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100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4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100화
100화 서울방위전(1)
서울 시내의 한 도로였다.
주변 시민들은 모두 소개된 듯 서울답지 않게 매우 조용했다. 그리고 그 도로에는 무장한 군인들을 비롯 다수의 헌터가 긴장한 얼굴로 서 있었다.
마치 큰 싸움을 앞에 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들은 이 구역을 담당하고 있는 헌터와 경찰, 그리고 군인들로서 혹시 이곳에서 게이트가 열려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을지 감시하는 중이었다.
굳이 이곳인 이유는 이곳이 연수에 사용된 던전이 나타났던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금 서울 곳곳에는 이곳과 비슷한 광경이 펼쳐져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들 앞의 공간이 파열했다.
우우웅!
파앙!
굉음과 함께 충격파가 일고, 그곳으로부터 심하게 다치고 지친 학생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상황을 깨닫고 환한 표정이 됐다.
“돌아왔다!”
“살아구나!”
“죽는 줄 알았는데...”
“겨우...”
성태와 함께 연수하던 일학년들이었다.
물론 성태도 그들 가운데 있었다.
그들은 기쁜 표정으로 성태에게 다가가 감격을 표했다.
“성태, 고맙다!”
“네 덕분이야!”
“뭘, 나도 살려고 한 짓이지.”
고마워하는 성태는 마주 웃어 보였다.
그들을 향해 경계선을 만들고 있던 한 헌터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너희들!”
“아, 선배님.”
“너희뿐이냐? 나머진?”
“저희도 잘...”
성태가 대표로 그의 질문에 답했다. 성태의 답에 헌터가 이어서 무어라 물으려고 하는데 성태 일행이 빠져나온 공간에게 변모가 일기 시작했다. 크르르, 크륵 하는 소리가 나면서 그곳으로부터 몬스터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라팅구였다.
“어서 일단 물러나라! 여긴 우리가 상대하지.”
프로 헌터가 성태 일행에게 말했다.
성태는 고개를 끄덕이고 동기들과 함께 경계선 뒤로 물러났다. 곧장 헌터들과 라팅구의 전투가 시작됐다. 성태 일행이 후방으로 빠지자 그곳에 대기하고 있던 지원팀에서 황급히 쉴 수 있는 공간과 식료, 그리고 의사팀을 제공했다.
그곳에서 성태 일행이 각자 쉬고 있는데 한 헌터가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너희들 연수에 갔던 수호대생이지!”
“그, 그렇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거냐? 아는 바가 있다면 모두 이야기 해 다오.”
“그게...”
다급하게 묻는 헌터에게 일행은 더듬더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어차피 성태 일행도 아는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설명은 금세 끝났다. 헌터는 심각한 표정으로 방금 들은 설명 가운데 핵심이라 생각되는 부분을 반복해 봤다.
“검은 연무가 일어나고... 이후 몬스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네. 그랬죠.”
성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 헌터는 설마 하는 표정으로 이어 물었다.
“설마 그때부터 라팅구였나?”
“라팅구였습니다.”
“잘도 살아남았구나.”
프로 헌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이 됐다. 라팅구는 매우 상대하기 까다로운 몬스터로 유명하다. 최상위 헌터라 해도 다수의 라팅구에게 둘러싸인다면 살아남기 힘들다. 이 학생들을 이끌던 프로 헌터도 그래서 당했을 텐데 어린 일학년들이 살아남은 건 대단하다.
“운이 좋았지요.”
“하긴 그렇겠지.”
성태가 하는 말에 헌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운이 좋았다.
그 말이 아니고서는 라팅구의 무리에게서 살아남은 걸 설명하기 힘들다. 지금 말에 성남경은 역시 기이하다는 표정이 되어 잠깐 성태를 바라봤다.
프로 헌터는 질문을 이었다.
“그 검은 연기가 어디서 비롯된 건지 혹시 모르나?”
“자세힌 모르겠지만...”
“뭐든 좋아! 이야기 해 봐라!”
성태가 무언가 말하려는 눈치자 헌터는 얼른 추궁했다. 지금 상황은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특히 일의 전모를 아는 이들은 모조리라 죽었다 생각해도 좋을 정도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 돌아온 학생들이 있다. 이들에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뭐든 중요했다.
성태가 자신 없다는 태도로 말했다.
“저희를 인솔한 프로 헌터가 김태우였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던전 안에서 줄곧 뭐 이상한 걸 신경 쓰더라고요.”
“아, 그거?”
“그러고보니 그런게 있었지.”
성태가 말하자 다른 일학년들도 그런게 있었지 하는 표정이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거였지?”
“주먹보다 좀 더 큰 금속 통 같은 거였는데... 자세힌 모르겠습니다.”
