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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28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7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28화

28화 아티팩트 보관소(3)

 

 

 

 

 

“오, 벨푼의 눈알. 이것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지.”

 

 

 

 

 

지금 그가 보고 있는 것은 어떤 생물의 눈알이었다.

 

그것은 마치 지금도 살아있는 것처럼 눈동자가 수축되거나 확장하면서 성태와 눈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것은 벨푼이라고 하는 한 강력한 데몬로드의 눈알이다.

 

그는 대단한 마법사였고, 그 마법으로 자기를 강화한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강력했던 힘이 데몬 프린스의 영역에 도달했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벨푼의 육체는 지나친 강화와 마법 개조로 인해 각 부분이 뇌의 명령을 듣지 않고 독립된 의지를 지니기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그가 헌터들과 어려운 전투를 치를 때 몸의 각부는 살기 위해 그를 배신하고 찢어져 탈주하기에 이른다. 이 눈알은 당시 탈주하던 신체 여러 부분 가운데 하나를 겨우 포획한 것이다.

 

 

 

 

 

사용법은 간단했다.

 

이 눈알을 사용자가 자기 눈에 박아 넣으면 된다.

 

 

 

 

 

그러면 일만 정도의 마나가 늘어남과 동시에 강력한 환상 능력, 그리고 독심술과 적의 공격을 예측하는 능력을 얻게 된다. 좀 더 여기서 강해지면 눈빛을 통해 상대를 조종하는 것도 가능해질 정도라고 한다.

 

적을 현혹하고, 공격을 예측하고, 그 마음을 읽고, 심지어 지배하는 것까지 가능한 눈!

 

강력할 수밖에 없는 아티팩트다.

 

 

 

 

 

당연히 패널티는 막대하다.

 

눈에 의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지배당한다.

 

자기는 자기의 주인이라 믿지만 사실은 눈이 육체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성태가 있던 본래의 미래에서 벨푼의 눈알은 사고로 외부로 유출됐고, 강력한 헌터를 유혹해 그 육체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 인한 참극이 일어났다.

 

 

 

 

 

당시 성태는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어서 많은 헌터들이 죽는 것을 두려움과 함께 바라봐야만 했다. 한국의 중견 헌터풀이 이 당시 적잖게 손상을 입었다고 평가될 정도다.

 

 

 

 

 

“쯧.”

 

 

 

 

 

성태는 당시의 무력감이 기억나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휘휘 젓고서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또 하나 앞에서 멈췄다.

 

그리고 그 마물을 올려다보면서 낮게 중얼거렸다.

 

 

 

 

 

“뭐 고생한 거 따지자면...”

 

 

 

 

 

중얼거리는 성태의 표정은 매우 불쾌했다.

 

 

 

 

 

“이걸 따라갈게 없지만.”

 

 

 

 

 

그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하나의 알이었다.

 

타조의 알보다 좀 더 큰 것 같이 보이는.

 

단순히 겉만 보자면 성태가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 보이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물건이다. 하지만 이 알이야 말로 마물중의 마물이다.

 

 

 

 

 

“이 개 같은 알은 생각만 하면...”

 

 

 

 

 

성태는 과거의 끔찍한 기억이 떠올라 뿌득 이를 갈았다.

 

 

 

 

 

이 알의 이름은 그림자의 알이다.

 

이름 그대로 알이 깨어지면 그림자가 나타난다.

 

물론 평범한 그림자가 아니다. 애당초 그림자가 알에서 탄생할 리가 없지 않은가. 이 알의 진정한 정체는 어느 이차원을 지배하는 마왕의 유충 같은 것이다.

 

 

 

 

 

그래서 충분히 성숙한 이 마왕은 알을 깨고 나타나 숙주에게 기생한다. 그리고 그 숙주에게 엄청난 이득을 준다. 그것은 그림자의 마력이다. 적의 그림자를 베어 죽일 수 있고, 그림자를 마력으로 지배해 적의 행동을 지배할 수도 있다. 하여간 강력하다.

 

여기까지라면 그냥 일종의 저주받은 아이템 정도로 끝나는데...

 

 

 

 

 

그렇지가 않다.

 

 

 

 

 

이 괴물의 진짜 무서운 점은 숙주의 장악이 끝난 다음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숙주는 그림자의 왕이 되고, 세상을 지배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 자신의 왕국을 만드는 것이다. 그림자의 왕은 강력한 현혹 능력과 암시 능력, 꿈에 대한 간섭 능력 같은 것이 있어서 쉽사리 추종자를 늘린다.

 

게다가 이런 작업을 하면서도 그림자의 왕은 결코 정체를 들키지 않는다. 그야말로 그림자처럼 자연스럽게 세상에 스며들어 지배하며 왕국을 구축하는 것이다.

 

 

 

 

 

덕분에 사태가 알려졌을 때 서울을 방위하던 길드 동맹의 일각이 완전히 붕괴했다.

 

일반 시민의 피해도 십만이 넘었다.

