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3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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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15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38화
38화 쓰레기 청소(2)
성태는 만족한 듯이 울고 있는 구현식의 머리를 자상하게 쓰다듬으며 그를 조롱하다가 일어나서는 그의 입에 신발을 처박았다. 앞니 전부가 다 같이 박살나며 턱뼈가 어긋났다. 구현식은 두 눈을 부릅뜨고 새로운 고통에 버둥댔다. 그러나 사지의 뼈가 박살난 구현식이 몸을 움직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나마도 또 다른 고통을 담보로 했기 때문에 그는 눈물과 함께 읍읍거리는 것이 한계였다.
보다 못한 희연이 나섰다.
“성태! 그 쯤 하는 게...”
“왜? 너한테 한 짓 생각하면 이 정도로는 절대 용서 못해.”
성태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희연은 잠시 멈칫했다. 성태가 자기를 위해 이렇게 나서 준다고 하면 역시 기쁜 마음이 든다. 비록 이렇게 당하는 것까지도 미리 계획했던 것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성태에게도 해가 갈 것 같아서 걱정이었다. 구현식은 개자식이지만 바보도 아니고, 스스로 잘난 척한 것처럼 권력도 있다. 일이 커지면 쉽게 정리하기 어려울 게 분명했다. 이제까지 강간클럽을 운영하고도 무사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건 고맙지만... 그래도.”
“걱정 마. 그것도 생각해서 준비한 거니까.”
물론 성태는 웃으면서 희연을 안심시켰다.
“어떻게?”
“어이 거기.”
성태가 손가락질하며 매서운 목소리로 누군가를 불렀다.
“히, 히익...”
벌벌 떨면서 바닥에 주저앉아 움쭉달싹하지도 못하고 앉아 있는 남자. 바로 서남주였다. 성태에게 제압당하고 여기까지 끌려 온 뒤 탈출 기회를 노렸지만 대체 뭘 어떻게 한 건지 몸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질 않아 도망치질 못하고 이렇게 떨고만 있던 입장이었다.
그에게 다가간 성태는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던졌다.
“자, 여기.”
찰캉 쇳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바라봤다.
군용 나이프였다.
나이프를 확인한 서남주는 두렵게 성태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이, 이걸로 어쩌라고?”
“네가 이 새끼 찔러 죽이고 자수해.”
짤막하게 성태가 명령했다.
서남주의 얼굴색이 변했다.
“그, 그런...”
성태는 희연에게 다가갔다. 희연은 그 사이 옷을 다시 챙겨 입은 상태였다. 성태는 그녀의 등 뒤로 다가가 그녀의 목덜미 쪽을 매만졌다. 거기에는 작은 도청기가 장착되어 있었다. 성태는 그것을 같이 서남주에게 건네주며 달래듯이 말했다.
“괜찮아. 이 새끼가 무슨 짓을 해왔는지 잘 알잖아? 그걸 발표하면 세상이 다 니 편일걸. 아니, 영웅으로 우대받을 거야. 증거도 있잖아?”
굳이 성태가 희연에게 잠시나마 더러운 꼴을 보도록 한 것이 바로 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성태는 구현식을 생물학적으로 죽여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철저하게 살해하고 싶었다. 저것은 명예롭게 죽기에 너무 더러운 놈이다.
그렇다 해도 그런 일을 한 탓에 책임을 자기가 뒤집어쓰는 건 사양하고 싶기 때문에 같이 짝짜꿍을 먹고 더러운 일을 해온 쓰레기에게 그 책임을 지도록 할 생각이었던 것이고.
더듬거리면서 계속 서남주는 망설이는 기색을 보였다. 그런 짓을 저지르면 어떻게 될지 바보라도 예상할 수 있는 법이다.
“그, 그래도...”
“못하겠다는 거야?”
성태가 다시 그와 눈을 마주치며 음산하게 물었다.
“히, 히익...”
“어서 해.”
성태는 다시 강한 어조로 명령했다.
덜덜 떨면서 서남주의 손이 나이프를 향했다. 서남주는 성태의 명령을 듣고 싶지 않았지만 심령이 제압된 듯한 위압감과 구현식이 그에게 처참히 얻어맞는 걸 보면서 느낀 공포에 압도되어 결국 그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서남주는 나이프를 쥐었다. 그 순간 성태는 손가락을 딱, 하고 튕겼다. 그제서야 묶인 듯이 움직이기 어렵던 서남주의 몸이 해방됐다.
그는 울면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바닥에 쓰러져 신음만 힘겹게 흘리는 구현식을 향해 천천히 한 발자국씩 움직였다.
