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8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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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75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82화
82화 격돌과 반전(3)
챙!
“음?!”
그러나 세이콘의 검끝이 성태의 목을 뚫기 전, 성태가 어느샌가 회수한 검날에 아르테미스의 검끝이 막혔다.
세이콘조차 지금 성태의 동작은 보지 못했다.
그리고 성태가 비릿하게 웃었다.
“개소리는 이제 끝났나.”
싸늘한 것이 그 순간 둘의 등골을 타고 올랐다.
“뭣?!”
“이게 어떻게……!”
한 방 늦게야 상황을 파악한 두 신관은 불에 댄 듯이 무기를 회수하고는 몸을 뒤로 날렸다. 아니다. 그렇게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의 반응보다 빨리 성태가, 그의 무기가 움직였다. 번뜩임이 일어나면서 해일 같은 힘이, 충격이 그들을 습격했다.
“크아악!”
“컥!”
거친 충격파와 함께 전신을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격통이 둘을 엄습했다.
둘은 동시에 뒤로 튕겨 나갔다.
세이콘이 겨우 자세를 바로 하면서 즉각 전투 자세를 잡았지만 얼굴색이 새파랬고, 입술로는 피를 흘리고 있는 게 속으로 피해가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쿄우에 이르러서는 아예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한 채 가슴을 움켜쥐고 있는 지경이었다.
“후아.”
성태는 그들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 나오면서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이런 카운터라니…….”
“크으…….”
이를 악물면서 이신관이 침중하게 중얼거렸다.
지금 둘은 완벽한 카운터에 당하고 말았다. 공격이 완전히 성공했다고 생각한 시점에 원을 그리듯 성태가 검을 휘두르는 그 궤적에 완벽히 걸려버린 것이다. 공격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여기 대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덕분에 검에 모여 있던 마나에 그대로 얻어맞고 말았다. 자칫 호흡만 한 번 잘못해도 내부에서 겨우 억누르고 있는 힘이 폭발해 피와 내장을 토하고 말 것 같은 상황이었다.
“설마 우리에게 밀리던 것이 전부 연기…….”
세이콘이 이를 악물고 되물었다.
성태와 같은 마나에서 아무리 카운터라 해도 이만한 공격력을 내려면 마나를 꽤 축적해야 한다. 그러면 방금까지 당하던 상황 자체가 연기가 아니었던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되는 것도 필연적인 일이다.
성태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그야말로 ‘설마’지. 내가 아무리 실력에 자신이 있어도 당신네들 상대로 그런 짓을 할 깜냥은 없어. 그렇지만 밀리는 만큼 이걸 처음부터 노렸던 것은 사실이지.”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결국 절반의 함정이라는 말이다.
신관 두 명을 상대로 절반의 함정을 설치하고 그걸 성공시킨다는 점에서 정말 어처구니없긴 하지만 말이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역전극이다!”
이어 성태는 기세등등하게 외치고 두 신관을 향해 달렸다.
두 신관은 맹수를 피하는 초식동물처럼 이리저리 뛰면서 성태와 거리를 두려 노력했다. 그 모습을 공터의 한쪽 외곽에서 보면서 카에데는 입을 딱 벌리고 있었다.
‘믿기지 않아……!’
전율에 몸이 떨리는 느낌이었다.
‘쿄우와 세이콘……. 두 신관을 동시로 상대하면서 어떻게 이런…….’
삼신관의 둘을 성태가 압도하고 있다니!
사실 함정이라는 것이 판명된 순간 카에데는 어떻게든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다음 기회가 있다고 여겨졌으니까. 그러나 성태의 실력을 보자면 그것이 잘못된 생각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실력은 그만큼 압도적이다.
텅!
쾅!
그러는 사이 성태가 쿄우의 원군으로 달려온 세이콘을 쳐냈고, 그 검격을 방어했지만 거기 담긴 큰 힘에 어쩔 수 없이 튕겨 나간 세이콘은 길거리 자갈처럼 바닥에 구르다 겨우 섰다.
이제 성태와 쿄우는 완전한 일대일 상황!
“자, 우선 한 마리!”
성태가 쾌활히 외치면서 검을 들었다.
그 검은 이미 쿄우를 간격 내에 잡았다.
쿄우는 츠쿠요미의 스킬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그 검격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는 지금도 계속해서 츠쿠요미의 힘을 빌리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상대는 자신의 경로를 이미 모조리 파악하고 있는 듯이 쫓아오고 있었다.
이대로 검을 내리친다면 쿄우의 머리가 거기 걸려 두 동강 날 일만이 명백했다.
