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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30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6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30화

30화 최종 테스트(2)

 

 

 

 

 

정형구 앞에 세 사람이 모였다.

 

 

 

 

 

“이제야 다 골라서 왔나. 그럼 어디 볼까.”

 

 

 

 

 

정형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먼저 성남경이 나서서 자신이 선택한 창을 내밀었다. 별반 대단할 것 없어 보이는 창이었다. 이런 곳에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로. 성태가 권했던 그 창이었다.

 

 

 

 

 

“흠?”

 

 

 

 

 

그래서인지 그 창을 본 순간 정형구의 눈썹이 꿈틀 움직였다.

 

 

 

 

 

“이걸 왜 골랐지?”

 

“그냥 뭐, 좋아 보여서 골랐습니다.”

 

 

 

 

 

난처하게 웃으면서 성남경은 그리 답했다. 성태가 권해서 그냥 이걸로 했습니다. 라고 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정형구는 의심스런 눈길로 성남경을 바라봤지만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의외로 좋은 선택을 했군. 이건 굴칸의 창이다.”

 

“굴칸의 창?”

 

“그런 몬스터가 있어. 아크 데몬 클라스지. 무기 수집가이기도 한데 그 놈이 가지고 있던 것 중 하나다. 자세한 성능과 사용법은 서류 작성 후 매뉴얼이 제공될 거다.”

 

“알겠습니다!”

 

 

 

 

 

정형구가 간단히 설명하자 성남경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아직 창의 자세한 사양은 모르지만 아크데몬 클라스의 악마가 사용하던 것이란 점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수준의 창임은 보증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조금 놀란 표정이 되어 정형구의 곁에 서 있던 신문석이 그의 귓가에다 속삭였다.

 

 

 

 

 

“이거 의왼데요.”

 

“그래.”

 

 

 

 

 

저것은 성적 상위자들을 위해 준비해 둔 것들 가운데 최상의 창이다. 하지만 그런 만큼 발견할 수 없도록 철저하게 처리해 둔 것이기도 했다. 그런데 저걸 골라 오다니? 여러 가지 의미에서 ‘감’이 탁월하단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면 그 감이란 게 상정했던 수준을 훨씬 넘어서 있을 지도 몰랐다.

 

정형구는 이어 이혜선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혜선 너는?”

 

“이 검입니다.”

 

 

 

 

 

검을 한 자리 들어올려 내밀었다.

 

단출한 검이었다.

 

중국, 한국, 일본을 공통으로 잇는 동양식 검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세예검. 적당히 아름답고, 적당히 은은했고, 적당히 강력한 기운을 뿜고 있었다.

 

정형구는 빤히 그 검을 바라봤다.

 

 

 

 

 

“......”

 

 

 

 

 

아무 말도 없이 그 검을 바라보고 있는 정형구를 보고 이혜선은 조용히 말했다.

 

 

 

 

 

“괜찮은 선택을 한 모양이군요.”

 

“그래. 내 충고를 귀담아 들은 모양이군.”

 

 

 

 

 

정형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솔직히 인정했다.

 

이 검은 사실은 이 곳에 있던 검이 아니다. 이씨 가문과 수호대에서 협의해서 그녀를 위해 따로 이송해 둔 검이었다.

 

그녀를 위해 오래 전부터 마련되어 있던 검이지만, 이혜선이 전혀 모르는 그녀의 검. 하지만 그녀가 오늘 이 검을 발견해 사용하게 될 거라곤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두 번째 이변이었다.

 

 

 

 

 

“네.”

 

 

 

 

 

이혜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보인 표정을 보고 정형구가 물었다.

 

 

 

 

 

“그런데 표정이 좋지 않은 이유는 뭐지?”

 

“......”

 

 

 

 

 

이혜선은 답하지 않았다.

 

정형구는 잠시 침묵한 채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뭐 됐다. 이 선택을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유지해라. 그러면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네.”

 

 

 

 

 

무미건조하게 이혜선은 답했다.

 

정형구는 시선을 돌렸다.

 

 

 

 

 

“그러면 마지막이군.”

 

 

 

 

 

싱긋 웃으며 그의 시선을 받은 것은 성태였다.

 

 

 

 

 

“너는?”

 

“저는 이걸로 했습니다.”

 

 

 

 

 

성태는 스킬석을 내밀어 보였다.

 

 

 

 

 

“스킬석인가.”

 

 

 

 

 

내심을 읽기 어렵게 표정을 찌푸리면서 그는 성태가 내민 스킬석을 쥐어 어떤 스킬인지를 확인했다. 질량증가스킬이었다.

 

이름 그대로 마력을 투입해 사용자의 체중을 늘리는 것이다. 스킬의 숙련도와 마나 투입에 따라 체중 증가에 특별한 제한은 없다. 그러나 전적으로 체중만 늘리기 때문에 불어난 체중을 버틸 수 있도록 미리 힘과 체력을 준비해 두고 사용해야 하는 기술이기도 했다.

 

 

 

 

 

“네. 질량증가스킬이라니 쉽게 볼 순 없는 것이죠.”

