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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29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0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129화

129화 꽃을 꺾다(1)

 

 

 

 

 

밤이 됐다.

 

훈련장 위에 뜬 달을 보면서 웨이링은 귀로에 올랐다.

 

방금 샤워를 마쳤지만 어쩐지 노곤한 몸의 피로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웨이링은 이런 피로가 싫지는 않았다.

 

쓸데없는 쇼핑 따위가 아니라 제대로 무언가에 열중한다는 경험은 오랜만이다. 그녀는 성태 일행과 만난 것을 정말 행운이라고 여겼다.

 

“…….”

 

문득 그녀의 볼이 붉어졌다.

 

성태 일행 가운데서도 역시 성태를 만난 것이야말로 그녀에게는 최고의 행운이었다. 다만 걱정거리가 여럿 있는데 역시 성태의 주변에 여자가 득실득실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하나같이 매우 수준이 높다.

 

웨이링은 여성으로서의 자기 매력에 대단한 자부심이 있고, 그에 걸맞은 용모와 몸매를 갖췄지만 성태 주변에는 그 점에서 밀리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거기다 벌써 수상쩍은 분위기인 게…….’

 

이혜선은 무뚝뚝한 게 괜찮아 보이지만 희연인가 하는 여자와 카에데는 굉장히 성태와 친해 보였다. 사귀는 것 같은 분위기라고 할까. 만일 그렇다고 해도 전혀 포기할 생각 같은 건 하고 있지 않지만 말이다.

 

원래 중국은 급격한 자본주의 사회를 이루면서 성공한 자들의 욕망에 굉장히 관대했다. 부자들이 첩 여럿을 두는 걸 전혀 창피해하지 않고 심지어 자랑스럽게 여기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였다. 헌터의 시대에 와서는 그게 더 심하면 심하지 덜하진 않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살아온 웨이링의 입장에서는 그렇다 해도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다소 귀찮겠구나 싶은 정도?

 

그런 생각을 하며 길을 걷는데 저편에서 누군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여.”

 

“아, 성태.”

 

성태였다.

 

웨이링이 종종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혼자서 자주 훈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세 사람과는 일찍 헤어졌는데 여기서 성태가 기다려주고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자연히 성태에게 접근하는 웨이링의 표정은 환하니 밝았다.

 

성태는 그녀를 맞으면서 마주 온화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힘들었지?”

 

“힘들지 않으면 할 보람이 없으니 괜찮아.”

 

“그건 옳은 말이군.”

 

“두 계집애가 더 이상 잘난 척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줘야지!”

 

웨이링이 눈에 전의를 담으면 말했다.

 

진심인 모양이었다.

 

하기는 웨이링도 천재로서 이름이 높던 입장이다. 최근 여러 가지 일로 인해 그 명성에 금이 가고 말았지만 그래도 그건 웨이링이 처한 환경의 결과이다. 성태 덕에 그 환경이 바뀌게 됐고, 성과도 나오고 있으니 호승심을 다시 불태우는 건 당연하다.

 

“하하, 그건 중요한 동력이군.”

 

“너도 고마워.”

 

“천만의 말씀.”

 

그리고 성태는 수줍어하면서 웨이링이 하는 말을 부드러운 웃음과 함께 받아들인 다음 물었다.

 

“그보다 이제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때?”

 

“음, 모르겠어. 어떻게든 영상에서 본 수준은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녀석이 거기서 멈춰 있을 것 같지 않으니까.”

 

살짝 불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면서 그녀가 한 말이었다.

 

“즉, 불안하다는 말이군.”

 

“솔직히 말하면 그렇지.”

 

웨이링은 순순히 인정했다.

 

영상에서 진 샤오가 보여준 무위는 충격적이었다. 그간의 훈련을 통해 놀랍도록 성장한 웨이링은 영상의 진 샤오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여겼지만 자신이 발전하는 동안 상대도 놀고 있으리란 법은 없다.

 

아니, 애당초 그의 목표는 웨이링이었다.

 

웨이링이 뭘 어떻게 하고 있든, 진 샤오는 그녀를 넘어서기 위해 지금도 훈련에 매진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런 너를 위해 준비한 게 있지.”

 

“뭘?”

 

성태의 말에 웨이링이 놀라며 바라봤다.

 

이제까지 성태가 그녀를 위해 마련해 준 훈련만 해도 웨이링의 입장에선 놀랍고 고마운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뭔가가 더 있단 말인가.

