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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98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8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98화

98화 재앙(2)

 

 

 

 

 

‘게다가 슬레이어즈를 내가 먹게 되겠지!’

 

 

 

 

 

김태우는 야심이 끓어오르는 표정으로 웃었다.

 

유민석 따위 바보 같은 어리광쟁이는 얼마든지 뒤에서 조종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이제까지 그 성격 더러운 멍청이 새끼의 뒤처리를 해주면서 친분을 쌓아왔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 진이 완성됐다.

 

 

 

 

 

파앙!

 

 

 

 

 

완성된 진의 중심에서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나면서 그 아래의 공간이 쭉 찢어졌다. 김태우의 표정이 변했다. 마나를 마나석으로 변환하는 마법식을 가동하는데 공간 자체가 찢어지는 과정이 필요한가?

 

 

 

 

 

“뭐야, 이건...”

 

 

 

 

 

김태우가 당혹스러워하는데 변화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공간이 찢어진 틈이 점점 벌어졌다. 벌어진 공간의 저 너머는 완전한 어둠이었다. 그 어둠으로부터 불길한 기운이 몰려들었다.

 

 

 

 

 

오오오오오!

 

“말이... 다르잖아!”

 

 

 

 

 

김태우가 당혹한 표정이 되어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 찢어진 공간이 그 순간 한층 더 벌어졌고, 그곳으로부터는 마치 폭포수처럼 검은 연무가 뿜어져 나왔다.

 

 

 

 

 

후왁!

 

“빌어먹을!”

 

 

 

 

 

그 검은 연무에 김태우가 먹혔다.

 

그리고 한참 동안 어마어마한 전투의 굉음이 이어졌다. 덩굴이 무너질 듯이 흔들렸다. 그러나 그 굉음의 끝은 단말마의 비명이었다. 그 비명의 다음 잠시 세상이 조용해졌다가 우드득 소리가 짧게 이어졌다. 그리고 으르렁대는 낮은 신음소리 같은 것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

 

 

 

 

 

김태우를 찾아 이동을 계속하고 있던 성태 일행의 앞에 이변이 일어났다.

 

무언가 검은 연기 같은 것이 흘러들어 오더니 던전의 형상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응?”

 

“뭐, 뭔가...?”

 

“이게 무슨...”

 

 

 

 

 

놀란 사학년들은 당혹스럽게 던전의 변화를 살폈다.

 

잘 보니 던전의 벽과 바닥이 마치 녹는 것처럼 변모하고 있었다. 발아래도 굳기 전의 아스팔트처럼 희미하게 점성을 띄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던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부분은 모두 지금 저 통로 안쪽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검은 연기와 접촉하고 있었다.

 

 

 

 

 

“던전 자체가...”

 

“...먹히고 있다?”

 

“이게 무슨 일이...”

 

“도망쳐야 하는 거... 아냐?”

 

 

 

 

 

던전의 기묘한 변모에 사학년들이 불안한 얼굴로 수근거렸다.

 

성태가 그들을 비웃었다.

 

 

 

 

 

“어디로 도망친다는 거야?”

 

“그건...”

 

 

 

 

 

아무도 답을 못했다.

 

한번 들어온 던전은 입구가 닫힌 이후로는 공략을 완료할 때까지 나갈 수 없다. 즉, 도망칠 수가 없다. 보스를 쓰러뜨리던가 죽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애당초 던전 공략은 측정되는 마나의 수준보다 한 단계 정도 더 강하게 준비해서 들어가는 게 상식이다. 목숨이 걸린 만큼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간다.”

 

 

 

 

 

성태가 강하게 말하면서 앞에 섰다.

 

사학년들은 두려워하는 표정이었지만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통로 안쪽으로 계속 걸어 들어갔다. 들어갈수록 검은 운무는 더욱 강해졌고, 그 운무에 포함된 불길한 마력의 기운 역시 강해졌다.

 

성태 역시 슬슬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운무에 포함된 마력이 아무래도 이 던전의 수준을 상회한다고 느껴지는 지점에까지 도달한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이...?’

 

 

 

 

 

이변이 일어난 것은 틀림없었다.

 

그 이변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한층 더 안으로 들어갔다.

 

 

 

 

 

덜그럭.

 

 

 

 

 

조심스럽게 걷던 사학년 중 한 사람의 발에 무언가가 걸렸다.

 

사학년들이 뭐가 걸렸나 하고 아래를 바라봤다.

 

그들의 표정이 굳었다.

 

 

 

 

 

“이건...”

 

“사람의 시신...”

 

 

 

 

 

말 그대로 사람의 시신이었다.

 

그것도 괴물에게 뜯어먹히다가 버려진 듯한 처참한 몰골의.

 

몸의 절반 정보는 뼈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나머지 부분은 살점이 붙은 채로 피와 내장을 흘리고 있었다. 상태를 보아하니 뜯어먹혀 죽은지는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았다. 길게 잡아도 삼십분이나 되었을까.

