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9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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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6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97화
97화 역습(2) & 재앙(1)
“큭!”
유민석은 당황하면서 그들의 공격에 대응했다.
하지만 적의 수가 많았고 공격력과 속도 역시 이제까지 만나고 있던 놈들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금세 화염늑대가 내뿜는 열 때문에 유민석의 몸 곳곳에 화상이 생겼다.
하지만 성태는 팔짱만 낀 채 그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
저놈이 저런 꼴로 고생하게 될 싸움을 지친데다가 실력도 못하다 싶은 후배에게 시키려 들었다는 점이 성태를 더욱 화나게 했다. 이건 정말로 죽이려 들었던 것과 다를게 없지 않나.
성태가 무뚝뚝하게 쳐다만 보고 있자 주저주저 하면서 상황을 살피던 사학년들이 하나둘씩 무기를 들었다.
유민석을 도와 화염 늑대와 싸우려 나서려는 것이다.
성태는 그들을 막진 않았다. 사학년들이 화염늑대와의 싸움을 위해 앞으로 나섰고 유민석을 도와 화염늑대와 싸움을 개시했다. 곳곳에 상처를 입으며 힘겹게 유민석이 미끼 역할을 한 보람이 있어서 다른 사학년들은 수월하게 화염늑대의 허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들은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들어가 곧 하나하나 화염 늑대를 쓰러뜨렸다. 곧 모든 화염 늑대가 쓰러졌다.
사학년들은 몬스터를 쓰러뜨린 다음 성태 앞에 두려워하는 표정으로 모여들었다.
성태는 그들을 한 눈으로 쭉 훑어보다가 유민석의 배를 발로 후려갈겼다.
“개새끼!”
“컥!”
유민석이 배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사학년들이 그의 주변에 몰려들어 상태를 살폈다. 그리고 성태를 향해 항의했다.
“야, 이, 이건 너무 심하잖아!”
“심해?”
성태는 자신에게 항의한 사학년을 노려봤다.
그는 성태의 볼을 잡고 뺨을 때리던 바로 그놈이었다.
사학년은 성태와 눈이 마주치자 표정에 공포의 기색을 드러냈다. 성태는 피식 웃으며 그의 볼을 잡았다.
“심하다고 했냐, 이 쓰레기 같은 새끼야.”
그리고 찰싹, 이 아니라 철썩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뺨을 후려치면서 그에게 조곤조곤하게 말했다.
“멀쩡한 상태로 미끼 노릇하다가 저 꼴이 돼서 겨우 돌아온 주제에, 이제까지 연전하면서 체력도 바닥이고 부상도 입었을 후배를 그 미끼로 처넣는 건 전혀 심하지 않단 거지?”
“그, 그건...”
코피가 터지고, 입술이 터진 얼굴로 울면서 그 사학년은 입을 더듬거렸다.
성태는 그를 보면서 대답을 요구했다.
“아니, 그건 그냥...”
“그냥 뭐?”
“그냥.... 자, 장난...”
성태가 그 답을 듣자마자 그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갈겼다.
퍼억!
“악!”
얼굴이 뭉개진 채 뒤로 날아간 그는 엉망인 된 얼굴을 부여잡고 눈물을 줄줄 흘렸다. 앞니가 전부 부러져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성태는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다가가서 그의 머리칼을 잡고는 바닥에 처박아버렸다.
“네놈들 장난질은 사람 죽이는 거로군.”
그리고 당배꽁초를 끄듯이 질질 얼굴을 갈아버렸다.
“아아악!”
“이것도 장난이니 아무 상관 없겠지?”
성태가 상대의 비명을 들으면서 놀렸다. 물론 상대가 대답할 기력이 있을 리는 없다. 그 광경을 가까이서 보면서 질려 있던 사학년들은 이러다가는 자기 친구가 죽겠다 싶었던지 성태를 말리기 위해 움직였다.
“그, 그만둬!”
“오, 용감하시네.”
“결국 죽은 사람도 없잖아. 이만하면...”
애원하듯이 사학년이 말했다.
성태가 그의 뺨을 강하게 후려치면서 말했다.
“그건 내가 강하니까지.”
뺨을 맞고 입술을 터진 그는 휘청이다가 바닥에 쓰러졌다. 성태는 그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를 밟으면서 말했다.
“내가 약했으면 너희 같은 새끼들한테 농락당하다 뒈졌겠지. 안 그래? 이 개새끼들아!”