“주먹보다 좀 더 큰 금속 통이라...”
“거기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걸 봤던 것 같습니다.”
“으음... 알겠네. 도움이 됐어.”
프로 헌터는 아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학생들에게 일단은 이 이상의 정보를 얻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는 몬스터와의 전투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막사를 나서기 바로 전에 성남경이 물었다.
“그런데 대체 지금 어떻게 된 겁니까?”
“몰라! 이걸로 지금 서울에 이렇게 몬스터가 우글우글 솟아나는 구멍이 다섯 개나 생겼다! 게다가 너희들과 마찬가지로 원래 던전 수준보다도 훨씬 강력한 몬스터들이 나타나고 있어!”
“다섯이나...!”
다소 신경질적으로 헌터가 답한 말에 다들 놀란 표정이 됐다.
가끔 던전 공략에 실패해서 몬스터가 흘러나오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다섯 곳이나 동시에 뚫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거기서 나오고 있는 몬스터의 수준이 라팅구처럼 보통의 헌터로는 상대하기 힘든 수준이라니...
“너희들은 일단 쉬고 있어라.”
그 말을 마지막으로 헌터는 막사 밖으로 나섰다.
막사 안에 남은 일학년들은 불안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그들 가운데서 침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성태 뿐이었다.
‘다섯이라. 역시.’
서울에 뚫린 다섯 개의 구멍.
예상했던 대로의 사태였다.
이대로 놓아둔다면 이 사태는 단순히 몬스터가 서울에 흘러넘쳐 재산과 인명 피해를 끼친다는 정도로 그치지 않게 될 것이다. 이씨가문 그 자체가 흔들리게 될 엄청난 사건으로 발전하게 될 테니까.
‘슬슬 움직여 봐야지. 진짜는 이 다음에 오니까.’
성태의 눈이 야심에 번뜩였다.
********
도심이었다.
높은 건물들이 도로 양쪽으로 세워져 있는 서울의 일상적인 번화가.
하지만 그 번화가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은 전혀 일상적인 게 아니었다. 몬스터가 도로를 달리고 그런 몬스터를 맞이해서 헌터들이 무기를 휘둘러 대응하는 모습이었으니까.
전투가 시작된 지는 꽤 지난 듯, 도로 곳곳은 파괴되어 있었고, 그렇게 파괴된 도로 위에는 무수한 몬스터와 적지 않은 헌터들이 시체가 되어 누워 있었다.
크아아!
으악!
콰과광!
전투의 굉음이 서로 섞여 뭐가 뭔지 알아듣기조차 힘든 기괴한 굉음을 이루었다.
그런 치열한 전투의 와중에 유독 눈에 띄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하나는 선두에 선 것은 검을 든 장신의 남성이었고, 하나는 그 옆에서 마찬가지로 검을 들고 몬스터들과 싸우고 있는 그린 듯이 아름다운 한 소녀였다.
정형구와 이혜선이었다.
막 정형구가 무리를 이루어 돌진해 오는 몬스터의 앞으로 달려갔다.
한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다고 생각되는 노도와 같은 기세였다. 하지만 그들에 맞서 달리는 정형구의 모습에서는 두려움이나 망설임의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 간의 간격이 5m 안쪽으로 좁혀졌다.
“흡!”
숨을 거칠게 들이키면서 정형구가 진각을 시전했다.
투곽!
쾅!
바닥이 박살 나면서 총알처럼 움직이던 정형구가 그곳에 멈췄다.
가득 모인 운동 에너지가 정형구의 상체에 쏠렸다. 정형구는 그 힘을 허리에서 팔로까지 부드럽게 전환시키면서 궁극적으로 검으로 흘려 넣었다.
동시에 검에 마나를 흘러 넣어 푸른 오라의 검격을 길게 뻗어나갔다.
츠앙!
푸른 섬전이 정형구의 앞에 번뜩였다.
그리고 그 빛이 정형구의 앞을 달리던 몬스터의 무리를 절반으로 잘랐다.
커어억!
쿠당당!
후드득 쾅!
그 빛은 환상이 아니었다. 정말로 대나무가 갈리듯 몬스터의 무리가 정형구가 휘두른 검격의 범위에 따라 쩍 갈라지더니 조각나서 바닥에 쏟아지듯 쓰러졌다.
엄청난 실력이었다.
“하아, 하아...”
그러나 지금 공격은 제아무리 정형구라 해도 역시 힘든 것이었던 듯, 그는 자세를 정돈하지 못하고 휘청였다. 이때 지금 공격에 큰 부상은 입었으나 죽지는 않았던 몬스터가 몸을 일으켰다. 그것은 가슴에 큰 절상을 드러내면서 정형구를 향해 달려들었다.
