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116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2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116화
116화 개싸가지(2)
퍽!
“꺾!”
사타구니다.
남자의 급소!
아무리 마나를 사용한다지만 그곳을 얻어맞고 무사한 남자는 안타깝지만 없다! 그는 양손으로 자신의 상처를 감싸 안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고서도 고통을 이기지 못하는 듯 으으 하는 신음을 계속 흘렸다.
“후.”
이어 성태는 몸을 돌려 웨이링을 바라봤다.
그녀는 분노에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너...”
“자, 이제 만족하셨는지?”
“이런 짓을 하고 무사할 수 있을 것 같아?”
표독한 눈빛을 보내면서 그녀는 성태에게 쏟아 붙였다.
이 계집년이...
라는 것이 성태가 최초에 한 생각이었지만 앞으로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그걸 일단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는 없다. 그는 참자, 참자 하면서 화를 억누르고 말했다.
“이것 참 난처하게... 특별히 뭘 한 건 없지 않습니까?”
“그런건 내 제의를 감히 거절한 걸로 충분해.”
“아, 이거 참, 말이 안 통하는데... 그러면.”
더 말해봐야 속에서 천불만 끓어오르겠다 생각한 성태는 그냥 웨이링의 말을 무시하고 몸을 돌렸다. 이 정도로 안하무인인 성격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대처가 어렵다. 앞으로 관계를 쌓고 보호를 하는 것도 전략 전체를 다시 짤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성태가 그리 판단하고 떠나려는 찰나였다
“잠깐.”
“죄송하지만, 이만 실례하죠.”
등 뒤에서 그를 부르는 목소리를 성태는 무시했다.
한데 그러자 찌익, 하는 묘한 소리가 들렸다.
성태가 듣기에 천을 강제로 찢어내는 소리였다. 이런 장소에서 천을 강제로 찢어내는 소리다? 대체 그런 소리가 날 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
“엉?”
불길함을 느끼면서 성태가 몸을 돌리자 그의 예감은 적중했다.
웨이링의 상의가 찢어져 브라가 드러나 있었다. 찢어진 옷 사이로 보이는 백색의 살결과 속옷의 대비가 매우 매력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매력에 감탄할 때가 아니다.
“아니 무슨 짓을...?”
두 번째 인생이다 보니 어지간한 세상일은 대체로 이제 익숙해진 성태마저 당황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을 정도였다.
그녀는 독기 서린 표정으로 성태를 보더니 갑자기 외쳤다.
“꺄악!”
아주 강렬한 비명이었다.
“어...?”
성태는 전신에서 피가 빠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설마,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바로 그 설마 외에는 이 계집아이의 행동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리고 웅성거리면서 그곳으로 학생들이 몰려왔다.
“뭐야?”
“무슨 일이지?”
몰려온 학생들이 현장을 바라봤다.
그들도 크게 놀란 표정이 됐다. 그럴 만도 하다 쓰러진 남자 둘. 그리고 상의가 찢긴채 바닥에 주저앉은 여자. 그 앞에 서 있는 남자의 구도다.
이런 것이 뭘 뜻하는지야 너무 명백하지 않은가?
“야, 이게 뭐야?”
“오늘 전학 온 놈 아냐?”
“저 새끼가...”
학생들이 분노 가득한 시선으로 성태를 노려봤다.
성태는 매우 일이 고약하게 됐다 느끼면서 일단 상황을 설명하려 했다.
“아, 이건 오해가...”
“이런 뻔한 장면을 앞에 두고 오해?”
“이 더러운 새끼가...”
“병신같은 가오리빵쯔 새기가 남의 나라에서 좆방망이를 함부로 휘두르려 하네?”
아무도 성태에게 변명을 할 기회를 주려 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성태라도 역시 난처할 수밖에 없다.
“아니, 정말로 오핸데...”
성태가 곤란해하는 한편, 웨이링은 여전히 가련한 약자를 연기하면서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도록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웨이링, 괜찮아?”
“흑, 흑...”
“괜찮아. 괜찮아...”
“무, 무서웠어.”
남자들은 그녀를 위로했고, 웨이링은 자신의 작업에 걸려든 남자들을 이용해 성태를 파렴치한 강간미수범으로 성공적으로 몰아갔다. 여자의 눈물은 지금에 와서도 강력한 무기인 법인지 평소의 적대감도 잊고 그녀를 달래고 성태에게 적대감을 드러내 보였다.
“저 더러운 놈은 우리가 잡아다 처리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응.”
“자, 이 강간범 새끼야, 이제 변명도 불가능하겠지?”
“아... 이거 참.”