사학년들은 성태의 말에 아무 말도 못 했다.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성태가 죽어도 아무 상관 없다는 생각으로 그를 사지에 몰아세웠다. 강하지 않았다면 성태는 운이 좋았더라도 평생 짊어져야 할 장애를 안게 되었을 것이다.
“야, 다시 내 앞에 모여.”
성태가 지시했다.
유민석을 비롯, 사학년들은 기다시피 해서 성태 앞에 모여들었다. 성태에게 얻어맞아 부상이 심한 이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다.
“후...”
그들을 보면서 성태는 한숨을 쉬었다.
‘결국 저질렀군.’
수호대의 학생이란 신분은 편리하다. 유지할 필요가 있다.
미래를 안다고 해도 그걸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기반이 필요하니까. 가령 미래에 중요한 인물이 될 여러 헌터들과 자연스럽게 접점을 만드는 게 이만한 것이 없다.
카에데나 박수천만 해도 성태가 수호대의 학생이 아니었다면 접점을 만들기 제법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쓰레기 같은 놈들이 워낙 열받게 하는 바람에 신분 위장을 위해 사용하던 가면을 벗고 말았다.
‘이걸 어떻게 처리한다.’
학생 신분을 버리고 싶진 않지만 여기서 있던 사실이 밝혀진다면 소란이 일지 않을 수 없다.
지나친 관심이 모여들 테고, 지금과 같은 신분 위장은 힘들다.
솔직히 지금만 해도 성태는 자신에 대해 교수진들이 의혹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건이 표면화되면... 아무래도 학생 신분을 유지하긴 힘들다. 혹은 유지하려면 다소 귀찮은 뒷거래 같은걸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입을 막아버려야 한다는 건데...
‘무리지.’
성태는 비밀을 믿지 않는다.
정확히는 인간이 비밀을 지킬 거라 믿지 않는다.
단순히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서가 아니라, 그가 살아온 인생을 반추해 보면 그런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어리석음 일 수도 있고, 이기심일 수도 있고, 고통이거나 공포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건, 살아있는 입은 비밀을 토해내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완벽한 답은 하나 뿐이다.
‘죽여버리는 게 편하긴 한데. 뒤처리 생각할 것도 없고.’
음산하게 성태의 눈이 자신의 앞에서 떨고 있는 사학년들을 바라보며 그리 생각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리고 이곳은 던전이다.
죽여버려도 무마가 쉽다.
그래도 죽여버리는 건 좀 심하지 않나 하고 성태가 고민하고 있던 찰나였다.
성태의 눈이 유민석을 포착했다. 그의 손이 주머니 안에서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성태는 그 주머니에 뭐가 있는질 안다. 초음파 발생기다.
김태우에게 연락하려는 것이다.
성태가 움직였다.
퍼억!
상태의 발길질이 유민석의 가슴을 뚫었다.
단순히 가슴이 뚫린 게 아니라 심장이 같이 파괴되고 말았다.
유민석은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꺼억...”
털썩.
“새끼, 고민을 덜어주는 게 아주 고맙구만.”
바닥에 쓰러진 유민석의 시체를 보면서 성태는 기분 좋게 웃었다. 이놈을 죽일까 말까 했는데 알아서 뒈질 짓을 해준 덕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아악!”
“이 자식 민석일 죽였어!”
“어, 어떻게 그런...”
하지만 자기 친구가 바로 곁에서 살해되는 걸 본 사학년들은 아예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들은 금세 패닉상태에 빠져 성태를 비난하면서 두려움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성태는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훑어보면서 말했다.
“조용히 해. 너희도 죽여버린다.”
“으, 으으...”
“아아아아....”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망설임 없이 사람을 죽이는 광경을 봤다. 딴마음 같은 걸 품을 리가 없다.
성태는 공포로 그들을 압도한 다음 요구했다.
“이 새끼는 몬스터 잡다 뒤진거야. 알겠냐?”
인형처럼 사학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니들이 뭐라 떠들든 세상이 믿을 것도 아니고... 어디서 입 함부로 놀렸다간 저 새끼 만나러 가는 거지. 알겠냐?”
“아, 알겠어...”
“으으...”
모두 동의했다.
하기야 다른 수 따위는 없다.
