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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15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2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115화

115화 데몬스트레이션(3) & 개싸가지(1)

 

 

 

 

 

“알겠습니다.”

 

 

 

 

 

혜선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여 거기 답하고는 검을 내밀었다.

 

검을 내밀고 자세를 잡는 순간 주변 공간이 그녀의 것이 됐다. 교수는 전신으로 쫙 돋아오르는 소름에 전율했다.

 

 

 

 

 

‘이것이 이혜선...!’

 

 

 

 

 

성태도 놀랍지만 이혜선은 한층 굉장했다.

 

마나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지금 그녀의 자세에서 느껴졌다. 이혜선이 마나를 끌어올려 무기에 덧씌웠다. 물처럼 검면을 먼저 덮었던 마나가 끝에 모여들며 골무처럼 뚜렷한 형상을 이루었다.

 

그것으로 이혜선은 복합강을 베었다.

 

준비에서 베기까지의 동작이 사라진 것 같은 모습이었다.

 

 

 

 

 

“......!”

 

 

 

 

 

폭발조차 없었다.

 

어느샌가 혜선은 검에서 마나를 거두어들였고, 교수쪽을 바라봤다.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

 

 

 

 

 

“아, 아아...”

 

 

 

 

 

얼떨떨한 표정으로 교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복합강을 바라봤다.

 

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하지만 아무런 변화도 없어 보인다는 그 자체가 대단히 큰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교수는 복합강에 다가가 그것을 손으로 들어 보았다. 육중한 감촉이 생각보다 가볍게 들렸다. 그야 당연했다. 깨끗하게 절단되어 절반만 들어 올릴 수 있었으니까.

 

혜선은 복합강을 지금 일격으로 베어버린 것이다.

 

 

 

 

 

“잘... 했다.”

 

 

 

 

 

교수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혜선은 물러갔다.

 

북경대생들은 말문이 막혔다.

 

이건 압도적이다.

 

 

 

 

 

단 한 명.

 

 

 

 

 

“멍청한...”

 

 

 

 

 

성태만은 도리어 혀를 차면서 지금 이혜선이 보인 실력에 고개를 젖고 있었다.

 

 

 

 

 

‘어느 정도 실력을 보이는 건 필요하다지만 이건 좀 너무 과하잖아. 남의 동네와서 거들먹거리는 꼴로 보이면 별로 안 좋을 텐데.’

 

 

 

 

 

성태가 걱정하는 것은 웨이링이었다.

 

그녀에 대해 알려진 성품을 통해 추측하자면 이혜선에 대해서도 호승심이 적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실제로 슬쩍 그녀가 있는 쪽을 바라보자니 웨이링은 혜선이 있는 쪽을 향해 상당히 독기서린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한 수 뒤처진 모습을 보여버린 것이 꽤나 분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은 별수 없는 법이다. 그래도 성태가 이혜선의 이번 검식을 불만스럽게만 느낀 것은 아니었다.

 

 

 

 

 

‘제대로 공부했군.’

 

 

 

 

 

이혜선의 검식이 이제까지의 그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억지로 움직이는 것 같은 모습이 많이 사라져 있었다. 아마 이전이라면 그녀는 복합상을 절단해 내는데까진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이리저리 써먹어야 하니 제대로 성장해 줘야지.’

 

 

 

 

 

성태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교수가 다음 차례를 불렀다.

 

 

 

 

 

“다음은 아마츠키 카에데.”

 

 

 

 

 

씩씩하게 카에데가 앞으로 나갔다. 나가면서 그녀는 성태를 향해 윙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성태는 살짝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장난을 받아넘겼다.

 

앞으로 나선 그녀는 검을 쥐고서는 한 차례 심호흡을 했고, 이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마나로 검을 뒤덮었다.

 

푸른 색의 마나가 강하게 그녀가 쥔 검에 모여들다가 그녀의 검끝에 모여들었다. 점점 더, 점점 더.