부들부들 떨면서 구현식을 향해 움직이는 서남주를 보고 희연은 동정심이 들었던지 성태에게 말을 걸었다.
“성태...”
“희연!”
그러나 성태는 그녀의 동정심을 단호히 잘라냈다.
“여긴 네가 나설 곳이 아니야.”
“으, 으으...”
희연은 흠칫 놀란 표정이 됐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입술을 물었다. 성태의 말이 맞았다. 여기까지 온 일을 물릴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하면 성태에게도 자신에게도 이후 더 큰 화가 되어 돌아올 것이 분명했다.
그러는 사이 서남주는 구현식의 앞에 도착했고, 나이프를 든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퍼억!
“크아아...”
칼날이 사람을 꿰뚫는 소리와 고통어린 비명 소리가 겹쳤다. 동시에 경비실 안에 희미하게 서려 있던 피비린내가 단번에 짙어졌다. 어으으 하면서 울부짖던 구현식의 신음 소리가 잠시 이어졌지만 그것은 자신의 피구덩이에서 꿈틀대던 구현식의 움직임이 멎으면서 같이 사라졌다.
서남주는 피에 젖은 얼굴로 무언가에 홀린 듯이 바쁘게 호흡만을 반복했다.
성태가 그의 어깨에 손을 턱 올렸다.
“잘 했어. 이대로 자수해.”
“어, 으응...”
벼락이라도 맞은 듯이 흠칫 놀라면서 돌아본 그는 성태의 빙그레 웃는 얼굴을 보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서남주는 성태의 미소가 마치 악마와 같다고 느꼈다.
“만에 하나라도 허튼 소리를 하면 비슷한 꼴이 될 거란 점은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겠지?”
눈을 좁히면서 서남주의 어깨를 강하게 쥐고 성태는 재삼 경고했다. 이때 눈을 빛내면서 성태는 자신의 말과 눈빛에 깨달은 자로서의 심결을 넣었다. 언령을 발휘한 것이다. 심기체가 균형을 이뤘을 때만큼은 아니라 해도 지금 성태는 이차 환골탈태를 이뤘을 정도다. 공포로 상대를 압도한 지금 성태의 명령은 서남주에게 절대자의 명령처럼 강한 강제력을 지녔다.
당혹감에 눈물을 흘리면서 서남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겠...”
“좋아. 그럼 우리는 가 보지. 뒤처리는 알아서 해.”
빙긋 웃으며 성태는 희연의 허리를 한 손으로 감싸고서 밖으로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희연은 불안한 듯이 뒤를 흘깃 바라보고는 성태에게 물었다.
“이대로 괜찮아?”
“물론 괜찮아.”
저곳은 본래 구현식이 신입생들을 능욕하기 위해 사용하던 곳이라 음성이나 영상을 남길 설비 같은 게 없다. 서남주가 가지고 있는 녹음기에도 희연과 구현식, 서남주의 목소리가 기록되어 있을 뿐 성태는 없다. 서남주가 범행을 자백하면 성태가 여기 얽힐 일은 없다. 희연이 피해자로 얽힐 수는 있지만 이 건이 터지면 숨겨져 있던 피해자가 다 같이 터질 테니까 미수에 그친 희연이야 큰 관심거리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희연은 자신만만한 성태의 말에도 불안한 기색이었다. 그럴 만도 하다. 성태의 계획은 깔끔하지만 어디까지나 서남주가 그의 말을 철저하게 따를 때의 이야기다. 하지만 사람의 말은 믿을 것이 못 된다.
그러나 서남주야 말로 성태가 가장 믿는 구석이었다.
“저 녀석은 감히 내 말을 거역하지 못해. 그리고 설령 사실을 말한다고 해서 누가 그걸 믿어줄 것 같아?”
“하긴...”
희연은 오만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있게 말하는 성태를 보면서 안심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성태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쭉 그랬다. 이렇게 오만할 정도로 자신감 넘쳤고, 상황을 자신의 뜻대로 조종해 왔다. 이번이라고 틀릴 이유가 없었다.
희연은 성태가 믿음직해 그에게 좀 더 몸을 기댔다.
서로의 온기가 따스했다.
******
방으로 돌아온 성태는 몸을 씻고 침대에 누웠다.
달빛이 고요히 창을 따라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달빛을 받아 희미하게 밝은 방 안에서 성태는 어둑한 천장을 보고 있었다. 잠은 오지 않았다.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일단 하나는 처리했고...”
처음부터 구현식은 성태의 표적이었다.
그놈이 한국에, 그리고 세계에 끼치는 피해는 막대하다.
되도록 빨리 죽여 없애 버릴 생각이긴 했는데, 저 쪽에서 먼저 기회를 제공해 준 덕분에 수호대에 들어오자마자 처리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그러나 겨우 첫 일보일 뿐이었다.