그리고 성태 입장에서도 괜히 동네 양아치 정도 찝찝하게 죽이는 것보다는 유민석 하나만 깔끔하게 처리하는 게 더 나았다. 유민석은 그의 집안 길드와 김태우 같은 배경이 있는 덕에 그의 증언이 강한 영향력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여기 다른 이들은 그 정도는 아니다. 충분히 공포로 억누를 수 있다.
게다가 성태의 실력이 사학년 다수를 혼자서 압도한다는 설명 따위를 저들이 지껄여 봐야 진지하게 받아들일 이가 있을 리도 없다.
‘세상 도움 될 것 같은 새끼는 하나도 없으니 다 쳐죽여 버릴까 싶기도 하지만.’
성태는 약간 아쉽게 어깨를 으쓱였다.
어쨌건 이렇게 됐으니...
‘이제 다음 상대는 김태우로군.’
이렇게 된 이상 일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선 역시 김태우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유민석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증언에서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이고, 또 일을 이렇게까지 악화시킨 제일 주범이기도 하다.
그는 목숨으로 책임을 져야 했다.
매우 다행스럽게도 유민석과 같이 죽이기로 결정했다면 아무 갈등 없이 일을 시행할 수 있는 자이기도 했다. 어차피 그는 장래 이 세상에 해악밖에 되지 않는다. 가벼운 걸음걸이로 김태우를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학년들을 자신의 짐꾼으로 부리면서.
*******
재앙
화염의 거인이 주먹을 휘둘렀다.
콰앙!
벽에 맞은 주먹이 주변에 강렬한 불꽃을 뿌리며 흩어졌다.
그 불꽃 사이를 해치며 달리는 한 인간이 있었다.
김태우였다.
“하핫! 좋군!”
그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몬스터는 버닝맨.
화염늑대에 비해 한 단계 격이 높은 상대다.
하지만 그 몬스터를 상대하는 김태우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그는 가치 높은 사냥감을 앞에 둔 사냥꾼의 눈을 하고서 버닝맨을 상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야말로 ‘헌터’다운 모습이었다.
“이 놈!”
쾅!
연달아 버닝맨이 날리는 화염구를 피해 그 품 안으로 치고 들어간 김태우는 들고 있던 무기로 버닝맨의 가슴을 갈랐다.
퍼억!
마나가 가득 담긴 칼날 앞에 화염이 단숨에 갈라졌다.
버닝맨은 비명을 지르면서 몸 주변으로 강력한 화염을 뿜어냈다. 강철을 녹일 수 있을 만한 열기였지만 그 불길이 지나간 다음에도 김태우는 멀쩡했다. 마나의 방벽으로 그 공격을 방어해 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마나를 체력으로 전환해 막아냈다.
후르르-
버닝맨은 폭발처럼 강한 화염을 뿜어낸 다음 기력이 쇠한 듯 불길이 약해졌다.
김태우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으랏챠!”
바닥을 박차고 섬전처럼 날아간 김태우는 버닝맨의 머리를 검으로 갈랐다.
퍼걱!
크아아!
그것이 최후의 일격이 됐다.
버닝맨은 비명을 지르면서 불꽃으로 산산이 흩어졌다.
그리고 버닝맨이 사라진 자리에는 푸른 구슬 같은 에너지의 덩어리가 둥실 떠 있었다. 마나였다. 김태우는 흥분한 눈으로 그 마나 덩어리에 다가갔다.
“자, 마지막이다...”
김태우는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바로 마나석 양산기였다.
이제까지 가득 모은 마나를 머금고 희미한 푸른 빛을 내고 있는 그 기기의 뚜껑을 열고 김태우는 버닝맨의 마나를 기기에 담았다.
우웅.
“오오, 반응한다...!”
김태우가 흥분한 표정으로 기뻐했다.
기대했던 대로 지금 마나로 모든 마나가 다 채워졌던 듯, 둥그런 기기의 빛이 갑자기 확 하고 밝아졌다. 그리고 프로젝터가 그런 것처럼 빛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 빛은 던전 천정에서 하나의 그림을 이뤘는데, 마법에 대해 잘 모르는 김태우가 보기에도 그것은 어떤 마법진 같았다. 그리고 그 마법진의 각종 기호들이 복잡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김태우는 침을 꼴깍 삼켰다.
이 작업만, 이 작업만 완성되면 마나석을 양산할 수 있는 아티팩트를 손에 넣게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한국의 길드간 권력 체계는 완전히 파괴된다!
슬레이어즈는 최강의 길드가 될 것이다.
알파메일 9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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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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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