정형구는 굳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하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 사이 몬스터는 정형구를 향해 몸을 날았다.
정형구가 자신을 향해 입을 벌리는 몬스터의 모습을 보고 부상을 각오하고 있을 때였다. 그 옆으로 치고 들어오는 듯한 번뜩임이 일더니 정형구의 앞에서 둘로 조각나 그의 양옆으로 스치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나비처럼 한 소녀가 정형구의 앞에 사뿐히 착지했다.
이혜선이었다.
자리에서 일어서며 정형구가 사의를 표했다.
“미안하군. 너는 쉬어야 할 텐데.”
“아닙니다. 서울이 다 위급한 상황인걸요.”
“그렇게 말해주니 위안이 되는군.”
정형구가 쓴웃음을 보냈다.
사실 아무리 이혜선의 실력이 뛰어나다 해도 아직 학생을 이런 싸움에 동원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그들은 아직 성장해야 하는 재목이고, 수호대는 그런 재목을 최고 수준까지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이혜선의 실력은 재목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그녀의 집안을 생각하면 그런 학생이라는 입장만 내세울 수는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그때 정형구의 품이 떨렸다.
정형구는 품에서 폰을 꺼내 받았다. 연락해 온 것은 장진호였다. 그는 정형구와 마찬가지로 한 구역을 방어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쪽은 어떻나?”
-여긴 구울 떼가 밀려들어서 죽겠습니다. 그쪽은요?
“여긴 어느 정도 정리됐다. 여유가 생기면 지원을 보내도록 하지.”
-부탁합니다. 여기 애들이 영 상태가 안 좋아요.
“그러지.”
혀를 차면서 정형구가 답했다.
어지간해서 장진호는 우는 소리를 하지 않는데 이렇게 나오는 걸 보면 정말로 상황이 안 좋은 모양이다. 하긴 오늘 이 급작스러운 몬스터 레이드에는 어떻게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 겨우 각 길드의 협력을 얻어 유능한 헌터를 주요 지역에 배치하는 정도가 최선이었다.
거기까지 이야기 하고 정형구가 연락을 끊으려는 찰나였다.
-어...
갑자기 장진호가 당혹한 목소리를 냈다.
당혹스러워할 뿐만 아니라 매우 긴장한 목소리였다.
크나큰 이변이 일어났음에 틀림없었다.
“왜 그러지?”
-이거 난감하게 됐는데요. 아크데몬입니다.
“뭐?”
정형구가 반문했다.
그의 목소리는 장진호의 것과 꼭 닮은 긴장과 당혹을 감은 상태였다.
-아크 데몬 클래스가 등장했습니다. 젠장할!
“아크 데몬 클래스라고?!”
지금 서울 각지에서 일어나는 몬스터 레이드만 해도 비상식적이다. 그런데 아크 데몬 클래스가 서울에 소환됐다고? 그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강력한 악마는 세상에 마음대로 등장할 수 없다. 그게 가능했다면 인류는 이미 패배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당연한 상식을 무시하듯 장진호가 이어 말했다.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백골 군주입니다!
“칠흑의 부하가...!”
백골군주.
데몬 프린스 칠흑의 부하 가운데 하나.
언데드 영역의 지배하는 강력한 사령이다. 그의 앞에서 죽음은 죽음이 아니고, 삶은 삶이 아니다. 삶과 죽음을 함께 모욕하면서 세상을 칠흑의 영토로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끔찍한 악마다.
-젠장, 어떻게 칠흑의 직속이 이렇게 간단히...
“대체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건지 모르겠군...!”
-그건 저도 마찬가지 심정입니다.
“장진호, 미안하지만 목숨을 걸고 막아라. 네가 뚫리면 그 뒤는...”
-알고 있습니다. 주거지죠.
엄숙한 목소리로 정형구가 하는 요구에 다 안다는 듯 도리어 가뿐하게 웃는 목소리로 장진호는 답했다. 지금 장진호가 지키고 있는 구역은 상업지구. 그곳을 조금만 벗어나면 주거지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그 중심에 있는 피난구역이다.
자칫 어마어마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런 일은 막아야 한다.
“최대한 빨리 가지.”
-농담 아니고, 최대한 빨리 와주십쇼. 내 시체 보기 싫으면...
“알겠다.”
장진호가 히죽 웃으며 하는 말에 간결하게 답하고 정형구는 전화를 끊었다. 정형구는 장진호가 있을 지역 쪽의 하늘을 바라보면서 우울하게 한숨 쉬었다.
‘보게 되는 건 그 녀석의 시체만이 아니게 되겠지.’
