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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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2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19화
19화 시험시작!(2)
쾅!
콰광!
싸움이 격화됐다.
별로 좋게 시작된 협력은 아니었지만 성남경과 최연우의 조합은 상성이 대단히 좋아서 최연우가 버티는 사이 성남경이 허점을 창으로 찌르고, 성남경이 섀도 자이언트의 신경을 분산시키는 동안 최연우의 펀치가 자이언트를 후려치는 방식으로 섀도 자이언트를 농락하듯 상대했다.
하지만 섀도 자이언트 자체가 대단히 강력한 몬스터라서 일방적으로 공격하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두 사람의 우위는 결정적인 것이 되지 못했다.
주변 건물과 시설만 파괴하며 폐허가 된 도시가 한층 더 파괴되어 나갈 뿐.
‘젠장...’
‘이걸 어떻게...’
자신만만했던 두 엘리트는 일급 몬스터의 벽 앞에서 초조함과 당혹감을 같이 느꼈다. 이런 식으로 싸우다가 자칫 한두 방 얻어맞기라도 하면 점수는커녕 큰 부상을 입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던 찰나였다.
“어, 저건...!”
최연우가 뭔가를 발견해 놀란 표정이 됐다.
성남경이 그가 바라보는 쪽을 봤다.
폐허가 된 도로를 따라 한 소녀가 달려오고 있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한복 차림에 한 손에 검을 든 어처구니없이 아름다운 소녀였다.
한 눈에 누구인지 알아 볼 수 있었다.
“이혜선!”
성남경이 그녀의 이름을 외쳤다.
그러는 사이 이혜선은 전장에 도착했다. 이혜선은 이어 몸에 무게가 없는 것처럼 섀도 자이언트를 향해 도약했다. 섀도 자이언트가 흠칫 놀라며 이혜선을 향해 몸을 돌렸다.
쿠아아아!
그것은 위협을 느낀 것처럼 포효했고, 이어 양 손을 뻗었다.
거대한 섀도 자이언트의 양 팔이 길게 늘어났고, 그 끝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면서 수십 줄기의 공격이 되어 이혜선을 노렸다.
그것은 마치 수십 명이 동시에 이혜선을 노리는 것과 같아 허공에 이미 떠올라 있는 이혜선에게는 그 공격을 피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이혜선은 한 차례 허공에서 몸을 돌리면서 그 공격을 피해냈고, 그 다음에는 땅을 밟듯이 섀도 자이언트의 빗나간 공격을 밟고서 그것을 타고 치달리기 시작했다. 다급하게 섀도 자이언트의 다른 줄기들이 이혜선을 공격하기 위해 선회하며 날아들었지만 이혜선이 춤을 추듯이 아름다운 원을 그리며 검을 휘두르자 거기 걸려 모조리 잘려나갔다.
그리고 이혜선은 섀도 자이언트의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섀도 자이언트는 다급하게 포효하면서 몸을 부풀렸다. 이어 다리를 크게 들어 이혜선을 걷어차 날려버리려 했다. 이때 이 것이 끌어 모은 힘이 어찌나 강했던지 갑자기 주변에 강한 냉품이 불며 주변이 얼어붙기 시작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서릿발 같은 냉기와 함께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섀도 자이언트의 발을 보는 이혜선의 눈동자는 그 냉기보다도 차가웠다.
‘저걸 어떻게...’
‘제 아무리 완벽한 천재라고 해도!’
그 광경에 성남경과 최연우가 도리어 심장이 쫄깃해 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혜선이 그 공격에 얻어맞는 바로 그 순간에!
스왁!
빗살이 공간을 갈랐다.
눈을 깜빡이며 성남경과 최연우는 자신들이 뭘 봤는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방금 전 보았던 한 줄기 선은 환상이었던 듯 이미 사라졌고, 섀도 자이언트의 등 뒤로 사뿐하게 이혜선이 착지했다.
이혜선은 부드러운 원을 그리며 몸을 돌렸다.
크커....
섀도 자이언트 역시 몸을 돌리며 이혜선을 향해 공격하려 했다. 하지만 피, 혹은 가래 끓는 듯한 소리를 내면서 움직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 크게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 몸 전체가 쩍 갈라지더니 속의 것을 게워내며 바닥으로 무너졌다.
단 일격에 최연우와 성남경이 고전하던 상대를 두 쪽 내 죽여 버린 것이다.
“빌어먹을, 늦게 와 놓고...!”
최연우가 이혜선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성남경은 슬쩍 이혜선의 부푼 가슴 부위를 보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젠장... 역시 이씨 가문이란 건가.”
그가 분해하기보다 체념하듯 고개를 흔든 것은 그녀의 배지에 나와 있는 수치 때문이다. 그녀의 배지에 출력되어 있는 수치는 213. 섀도 자이언트를 쓰러뜨리지 못했다 해도 180점을 넘겼다.