 

“고급 스킬에 속한다만, 왜 이걸로 했지. 무기로 하는 게 좋을 텐데.”

 

 

 

 

 

질량증가는 비교적 고급 스킬에 속한다. 마치 게임처럼 스텟이 나타나고 근육과 무관하게 마나로 힘과 체력을 강화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곤 하나 근본적으로 물리법칙이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헌터는 자신보다 수십 배 체격이 큰 괴물도 때로 상대해야 하는데, 이런 놈들과 싸우며 충분한 위력을 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힘이 세서는 안 되고, 체중도 필요하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역시 무기가 가장 먼저다.

 

그리고 성태를 위한 무기 역시 여기 마련해 두고 있었는데 무기가 아니라 스킬석이라니. 이건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지금 제게 좋은 무기란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여겨져서 말입니다.”

 

 

 

 

 

싱긋 웃으며 성태가 돌린 답에 정형구는 더 묻지 않았다.

 

신선한 생각이었고, 일리도 있는 판단이었다.

 

 

 

 

 

“알겠다.”

 

 

 

 

 

정형구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 세 사람에게 서류를 한 장씩 넘겼다. 이곳에서 선택한 아티팩트에 대한 신청 서류였다.

 

 

 

 

 

“그러면 각자 서류를 작성해 제출해라. 이후 그것들은 완전히 너희 것이다.”

 

 

 

 

 

세 사람은 그 지시에 따라 서류를 작성하고서 이 곳을 떠났다. 세 사람의 서류를 품에 집어넣고서 자기도 떠날 준비를 하는데 신문석이 뚱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 정형구의 눈 안에 들어왔다.

 

 

 

 

 

“표정이 별론데.”

 

“그야...”

 

 

 

 

 

신문석은 이번 결과가 매우 불만스런 모양이었다.

 

정형구도 이해는 됐다.

 

 

 

 

 

이것은 특권이지만 최상위권 후보생들에 대한 최후의 테스트이기도 했다. 욕망과 기대에 눈이 먼 학생들에게 철저하게 감각을 속이도록 마련된 무기를 내어 놓고서 제대로 된 물건을 골라낼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스스로의 욕망과 자기 능력에 대한 오만함을 경계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굳이 이런 작업이 필요한 것은 던전이란 위험하지만 그만큼 기회의 장소이기도 해서다. 그곳에는 많은 유혹이 위험과 함께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욕망과 기대에만 휘둘려 선택을 함부로 하다가는 쓴맛을 보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했다.

 

 

 

 

 

그런 의도를 무시하고 정말로 발견해내는 놈들도 가끔 나오긴 하는데, 그런 건 보통 10년에 한 차례 나오면 잘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셋 가운데 둘이 해냈다.

 

후보생들의 인지력을 속이기 위한 작업의 총책임자였던 신문석으로서는 어린애들에게 한방 먹은 셈이니 표정이 좋을 수가 없다.

 

 

 

 

 

“성실히 한 거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정형구의 말에 물을 걸 물으라는 식으로 신문석이 분한 듯 외쳤다.

 

정형구는 피식 웃었다.

 

 

 

 

 

“네 실력은 모두 알고 있다. 그러고서도 저만큼 성과를 냈다면 오히려 기뻐해야지. 올해 신입생은 그만큼 특별하다는 거니까.”

 

“쩝, 선배 말씀이 맞긴 하지요.”

 

 

 

 

 

신문석은 분한 듯 한숨을 쉰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트들에게 쓴맛을 보여준다는 것 외에도 그 엘리트의 급 자체를 다시 구분해 보는 것 역시도 목적의 한 가지였다. 그런 의미에서 두 사람이나 이 시험에서 정답을 찾아냈다는 것은 굉장한 성과다.

 

공주님의 오빠가 들어온 이래 최고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선배 감도 떨어졌군요.”

 

“흠?”

 

 

 

 

 

이게 무슨 개소리를 하냐는 표정으로 정형구는 신문석을 바라봤다.

 

하지만 신문석은 전혀 위축됨이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성탠가 하는 녀석이 해낼 거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나 실상 해낸 건 도리어 그 놈을 제외한 두 사람이었지요.”

 

“그거 말이군.”

 

 

 

 

 

기억났다는 표정으로 정형구는 피식 웃었다.

 

신문석은 정형구를 놀리듯이 웃으면서 말했다.

 

 

 

 

 

“선배가 그렇게 틀리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닌데 말입니다.”

 

“됐다. 가자.”

 

 

 

 

 

정형구는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닫고 그냥 신문석을 재촉했다. 오늘 일은 이것으로 끝났다. 신문석도 꽤 피로했던지 반가운 표정이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같이 술이나 한잔 하시죠.”

 

“그러지.”

 

 

 

 

 

정형구는 쉽게 동의했다.

 

오늘은 괜히 술이 땡기는 기분이었다.

 

 

 

 

 

“물론 선배님이 사는 걸로.”

 

“그건 그때 가서 결정 하는 게 좋겠군.”