 

 

 

 

 

“김태우다!”

 

 

 

 

 

시신에서 적이나 지금 상황에 대한 정보를 더 얻어 보고자 살피던 중 사학년 중 하나가 경악해 외쳤다.

 

 

 

 

 

“말도 안 돼!”

 

“김태우라고!”

 

“김태우가 이런 꼴로 죽었단 말야? 이 정도 던전에서?”

 

“믿을 수 없어!”

 

 

 

 

 

사학년들이 연이어서 시신의 얼굴을 확인하고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 됐다. 김태우라니. 김태우가 이 정도 던전에서 이런 처참한 꼴로 죽고 말다니.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단 말인가?

 

성태마저도 지금 이 시신이 김태우라는 데는 제법 놀랐을 정도였다.

 

그도 그렇다. 이 던전은 중급 헌터들이 파티를 짜서 들어오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난이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연수를 위한 실습장으로 쓰였던 건데...

 

 

 

 

 

‘일을 덜어서 좋긴 한데... 여기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성태는 찌푸린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

 

 

 

 

 

“이 이상한 연기랑 상관있는 거 아냐?”

 

 

 

 

 

사학년 하나가 두렵게 말했다.

 

실제로 던전의 변이도 그렇고, 강렬한 마력도 그렇고, 이 연무가 매우 수상하다는 것은 틀림없었다.

 

 

 

 

 

“이게 뭐라고-”

 

퍼억!

 

 

 

 

 

다른 사학년 하나가 애써 두려움을 부정하기 위해서인 듯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여는 순간, 여무를 해치고 날아든 무언가가 그의 머리를 박살 내 버렸다. 산산조각난 머리의 파편이 피와 함께 주변에 비처럼 뿌려졌다.

 

 

 

 

 

“아악!”

 

“으아아!”

 

 

 

 

 

사학년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쉬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연무를 헤치고 머리를 잃은 사학년의 몸을 거대한 촉수가 들어올리더니 안으로 가지고 갔다. 우드득, 우드득, 하는 끔찍한 소리가 연무 안에서 들려왔고, 곧 조용해졌다.

 

이어서 쿵, 쿵 소리를 내더니 무언가 거대한 것이 그들 앞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비대한 문어가 사람의 형상을 갖춘 듯한 모습이었다.

 

보기만 해도 끔찍해 보이는 그 괴물의 입으로는 시뻘건 선혈이 선명하게 묻어 있었다. 방금전 끌려 들어간 시신의 피임에 틀림없었다.

 

 

 

 

 

“뭐, 뭐야 저거! 라팅구 아냐?”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한 학생이 외쳤다.

 

라팅구.

 

지금 등장한 저 거대한 문어형 인간 몬스터의 이름이다.

 

여덟 개의 촉수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을 별미로 여긴다는 이 몬스터는 강인한 육체와 힘으로 매우 유명하다. 뼈가 없는 대신 저 거대한 몸 전체를 마력으로 충만한 근육을 통해 지탱하고 움직이고 있으니 당연하다.

 

촉수 하나만으로도 족히 2-3톤 무게의 물건은 들어 올릴 정도라서 강력한 라팅구의 경우는 탱크라 해도 단독으로 들어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해질 정도다.

 

그런 데다가 피부의 끈적한 점액은 날붙이를 미끄러지게 해서 공략이 어렵다.

 

그러니까 딜은 안 들어가고, 한 방 맞으면 이쪽은 빈사지경에 처한다.

 

한 마디로, 난적이다.

 

 

 

 

 

그래서 최소한 상급헌터로 구성된 파티가 아니면 상대해선 안 될 몬스터다.

 

 

 

 

 

“라팅구라니?!”

 

“라팅구!”

 

“그, 그거 상급 악마잖아!”

 

“상급 이전에 여기서 나오면 안 되는 거 아냐? 심해에 사는 놈 아냐?!”

 

 

 

 

 

비명처럼 사학년들이 외쳤다.

 

그들이 지금 한 말처럼 라팅구는 본래 바다에서 출몰한다.

 

주된 거주 지역은 심해. 하지만 팀을 짜서 사냥을 위해 바다를 감시하다 배가 지나가면 심해에서 기어 나와 인간을 사냥한다. 배가 없을 때는 바닷속에서 다른 몬스터를 학살해 잡아먹거나 아니면 그냥 바다 생물들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게 여기 왜...”

 

“게다가 한 둘이 아냐...”

 

 

 

 

 

한 사학년이 질린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 말처럼 지금 선두에 선 라팅구의 뒤에 음슷음슷 보이고 있는 여러 그림자가 있었다. 족히 열은 넘을 걸로 보였는데, 그것들도 전부 라팅구였다.

 

압도적인 적의 전력에 질린 학생들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김태우가 당했을 정도니 그건 당연하지만 이건 대체...”

 

“아, 아아...”