 

 

 

 

 

“저건...”

 

“와...”

 

 

 

 

 

웅성거림이 보고 있던 이들 사이에서 연달아 터져 나왔다.

 

그럴만도 했다.

 

지금 카에데는 묘기에 가까운 짓을 하고 있었다. 검신은 물론 날에조차 마나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오직 검끝의 뾰족한 부분에만 마나가 모여들며 영근 과일처럼 둥근 형상을 이루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가히 신기라 할 만한 장면이었다.

 

 

 

 

 

‘과연 재능만이라면 혜선조차 넘길지도 모르겠군.’

 

 

 

 

 

성태는 그것을 보고 감탄해서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내 그녀를 향한 성태의 표정은 쓴웃음으로 바뀌었다. 역시 이런 데서 저런 과도한 퍼포먼스를 내비친다는 건 칭찬하기 힘든 일이니까.

 

하지만 첫 물꼬를 튼 것은 어디까지나 이혜선이니까 그녀를 탓하긴 어려웠다.

 

이어 그녀는 새로 마련된 복합강을 향해 단숨에 그 마나 덩어리를 내리쳤다.

 

 

 

 

 

꽈앙!

 

 

 

 

 

이제까지의 그 누구보다 강렬한 굉음이 터졌다.

 

이때 발생한 충격파에 앞쪽에서 구경하던 학생들은 몸이 날려갈 뻔했을 정도였다. 그 풍격파가 멎고 복합강이 있던 곳에는 뻥 하니 구멍 뚫린 복합강이 있었다. 거기서 끝난게 아니었다. 그 복합강의 뒤편 땅은 처참히 파괴되어 있었고, 복합강을 고정시키고 있던 틀도 파괴되다시피 한 상태였다.

 

 

 

 

 

이후 카에데는 자신의 검격이 만족한 듯이 빙긋 웃어 보이고는 검을 반납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것으로 그날 수업은 끝났다.

 

교수는 수업을 끝내기 전에 떨떠름한 표정으로 학생들에게 말했다.

 

 

 

 

 

“생각보다 한국 학생들의 수준이... 괜찮네. 앞으로 서로들 잘 지내도록 해라.”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교수도 학생도 다들 한방 먹은 듯한 표정이라서 겉으로 보이는 감정과 진심은 꽤나 차이가 있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개중에서도 가장 그런 면모가 도드라지는 것은 역시 왕 웨이링이었는데, 그녀는 성태 일행이 있는 쪽을 꽤나 표독스런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

 

 

 

 

 

개싸가지

 

 

 

 

 

그날 수업이 끝났다.

 

성태는 저녁 식사를 끝내고 주변 지리를 익힐 겸 근처를 느긋하게 산책하고 있었다. 대륙의 기상이랄까. 북경대의 부속이면서 독립대인 수호대보다 훨씬 넓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사람이 거의 없어서 혼자 된 시간을 나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성태가 그렇게 식당 건물 근처 공터 뒤편을 거닐고 있을 때였다.

 

 

 

 

 

웬 기척이 느껴졌다.

 

여러 사람이었다. 성태는 그저 다른 학생들이려니 하고 무시하려 했다. 한데 등 뒤의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이것 봐.”

 

“응?”

 

 

 

 

 

돌아보니 세 사람이었다.

 

중앙에 있는 것은 웨이링이었고, 그녀의 양 옆에 듬직하게 덩치 좋은 남자 둘이 있었다. 보아하니 웨이링을 보호하기 위해 이 곳에 같이 입학한 학생이거나 아니면 장래를 생각해 그녀에게 충성하고 있는 부하 정도이리라 싶었다.

 

성태는 일단 친근하게 대했다.

 

 

 

 

 

“아, 무슨 용무라도?”

 

“너, 같이 온 계집애들 하고 친하지?”

 

“아, 그야 뭐...”