세이콘이 다시금 쿄우를 구하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지만 너무 멀었다.
한데 그는 달려오면서 갑자기 외쳤다.
“호지로!”
호지로?
여기서 웬 호지로란 말인가.
세이콘의 외침이 이어졌다.
“열어라!”
카에데가 불길함에 전율했다.
그 불길함의 다음 순간에 진짜 공포와 마기가 공간을 덮었다. 공터의 중간에 갑작스럽게 검은 마기의 덩어리가 생기더니 그것이 확장되며 거대한 공간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카에데에게도 익히 익숙한 것이 나타났다.
아크 데몬 바틸라였다!
-저놈이군!
바틸라는 등장하자마자 상황을 파악했다.
그것이 거대한 양손을 쥐었다.
그러자 쿄우를 향해 검을 휘두르던 성태가 갑자기 표정이 일그러뜨렸다.
“큭?!”
허공에서 검은 링 같은 것이 나타나 그를 죄여버린 것이다. 바틸라의 구속 마법이었다. 그사이 쿄우는 아슬아슬하게 성태의 공격을 벗어나 세이콘의 옆에 섰다.
“허억, 허억…….”
하지만 목숨에 경각에 달려 있던 것은 감출 수 없었다.
삼신관 중 하나라는 지위에 걸맞지 않게 전신이 땀투성이였고, 얼굴색은 새파랬다.
“괜찮나?”
“아아, 덕분에. 저거……. 정말 어처구니없는 물건이야.”
주춤주춤 자리에서 일어서며 쿄우가 성태에 대해 그리 평가했다.
세이콘도 진심으로 동의했다.
“그래. 원래는 빚을 지우고 싶지 않아서 지금 쓰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던 건데…….”
바틸라를 소환해 성태를 잡는 데 쓰는 것은 본래 이들의 계획에 없던 것이다.
당연한 것이다.
삼신관 가운데 둘이 나서서 하나를 상대하는 함정을 짰는데 거기다 굳이 아크 데몬을 추가한다니? 그런 전력 낭비를 할 필요가 뭐가 있단 말인가.
게다가 아크 데몬은 결코 공짜로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인다면 대가를 요구한다. 기껏 빚을 지워뒀는데, 이걸 쉽게 싸움에서 그 빚을 탕감하도록 할 이유가 없다.
-흥, 쓸데없는 여유를 부리더니 꼴좋군.
바틸라만은 지금 상황이 즐거운 듯 이죽이죽 웃었다.
“아아…….”
멀지 않은 곳에서 카에데는 지금 상황에 절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태는 아니었다.
“이익…….”
파직! 파악!
성태는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마력의 띠에 강하게 저항했고, 고무줄처럼 늘어나더니 결국 끊어졌다. 띠를 구성하던 마력이 해체되며 주변에 요란한 소리가 났다.
겨우 그 구속에서 해방된 성태는 지금 상황에서도 전의를 잃지 않고 검을 들었다.
그걸 보고 바탈라가 감탄해 중얼거렸다.
-이걸 뜯어냈나. 보아하니 마나량으로 따지면 일만도 채우지 못할 것 같은데. 정말 특이하군. 하긴 그걸 생각하면…….
“떠들 시간에 싸워라!”
쿄우가 외쳤다.
세이콘과 그는 이미 성태의 목숨을 확실히 거두기 위해 달려 나가고 있는 상태였다.
-흥, 귀찮은 것들. 좋아. 먼저 저걸 처리해야 어떻게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테니.
바틸라 역시 지금 상황에선 태만할 수 없었다.
자칫하면 저들 둘이 정말 저 탐스러운 인간을 죽일지도 몰랐다. 일단 살려서 이것저것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이 싸움에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했다.
곧장 전투가 시작됐다.
세이콘의 예리한 검이 성태를 노렸다.
쿄우의 현란한 움직임이 성태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바틸라의 마법이 성태의 사방을 노렸다.
강철의 빛과 마법의 번뜩임이 동시에 성태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꽈르릉!
콰창!
퍼억!
땅거죽이 뒤집어지는 폭발이 연달아 이어졌다. 그 폭발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가며 성태는 몸을 뒤로 날렸다. 그 폭발을 헤치면서 세이콘과 쿄우가 달려 성태를 추적했다. 그들의 공격이 계속 노렸다.
퍽!
퍼억!
아무리 잘 피한다고 해도 절대적인 마나의 수치차가 너무 크다. 순간적인 가속과 감속의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성태의 움직임은 현재 자신을 노리는 모든 공격을 피하거나 막기 힘들었다. 결국 세 강자의 공격에 대응하는 와중 그의 몸에는 하나하나 상처가 생겼다.
