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1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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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2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114화
114화 데몬스트레이션(2)
이후 교수는 마나를 운용하는데 있어서는 몇 가지 요령을 알려주고는 학생들에게 외쳤다.
“자, 여기까지다. 그러면 각자 나와서 해 보도록 해라.”
학생들이 하나하나 나와서 각자의 무기를 들고 교수가 했던 것처럼 마나를 무기의 공격 부위에 집중해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실습에 들어갔다.
대체로 교수에 비하면야 별것 아니지만 학생치고는 놀라운 실력을 보여줬다. 북경대가 어째서 지금 중국에서 최고 명문으로 대접받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모습들이었다.
성태 일행이 수호대의 학생들에 비교하면 어떨지 흥미진진하게 그들의 실습을 지켜 보고 있던 도중 교수가 호명했다.
“그러면 강성태!”
“예!”
성태는 앞으로 나갔다.
다양한 무기가 앞에 마련되어 있었다.
전용 무기가 아니라 일반 무기를 사용함으로써 철저하게 마나 자체를 다루는 실력만을 평가하고 훈련하려는 것이다.
성태가 검을 쥐고 앞으로 나서자 교수는 격려하듯 말했다.
“이혜선에 비할 순 없지만 네 성적도 제법 좋더군.”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그러면 소국의 명문대는 어느 정도 수준인지 보도록 할까.”
성태가 정중히 답한 바로 다음에 돌아온 말이 여러모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성태가 어이없다는 시선으로 교수를 바라보는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학생들 사이에서 조롱 어린 웃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가오리빵쯔가 잘해 봐야 얼마나 잘하겠습니까?”
“벌써 겁먹어서 벌벌 떠는 것 같은데.”
“그러게 말야. 하하하하.”
그들은 노골적으로 성태를 비웃으면서 그의 실력이 형편없을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에서는 한국을 얕보는 경향이 강하다. 교류가 적어지면서 이는 한층 강화됐다.
수호대가 명문대라 해도 북경대 생인 그들 입장에서는 소국의 명문대일 뿐이었다.
성태의 속에서 불길이 끓기 시작했다.
“자자, 조용히들 하고.”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커지자 불을 붙였던 교수가 도리어 나서서 그들을 말렸다. 그제서야 겨우 조롱 섞인 웃음소리가 멈췄다.
‘이 새끼들이...’
성태는 이를 갈면서 무기를 들고 복합강 앞에 섰다.
흥미진진해 하는 시선이 그에게 집중됐다. 물론 얼마나 볼품없을까를 기대하는 시선들이다. 그 시선에 이를 갈면서 성태는 앞으로 나섰다.
“...그러면 해 보겠습니다.”
교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성태는 검을 내밀었고, 마나를 모았다.
웅, 하고 검이 떨리면서 검신 전체에 힘이 모여들었다. 곧 검신 전체가 하얗게 변했다. 오오, 하는 소리가 학생들 사이에서 나왔다.
진짜 감탄이라기 보다 제법? 이라는 깔보는 뉘앙스의 감탄이었다.
‘내가 모욕을 견디는 재주는 별로 없어서 말이지.’
성태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검에 모여든 마나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깨끗하게, 또한 선명하게 검신의 마나가 검 끝에 몰려가 덩어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오오, 하는 감탄이 또 튀어나왔다.
하지만 그것은 이내 작아졌고, 곧 아예 사라졌다.
이어 침묵이 그곳을 지배했다.
웅, 웅, 웅, 웅...!
성태의 검 끝에 모인 마나의 덩어리가 흔들리며 내는 소리가 그들을 침묵시켰다.
정말로 깨끗했다. 검신에는 아예 마나가 흐르지 않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그것은 성태의 마나 지배, 운용 능력이 앞선 그 누구보다도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명한 지표였다.
심지어 그것은 맨 처음 시범을 보였던 교수에 비해서도 크게 밀려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성태는 그 검으로 복합강을 후려쳤다.
“후!”
콰앙!
기합성과 함께 성태가 철 덩어리를 후려치는 순간, 폭탄이 터지는 듯한 굉음이 났다.
충격파가 주변을 휩쓸었다.
빛이 그곳을 바라보던 이들의 시야를 가렸다.
그리고 잠시 뒤 빛이 사그라들고 성태가 후려친 복합강의 모습이 드러났다.
중심이 움푹 패어 있었다.
모두의 눈이 커졌다.
