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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02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7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102화

102화 데몬 프린스 강림(1)

 

 

 

 

 

도시의 풍경이 스쳐 지나갔다.

 

도로 위를 두 사람이 바람처럼 가르며 달렸다. 어지간한 자동차만큼이나 빠른 속도였다. 아무리 헌터가 초인이라지만 이 정도 능력을 보이는 이들의 숫자는 많지 않다.

 

정형구와 이혜선이었다.

 

그들은 지금 담당하고 있던 구역을 정리하고 장진호가 고전하고 있는 쪽으로 서둘러 향하는 중이었다. 한참 다급하게 달리던 장진호가 뒤를 바라봤다. 지치고 상처입은 이혜선이 묵묵한 얼굴로 따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괜찮으냐?”

 

“걱정마세요.”

 

“무리하지 마라.”

 

“아니요. 이런 때 움직이지 않고선 이씨가문이라 숭앙받을 자격도 없는 것이 되겠죠.”

 

 

 

 

 

단호한 표정으로 이혜선은 정형구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래...”

 

 

 

 

 

나이답지 않은 실력과 성정. 역시 이씨가문이라는 생각이 드는 모습이지만 동시에 이씨 가문이라는 것이 얼마나 저 소녀에게 큰 무게로 삶을 짓눌러 왔던지 알만하단 생각이 들어 안쓰럽게도 느껴졌다.

 

정형구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그는 무전기를 켜서 장진호가 있는 현장과 연결했다.

 

 

 

 

 

“상황은 어떻지?”

 

-잠시 장진호 헌터가 위험했으나 이석훈 가주가 나타나 현장에 있던 아크 데몬을 처리해서 잠시 괜찮아졌습니다.

 

 

 

 

 

이석훈 가주라는 말을 듣는 순간 장진호는 전신의 긴장이 크게 풀리는 것을 느꼈다. 강력한 헌터란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나뉘는 것이지만 이석훈이라면 모든 기준에서 세계최강의 후보에 들어간다. 일반적인 아크 데몬 정도는 혼자서 능히 감당한다.

 

 

 

 

 

“이석훈 가주라면 그럴만 하지. 한데 잠시라니?”

 

-그게. 상황이 정리됐다 싶었는데 또 뭔가가 등장해서...

 

“이석훈 가주가 나선 이상 아크데몬이 또 등장했다 해도 큰 문제는 없을 텐데?”

 

 

 

 

 

현장의 헌터가 하는 말에 정형구는 의아하게 되물었다.

 

이석훈이 등장하고서 현장을 흔들 수 있는 몬스터란 건 없다고 봐도 좋다. 발러나 켈베로스 같은 것들이 무더기로 흘러나오지 않고서야.

 

한데 이어진 말은 충격적이었다.

 

 

 

 

 

-그게, 데몬 프린스입니다.

 

“뭐?”

 

-데몬 프린스가 강림했습니다.

 

“데몬 프린스라니.. 설마 칠흑인가?”

 

 

 

 

 

말이 흔들리려는 것을 겨우 바로잡고 정형구가 물었다.

 

현재 동북아를 노리는 악마라 하면 칠흑이 가장 유력하다. 실제로 이번 습격 가운데 등장한 아크데몬은 그의 휘하가 많기도 했고.

 

하지만 칠흑이라니... 정말이라면 오늘 서울에서 흐르는 피는 톤 단위로 재어야 할 것이다.

 

 

 

 

 

-처음 보는 데몬 프린스입니다. 젊은 청년으로 보이는데... 이전 조우한 적은 없습니다. 어쩌면 신생인지도...

 

‘설마...!’

 

 

 

 

 

칠흑이 아니라는 말에 정형구가 안도하는 것도 잠시였다.

 

젊은 청년으로 보이는, 조우한 적 없는 데몬 프린스라는 말 때문이다.

 

그는 흘깃 고개를 돌려 자기를 따라오는 이혜선을 바라봤다.

 

역시나 그녀의 얼굴색은 창백했다.

 

 

 

 

 

“알겠다. 서둘러 가도록 하지.”

 

 

 

 

 

말을 끝내고 정형구는 무전기를 끊었다.

 

그는 이혜선을 돌아보며 어렵게 말했다.

 

 

 

 

 

“각오해 두는게 좋겠다.”

 

“네.”

 

 

 

 

 

이혜선은 담담하게 답했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마음은 긴장과 공포에 금이 가려 하고 있었다.

 

 

 

 

 

********

 

 

 

 

 

한 천재가 있었다.

 

 

 

 

 

태어날 때 이미 오천이 넘는 마나를 지녔고, 그 마나를 소모해 마나를 늘릴 때마다 범인은 두배, 세배에 달하는 비율로 용량은 커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그의 오성으로 본 것은 잊지 않았고, 어려운 것도 쉽게 이해했으며, 심지어 이해한 것을 곧 응용하여 그 것이 본래 가지고 있던 ‘형形’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이기까지 했다.