“젠장 일본의 수호신 운운하는 것들이 삼 대 일로 젊은이 하나를, 그것도 악마까지 소환해서 상대하려 들다니, 창피한 줄도 모르고!”
피 흘리는 얼굴로 성태는 짜증을 내며 외쳤다.
물론 그런 게 적들에게 먹힐 리야 만무하다.
“수치는 잠시지만 패배는 영원하다!”
“네놈 목을 벨 수 있다면 그 정도 개소리는 얼마든지 들어주도록 하마!”
도리어 세이콘과 쿄우의 입장에서는 드디어 성태가 자신들의 공세에 버티지 못하고 목을 내놓을 시점이 다가왔다고 느낄 뿐이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느낀 둘의 공격이 방금보다 한층 거세졌다.
그들의 공격이 거세진 만큼 성태의 몸에 생기는 상처는 더욱 늘었다.
팍, 파박!
“크윽……!”
성태는 이를 악물었다.
지금 그의 모습은 전투 도중 생긴 피로 인해 그야말로 혈인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다가 바틸라 역시 지금 놀고 있지 않다.
-죽어라!
꽈르릉! 꽈아앙!
바틸라가 양손으로 마나를 모아 성태를 향해 쏘아냈다. 그의 마력이 번개가 되어 성태를 후려쳤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바틸라가 손을 휘두를 때마다 마력이 에너지로 변환되어 성태를 후려쳤다. 화염, 냉기, 독액 등, 어느 것 하나 인간에게 치명적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
“아아아……. 이대로는 아무리 성태라 해도…….”
그 광경을 보면서 카에데는 거의 절망했다.
저도 모르게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을 정도였다.
성태의 실력이 얼마나 압도적인지는 직접 경험했지만……. 그러나 이건 일개 인간이 버틸 수 있는 공세가 도저히 아니었다.
-놈! 끝이다!
그때 희열에 찬 바틸라의 외침이 대기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그의 외침보다 큰 굉음은 바틸라가 치켜든 양손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의 양손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검은 마나가 회전하면서 대기를 흔들고 있었는데, 거기서 일고 있는 우르릉거리는 굉음은 듣는 이의 몸을 저릿하게 흔들고 등골을 싸하게 훑는 공포를 자극했다.
한눈에 봐도 평범한 공격일 리 없다는 걸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저 검은 마나의 덩어리는 혼돈의 화염!
가장 뜨겁고, 가장 사악한 열로 시전자의 의지에 따라 지옥 끝까지라도 목표를 추적해 태워버려 한 줌 뼛가루로 만들어 버리는 가공할 만한 공격이다!
투앙!
그 에너지의 덩어리를 바틸라가 성태를 향해 쏘아냈다.
그걸 느끼고서 세이콘과 쿄우가 양옆으로 몸을 날려 피했다.
막대한 에너지의 덩어리가 성태의 바로 앞이 됐다.
“큭!”
성태는 자신의 뼈와 살을 태우려는 에너지의 용트림 앞에서 이를 악물었다. 자칫하면 이대로 끝장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몸을 엄습했다. 그러나 그는 강성태다! 신조차 죽이고 이 세계로 돌아온 기적의 사나이.
“이까짓!”
그는 양 눈 안에 그 덩어리를 담고서 오히려 앞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혼돈의 화염을 향해 역으로 검을 휘둘렀다. 떨어져서 본다면 마치 자살하려는 것 같은 모습이다. 저 무서운 불덩어리에 몸을 던지는 것 같은 모양이었으니까.
하지만 성태와 불덩이가 겹친다 싶은 바로 그 순간에 갑자기 불덩이가 해체됐다.
마치 안개가 된 것처럼 그 막대한 마나의 덩어리가 흩어지면서 구름처럼 주변에 산개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마나의 구름 가운데 서 있는 것은 성태!
성태는 과거 산시로의 마법에 대응할 때 그러했던 것처럼 마법을 검으로 끊어버린 것이다! 이번에 차이가 있다면 이미 성립된 마법을 그렇게 했다는 것인데, 성태만큼 마나에 민감하다면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미 마법으로서 성립된 만큼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이 문제일 뿐. 그것을 성태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해낸 것이다.
그러나 혼돈의 화염 정도의 강력한 마법이다.
아예 피해가 없기는 힘들었다.
헉헉대며 겨우 서 있는 모습의 성태도 곳곳에 화상으로 인한 물집이 잡혀 있었다.
알파메일 8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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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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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