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6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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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3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62화
62화 일본의 음모(2)
하지만 다른 경우는 보통 그러면 떠받들어 주는데 자기는 겨우 물리적인 괴롭힘을 면할 뿐 은근한 멸시와 괴롭힘은 어쩔 수가 없었다.
성태는 우울하게 말하는 박수천을 아래위로 쳐다봤다.
박수천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성태의 눈에서는 선명하게 보였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마의 오오라가.
그것이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그를 싫어하게 만드는 이유.
“쯧쯧. 왜 그런지 조금은 알만하군. 일단 너, 너무 어두워.”
일단 모르는 척하고 성태는 말했다.
박수천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우울하게 말했다.
“알지만 고치기가 어려워서…….”
“음, 이렇게 하자.”
퍼뜩 생각이 난 듯 성태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
박수천이 어깨를 움츠리며 놀라는 눈길로 성태를 바라봤다.
“뭘 어떻게?”
“너, 우리 기숙사로 와.”
“네 기숙사로?”
상상도 못 했던 성태의 제안에 박수천이 되물었다.
성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기숙사 옮기는 거야 신청하면 별로 안 어렵잖아? 적어도 6번 기숙사에 대해서는 말이지.”
“그, 그렇긴 한데…….”
기숙사는 수호대 내 파벌의 기초 같은 것이라서 실은 옮기기 쉽지 않다. 상위 기숙사일수록 그렇다.
그러나 하위 기숙사, 특히 사실상 패배자들 전용 비슷하게 인식되어 있는 6번 기숙사에 대해서는 쉽게 갈 수 있다.
성태는 웃으면서 말했다.
“와서 내 시다바리나 해라. 그러면 적어도 오늘 당하던 그런 꼴은 피하게 해 주지.”
“괘, 괜찮을까? 다들…….”
다듬거리면서 박수천이 물었다.
성태의 제안 자체는 고마웠다.
지금 있는 기숙사는 거기 있어서 장래 얻게 될 이득보다도 당장 박수천 자신이 견디기 힘든 것 때문에라도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기숙사를 옮긴다고 해 봐야 다른 대우를 받을지는 의심스러웠다.
오히려 호의를 보여준 성태에게 폐를 끼치게 되는 게 아닐지 그는 걱정스러웠다.
성태는 걱정말라는 듯 웃으면서 말했다.
“아, 물론이지. 그리고 오는 김에 보기만 해도 어딘지 불쾌해지는 네 태도 그런 것도 좀 뜯어 고치게 내가 지도해 주고.”
“그, 그러면…… 알겠어.”
박수천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입장에서 보자면 처음으로 친절하게 대해준 동기였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좋은 선택이야.”
성태도 웃으며 기뻐했다.
그야 기쁜 일이다. 이걸로 박수천이라는 희대의 마법적 재능을 지닌 인재를 자기 수하로 부릴 기반을 닦게 됐으니까!
*******
박수천과 헤어진 성태는 다시 강당 근처로 갔다.
그리고 강당 뒤편에서 잠시 시간을 보냈다.
주춤거리면서 한 사람이 다가왔다.
“여, 왔냐.”
“무, 무슨 일이야.”
최연우이었다.
성태는 그와 어깨동무를 하면서 친근하게 말했다.
“뭘 그렇게 벌벌 떨고 있어. 잘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려는 건데.”
“으, 으응…….”
성태가 하는 말에 최연우는 껄끄러운 얼굴이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최연우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대체 뭐 하려고 그런 짓을 시킨 건지…….
이번 강당에서 선배들의 지시에 따라 동기들을 굴리면서 그가 박수천을 유독 심하게 괴롭힌 건 사실 성태가 시켰기 때문이다.
그도 박수천을 좋아하지 않지만 일부러 괴롭히려 들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더니 구해주듯 데리고 나간다니…….
최연우가 영문을 몰라 하는 가운데 성태가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격려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아, 알겠어.”