 

의미심장하게 웃으면서 성태가 권했다.

 

“같이 잠시 가자. 시간 괜찮지?”

 

“응, 괜찮아.”

 

물론 웨이링이 그의 권유를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

 

 

 

 

 

성태와 웨이링이 함께 향한 곳은 바로 훈련장이었다.

 

막 나온 곳을 돌아오고 보니 웨이링이 의아하게 물었다.

 

“여기서 뭘? 대련이라도 하려고?”

 

“대련도 괜찮지만, 지금부터 하려는 건 좀 다른 것이지.”

 

“흐응?”

 

“자, 앉아봐.”

 

성태가 하는 말에 따라 웨이링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마력을 운행해 봐.”

 

“마력을?”

 

생각지 못한 말이었다.

 

성태가 씨익 웃으면서 충격적인 말을 이어서 했다.

 

“그래. 지금부터 탈태환골을 도와줄 테니까.”

 

“탈태환골?!”

 

두 눈을 크게 뜨고 경악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으로 웨이링은 되물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이런 표정이 나올 걸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 씨익 웃으면서 성태는 물었다.

 

“못 믿겠어?”

 

“그야…….”

 

탈태환골이다.

 

강력한 헌터 가운데는 물론 탈태환골을 이룬 이들이 있다.

 

초일류의 경지를 넘어선다면 필수적이라 해도 좋을 만한 것이다.

 

현재 인간이, 헌터가 강해지는 것은 어디까지나 마나의 힘 덕분이다. 그 마나를 통해서 스텟을 강화해 강해지니까. 그래서 이 마나의 수발이 얼마나 자유로우냐, 또 용량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서 기초적인 헌터의 힘이 결정된다.

 

때문에 탈태환골은 진정한 강자가 되기 위한 필수 관문 같은 것이다.

 

마나의 운행을 위해 신체 자체가 재구축 되는 것을 탈태환골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리버스, 다시 태어남이라 부르는 만큼 거의 대동소이한 뜻이라 할 것이다.

 

그 탈태환골을 이루면 마나의 운용과 성장, 그리고 회복이 놀라울 정도로 빨라져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육체를 가지게 된다. 같은 마나와 스킬을 가지고서도 탈태환골을 이룬 이는 현격히 다른 위력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탈태환골인 만큼 쉽게 될 리가 없다.

 

만일 그게 쉽다면 탈태환골된 헌터들을 군대 단위로 이끌고 몬스터와 싸울 수도 있을 테고, 그렇다면 세계는 일찌감치 몬스터의 위협에서 해방됐을 것이다.

 

탈태환골은 보통 강력한 아티팩트와 지극한 깨달음이 어우러져야만 가능한 것이다. 굳이 둘 중 하나를 꼽자면 지극한 깨달음 쪽이 더 중요하다.

 

인공적으로 방법이 없는 건 아닌데 매우 위험할뿐더러 그게 가능할 정도의 강자는 전 세계를 통틀어 하나? 둘? 사실 그것도 마나만 충분할 뿐 그 마나를 이용하는 지식은 부족한 형편이라 사실상 불가능하다 봐야 한다.

 

그런 탈태환골을 하게 해 주겠다니?

 

“후후, 이런 걸로 거짓말할 이유가 없잖아? 내가 어떤 기연을 얻었는지는 설명했지?”

 

“지경의 구슬을 먹었다고…….”

 

성태의 힘에 대해서는 지난 한 달간 웨이링도 들었다.

 

사실 성태는 정말 특이한 존재다.

 

재능이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특별한 출신 배경 없이 이 정도의 힘을 이 정도 나이에 이룬 이는 없다시피 한다. 대종사 이건 같은, 정말 예외적인 존재나 비교할 만하다.

 

“맞아. 나는 거기서 엄청난 지식들을 얻었지. 덕분에 별다른 출신상의 특혜가 없이 지금 실력을 갖출 수 있었던 거야. 그 지식 가운데 탈태환골을 가능케 하는 것도 있었지.”

 

“하지만 탈태환골은…….”

 

“물론 막대한 마나가 필요하지. 그러나 그 마나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믿을 수 없어……!”

 

인공적으로 탈태환골을 하려 한다면 적어도 오만 수준의 마나와 인체의 경락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요하다. 도로 건축을 하듯이 마나의 압력으로 대상의 경락을 전부 다 뜯어 고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야. 그러나 자질, 능력, 지식…… 그리고 신뢰가 덧붙여진다면 가능하지.”