성태는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난감했다.
학생 중 하나가 그에게 다가와 멱살을 잡으려 했다.
“이 새끼가 뻔뻔하게. 야 일로 와! 일단 경찰에 가자!”
“건드리지 마라.”
성태는 굳은 얼굴로 그의 손을 쳐냈다.
성태의 멱살을 잡으려던 학생은 지금 성태의 표정에서 위압감을 느끼고 저도 모르게 두려운 듯이 뒤로 주춤주춤 물러서고 말았다.
“어...”
“뭐야 이거...”
그러나 다수라는 것에 이내 용기를 회복한 듯 그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다시금 성태를 향해 험악한 표정을 보이면서 접근하려 했다. 무력을 써서라도 지금 성태를 구속해 두려는 의도가 매우 명백했다.
그들의 그런 모습을 앞에 두고 그렇지 않아도 별반 좋지 않았던 성태의 기분이 한층 나빠졌다. 그는 머리를 쓸면서 낮게 중얼거렸다.
“아, 씨발 기분 좆같은데...”
‘다 조져버리고 그냥 엎어버릴까.’
자연스럽게 줄인 말 뒤에 그런 속내가 마음속에 따라서 불쑥 솟구쳤다.
성태에게는 힘이 있었다.
어쩌면 귀찮은 여러 가지 공작을 무시해도 좋을 만한. 그러나 그래서는 애당초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고 시간 낭비가 심해서 결국 맞이했던 최초의 결과 이상의 결과를 얻기 어렵다 싶어서 이런 품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성태가 짜증을 내며 판을 엎어버릴까 하자 그가 이제까지 억누르고 있던 살기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주변 전체를 장악하는 듯이 강렬한 살기였다.
“힉...”
“너, 너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성태의 눈빛을 정면으로 받은 학생들의 표정이 새파랗게 질렸다.
“우리 수가 몇인데 이 또라이 새끼가...”
“죽고 싶어!”
그래도 마나를 사용해서 자기들과 싸울 수는 없을 테고, 또 수가 압도적인 만큼 질 리가 없다는 점이 그들의 용기를 지탱해 뒀다. 얼굴색이 변한 채로 그들은 덩어리가 되어 성태에게 접근하며 처음의 기세를 유지하려 애썼다.
성태는 수틀리면 다 작살 내버릴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죽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또 멍청하게 계집년 장난질에 홀라당 넘어가서 귀찮은 꼴을 당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으시단 말이지.”
“계집년 장난질이라니...”
“이게 웨이링이 꾸민 일이기라도 하단 말이냐?”
성태의 기세에 눌린 남학생들은 주춤하면서 반문했다.
성태가 겁먹은 상태라면 그가 뭐라 해도 비웃었을 테지만 지금 그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성태의 말이 사실이라면 차라리 그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 이 일에서 손 땔 좋은 명분이 된다.
성태는 자신의 머리를 툭툭 치면서 말을 이었다.
“니들도 머리가 있다면 생각이란 걸 해 봐야 하지 않겠냐? 내가 설령 그러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해도 이런 곳에서, 이런 방식으로 할 거라고 생각해? 대체 어떤 멍청한 새끼가?”
“으음...”
“그건 그런데...”
성태의 말에 다들 반론하지 못했다.
하긴 그렇다. 아무리 발정나서 미친놈이라도 이런 곳에서 여자를 강간하려 들진 않는 법이다. 이곳은 소리 한 번만 지르면 적잖은 사람이 금세 모여들고, 그 모여드는 이들은 보통 사람도 아니라 헌터들이다.
“웨이링, 제대로 설명해 줘.”
“이건 중요해.”
“맞아.”
헌터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다가 웨이링에게 청했다.
다급해진 웨이링은 학생들의 물음 앞에서 잠깐 굳은 표정이 됐다가 이내 슬퍼하던 표정을 다시 만들었고 주륵 눈물을 흘렸다.
“흐, 흑... 내 말을 못 믿겠다는 거야?”
성태는 단숨에 눈물을 만들어내는 웨이링의 능력에 감탄했다.
역시 악녀 노릇을 하려 해도 그에 걸맞은 능력이 있어야 하는 모양이었다.
학생들은 난처한 표정이었다.
“못 믿겠다는 게 아니라...”
“됐어! 이런건 주먹으로 실토를 얻어내야지.”
한 사람이 결심을 굳힌 듯이 앞으로 나섰다.
“그래. 그게 더 낫지. 외국에 와서 예의를 모르는 놈들에게 교육이 필요한 거지.”
다른 이들도 결국 거들었다.