“그리고 공짜로 받기만 하는 것도 내 취향은 아니니까……. 네 마나식 말인데, 심장 쪽에서 0.5초 정도 더 유예를 돌렸다가 퍼뜨려 봐. 효율이 더 좋아질 거야. 여기서 해 봐.”
갑작스런 말이었다.
최연우는 당혹스러웠지만 당장 해 본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길 것은 아니라 성태가 말한 대로 했다. 그러자 당장 마나의 운동이 훨씬 원활해진 것이 느껴졌다.
‘저, 정말이다……!’
놀라 최연우가 자신을 바라보자 성태는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
“마음에 든 모양이군. 내 말을 잘 들으면 앞으로도 종종 도와주지.”
“그, 그럴게. 그런데 그 녀석은 뭣 때문에……?”
침을 꼴깍 삼키면서 최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런 보상을 해 준다면 최연우로서는 성태의 말에 절대로 거역할 수가 없는 일이다.
한데 이런 능력을 가진 성태가 왜 박수천을 그런 방식으로 끌어들이는 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뭐 그럴 일이 있어.”
성태는 어깨를 으쓱였다. 박수천의 재능과 힘, 그리고 위험성에 대해서 굳이 알려줄 이유야 없는 일이었다.
*******
이세신궁.
본래부터 일본의 신사를 대표하던 이곳은 지금은 그 위세가 한층 더해져 일본 음양도의 총본산으로 취급되며 많은 헌터들을 지휘감독하는 신성한 장소가 되어 있다.
한국으로 친다면 국방부 산하 헌터과 마법부 총괄지휘소 같은 것이다.
여러 의례적인 행사를 하고 관광지로 유명했던 이곳은 이제 일본의 가장 중요한 연구소이자 지휘소가 됐다.
그 이세신궁의 한 대기실이었다.
고풍스럽게 꾸며졌지만 다양한 현대 기기들 역시 불편함 없이 구비된 그 방을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은 카에데였다.
특이한 점은 그녀가 지금 무녀복을 입고 있다는 것인데 그건 곧 있을 한 행사를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행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그녀는 이 방에서 컴퓨터를 사용해 어떤 자료를 읽고 있었다.
심각한 얼굴로 그걸 읽던 카에데는 화면을 끄고 자료가 담겨 있던 usb를 컴퓨터에서 빼냈다. 그리고 그 usb를 자신의 얼굴에 툭툭 치면서 생각했다.
‘흐응…….’
그녀가 보고 있던 자료는 바로 성태가 넘겼던 것이었다.
그녀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돌아온 직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반복해서 이 자료를 읽으면서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하지만 카에데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복잡한 마력 운용식이지만…… 용도를 알 수가 없는걸.’
안에 담긴 자료는 성태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마력 운용식이었다.
하지만 카에데는 많은 노력을 들였음에도 그 식의 용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카에데가 이혜선에 비길 만한 천재라는 걸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역시 장난친 건가. 하지만 단순한 장난으로 치기엔 또 지나치게 공이 들어가 있어. 일단 암기해 두긴 했는데…… 천천히 해석해 봐야지.’
카에데는 쀼루퉁한 얼굴로 우선 그렇게 결론지었다.
복잡하긴 했으나 카에데 정도의 천재라면 한두 번 보는 정도로 완전히 외울 수 있는 것이라 지금은 받았던 자료가 완전히 파괴된다 해도 아무 상관 없었다.
그러니 이 자료에 대한 판단은 좀 더 나중으로 미뤄둬도 문제없었다.
“아가씨.”
그때 그녀의 대기실 문 앞에서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래?”
카에데는 발랄한 걸음으로 대기실을 나섰다. 카에데와 마찬가지로 의장을 차려입은 시녀들이 그녀를 맞았다. 그 시녀들의 대장이 카에데를 선두에 두고 고개를 숙이며 권했다.
“어서 가시지요.”
“할아버지도 거기 계셔?”