 

이씨 가문이 아니었다면 백만 단위로 죽었을지도 모른다. 박수천이 데몬 프린스를 잡아먹기 전, 성태가 상대했던 사건 가운데 가장 크고 비극적이었다.

 

 

 

 

 

그런 것이 어쩌다 던전에서 발견되어 여기까지 흘러 왔는진 모르겠다. 다만 성태는 이 물건의 특성을 생각해 보건데 다른 세상을 공격하고 지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여겼다.

 

세상을 이 꼴로 만든 원흉 자체가 그런 걸 즐기는 놈이었고.

 

 

 

 

 

‘기회 봐서 어떻게 처리해 봐야...’

 

 

 

 

 

사실 아직 누구도 이 알의 정체를 모른다. 알 자체가 거의 파괴 불가능한 것도 있고, 처음으로 발견된 물건이라 이게 뭔가 하면서 여기 보관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니 알의 정체를 알고 있는 건 성태뿐이다.

 

과거로 돌아온 만큼 그런 꼴을 다시 두고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시간은 넉넉하게 있다.

 

급하게 굴 필요는 없었다.

 

당장 없애봐야 좋을 것도 없고.

 

없애기 보다 더 가치 있게 사용하는 방법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성태는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고,

 

또 다른 마물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한데 그 마물을 보는 성태의 눈빛이 이제까지와는 좀 달랐다.

 

군침이 돈다는 표정이었다.

 

 

 

 

 

“이건 얼른 접수해야 하는데.”

 

 

 

 

 

그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한 권의 책이었다.

 

요사한 마력을 주변에 뿌리고 있는 그 책은 한 눈에 봐도 마법서였다.

 

실제 마법서이기도 했다.

 

이름은 아루크루의 마법서.

 

마법서 주인의 이름이 아루크루다.

 

아니, 저 마법서가 아루크루다.

 

그의 정수, 영혼, 지식, 마력이 저 책이 되고 말았다.

 

 

 

 

 

강력한 아크 위저드였던 그는 데몬 프린스를 소환해 더 강력한 주문을 얻기 위해 위험한 계약을 감행했고 실패해서 저 꼴이 됐다고 한다. 자세한 건 모른다. 알 필요도 없고. 하지만 확실한 게 한 가지 있다.

 

 

 

 

 

끝내주는 물건이다.

 

 

 

 

 

소유자는 즉시 여러 마법 스킬을 얻게 되고 그 스킬이 발전하면서 마법서에 기록된 마법을 얻게 된다. 그 스킬들은 마치 나무처럼 자란다. 하나 같이 강력하고 유용하다. 특히 마법사는 희귀하고 귀중한 존재라서 스킬 형태로 마법을 저렇게 난사해 배울 수 있게 해주는 아티팩트는 매우 소중하다.

 

 

 

 

 

패널티야 있다.

 

소유자는 광기에 대한 저항을 때때로 해야 한다.

 

그래서 책을 제압하지 못하면 적아를 가리지 않는 미치광이가 되어 마법을 뿌리며 학살을 거듭하게 된다. 아루크루가 그랬다고 한다.

 

하지만 아루크루의 광기를 제압할 정신력이 있다면야 문제가 없다. 아니, 성태는 그 정도 정신력이 없다 해도 그 광기에 먹히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당장은 무리지만 곧 그 수단이 손에 들어올 것이다.

 

 

 

 

 

군침을 흘리며 책을 바라보던 성태는 기대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다 맨 끝으로 갔다.

 

 

 

 

 

“그리고...”

 

 

 

 

 

이 넓은 공간의 뒤쪽 전면에 가장 크게, 그리고 엄중하게 보호되고 있는 괴물을 올려다보면서 그는 씨익 웃었다.

 

 

 

 

 

“이야...”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가 올려다보고 있는 것은 하나의 손이었다.

 

허공에 둥실 떠 있는.

 

 

 

 

 

그것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손이었다.

 

물론 손이다.

 

그러나 사람의 손은 아니었고, 손 이상의 것이기도 했다.

 

이것이야 말로 성태가 이 곳에서 진정으로 보고 싶었던 물건이다.

 

 

 

 

 

“카 역시 멋지구만.”

 

 

 

 

 

성태는 그 손에 숨죽이고 있는 막대한 마력을 간취해 내면서 눈을 반짝였다. 이 방안에 있는 모든 괴물들이 굉장하지만 저 손이 갈무리하고 있는 막대한 마기의 아우라 앞에 무릎 꿇고 숨죽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럴 수밖에 없다.

 

저 손은 데몬 프린스의 것이다. 데몬 프린스란 모든 마의 정점에 있는 강대한 몬스터의 왕자다. 데몬 프린스 사이에서도 강함은 천차만별이지만 가장 약한 데몬 프린스라 해도 마나용량 30000이상의 헌터가 다른 초일류 헌터들과 함께 싸워 큰 피해를 각오해야만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손의 주인이던 데몬 프린스는 본격적으로 세상이 멸망에 접어들기 전까지 인류가 만난 최고최강의 존재였다. 바로 대종사 이건이 서울대격전을 통해 승리한 데몬 프린스의 손인 것이다.