 

 

 

 

 

정지하면 바위.

 

움직이면 바람.

 

검을 들면 태산.

 

휘두르면 번개.

 

 

 

 

 

검신일체의 경지를 열 살이 되기 전에 이루고, 초일류의 경지에 들어선 것이 불과 13세일 때였다. 가장 어렵다는 무수한 무급을 흔한 잡학처럼 익혀 구조를 파훼하고, 적아를 구분하지 않고 마나와 운동의 구조를 파헤쳤다.

 

그리고 서울에 잠입해 온 아크데몬을 홀로 격파해 무명을 떨친 것이 15세였다.

 

 

 

 

 

천재는 많다.

 

이런 시대인 만큼 개개인의 전투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증폭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천재 앞에서 다른 천재들은 빛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서서히 수군거리기 시작한다.

 

어쩌면, 어쩌면!

 

이 소년이야 말로-

 

인류가 알고 있는 최고최강의 헌터,

 

바로 대종사 이건에 비견될 만한 재목이 아닐까 하고!

 

 

 

 

 

그 기대에 응하듯이 이 천재는 성장해 갔다. 하루하루 빛을 내면서! 그리고 수호대에 들어갔다. 그곳에서도 그가 남긴 기록들은 일종의 전설이 되었다. 이후 아무도 깨지 못하리라 여겨지는.

 

그리고 천재는 졸업했고,

 

세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다. 천재가 모습을 감춘 이유가 더 큰 비상을 위한 것이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모습을 감춘 곳은 그럴만한 곳이었다.

 

바로 이씨가문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가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때, 대종사 이건의 재림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가 바로 이영빈이었다.

 

 

 

 

 

그는 마침내 나타났다.

 

대종사에 비견되는 최강의 헌터가 아니라, 인류의 절망인 데몬 프린스로서!

 

 

 

 

 

********

 

 

 

 

 

압도적인 마기를 두르고 천천히 지상에 내려앉은 청년을 보고 주변의 헌터들은 모두 얼어 붙었다.

 

그는 부드럽게 주변을 돌아보다가 이석훈을 보고는 빙그레 웃었다.

 

소름끼치는, 동시에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서울은 좋군요.

 

“네가 감히...”

 

 

 

 

 

이석훈은 분노가 얼굴 가득 드러나는 표정으로 이를 갈았다.

 

이석훈의 평소 모습을 아는 사람이라면 놀라워할 만한 모습이다. 그는 강철과 얼음처럼 단단하고 감정의 기복이 없는 것으로 유명했다.

 

청년, 이영빈은 전혀 그의 모습에 위축되지 않았다.

 

 

 

 

 

-여전하신 모습을 보게 되어 기쁩니다.

 

“너와 나눌 말은 없다.”

 

-후후, 역시 여전하시군요. 제가 다시 서울에 방문하기 위해 칠흑에게 얼마나 큰 빚을 졌는데, 조금은 기특하게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이영빈은 아쉽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네가 이 일을 꾸민거냐?”

 

-저는 칠흑에게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하고 싶다 청했을 뿐입니다. 저는 이제야 데몬 프린스가 된 신참내기라서 아무래도 기반이랄게 없어서 말입니다. 과연 오래된 데몬프린스는 데몬프린스더군요. 수완좋게 저를 위한 문을 만드는데 이렇게 성공했으니 말입니다.

 

 

 

 

 

감탄하면서 이영빈이 말했다.

 

데몬프린스를 위한 게이트를 만드는 것은 정말로 어렵다. 쉽사리 데몬프린스가 인간세상에 강림하는 것이 가능했다면 인류는 오래전 커다란 위기에 처했을 것이다. 칠흑은 인간들 간의 욕망과 반목을 이용해 이렇게 데몬 프린스조차 드나들 수 있는 문을 만들었다.

 

 

 

 

 

“왜 온 거지?”

 

 

 

 

 

악이 세상에 강림하는 목적은 단순하다.

 

살육과 지배.

 

그것을 아주 잘 알면서 이석훈이 묻는 것은 상대의 원형이 자신의 아들이며 아직도 그 면영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야 물론 가족들의 얼굴도 보고 싶고, 가능하면 다들 이쪽으로 넘어오지 않겠느냐고 제의해 보고 싶어서입니다.

 

 

 

 

 

빙긋 웃으며 이영빈은 빙긋 웃으며 답했다.

 

그 답이 끝나기도 전에 이석훈이 움직였다. 그의 움직임은 섬전과 같았고, 그 섬전같은 움직임을 따라 대기가 진동했다. 새하얀 오라가, 동시에 만물을 가르며 이영빈을 향해 뻗어나갔다.

 

 

 

 

 

즈캉!

 

쾅!

