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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55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2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55화

55화 천재, 아마츠키 카에데!(1)

 

 

 

 

 

검기가 휘황하게 날았다.

 

츠츳!

 

파악!

 

소름돋는 파공성이 주변을 쓸었다.

 

철과 철이 서로 스쳐 지나가며 불꽃이 튀며 이는 고음이 거칠고 기괴했다.

 

그 충격과 열 사이를 꿰뚫고 작은 그림자가 움직였다.

 

그 그림자가 순식간에 몸을 날리더니 발을 휘둘렀다.

 

상대는 방금 공방의 충격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상태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한 채 얻어맞을 수밖에 없었다.

 

퍼억!

 

어마어마한 충격이 남자의 배를 후려쳤다.

 

척추가 박살 나는 듯한 충격을 맛보면서 그는 뒤로 튕겨 나갔다. 경기장 끝까지 날아간 그는 바닥을 질질 끌다가 겨우 멈췄다.

 

“크으윽…….”

 

남자는 격통에 부들부들 떨면서 얻어맞은 배를 부여잡았다.

 

그 앞으로 카에데가 천천히 걸어 나서면서 코웃음 쳤다.

 

“흥, 역시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군.”

 

일본어라 한국인들이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그 어조만으로도 그녀가 어떤 말을 하고 있을지 추리하는 데는 충분했다.

 

이를 악물고 쓰러진 남자는 일어서려 했다.

 

“이렇게 질 수는…….”

 

언제든 남자를 쓰러뜨릴 수 있었을 텐데 소녀는 그 앞에 가만히 서서 일어서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오만과 동정이 함께 느껴지는 행동이었다. 어느 쪽이든 당하는 쪽에게는 최고의 굴욕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남자는 이를 악물고 일어섰고 자기 무기를 쥐었다.

 

그를 보면서 카에데는 남자에게 턱짓하며 말했다.

 

“기회를 줄 테니 어디 가장 자신 있는 공격을 해 봐.”

 

제스처만으로 그 말뜻을 이해하기는 충분.

 

남자는 주저하지 않았다.

 

“하앗!”

 

그는 대지를 밟으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 최강의 공격을 카에데에게 날렸다. 그가 휘두르는 무기에 담긴 마나가 화려한 불꽃처럼 뿜어져 나오며 주변을 밝혔다. 짧은 순간이지만 태양빛마저 압도했을 정도였다.

 

이 공격에 담긴 힘과 속도는 말할 필요도 없다!

 

전차의 장갑이라 해도 그 앞에서 버틸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거라면!

 

이라고, 공격을 내지른 당사자 역시도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흥!”

 

공격권에 카에데의 얼굴이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비웃음을 흘리면서 가지고 있던 검을 휘둘렀다. 검이 아름다운 만원을 그리면서 남자의 공격을 걷어 올렸다.

 

강철조차 종이처럼 베어버렸을 공격이 허무하게 해소당하고, 남자는 당혹스러움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퍼억!

 

그리고 허점을 파고 든 카에데의 공격에 그의 의식은 완전히 끊겼다.

 

털썩하고 그가 쓰러지는 소리가 퍼졌다.

 

경기장은 별로 크지 않은 그 소리가 멀리까지 전달될 정도로 조용했다.

 

그것은 지금 광경의 충격에 압도당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카에데 선수, 삼연승입니다.

 

-남익철 선수까지 이렇게 지고 마는군요.

 

어이없다는 듯이 해설진 두 사람이 설명했다.

 

우와와아아아!

 

열광적인 외침이 터져 나왔다.

 

물론 일본 측에서.

 

수호대 측 관람석에서는 다들 울상이 되어 있었다.

 

처음 서연진이 졌을 때는 그러려니 했다. 카에데라는 계집아이가 천재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하니까. 하지만 양현수가 졌을 때는 다들 웅성거리며 이게 대체 무슨 황당한 일인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젠 남익철이라고?

 

남익철은 운이 나빴을 뿐 그 실력은 분명 최고에 들어간다! 그런데 그런 그가 졌다. 그것도 아주 농락당하다가!

 

신민석도 충격을 받은 듯 한숨을 쉬었다가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해설을 진행했다.

 

-이번 경기 어떻게 보십니까?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운이고 상성이고 없었습니다. 그저 실력 차의 결과였던 것입니다.

 

장진호가 분해서 탁상을 쾅 두드리며 말했다.

 

신민석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 강하다는 평가는 여러 차례 들었지만 또 강해봐야 얼마나 강하겠냐도고 생각했었는데……. 완전히 한 방 먹은 꼴이다.