오늘 운이 없다면 서울에는 지옥이 펼쳐진다.
*******
쿵. 쿵.
무거운 소리를 내면서 거리를 걷고 있는 기괴한 존재가 있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갑옷을 입은 해골이다. 하지만 그 갑옷 역시 수백, 수천 해골의 파편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었고, 걷고 있는 5m 정도의 키의 거대한 해골이었다.
그 기괴한 존재는 걸음마다 강렬한 죽음의 냄새를 뿌렸고, 공포의 씨앗을 심었다. 그가 걷는 길 뒤편은 마치 죽음에 오염된 것처럼 질척한 마기의 흔적이 남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 마기에 오염되는 것처럼 마기가 남은 길에 쓰러져 있던 몬스터나 인간의 시신은 다시금 들썩이며 일어나 이지를 잃은 으어어 소리를 내면서 좀비가 되어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이 몬스터가 바로 백골군주.
데몬 프린스 칠흑의 부하 중 하나로 언데드 계열의 최고위 몬스터였다.
-흐하하하.
그 백골군주는 즐겁게 웃고 있었다.
이 세상에 나와 온갖 산 것을 능멸할 오랜만의 기회였다. 언데드의 군주인 그의 입장에서 축제에 나온 것처럼 즐거운 것도 당연했다.
“막아라!”
“저 괴물을 쓰러뜨려야 해!”
헌터들이 한 덩어리가 되어 백골군주에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소용 없었다. 백골군주의 한 손에 뿜어내를 강렬한 마기와, 다른 손에 쥔 검이 번뜩일 때마다 헌터들은 동강 나거나 녹은 덩어리가 되어 땅바닥에 털썩털썩 떨어졌다.
-약해, 약해, 약해, 약해!
“역시 아크데몬...”
“우리들 만으론...”
연이은 동료들의 죽음을 보고서 헌터들이 주춤 멈췄다.
이대로 무작정 싸우려 들어 봐야 피해만 커질 뿐임을 핏값으로 배운 셈이다. 아크 데몬이 강력한 악마라는 것은 들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프로 헌터라 해도 아크 데몬 클래스의 악마를 직접 만나 대결해 볼 경도의 경험을 쌓게 되는 헌터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헌터들이 상대의 힘을 오판하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흐하하하! 흐하하하!
자신의 앞에서 두려워하며 물러서는 인간들을 보고 백골군주는 한층 즐거워졌던지 껄껄 웃었다. 그의 뒤를 따르는 죽음의 군대는 시시각각 그 규모를 불려가고 있었다. 이대로 가게 되면 엄청난 참사는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백골 군주다.
이 강대한 악마를 누가 막을 수 있단 말인가.
“몬스터 따위가!”
한 인간이 무마하게 그 악마를 향해 몸을 던졌다.
백골군주가 자신을 향해 공격해 오는 그 상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타오르는 화염이 그를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오, 싱싱한 인간이군.
백골군주가 쾌활히 외치면서 무기를 휘둘렀다.
백골군주의 검, 해골의 칼날이 불꽃을 둘로 갈랐다. 하지만 불꽃은 거기서 사라지지 않았다. 도리어 그 거대한 칼날면을 위로 달리면서 백골군주의 몸으로 옮기더니 벽을 타듯이 달렸다.
-오호호, 싱싱한 인간이야!
백골군주가 즐거워하면서 비어 있는 한쪽 손으로 모기를 때려 잡듯이 자신의 몸을 타고 오르는 불꽃을 후려쳤다. 그러나 쾅, 소리가 나며 뼈갑옷을 후려쳤을 뿐이었다. 불덩이는 군주의 손길을 벗어나 어깨에 이미 올라섰고, 거기서 점프했다.
이어 백골군주의 얼굴을 그 불덩어리가 후려쳤다.
퍼억!
굉음과 동시에 화염이 폭발하며 주변으로 번졌다.
이글거리는 그 불꽃의 열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폭발의 순간 백골군주의 바로 뒤를 따르던 좀비들이 불타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불꽃이 대기를 데우며 사라졌을 때, 백골군주의 얼굴은 다소 그을렸을 뿐, 전혀 다친 기색이 없었다. 그리고 허공에 아직 떠 있는 불덩이를 향해 손을 휘둘렀다.
퍽!
백골군주의 얼굴을 공격하느라 허점이 생긴 탓에 그 불덩어리는 이번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파리채에 얻어맞듯 거대한 손바닥에 얻어맞은 불덩이는 바닥에 처박히며 불꽃을 뿌렸다. 불꽃이 쓰러지고나니 그곳에는 한 인간이 겨우 서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장진호였다.
알파메일 10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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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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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