“네. 다른 분들과 함께 거기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응. 어서 가자.”
할아버지 역시 그곳에 있다는 말에 무척 기뻐하면서 카에데는 고개를 끄덕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녀들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줄줄이 이어진 토리이를 건너 카에데는 곧 목적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자연에 둘러싸인 둥그런 원형의 공터로 그 주변에는 사람들이 둘러앉아 공터를 구경할 수 있도록 높은 곳에 나무좌석을 놓아둔 형태였다.
그리고 그 좌석에는 이미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었다. 대부분이 일본에서 한 자락 하는 사람들이었고, 맨 앞의 상석에는 세 남자가 차례로 앉아 있었다.
그들이 바로 세 수호자, 삼신기의 현재 각 주인들이었다.
긴장에 심호흡을 하고 카에데는 공터로 들어섰다.
그런데 첫발을 내디딘 순간 카에데의 표정이 당혹스럽게 변했다.
“어라?”
“왜 그러시는지?”
그녀의 뒤를 다르던 시녀들이 조심스레 물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카에데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무언가 강렬하고 불길한 기운이 전신을 휘감는 느낌이 들었지만 일순간일 뿐이었다. 지금은 그런 기색이 완전히 사라졌다.
긴장 때문에 신체 감각이 조금 어그러진 모양이었다.
카에데는 앞으로 나섰다.
가는 길에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서 할아버지를 찾았다.
곧 그녀는 자신의 할아버지, 아마츠키 료마를 찾을 수 있었다. 정갈한 기모노를 입은 완고한 인상의 백발노인이었다.
료마 쪽에서도 카에데를 본 듯 그는 카에데에게 웃어 보였고, 카에데 역시 씩씩하게 웃었다.
그리고 카에데는 세 수호자의 앞에 섰다.
“어서 와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때가 됐구나.”
“스승님들.”
세 스승의 말 앞에 감격하면서 카에데는 무릎을 꿇었다.
“한국에서의 네 활약은 잘 들었다. 대단한 것이었지.”
“그것을 듣고 드디어 이제 삼신기 전부를 물려줘도 좋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지.”
세 사람은 운을 맞춘 듯이 차례로 말했다.
카에데에게 삼신기를 물려주는 것.
바로 그것이 오늘 이 의식의 목적이었다. 카에데가 진정 일본의 수호자로 거듭나는 일이기도 했다.
아무리 아마츠키 가문의 후계자인 카에데라 해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임大任이다.
“자, 중앙에 서라.”
“네.”
카에데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공터의 중앙에 섰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꽈르릉!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천둥벼락이 치는 듯한 굉음이 연이어졌다.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불길한 기운이 스멀스멀 공터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건……!”
카에데의 얼굴이 굳었다. 이 기운은 그녀가 바로 이 장소에 들어서는 순간 느꼈던 그 불길한 기운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녀가 주변을 돌아봤을 때 그녀는 더욱 경악스러운 것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으음!”
“무슨 일이…….”
이곳에 있는 이들 가운데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은 자신과 할아버지, 그리고 그 외 아마츠키 일족뿐이었다. 다른 이들은 마치 이게 당연한 일이라는 듯 평온한 표정이었다.
카에데를 비롯한 아마츠키 일족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사이 스멀스멀 흘러나온 어두운 기운은 더욱 강하게 응축되더니 허공에 모여들어 덩어리를 이루었고, 그 덩어리가 공간을 찢어발겼다.
그리고 그 찢겨진 공간으로부터 암흑의 거인이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보통 인간은, 아니 어지간히 강한 헌터라 해도 그 모습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공포에 미쳐 버리고 말 것 같은 압도적인 괴물이었다.
그 괴물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카에데의 앞으로 와 스스로를 밝혔다.
-나는 아크 데몬 바틸라! 심연의 지배자 데몬 프린스 ‘칠흑’의 수하로서, 엄숙한 맹약에 따라 이곳에 나타났다!
알파메일 6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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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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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