이제까지 복합강을 상대로 무력을 뽐낸 학생들은 많았지만 그들 가운데 복합강에 실질적으로 산상이라 할 것을 준 건 이제까지 중 성태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기스가 나거나 겉면에 그을음이 생기는 게 전부였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곳 학생들이 난다긴다 해 봐야 학생이니까.
검 끝을 땅으로 내리면서 성태가 교수를 보고 싱긋 웃었다.
“어떻습니까?”
“어, 어...”
교수는 잠시 아무 말도 못 하면서 눈동자를 굴리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제법이군.”
“감사합니다.”
그제서야 만족한 듯이 고개를 숙이고서 성태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도 그에게, 그리고 성태가 만든 복합강의 흔적에 학생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야 저거...”
“교수 기록 넘긴 거 같은데...”
“말도 안 돼. 이혜선이나 카에데면 몰라도...”
“소국의 헌터 따위 몇몇 쓸만한 헌터가 있는 정도 아니었어?”
“이건 생각 이상인데...”
성태는 당혹스런 학생들의 대화에 피식 웃으며 성남경 옆에 돌아와 앉았다. 성남경이 의외라는 표정으로 그에게 속삭였다.
“너무 무리한 거 아냐?”
성태가 수호대에 있을 때는 별로 티를 안 내더니 여기 와서는 시작부터 과격하게 자신을 드러내는데 놀래서 한 말이었다.
성태는 으르렁 대면서 답했다.
“새끼들이 사람 빡 치게 하잖아.”
“한국 있을 때는 연기 잘하더니?”
“아 그거하곤 다르지. 어차피 여기서는 해야 할 일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실력을 드러내야 하니까.”
성태는 그리 답하면서 한쪽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그가 가리킨 방향에 있는 것은 왕 웨이링이었다.
그쪽에서도 성태를 바라보고 있었던 듯 둘이 눈길이 마주했다가 멀어졌다. 그걸 보고 성남경도 성태의 뜻을 이해했다.
“아, 웨이링?”
“그래. 친해지려면 뭐 비빌 건덕지가 있어야 할 거 아니겠어?”
“하긴 성격이 더럽다고 하니까 친분을 쌓으려면 나름 실력이라도 있어야 가능하겠지.”
성격이 별로 좋지 않은 아가씨다. 어울리기 위해서는 최소한 실력이라도 월등하다는 걸 보여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말만 붙이려 해도 상대도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성태는 향후 강습을 해야 할 가능성도 있으니까.
“자, 그러면 조용히 하고, 다음, 성남경.”
교수가 호명했다.
성남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성태가 앞으로 나서려는 그에게 충고했다.
“내가 보기에 이 새끼들 여러모로 같잖지도 않은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니까. 콧대를 확 꺾어줘라.”
“괜찮겠어?”
“얕보이고 시작하면 관계 형성에도 안 좋은 법이지.”
처음부터 대립각을 세우면 나중에 피곤해질 수 있지 않겠냐는 뜻으로 성남경이 한 말인데, 성태는 고개를 저어 부정했다. 대놓고 사람을 가오리빵즈같은 말로 부르는 놈들이다. 어설프게 친하게 지내려 해 봐야 얕보이기만 할 것이다.
이런 경우는 차라리 제대로 실력을 보여줘서 쉽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하는게 더 낫다.
“하긴 그렇지.”
성남경이 고개를 끄덕이고 앞으로 나섰다.
성태는 이어서 박수천을 보고도 요구했다.
“너도.”
“그, 그럴게.”
박수천은 약간 주눅 든 모습이었지만 누구의 지시라고 거절할까.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쾅!
쿠앙!
그리고 곧 두 차례의 폭음이 터졌다.
성남경과 박수천이 각자의 실력을 복합강을 대상으로 뽐내면서 나온 굉음이다. 성남경은 창을 사용해서 손가락 반 마디 정도의 깊이로 흠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박수천은 복합강의 네 귀퉁이가 살짝 녹아내리는 마법을 시전해 보였다.
성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둘 모두 다른 북경대 학생들이 비교하기 힘든 성과였다.
“이거...”
“뭐야 이거...”
북경대생들은 깔보던 수호대생들의 실력에 놀라 당혹스런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남자들의 차례가 그렇게 끝나고, 여성진의 차례가 됐다.
먼저 나선 것은 김희연이었다.
“그러면 이제 여자들 차례군.”
“쟤들 실력은 어떨까?”
“그래봐야 여잔데...”
“이혜선이나 카에데는 좀 유명하지 않아?”
“생긴 거 하고 출신 덕분이겠지. 실제 실력이야 모를 일이지.”
“어쨌든 먼저 나선 쟤는 뭐 별로 기대할 게 없을 것 같군.”