 

 

 

 

 

이영빈이 있던 곳이 폭발하며 주변이 자욱한 연기로 뒤덮였다. 이석훈의 검격이라면 탱크조차 버터처럼 가를 수 있다. 하지만 이석훈의 표정은 전혀 밝지 않다. 아들을 베었기 때문에? 아니다.

 

곧 자욱하던 연기가 순식간에 거두어지고 이영빈이 있던 곳이 드러났다. 그는 한 손을 들고 있었다. 방금 이석훈의 공격을 그 손바닥으로 받아낸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손바닥에는 아무런 상처도 없었다.

 

 

 

 

 

그는 손을 내리고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이런이런, 아버지답지 않으시군요.

 

“개소리는 닥쳐라! 수호비무를 역해석해 도리어 악의 구렁텅이에 빠진 패륜아의 제의 따위에 귀 기울일 정도 이씨가문은 썩지 않았다!”

 

 

 

 

 

이석훈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사람의 목소리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마 지금 이석훈의 발언은 그것이 분노에 가득 차 있다는 것 보다도, 이영빈의 지금 모습의 연원을 알려준다는데 더 중요성이 있을 것이다.

 

 

 

 

 

-후우, 바로 그게 문제라는 겁니다.

 

 

 

 

 

이영빈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면서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다.

 

 

 

 

 

-인류는 인간을 벗어나야만 합니다.

 

“그것이 너의 모습이라는 거냐!”

 

-그렇습니다! 인간이라는 탈을 벗고서 이 힘을 얻음으로써 제는 진정으로 대종사를 넘어설 수 있게 됐습니다!

 

 

 

 

 

자랑스럽게 이영빈은 외쳤다.

 

그의 패기에 반응하든 마기가 너울치며 주변으로 번져 나갔다.

 

 

 

 

 

오오오오!

 

 

 

 

 

온갖 마가 그 앞에 앙복하고 환희에 떨며, 살아있는 것들은 공포와 광기에 미쳐 굴복하게 말 것 같은 막대한 힘이었다. 데몬 프린스에게만 가능한!

 

그 힘을 강철처럼 견뎌내고 이석훈은 외쳤다.

 

 

 

 

 

“말 같지 않은 소리를!”

 

-후후, 역시 완고하시군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며 이영빈이 답하는 찰나였다.

 

건물을 넘어 두 사람이 이석훈의 곁으로 왔다.

 

 

 

 

 

“가주!”

 

“아버지.”

 

“왔는가.”

 

 

 

 

 

이석훈은 돌아보지 않고 두 사람을 맞았다.

 

정형구는 이석훈에 마주한 적을 살피고 굳은 얼굴이 됐다.

 

 

 

 

 

“...최악의 상황이군요.”

 

“최악까지야. 묵은 수치를 떨쳐낼 기회지.”

 

 

 

 

 

이석훈은 도리어 코웃음 쳤다.

 

이영빈도 둘을 알아보고 우선 인사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만나고 싶진 않았다.”

 

 

 

 

 

정형구의 말에는 쓰라림이 담겨 있었다.

 

이영빈이 저런 모습이 된 데는 자신의 책임도 적잖이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물론 진정한 이유라면 이씨가문 그 자체에 있겠지만... 그 이씨가문을 짊어지고 있다는 무게를 모른 채 영빈의 재능에 너무 놀라고 기뻐하기만 했었다.

 

 

 

 

 

-그러나 세상이 바라는 대로 돌아가는 법은 없지요.

 

“그래.”

 

 

 

 

 

정형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은 바라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정말 그렇다.

 

이영빈이 이제 느긋하게 시선을 돌려 바라본 것은 자신의 동생, 이혜선이었다.

 

 

 

 

 

-너도 오랜만이구나.

 

“...네.”

 

 

 

 

 

안타까움, 공포, 초조감, 그리움. 여러 가지 감정이 얼굴에 뭉쳐 드리운 표정은 형용하기 어려웠다. 동생의 얼굴에 드리운 복잡한 감정을 지우듯이 가벼운 어투로 이영빈은 그녀에게 말을 이었다.

 

 

 

 

 

-후후, 보지 못한 사이 한층 아름다워졌구나. 네 아름다움은 언제나 우리 집안의 자랑거리였지.

 

“타락한 입으로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아버지는 저렇게 역정을 내시는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참, 마침 아버지에게 내가 있는 세계로 오지 않겠느냐고 제의했다. 물론 거절당했지.

 

 

 

 

 

이영빈은 혀를 차면서 말했다.

 

마치 아주 일상적인 가족간의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

 

-너는 어떠냐.

 

 

 

 

 

이영빈이 혜선을 보고 권했다.

 

 

 

 

 

“오라버니...”

 

-나와 사이가 좋았던 너라면 내 말에 따라 주겠지?

 

“......”

 

 

 

 

 

영빈이 내민 손을 보면서 혜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알파메일 102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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