준 친지 여러분에게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다음 세대 중화 그룹의 주인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우렁우렁한 그의 목소리에 이어져 박수 소리가 터졌다.

 

천 명이 될락 말락 한 인원의 박수 소리만으로 이 정도의 소리가 날리는 없다. 객석에서 박수치는 소리를 증폭해 경기장을 울리고 있었다.

 

“물론 그 기준은 중화신경에 대한 숙련의 수준! 중화 그룹의 근간이 되는 그 무경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그룹을, 그리고 지금 이 시대의 리더로서 앞날을 개척해 나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웨이링이 준비해둔 귀빈석에 앉아 경기장 쪽을 바라보면서 성태는 지금 사회의 말에 묘한 심경이 되어 고개를 저었다.

 

헌터가 세계의 중심에 있게 된 세계인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런 거대 기업조차 헌터로서의 역량과 그것을 통해 집단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니.

 

사회가 돌아가기 위해서 얼마나 다양한 능력이 필요한가 생각하면 지금 세상의 쇠퇴는 단순히 몬스터 때문이라기보단 헌터와 헌팅에 모든 자원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여기 두 젊은이가 있습니다! 그들이야말로 우리 그룹의 미래를 위해 양육되어 온 엘리트 중의 엘리트지요. 여러분 모두 그들이 오늘날까지 쌓아올린 노력을 보시고 공정하게 평가해 그룹의 미래를 결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증폭된 박수 소리가 경기장을 울렸고, 사회자의 말이 끝났다.

 

사회자가 내려갔고 경기장을 정리정돈하기 위해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성태 일행은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뭔가 특설 경기 사회 같군.”

 

“그러게. 엄숙한 분위기는 전혀 아닌걸.”

 

“파벌의 힘이 너무 세니까.”

 

“그런 거랑 관계있어?”

 

카에데의 말에 박수천이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카에데는 혀를 차면서 설명했다.

 

“어차피 여기서 누가 이기든 지금 구도는 변하지 않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거야.”

 

“아하, 기득권을 빼앗길 거란 걱정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단 거군.”

 

“그렇지.”

 

“그럼 이겨도 소용없는 게?”

 

성남경이 물었다. 아주 중요한 지점이었다.

 

카에데가 좋은 착안점이라는 듯 고개를 한 차례 끄덕여 보인 다음에 말했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아닐 거야. 그러면 이석훈 가주가 난리쳤을 리가 없잖아.”

 

“틈이 생기면 개입이 가능해지니까. 아마 가주는 이번에 웨이링이 후계자로서의 가진 지위를 단단하게 굳힌다는 걸 그런 방식으로 이용할 모양이더군.”

 

이석훈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둔 바가 있는 성태가 말했다.

 

정확히는 웨이링이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굳히면 그녀의 세력이 살아나고 이전의 계약들이 강화된다. 그러면 이석훈이 수월하게 개입할 수 있게 된다.

 

“하긴 이전에 교환해둔 계약서도 있다고 하니…….”

 

“적당한 명분과 동조 세력만 키울 수 있다면 한중일을 통합하는 정치 경제 협력권의 탄생도 손쉽다는 거지.”

 

“뭐, 장식 같은 거라 해도 본인 나름대로도 권력이 있을 거고 말이죠.”

 

“그렇군.”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다들 현재 상황이 이해된 모양이었다.

 

“그보다 시작한다.”

 

성태가 동료들의 주의를 돌렸다.

 

모두 자신의 자리에 다시 착석했다. 성태가 말한 것처럼 경기장에 한 사람이 나오고 있었다. 익숙한 얼굴이다. 바로 진 샤오였다.

 

“오, 저 녀석이군.”

 

“예전에 비해 지금은 어떨지…… 걱정인데.”

 

“어차피 높은 수준에 이르고 나면 성장은 정체되기 마련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야.”

 

“맞아.”

 

다들 긴장하면서도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다.

 

웨이링이 어마어마하게 발전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그들의 낙관에는 적지 않은 근거가 있는 셈이었다.

 

진 샤오가 여러 가지 기물이 설치된 경기장 위에 올라서니 다시 사회자가 나섰다.

 

“먼저 나선 것은 진 샤오, 우리 중화 그룹의 방계에 속하는 청년입니다. 하지만 중화 그룹의 미래를 맡기기 위해서는 혈연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그룹 내 여러 중진의 의견과 추천을 받아들여 그를 이렇게 자리에 세우게 됐습니다. 그러면 그가 선보이는 중화신경의 연무를 보시기 바랍니다!”

 

짤막한 선언 다음 징 소리가 꽈아앙 하고 경기장에 크게 울려 퍼졌다.

 

“후!”

 

진 샤오는 한 차례 경기장 위로 차분한 호흡을 내쉰 다음 경기장 위를 날듯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허리춤에서 연검을 꺼냈고 그 연검에 찬란한 마나를 두르고서는 중화신경의 해석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하나의 무용 같은!