 

 

 

 

 

‘계집애들’이라는 말에 성태는 불쾌감을 느꼈지만 일단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부드럽게 대했다. 벌써부터 대립각을 세울 필요는 없다. 아니, 친해져야 할 상대니까.

 

성태의 대답에 만족한 듯이 빙긋 웃고는 웨이링이 말했다.

 

 

 

 

 

“그럼 잘됐네. 앞으로 내 그룹에 들어와.”

 

“네 그룹에 들어오라고?”

 

 

 

 

 

생각못한 제안이라 성태는 되물었다.

 

웨이링은 잔인함이 느껴지는 모습으로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계집애들이 뭘 어떻게 하는지 조사해서 나한테 전달하도록 해.”

 

“말하자면 스파이 노릇을 하라는?”

 

“아니라곤 하지 않아.”

 

 

 

 

 

웨이링은 성태를 두 여성들의 정보를 얻는 첩보원으로 사용해서 약점 따위를 캐내려는 모양이었다. 미모에서 박빙이고, 오늘 수업에서 밀린게 상당한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 과감하고 독랄하게 견제에 들어가려는 건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좀 우습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아이들과 자신의 관계가 어떤 줄 알고 이렇게 당당하게 제안하는 건지?

 

 

 

 

 

어쨌든 성태는 재밌는 아가씨라 느끼고 좀 더 대화를 끌어가 보기로 했다.

 

 

 

 

 

“그래서 내가 얻는게 뭐지?”

 

“내 관심이지.”

 

“그건 매력적이긴 한데...”

 

 

 

 

 

성태는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이 있는 아가씨인 모양이다.

 

하긴 뭐 주변 상황과 본인의 재능 같은 것만 고려해도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

 

 

 

 

 

“말귀를 알아듣는 모양이군.”

 

 

 

 

 

애매한 성태의 말을 긍정으로 받아들인 듯 웨이링은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을 매우 편리하게 자기 위주로 해석하는 성격이라 느끼면서 성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말을 끝까지 들어야지. 나는 너를 돕기 힘들다고 말하려는 거야.”

 

“뭐?”

 

 

 

 

 

단번에 그녀의 얼굴이 불쾌하게 찌푸려졌다.

 

성태는 아무래도 이 아가씨와 여기서 더 이야기 해 봐야 득 될 것은 없겠다 느끼고 손을 흔들고 몸을 돌렸다.

 

 

 

 

 

“그러면.”

 

“거기 멈춰.”

 

 

 

 

 

얼음처럼 차가운 말이 성태의 걸음을 멈췄다.

 

어지간하면 무시하고 그냥 떠났을 테지만 그랬다간 당장 원수 같은 관계가 될 것처럼 짙은 살기를 차가움 가운데 묻고 있는 어투였다. 성태는 곤혹스런 표정으로 몸을 돌려 웨이링과 얼굴을 마주했다.

 

예상했던 대로 그녀의 눈빛은 아주 표독해서 칼날을 연상하게 할 정도였다.

 

 

 

 

 

“더 할 말이라도?”

 

“제법 실력이 있다고 으스대는 모양인데...”

 

“으스대긴. 너도 잘났다는 건 충분히 확인했는데.”

 

“해.”

 

 

 

 

 

성태가 되받아치는 말에 그녀 미간을 좁혔고, 간결한 말과 함께 턱짓했다.

 

성태를 베어내는 칼 같은 턱짓이었다. 그것이 신호가 된 듯이 그녀의 양옆에서 남자들이 앞으로 나서면서 음충맞은 웃음을 흘렸다.

 

 

 

 

 

“알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외국 놈이 첫날부터 기세등등하던 게 마음에 안 들던 차였지요.”

 

“이것 참...”

 

 

 

 

 

성태는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

 

성격이 더럽다는 건 알았지만 이건 생각보다 한층 더한 것 같았다.