“그건 동감.”
다들 희연의 자태를 감상하면서도 그녀의 실력 자체에 대해서는 별반 기대하지 않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희연이 검을 휘둘러 복합강에 검 끝을 꽂아 넣었을 때는 다들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지금 사용한 스킬은 바로 비연.
성태를 통해 거의 완벽하게 복구된 바로 그 기술이다.
그녀는 그동안 이 비연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수련해 왔고 이렇게 적지 않은 성과를 보아 온 것이다.
“와... 여자쪽도 이거...”
“꽤 대단한데.”
의외의 실력에 북경대생들은 당혹스러운 모습이었다.
대부분이 그녀보다 자신들의 수준이 낮다는 것을 이번 일격으로 확인하고 만 셈이니까. 그들은 이어서 상처 입은 자존심을 위로하듯이 수근거림을 이어갔다.
“그래도 웨이링에 비하긴 힘드네.”
“그 사갈마녀야 특별하니까. 그 계집애라면 앞에 잘난 척하던 가오리빵쯔들 하고 붙여놔도 이길걸.”
“하긴, 중화그룹 출신 아니냐.”
그러면서 그들이 시선을 보낸 것은 웨이링이었다.
그들의 웨이링에 대한 평가는 결코 좋지 않지만 이런 때가 되니 묘하게 그녀를 응원하게 되었다. 그래도 소국 가오리빵즈 것들에게 지는 것보다는 마음에 안 들지만 같은 중국인이 이기는 게 더 낫다는 심리랄까.
“그러면 왕 웨이링. 나와라.”
교수가 불렀다.
오만하다고까지 할만한 당당한 걸음걸이로 소녀가 앞으로 나섰다.
왕 웨이링이었다.
“그러면 이제 웨이링 차례군.”
“오오, 드디어.”
“체면치레는 해야지.”
“살다보니 저년을 응원하는 때가 다 오는구나...”
“근데 가능할까? 앞서 두 사람이 좀...”
“상상 이상이긴 한데 그래도 웨이링이잖아.”
“그렇지.”
그녀가 나선 모습을 보고서 학생들이 기대 어린 투로 수근 거렸다.
성태 일행은 그들의 하는 꼴에 약간 짜증을 느꼈지만 그와는 별개로 흥미를 느끼는 것도 사실이었다. 호위 대상인 왕 웨이링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임무 외적으로도 나름 천재라 평가되고 있는 그녀의 실력에 대해 젊은이로서의 호승심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아 물론 성태는 제외하고서.
아무리 천재라 해도 성태와 비교할 수는 없으니까.
당당히 앞으로 나선 웨이링은 역시 검을 골랐다.
검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녀가 고른 검은 중국식의 환도였다.
이어 그녀는 심호흡을 하며 마나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전신이 푸른 마나의 빛으로 밝아졌고, 그 빛은 이내 검에 모여들었다. 검은 마치 영화의 광선검이 그런 것처럼 푸르게 빛이 났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그 빛이 검의 날 부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웨이링이 작업을 끝냈을 때 검은 날 부분만이 찬란하게 빛났고, 검신 부분은 희미하게 푸른 빛을 띄고 있었다.
‘제법.’
성태는 그녀의 마나 수준과 그것을 다루는 기술 수준을 거기서 파악하고 살짝 감탄했다. 나름 이름값이 있던데 거기 답할만한 수준이다.
웨이링은 이어 그 검으로 복합강을 후려쳤다.
꽈릉!
번개가 치는 듯한 소리가 나며 충격파와 굉음이 주변을 휩쓸었다.
잠시 뒤 웨이링이 후려진 복합강의 모습이 드러났다.
오오오, 하는 감탄이 주변을 메웠다.
웨이링의 검을 얻어맞은 복합강의 중심에 선명한 칼자국이 나 있던 것이다.
“역시 웨이링이네.”
“그래. 그 정도면 가오리빵쯔 놈들하고 비교해서 나으면 나았지 전혀 밀리진 않겠는데.”
“괜히 눈꼴시게 보면서도 우리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덴 이유가 있지.”
“이제 남은건 그 한국하고 일본 여자애들인데...”
“대단하다는 소문이던데?”
웨이링의 실력에 본인보다도 도리어 다른 북경대생들이 기뻐했다.
웨이링도 자신의 실력에 만족한 듯, 빙긋 웃고는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에 나선 것은 이혜선이었다.
이혜선이 나서자 교수가 말했다.
“이석훈의 이름은 유명하지. 부모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잘해 봐라.”
알파메일 1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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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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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