 

“신뢰…….”

 

“나를 믿어?”

 

얼떨떨한 표정인 웨이링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지 않듯이 성태가 이어 말했다.

 

“나는 너를 믿어. 안 그러면 이런 말을 할 리 없잖아?”

 

웨이링의 표정으로 감격의 기색이 스쳤다.

 

지금 성태의 말을 그녀는 절실히 이해한 것이다.

 

탈태환골을 적은 마나로 해낼 기술을 성태가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에게 세계를 바꿀 만한 지식이 있다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 지식은 축복이기보다 위험이다. 세계의 유력자들이 그를 놓아둘 리 없으니까.

 

그런데 웨이링에게 밝혔다.

 

그것은 지극한 신뢰의 표현이다.

 

이제까지 상하관계로만 사람을 접해왔고, 믿는다는 것 자체를 비웃고 살아온 웨이링이기에 신뢰받는다는 데서 받는 감격은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성태는 그녀가 마음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결국 그녀는 홀린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믿어.”

 

“그렇다면 안심하고 내게 모든 것을 맡겨줘.”

 

“응.”

 

웨이링은 웃으며 답했다.

 

성태를 고개를 끄덕인 다음 놀라운 말을 했다.

 

“그러면 우선, 옷을 벗어줘.”

 

“오, 옷을?”

 

지금 말에 웨이링이 여성 특유의 방어 자세를 취하면서 화들짝 놀라 성태에게서 거리를 둔 것은 아마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성태는 헛기침을 하면서 진중하게 말했다.

 

“그래. 가능하면 완전한 나신이 좋지만…… 그건 좀 그러니까 속옷만 입는 걸로.”

 

“아, 알겠어.”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웨이링은 천천히 옷을 벗었다. 매우 쑥스러워하는 모습이었지만 성태를 믿기로 했기 때문에 다른 건 묻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완전한 나신이 되는 건 무리였다. 브래지어와 팬티만은 남긴 채 나신이 됐다.

 

그것만으로도 웨이링의 몸매가 완전히 드러났다.

 

“와.”

 

웨이링의 반라에 성태는 경탄했다.

 

여성 경험은 적지 않고 지금도 절세미인 둘을 곁에 두고 있지만 웨이링은 그녀들에 비해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하기야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웨이링은 성태의 경탄에 무의미하게 몸을 가렸다.

 

“그, 그렇게 보지 마.”

 

“이것 참. 미안 너무 아름다워서 그만…….”

 

“흥, 이 정도는 처음 보는 것도 아닐 거면서.”

 

삐진 듯이 웨이링이 하는 말을 듣는 순간 성태는 이것이 일종의 시험이라는 걸 깨달았다. 여기서 잘 답하지 않으면 미움을 산다. 그렇다고 영 아닌 척하면서 거짓말하면 나중에 희연과 카에데에게 어떤 보복이 돌아올지 모른다.

 

“하하하, 지금 내 앞에 있는 건 너지. 그리고 최고로 아름다워.”

 

그래서 성태는 지금 이 순간 웨이링의 아름다움만을 강조해서 칭찬했다.

 

“으응…….”

 

잘 먹혀 든 듯 부끄러운 표정을 보이면서 웨이링은 고개를 끄덕였다. 성태는 겨우 무사히 넘어갔다고 속으로 안도했고 웨이링에게 다른 말을 할 기회를 주지 않고 일을 진정시켜 나갔다.

 

“자, 여기 앉아서 마나를 운행해 봐.”

 

“알겠어.”

 

웨이링은 성태의 지시에 따라 그의 앞에 가부좌를 튼 채 앉고는 마나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커다란 힘이, 즉 마나가 그녀의 몸속에서 돌기 시작했다. 그것은 중화신경의 원리에 따른 것으로 복잡하지만 큰 시선으로 본다면 하나의 원 같았다.

 

저런 면에서 이혜선이 말한 것처럼 중화신경은 태극의 원리를 핵심에 두고 있는 무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작한다.”

 

가볍게 고하고 성태는 이어 웨이링의 뒷자리에 앉은 다음에 그녀의 등에 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자신의 마나를 사지처럼 뻗어 웨이링의 몸속으로 집어넣었다. 웨이링이 그 순간 아, 하는 소리를 냈고 성태의 양손, 아니 정확히는 마나에는 웨이링의 마나가 느껴졌다.

 

 

 

 

 

알파메일 129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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