 

 

 

 

 

그들 중 하나가 아예 정신줄을 놓고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

 

사냥감이 도망치려는 것을 놓아두지 않겠다는 듯 라팅구의 촉수가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퍼억!

 

 

 

 

 

도망치던 사학년의 머리가 촉수에 얻어맞고 다시금 박살 났다.

 

그 시신이 바닥으로 털썩, 처참하게 누웠다.

 

그 참혹한 광경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홀로 생각에 잠겨 있던 성태가 그 순간 외쳤다.

 

 

 

 

 

“씨발 그렇구나!”

 

 

 

 

 

이제야 깨달았다는 표정이었다.

 

실제로 그 성태는 이제야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이 일련의 묘한 현상을 겪고, 라팅구까지 만나게 되고서야 겨우 알게 된 사실이다.

 

 

 

 

 

“그거 게이트 였구만!”

 

 

 

 

 

성태는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지금 그가 깨달은 것은 김태우가 이곳에 들어와 줄곧 만지던 바로 그 아이템이었다. 어디선가 보긴 본 것 같다고 생각 했었는데... 설마 ‘게이트’였다니.

 

게이트.

 

말 그대로 문을 만드는 아티팩트다.

 

작동 방법은 간단. 작동에 필요한 마나를 모두 보급하면 자동으로 열린다. 게이트를 통해 연결되는 세계나 발동을 위해 필요한 마나량은 설정에 따라 모두 다르다.

 

잘 사용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물건이지만 마법에 소원한 인류가 그걸 활용한 경우는 별로 없었고, 때문에 성태에게도 본 적은 있지만 잘 기억은 안 나는 물건 정도로 치부되고 말았던 아이템이다.

 

 

 

 

 

“아, 하필이면...”

 

 

 

 

 

성태는 한숨을 쉬면서 곤란한 얼굴로 머리를 긁었다.

 

 

 

 

 

“기다리고 있던 거긴 한데...”

 

 

 

 

 

사실 그가 기다리고 있던 물건이긴 했다.

 

일본의 삼신관 놈들이 악마와 계약해 그 물건을 손에 넣어 일을 벌이는 건 알고 있었고, 그렇지만 일부러 막지 않았을 정도니까.

 

게이트를 사용한 악마의 침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큰 충격이 되어 세계를 뒤흔들게 된다.

 

악마에 의한 대대적인 침공이 던전 외의 방식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첫 사례니까! 게다가 이 사건은 한국에 더욱 큰 충격을 안겨주게 되는데, 이유는 이 일로 인해 이씨가문의 패권이 크게 흔들리게 되기 때문이다.

 

 

 

 

 

성태의 입장에서는 그 충격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 덴노에게 받아온 편지도 바로 이 사건 다음에 쓰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자기가 있던 던전 안에서 이게 발동하게 되리라곤.

 

별것 아니라면 별것 아니지만, 나름 중요한 일이라면 중요한 일이다.

 

 

 

 

 

성태는 몸을 돌렸고, 달렸다.

 

 

 

 

 

“살려줘!”

 

“버리지 마!”

 

 

 

 

 

사학년들이 성태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애원했다.

 

성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퍼걱!

 

퍽억!

 

“아악!”

 

“살려줘!”

 

 

 

 

 

성태의 등 뒤에서 라팅구에 의한 학살의 굉음이 들려왔다.

 

성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걸 걱정하고 있었다.

 

 

 

 

 

‘저 새끼들은 뒈지도록 놔둬도, 동기랍시고 같이 들어온 애들은 구해야지.’

 

 

 

 

 

바로 동기들이었다.

 

라팅구가 잡몹처럼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지치고 부상당한 동기들을 그들끼리 헤쳐나가게 놓아둔다면 여기서 다 죽고 말 것이다. 다소 정체가 들킬 위험을 각오하더라도 무정하게 그들이 죽는걸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

 

 

 

 

 

쿠에엑!

 

 

 

 

 

라팅구가 고함을 내지르며 촉수를 휘둘렀다.

 

사람이 육체 따위는 종이장처럼 찢어버리는 그 촉수의 풍압이 동굴의 연무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그 촉수의 공격 앞에 서 있는 것은 단 한 자루 창을 쥐고 있는 연약한 인간에 불과했다.

 

 

 

 

 

쾅!

 

 

 

 

 

촉수와 창이 충돌했다.

 

고무줄처럼 창이 크게 휘청 구부러지더니 그 창을 쥐고 있던 인간이 뒤로 날아가 던전의 벽면에 충돌했다.

 

 

 

 

 

“큭!”

 

 

 

 

 

이 악문 신음을 내뱉으며 바닥에 떨어져 내린 그 인간은 바로 성남경이었다. 촉수의 직격은 막았다지만 창을 잡고 있던 양손이 덜덜 떨리는 게 변과 손목뼈에 무리가 많이 간 모양이었다.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알파메일 98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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