성태에게 위압감을 느끼는 것도 느끼는 것이지만 결국 한 사람을 상대한다는 것이, 그리고 마나를 사용해서 어떻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어쩌면 웨이링이 중화그룹의 후계자라는 사실 그 자체에 그들은 결심을 굳힌 것처럼 보였다.
‘이것들이...’
성태는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그가 아무래도 앞으로 일이 여러 가지로 틀어지더라도 한 따가리 제대로 크게 해 봐야 하겠다고 생각한 시점이었다.
갑자기 한 사람이 대립하고 있는 그들 사이로 끼어들었다.
“자, 잠깐.”
그는 성태 앞을 가리면서 다가오려는 다른 학생들을 일단 막아섰다.
“뭐야 넌?”
“이놈도 한국놈인데? 왜 그 박수천이라고 했나?”
“편들러 온 건가?”
“그러면 너도 작살난다.”
과격하게 주먹을 꺾는 소리를 내면서 그들이 박수천을 위협했다. 박수천은 많은 이들의 적대감 앞에 노출된 데 따른 긴장감으로 쩔쩔맸지만 품에서 폰을 꺼내 들면서 강하게 항변했다.
“그, 그런거 아냐! 성태가 니들이 생각하는 그런 더러운 짓을 하지 않았다는 걸 말하려는 거야! 여기 증거가 있어!”
“증거?”
“그래. 성태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증거.”
박수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스마트폰을 작동시켰다.
웅...
묘한 전자음이 나고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성태가 웨이링과 만나서 어떤 일이 있었는가에 대한 시종을 들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것을 다 듣고 나니 역시 처음과 같은 기세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어서, 자연히 웨이링에게로 시선이 모여들었다.
“조, 조작된 거야!”
당황하며 웨이링이 외쳤다.
성태는 어이없어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하아... 언제까지 저런 계집애 하는 짓에 놀아날 거야?”
“웨이링 말처럼 저것도 조작된 것일지도...”
학생 중 하나는 성태에게 지기 싫은 듯이 욱하는 표정으로 웨이링의 변명에 동조하려는 기색을 보였다. 성태는 짜증스런 시선을 그에게 보내면서 되물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냐?”
“으음...”
성태의 눈빛 앞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긴 그게 아니라 해도 정상적인 판단력이 있는 자라면 그런 소리를 감히 입밖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태 같은 외국인에게 볼품없이 당했다는 것이 그들의 자부심을 건든 모양이다. 학생들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서면서 버럭 화내며 다짜고짜 주먹을 휘둘렀다.
“이 새끼... 그런데 잘한 것도 없으면서 뭐 그리 잘났어!”
“못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만, 이 새끼야.”
성태는 그 주먹을 한 손으로 받아내면서 강하게 쥐며 말했다. 그는 주먹을 빼면서 성태에게서 멀어지려 했지만 성태는 그걸 용서하지 않았다. 그리고 손안에 들어온 상대의 주먹을 꽈악 쥐어짜기 시작했다.
“아아악!”
곧장 비명이 터져 나왔다.
장사가 사과를 한 손으로 쥐어짜 터뜨리는 것처럼 성태의 손이 그의 주먹을 뭉갤 듯한 힘으로 압박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상대는 이내 고통에 부들부들 떨면서 그의 앞에 주저앉다 시피 했고, 울면서 잘못했다고 애걸복걸했다.
그제서야 성태는 그의 손을 놓아줬다.
겨우 해방된 상대의 손은 벌써 손자국이 뚜렷이 나 있었고 시퍼렇게 팅팅 부어 있었다. 이어 성태는 웨이링에게 다가갔다. 웨이링은 두 걸음 정도 주춤 뒤로 물러났지만 성태에게 약세를 보이기 싫은 듯이 표독한 시선으로 그를 마주 노려봤다.
성태는 그녀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서는 경고하듯이 말했다.
“아가씨, 교활한 것도 적당히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
웨이링은 아무 말도 성태에게 되돌리지 못했다.
이후 성태는 박수천과 함께 대학생들 무리를 가르고 기숙사 쪽으로 돌아갔다.
********
김희연은 자신의 방에서 짐 정리를 하고 있었다.
많이 가지고 온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생활을 고려해서도 필요한 물품은 적지 않았다. 특히 여성이니까 더 그런 면이 있는건 부정하기 힘들었다.
“후, 이 정도면 됐나.”
꽤나 많은 물건을 희연이 겨우 다 정리해 냈을 때는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지난 다음이었다. 희연이 겨우 일을 끝내고 만족스럽게 자신의 방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똑똑 하는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알파메일 116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