 

무서운 자연 같은!

 

좌중을 압도하는 움직임이었다.

 

귀빈석에서 그것을 보면서 성태 일행의 표정이 조금 안 좋아졌다.

 

“아, 이거…….”

 

“안 좋은데.”

 

“그러게. 예전보다…….”

 

“한 단계는 더 올랐군.”

 

진 샤오가 지금 보여주는 중화신경의 해석이 이전보다 월등했다.

 

이전에도 압도적이라 할 만했지만 지금에 비하면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랄까. 그의 성장은 물론 각오하고 있었지만 이건 상상 이상이라 조금 불안했다.

 

놀라운 퍼포먼스에 대한 감탄은 성태 일행만의 것이 아니라는 듯 진 샤오의 동작이 한 고비에 들어서 무사히 끝날 때마다 증폭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진 샤오가 현란히 움직여 경기장의 한 시설이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대리석과 철판이 겹겹이 쌓여 올라간 층이 하나 만들어져 있었다. 저것이 웨이링이 말한 단순한 ‘연무’외에도 객관적인 평가 지표를 얻기 위한 코스의 하나였다.

 

그중에서도 저 판은 중화신경의 모든 공격의 핵심이 되는 기초이자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진각을 테스트하기 위한 설비였다. 그리고 그 설비의 옆에는 진각의 위력을 측정해 표시하는 디스플레이도 있었다.

 

진 샤오는 그 층의 중심에 사뿐하게 착지하고는 양손으로 원을 그리면서 진각을 시전했다.

 

쾅!

 

어마어마한 소리가 나면서 주변이 흔들렸다.

 

경기장 전체로 그 충격이 전파될 정도였다.

 

그 풍격을 견디지 못하고 진각을 얻어맞은 중심부의 금속판이 크게 우그러졌고 아래쪽에 덧대었던 돌판들이 산산조각 나면서 비명을 지르듯이 튕겨 나왔을 정도였다.

 

그 놀라운 위력이 객석은 모두 침묵한 채 진 샤오를, 정확히는 그의 진각이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던지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를 바라봤다.

 

삑.

 

“오오!”

 

신호음과 동시에 감탄성과 우레 같은 박수가 같이 터져 나왔다.

 

사회자가 그 환성을 받아 말했다.

 

“이거 굉장하군요! 진각을 통해 측량된 에너지는 20톤에 달합니다! 초일류 헌터라도 과연 달성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힘! 과연 중화신경의 이해자가 아니고서는 선보일 수 없는 퍼포먼스입니다!”

 

감탄한 사회자의 말처럼 디스플레이에는 20.378이라는 수치가 나와 있었다. 20톤 378킬로그램에 해당하는 위력을 방금 진각으로 진 샤오가 냈다는 뜻이다.

 

실로 엄청났다. 게다가 그만한 위력을 한 발에, 그리고 발바닥에 집결시켰으니 충격점은 그야말로 대포를 쏘는 것과 진배없었을 것이다.

 

진각은 공격의 기본이지만 저걸 보자면 저 자체가 이미 아주 강력한 공격이었다.

 

“저거군.”

 

“뭔가 했더니 저런 걸로 측량한다는 거야? 재미없게.”

 

카에데는 코웃음 쳤다. 그녀 입장에선 너무 단순하다 여기는 모양이었다.

 

“뭐, 준수하다고 보는데.”

 

성태는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그래서 넌 어느 정도 나올 거라고 봐?”

 

“……나는 백 톤 정도는 무난할 거 같은데.”

 

잠시 생각하던 카에데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무난하다 싶은 정도를 이야기했다. 그녀가 스스로의 역량을 밝히자 주변에선 쩍 입이 벌어졌다.

 

“와…….”

 

“나는 십 톤 되면 성공적이지 않을까 하는데…….”

 

“진짜 백 톤이나 나와?”

 

박수천, 성남경, 희연 모두 믿기 어렵다는 듯 말했다.

 

그야 그렇지 않은가.

 

헌터가 아닌 인간이 최고로 단련하고 몸을 불려서 그 체중과 속도를 최대한 살려서 낼 수 있는 순간 충격량이 일 톤 정도다. 이십 톤은 이미 과거 기준이라면 소설이나 만화에 나오던 초인의 영역이다.

 

일격에 강철을 솜뭉치처럼 뜯고, 암석을 스펀지처럼 박살내는 그런 인간이란 뜻이다. 아니 실은 그 정도조차 넘어선다고 봐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백 톤이라니.

 

이건 뭐 맨몸으로 전차만 한 충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 아닌가?

 

다들 카에데가 그들과는 격을 달리하는 강자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걸 고려해도 그 수치는 너무 컸다.

 

카에데는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무작정 마나 때려 넣어서 그냥 충격량만 늘리는 거라면 진각으로 천 톤 단위 넘기는 사람도 있어.”

 

 

 

 

 

알파메일 133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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