 

-네. 제가 보기에도 그런 것 같았습니다.

 

-아마츠키 카에데가 일본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천재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라곤 생각 못했습니다만!

 

장진호가 이를 갈면서 말을 애매하게 끊었다.

 

신민호가 되물었다.

 

-만?

 

-저놈들, 제대로 훈련을 소화 안 한 것도 틀림없습니다. 이전에 다른 각 학년 담당 교수들하고 같이 커리큘럼 짤 때 분명히 지들이 당한 부분에 대한 대처 방안에 대한 것도 다 집어넣었는데 저렇게 쉽게……!

 

장진호가 노한 눈길로 수호대 측의 관람석을 노려보면서 이를 갈았다.

 

신민석이 그 심정을 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대로 훈련을 안 했단 말이군요!

 

-그러니 제대로 굴려줘야겠지요……!

 

장진호가 살의에 눈을 번뜩이며 하는 말에 관람석에 있던 수호대생들은 모두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신민석은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학생들의 안위가 여러모로 걱정됩니다. 물론 학생이 훈련을 제대로 안 받았으니 그만한 대가는 치러야겠죠. 어쨌거나 이걸로 남은 건 우리 측에선 한 사람뿐이게 된 셈인데…….

 

-그렇군요.

 

걱정스럽게 두 사람이 말하는 사이 바로 그 유일하게 남은 선수가 무대 위로 모습을 나타냈다. 바로 이혜선이었다. 그녀는 상황의 다급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무덤덤한 모습으로 카에데의 맞은편에 섰다.

 

-이혜선 선수,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까지 보여준 카에데 선수의 역량을 생각하면 점치기 어렵습니다.

 

-세 사람이나 미리 상대한 상태인데도 말입니까?

 

신민석이 놀라워하면서 되물었다.

 

세 사람이 패퇴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졸전만은 아니었다. 헌터의 체력이 인간의 한계를 가볍게 초월한다고는 하지만 마찬가지로 이들이 싸움에 소모하는 힘 역시 많다.

 

마나만 해도 스텟으로 쓰든 스킬로 쓰든 사용하면 소모되고, 회복을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삼연전 다음에도 이혜선을 상대로도 승패를 점치기 어려운 전력이라.

 

-네. 카에데 선수에게서는 전혀 피로가 느껴지지 않는군요. 이거 자칫하다가는……

 

장진호 역시도 진지하게 걱정 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삼신기의 후계자.

 

희대의 천재라는 평가는 그만한 근거가 있다는 것이 현재까지 카에데의 전투를 지켜본 장진호의 감상이었다.

 

그런 장진호의 평가에 성남경과 희연 역시 걱정이 됐다.

 

“으음…….”

 

“혜선이가 이길 거야!”

 

“그렇겠지.”

 

불안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강하게 외치는 희연의 말에 성태는 동감의 뜻을 표했다. 그는 이 전투가 어떻게 끝나는지 실은 안다.

 

당시에는 적잖은 화제가 됐었다.

 

‘원래 역사에서는 졌지만…….’

 

그렇다.

 

이혜선이 졌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재능만이라면 이혜선이 더 나았으나 주어진 환경은 이혜선이 부족했고, 그녀는 운이 나빴다. 모든 것을 갖춘 데다 운까지 좋았던 카에데에 비할 수는 없었다.

 

이 패배는 원래 역사에서 이혜선에게 그녀를 현재 속박하고 있는 마음을 짐을 더욱 단단하고 무거운 것으로 만들게 된다.

 

하지만 이제는 꼭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충고 정도는 했었으니까.’

 

이 싸움이 있기 전, 대표로 뽑힌 이혜선에게 성태는 스쳐 지나가듯이 한마디를 했다. 만일 그 말을 그녀가 제대로 이해하고 또한 적용까지 할 수 있다면 싸움의 결과는 바뀔지도 모른다.

 

‘어디 볼까.’

 

뿌린 것은 작은 씨앗이다.

 

사실 성태에게는 이 싸움의 결과가 어떻게 흐르든 큰 관계는 없다. 그의 큰 그림은 이런 작은 변화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고 영향을 받을 정도로 사소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그 작은 씨앗이 금세 자라나 결과를 보여줄지도 모른다는 걸 감상하는 건 큰 즐거움이다.

 

 

 

 

 

*******

 

 

 

 

 

카에데는 아름다운 눈동자로 적을 요모조모 뜯어봤다.

 

“흐응, 네가 이혜선이군.”