 

그렇지만 뭐, 차라리 더 잘됐다고 성태는 생각했다. 성격이 이 정도로 개차반이라면 제대로 한번 충돌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맞아야 할 매는 먼저 맞는 게 낫다는 말도 있듯이 말이다.

 

 

 

 

 

“제법 마나를 잘 다루던데...”

 

“싸움은 그런 식으로 되는 게 아니거든.”

 

 

 

 

 

음산하게 웃으면서 두 남자는 성태에게 접근했다.

 

싸움에 아주 자신이 있는 모양이었다.

 

성태가 보기에도 실제 드잡이질 경험이 많은 놈들이라는 것을 간파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지적한 것처럼 사람 간 싸움은 마나를 쓰는 것과는 다르다. 마나로 폭력을 행사하면 자칫 사형까지 나올 수 있고 사소한 폭력도 엄중 처벌된다.

 

마나와 근력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서 보통 숨길 수가 없다.

 

그러니 근력으로만 싸울 수 있는데, 그런 경우 숫자와 체격의 차이란 정말 큰 차이가 되고 만다.

 

 

 

 

 

“그렇긴 하지.”

 

 

 

 

 

성태도 그런 사실을 아는 만큼 고개를 끄덕였다.

 

두 거한은 성태를 향해 잡아먹을 듯이 달려갔다.

 

성태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두 남자를 보면서도 전혀 위축되거나 겁먹은 모습이 아니었다.

 

 

 

 

 

“이놈!”

 

“이 새끼!”

 

 

 

 

 

마나는 사람간의 싸움에서는 사용하지 못한다.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마나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놈들 이야기다.

 

진정으로 마나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고수라면, 체격의 한계 내에서 들키지 않도록 얼마든지 마나를 활용할 수 있는 법이다.

 

바로 이렇게!

 

 

 

 

 

성태가 한 발짝 움직였다.

 

그 순간 그의 모습이 놀라운 속도로 둘 사이를 빠져나갔다.

 

사람의 속도가 아니었다.

 

 

 

 

 

“뭣!?”

 

“이 자식 마나를!”

 

 

 

 

 

두 남자가 놀라면서 몸을 돌렸다.

 

그들이 돌아봤을 때 성태가 이미 그들을 후려칠 자세를 잡고 있었다. 하나가 놀라면서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늦었다.

 

 

 

 

 

퍽!

 

 

 

 

 

그의 방어가 단단하게 굳어지기 전에 성태의 주먹이 그의 복부에 들어갔다.

 

 

 

 

 

“커억!”

 

 

 

 

 

상대의 몸이 새우처럼 꺾였다.

 

하지만 고통에 일그러지는 남자의 얼굴이 묘했다.

 

고통과 의혹이 동시에 섞여 있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성태의 주먹은 고통스러웠지만 견딜 수 없을 정도가 아니었다.

 

즉, 마나가 없는 주먹이었다!

 

 

 

 

 

“미친 새끼!”

 

 

 

 

 

남은 한 학생이 성태의 빈틈을 노려 후려쳤다.

 

그의 양손에 마나를 끌어올려 만든 빛이 번들거리고 있었다. 성태가 먼저 마나를 사용했다고 판단, 그에 대응해 자기도 마나를 사용한 것이다.

 

이건 정말로 위험하다.

 

평범한 사람의 육체 따위는 마나를 사용한 주먹 앞에서는 종이장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지금은 마나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 속도도 어마어마!

 

 

 

 

 

“흥!”

 

 

 

 

 

성태는 하지만 그 위협적인 주먹을 한 발짝 가볍게 움직이는 걸로 회피해 냈다. 그의 옆으로 주먹이 스치고 지나갔고, 태풍처럼 강한 바람이 몸을 쓸어올릴 듯이 불었다.

 

그것이 기회가 됐다.

 

한 발 깊숙이 치고 들어가면서 성태는 발을 걷어 올렸다.

 

노리는 것은 상대의 사타구니!

 

 

 

 

 

알파메일 115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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