‘다음은...’
성태의 얼굴이 살짝 찌푸려졌다.
골치가 아파서였다.
바꿔야겠다 싶은 역사의 사건은 여럿 있다. 그러나 뭣부터 손을 봐야 할까 생각하니 선정이 역시 쉽지가 않다.
손가락으로 꼽아봤다.
‘일단 이씨 가문 문제하고, 일본 쪽과의 트러블하고 중공 내전 문제도 있고, 아메리카하고 유럽 쪽에 아크 프린스가 지랄하는 거 해결하는 게 메인이고...’
모두 역사의 획을 긋는다 할 만한 것들이다.
저 중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성태가 원하는 미래는 만들 수 없다. 어느 하나 쉬운 것은 없다.
단순히 강하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서다.
단체 간의 이해관계 개인 대 개인의 은원관계 같은 것들이 얽혀 있다.
여기 아크 프린스가 오래도록 공들인 음모까지 얽혀 있다. 지금 세계는 평온해 보이지만 사정을 아는 성태의 눈으로 보자면 개판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자잘하게 박수천처럼 개별적으로 구제하고 이용하고 싶은 이들도 적지 않다. 구현식도 따지자면 서브 퀘스트에 속한다.
하고 싶은 일은, 그리고 해야 할 일은 끝이 없다.
‘그러다보니 뭣부터 해야 할지.’
성태는 머리를 긁적이며 혀를 찼다.
똑똑.
성태가 고민을 이어가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조심스런 노크 소리였다. 성태는 이미 상대를 알아채고 문을 열어 맞이했다.
“들어와.”
“응.”
붉어진 얼굴로 성태를 찾아온 것은 희연이었다.
그녀가 왜 찾아왔는지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성태는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받쳐 올리며 입을 맞췄다.
눈을 감으며 희연은 성태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의 혀가 섞여 들었다.
“으응...”
달콤한 비음이 희연의 코로 흘러나왔다.
충분히 키스의 여운을 즐기고 성태는 희연에게서 입술을 떼어냈다. 황홀한 표정으로 희연은 성태를 바라보고 있었다.
성태는 희연을 안아 올린 다음 침대에 누이고는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탔다. 이어 그녀의 머리칼을 한 손으로 쓸어 넘기면서 속삭이듯 말했다.
“그 쓰레기 자식에게 닿은 부분을 소독해야지.”
희연이 성태를 양 팔로 안았다.
실제로 희연이 오늘 성태를 찾아온 이유이기도 했다. 목적이 있었고, 성공한 일이긴 하지만 구현식 같은 더러운 놈에게 연기나마 농락당하는 꼴을 보였다는 것은 소름 돋는 일이었다. 성태의 손길로 그 감촉과 기억을 모조리 지워버리길 그녀는 원했다.
성태는 희연에게 키스하면서 한 꺼풀씩 벗겼다.
조각한 듯이 아름다운 희연의 몸이 드러났다.
부푼 가슴 위의 분홍빛 유실이 유혹적이었다.
성태는 희연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한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매만졌다. 전기에 감전된 듯이 희연의 몸이 꿈틀 떨었다.
“학...”
희연의 뜨거운 한숨 소리를 들으며 성태의 얼굴이 내려갔다.
그의 입술이 희연의 한쪽 가슴을 빨아들였다. 그의 입 안에서 단단하게 선 유실이 혀와 이에 희롱 당했다. 그때마다 희연의 몸이 쾌락에 바들바들 떨었다.
성태는 희연의 가슴에서 입술을 떼어내고 잠시 희연의 나신을 감상했다. 늘씬한 그녀의 몸이 달빛을 받아 뿌옇게 드러난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성태는 이런 소녀가 자기 것이라는 데 뿌듯함을 느끼면서 웃었다.
성태의 시선에 부끄러움을 느낀 듯이 울음처럼 희연은 속삭였다.
“성태...”
“사랑해.”
성태는 차분하게 답하면서 그녀의 미끈한 몸을 쓰다듬으며 손을 아래로 흘렸다. 희연의 몸이 퍼뜩퍼뜩 떨렸다. 곧이어 달아오른 희연의 몸이 천천히 열렸다.
“나도...”
애절하게 말하며 희연은 성태를 안았다.
성태는 그녀에게 다시금 입을 맞추며 그녀의 몸 안으로 힘 있게 들어섰다. 희연의 등이 활처럼 휘며 달뜬 신음을 내뱉었다. 그 뜨겁고 아름다운 것이 가져다주는 쾌락을 음미하며 성태는 당장의 고민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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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3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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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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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