 

그 데몬 프린스의 이름은 크라운.

 

 

 

 

 

사실 대종사 이건이 이레귤러에 가까운 존재가 아니었다면 그때 최소한 한국은 멸망했고, 그 결과 한국땅을 중심으로 한 악마의 국가가 세워졌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그 정도로 그는 강대한 마왕이었다.

 

아마 성태가 상대해 온 그 무수하고도 강력한 악마들을 줄 세워 본다 해도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어가지 않을까.

 

 

 

 

 

그리고 저 손은 서울대격전이 남긴 유일한 유산 같은 것이다.

 

크라운은 이건에게 패배하면서 부활의 때를 노리고 자기 자신을 저 손에 봉인했고, 이것은 이건조차 파괴할 수 없었다고 한다. 대신 이건은 이 손에 어마어마한 마력을 꾸준히 투입해 강력한 봉인을 만들어 만에 하나 부활할 가능성을 없애 버린다.

 

 

 

 

 

그런데 이것이 묘한 결과를 낳게 된다.

 

어느 날, 저 손에서 데몬 프린스와 이건의 마력이 서로 반발하며 절단된 손목 부분에서 사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힘은 상식을 초월해서, 사실상 그 어떤 물질도 그 에너지 앞에서 버틸 수 없었다. 실제로 에너지가 분출되었을 때, 당시 사출 사정거리였던 200km를, 지면아래까지 아무 저항 없이 그대로 파고 들어갔던 것이 확인됐다.

 

 

 

 

 

그야말로 절대절단의 힘이었다.

 

 

 

 

 

이 사출되는 에너지를 안정화하기 위해서 이씨 세가는 다시 수십 년의 시간을 무던히 사용해야 했다. 그리고 겨우 안정시킬 수 있었다. 또한 한 가지 성과를 얻게 되는데, 사출되는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제어해 원하는 형태의 무기로 변형해 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모든 방어를 무시하는 공격!

 

 

 

 

 

그 위력이 어떤 것일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때문에 한때 이 손목을 두고 데몬 프린스조차 잡졸처럼 베어낼 수 있는 진정한 대 악마 병기가 개발된 것이라고 사람들이 들뜨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기대도 잠시였다.

 

 

 

 

 

사출되는 에너지를 전투에 사용하면서 안정화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자칫하면 200km앞에 있는 것까지 단번에 다 잘라버리는 칼날을 생성하는 핵폭탄급 무기다. 사실상 베는데 저항이 제로기 때문에 미친놈 손아귀에 들어가면 반경 200km에 달하는 절단면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어가 불안정하다면 이런 무기를 쓸 수는 없다.

 

절대로.

 

 

 

 

 

‘그래서 결국 여기 갇히게 됐지.’

 

 

 

 

 

그러나 만일 저 흉포한 마기의 날을 뜻대로 조종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야말로 데몬 슬레이어라 불리기 부족함이 없으리라.

 

 

 

 

 

“가지고 싶다.”

 

 

 

 

 

그래서 성태는 저것을 가지고 싶었다.

 

다른 놈들에게는 불가능했다 해도, 성태라면 저걸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아니, 가져야만 하지...!’

 

 

 

 

 

눈을 반짝이며 그는 각오를 다졌다.

 

아무리 성태라 해도 다시 지고의 위치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역시 시간이 걸린다. 특히 마나를 모으기가 힘들다. 이 과정에서 적잖은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크라운의 손을 손에 넣으면 그 시간을 현격히 줄일 수 있으리라.

 

 

 

 

 

“그렇지만 저 괴물을 컨트롤 하려면 아무리 나라도 꽤 시간이 걸릴 거란 말야. 하, 지금은 참는 수밖에.”

 

 

 

 

 

시간 벌이를 위해 필요한 물건을 사용하기 위해 시간을 또 들여야 한다는 것은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다. 세상을 최대한 원래의 모습으로 보존한 채 싸움을 종결시키고 싶으니까. 그래야만 영화를 누려도 제대로 누리는 게 아니겠는가.

 

 

 

 

 

“으음, 구경 잘했고... 일단은 여기서 물러갈까.”

 

 

 

 

 

원했던 물건을 모두 둘러본 성태는 만족스럽게 방을 나섰다.

 

그리고 나서기 전에 마지막으로 방안을 다시 돌아봤다.

 

그의 눈으로 욕망의 불꽃이 피었다.

 

 

 

 

 

‘그나저나 여기 있는 것들 전부...’

 

 

 

 

 

위험한 것들이다.

 

그러니까 이런 곳에서 아무도 가지지 못하도록 한 상태다.

 

그러나 폐기하지 못하고 이런 곳에 처박아 두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동시에 저것들은 대단한 가능성과 힘을 지닌 마물들이기도 하다.

 

 

 

 

 

‘그래. 역시 내가 먹어야겠다.’

 

 

 

 

 

성태는 웃으면서 결심을 확고히 했다.

 

저 정도를 제어하지 못해서야 시간까지 거스른 보람이 없다.

 

 

 

 

 

*****

 

 

 

 

 

알파메일 28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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