 

 

 

 

 

가벼운 농을 하면서 정형구는 신문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돌아가는 길을 밟았다. 그러는 동안에 그는 강성태를 생각했다. 신문석은 그 녀석이 스킬석을 고른 것을 ‘실패’라고 말했지만, 정형구는 사실 달리 생각해 봐야 한다고 여겼다. 정형구의 선택은 어떤 의미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실리적이고 노회한 것이었으니까.

 

 

 

게다가 하필이면 질량증가 스킬이라니.

 

그 스킬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최고의 헌터 중 한 명으로서 정형구는 단언한다. 그 스킬의 소중함을 진정으로 느끼는 헌터는 진정한 강자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말해도 별로 문제가 없을 거라고.

 

그런 의미에서는 그 녀석의 선택은 주최 측의 의도를 무시하고서 그 이상을 찾아낸 것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리고 만일 그렇다면...’

 

 

 

 

 

정형구가 생각하기에 오늘 셋 중 둘이 정답을 맞췄다는 말 같지 않은 결과에는 그 이상한 놈이 엮여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였다.

 

 

 

 

 

‘......’

 

 

 

 

 

아무래도 주목해 둘 필요는 있다고 정형구는 내심 생각했다.

 

 

 

 

 

*****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이었다.

 

 

 

 

 

“이야, 이거 굉장한데.”

 

 

 

 

 

환한 표정으로 자신의 창을 바라보면서 성남경은 말했다.

 

그의 다른 손에는 이 창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주의사항이 적혀 있는 매뉴얼이 쥐여져 있었다.

 

굴칸의 창.

 

원래 이름은 모른다. 단지 아크 데몬 굴칸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창으로서 완벽한 밸런스를 가지고 있는 이 무기는 마법 무기로서도 놀라운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매뉴얼에서는 소개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창날에 강력한 마법이 걸려 매우 예리하면서도 몬스터들에게 부가적인 마력 피해를 크게 주고, 또한 창 자체가 10m까지 자유로이 길어지고 휘어지는 것도 가능해 사용자의 능력에 따라 엄청난 전술적 폭을 가질 수 있었다.

 

게다가 창과 사용자가 하나가 되는 경지, 이른바 신창합일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창의 마력이 사용자를 지켜서 그의 전신에서는 은은한 마력의 장갑이 덧씌워진다고 한다.

 

창을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꿈같은 무기라 할 만했다.

 

 

 

 

 

싱글벙글하는 성남경에게 성태가 말했다.

 

 

 

 

 

“나한테 감사해라.”

 

“아 이를 말이겠습니까. 앞으로 네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나를 불러! 도와줄 테니까!”

 

 

 

 

 

허리를 숙이면서 성남경은 재깍 성태에게 인사했다. 과장된 인사지만 성남경이 진심으로 성태에게 고마워하고 있다는 건 틀림없었다.

 

 

 

 

 

“기대하도록 하지.”

 

“그런데 정말 너는 그걸로 족했던 거야?”

 

 

 

 

 

성남경이 주제를 다시금 성태의 스킬석으로 넘겼다.

 

 

 

 

 

“질량증가가 왜?”

 

“아니 뭐 질량 증가도 쓸 만하긴 한데 스텟으로 보충이 되잖아?”

 

 

 

 

 

질량이 증가하면 공격의 위력이 증가한다.

 

체급이 깡패라는 말은 격투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이제 죽은 말이기도 했다. 마나로 스텟을 늘릴 수 있게 되고서 질량을 늘리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헌터는 이제 없다. 그럴 바엔 힘과 민첩을 늘려서 일격의 파워를 더 강하게 하는 쪽이 더 낫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힘이 세도 자기 힘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무게가 받쳐줘야지.”

 

“그건 그런데 힘이 강하면 주변 지형지물이나 적의 체중을 사용할 수도 있는 거 아냐? 나는 그렇게 하는데.”

 

 

 

 

 

성태의 말에 성남경이 반박했다.

 

바로 이것도 질량증가를 별반 필요 없다고 다들 생각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했다.

 

질량증가가 필요한 이유는 아무리 힘이 강해도 충분한 반탄력을 얻기 위해서는 그 힘을 버텨줄 발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힘이 충분히 강하면 지면을 발로 걷어차 기둥으로 사용한다든가, 아니면 손으로 주변 지형을 잡아서 지지대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체중 이상의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헌터가 익히는 무술의 기본이 바로 이 반탄력의 극단화에 따른 무브먼트의 강화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헌터들의 대부분 공격 동작은 아래에서 위가 아니라 위에서 아래다. 아래에서 위로 공격하는 방식은 자신의 힘이 너무 강해 한방 때릴 때마다 몸이 무방비로 붕 떠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 방법도 가능은 하지. 하지만 언제까지 그런 수단이 쉽게 통하는 머리 나쁜 놈들하고만 싸울 게 아니잖아.”

 

“그게 무슨?”

 

 

 

 

 

성태가 한 말을 순간 성남경은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런 면도 있군.”

 

 

 

 

 

알파메일 30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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