 

“…….”

 

이헤선은 자신을 분석하는 듯한 그녀의 시선에 무감각하게 반응하면서 천천히 검을 꺼내들었다.

 

금세 뽑혀 나온 검은 예리한 날을 세상에 뽐내며 곧추세웠다. 자명. 바로 아티팩트 보관소에서 그녀가 성태의 도움으로 골랐던 그 검이다.

 

카에데는 웃었다.

 

“별로 셀 것 같진 않은데. 앞서 나온 시시한 애들 보다는 좀 나은 것 같지만 말야.”

 

이혜선은 자신을 무시하는 이 말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시종 이혜선을 도발하던 카에데가 도리어 그 반응에 화를 내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건방진데.”

 

코웃음 치며 카에데는 자신의 검을 잡고 자세를 취했다.

 

그 순간 오만하기만 하던 카에데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한 명의 완성된 전사가 거기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주제를 알게 해 주지!”

 

그녀는 빙긋 웃으면서 이혜선을 향해 몸을 날렸다.

 

퉁!

 

발아래가 박살 나고, 마치 몸이 사라지는 듯한 빠른 돌격이었다. 이헤선은 재빨리 검을 들어 그녀의 돌격을 받았다. 카에데의 몸이 사라지는 것과 거의 동시에 불꽃과 함께 그녀의 모습이 이혜선에 겹쳐 나타났다.

 

자명에 카에데의 검이 겹치면서 그녀의 돌격이 막힌 것이다.

 

하지만 지금 카에데의 돌진이 얼마나 강했던지 발을 뒤로 하고 강하게 자신의 몸무게를 뒤로 받치는 자세를 취했음에도 충격의 순간 이혜선의 발밑이 거미줄처럼 갈라지면서 쭈욱 발자국이 남았다.

 

그녀가 신고 있던 전투용 부츠가 바닥에 눌어붙어 탄내가 강하게 났다.

 

키긱, 키긱!

 

양 검이 서로 날을 맞댄 채 힘 대결을 했다. 맞물린 칼날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이혜선은 여전히 무덤덤한 표정으로 문제없이 카에데의 검을 받아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몸을 앞으로 내밀어 무게 중심을 흩트리면서 몸을 회전시켰다.

 

맞물린 두 검이 서로 꺾이면서 회전했고 카에데는 균형을 잃은 것처럼 휘청였다.

 

이혜선은 이를 놓치지 않고 그녀의 빈 옆구리를 향해 권을 내질렀다.

 

쾅!

 

순식간에 척추에서 왼쪽 손끝까지 모여든 힘이 단번에 폭발하며 카에데의 옆구리를 후려쳤다. 하지만 굉음이 터진 순간 이혜선의 표정이 굳었다.

 

단단하고 저린 감촉이 돌아왔다.

 

소름이 돋았다.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날렸다.

 

이혜선이 있던 위치를 선명한 검광이 갈랐다.

 

카에데의 검기였다.

 

그녀는 이혜선의 검을 자세가 무너진 와중에서도 막아낸 것은 물론, 반격까지 해낸 것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몸놀림!

 

“좋아!”

 

유쾌한 듯이 한 마디를 던지면서 카에데는 이혜선을 향해 몸을 날렸다.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이혜선이 그녀를 맞아 함정을 펼치듯이 검을 휘둘렀다.

 

화려한 검광이 현란하게 카에데를 맞았다. 카에데는 전혀 놀라지 않고 달리는 기세를 그대로 살리며 마주 검을 휘둘렀다. 날아드는 그물 같은 검광에 겹쳐 새로운 검광이 번뜩이며 충돌했다.

 

차자자장!

 

불꽃이 일어남과 동시에 이혜선이 날린 검격은 모두 카에데의 검격에 의해 상쇄됐다. 그리고 검의 그물을 뚫고 나온 카에데는 이혜선의 정면에 서서 그녀를 자신의 검 끝에 두게 됐다.

 

그러나 이것까지는 이혜선의 노림수!

 

이혜선은 이때 역으로 카에데의 품으로 파고들어 가며 그녀의 정면을 치고 들어가며 참격을 날렸다.

 

‘어?!’

 

그 기세가 너무나 흉험하여 카에데의 얼굴이 순간 굳었을 정도였다.

 

그리고!

 

번뜩!

 

카에데의 눈앞이 환해졌다.

 

번개가 치는 듯이 강렬하고 선명한 검식이 그녀를 덮어버린 것이다.

 

 

 

 

 

알파메일 55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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