최연우와 성남경, 둘 중 누가 저 괴물을 쓰러뜨렸다 해도 역전 불가능한 점수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실력이 아닌가. 어째서 그녀가 ‘퍼펙트 지니어스’라 불리는지 알만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최연우는 성남경과 달리 섀도 자이언트를 자기가 쓰러뜨리지 못한 게 무척 억울한 모양이었다.
그는 이를 갈면서 이혜선에게 다가가 외쳤다.
“그건 내꺼였다!”
“......”
이혜선은 검을 검집에 우아하게 집어넣을 뿐 최연우의 분노에 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냉담한 자세가 한층 더 최연우의 분노를 부추겼다.
“뭐라고 지껄여 봐! 남의 걸 옆에서 꿀꺽 새치기해간 도둑년아!”
성남경이 그 꼴을 보다 못해 개입하려 했는데, 그보다 먼저 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거, 추하군.”
“뭐?”
흠칫 놀라 다들 소리가 난 쪽을 바라봤다. 도로를 따라 한 청년이 접근해 오고 있었다. 여유롭게 웃는 표정에 키는 조금 큰 편, 체격은 보통. 배지에는 97점이 기록되어 있었다. 높은 점수지만 여기 모여 있는 이들과 비교하면 대단할 건 없다. 전체적으로 이상하게 여유로운 인상이란 걸 제외하면 특출 나 보이는 것은 없었다.
성태였다.
최연우가 두 눈을 부릅뜨고 성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너, 나한테 추하다고 한 거냐?”
“아니 외야에서 올해 최고 후보생들의 싸움을 구경하던 입장인데, 꼴을 보아하니, 그 중에서도 제일 격이 떨어지는 분이 너무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게 보여서 솔직한 감상을 말하고 말았지.”
어깨를 으쓱이며 유들유들하게 성태는 답했다.
사람 속을 심하게 긁는 태도여서 그렇지 않아도 화가 나 있던 최연우는 순간적으로 폭발했다. 그는 몸을 거칠게 날려 성태의 멱살을 잡으면서 외쳤다.
“백점도 안 되는 새끼가!”
“이백점도 안 되는 새끼가 이백점 넘는 애한테 개도 비웃을 병신 같은 악을 쓰는 건 그럼 뭐라 하시려고?”
전혀 겁먹지 않은 태도로 피식 웃으면서 성태는 가볍게 말을 되돌렸다.
최연우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이게...”
수치심과 분노에 눈앞이 아득해질 지경이었던 최연우는 한 주먹을 들어 성태를 내려치려 했다. 보다 못한 성남경이 끼어들어 그 손을 잡았다.
“그만둬! 후보생들끼리 폭력은 탈락 사유다!”
그 말에 허공에서 최연우의 주먹이 파들파들 떨렸다.
결국 최연우는 잡고 있던 성태의 멱살을 풀고 주먹을 내렸다.
“이 새끼 두고 봐라!”
하지만 성태를 향한 분기를 거둔 것은 아니라는 듯 으르렁 대듯이 한마디 하고 획 몸을 돌렸다. 성남경은 이어 성태를 향해서도 충고했다.
“너도 그만둬. 저 녀석이 잘못한 건 맞지만 너무 화를 긁는 것도 옳은 태돈 아냐.”
“뭐 그건 인정하도록 하지.”
성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는 짓이 꼴같잖아서 개입하긴 했지만 자기도 좀 너무 나갔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보다 성남경이 의외였다. 그냥 재수 없는 녀석이라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사려 깊은 녀석이었던 모양이다. 과거의 자신이 이 녀석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편견이었던 걸까. 하긴 별로 친했던 것도 아니니까.
성태가 그리 생각하며 시선을 돌리는데 이혜선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검을 수납하고는 현장에서 떠나는 중이었다.
성태는 서둘러 그녀의 뒤를 쫒았고, 그녀의 바로 곁에까지 다가갔다. 이혜선은 성태가 바로 곁에 다가와서도 전혀 시선을 옆으로 돌리지 않고 앞으로 걸었다.
“어이, 이혜선.”
“......”
이혜선은 답하지 않았다. 보통은 이혜선의 이름값과 지위 때문에 이런 냉정한 태도 앞에선 절로 떨어져 나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혜선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성태는 이렇게 고고하게 구는 계집아이에게 끈덕지게 굴며 골려주는 것도 좋아한다.
게다가 틀린 말 하는 것도 아니잖는가?
“흠, 그래도 감사 인사 한두 마디 정도는 괜찮지 않아?”
계속된 성태의 말에 결국 이혜선은 멈췄고, 지겨운 듯 한숨을 쉰 다음 단절적으로 그에게 답했다.
“부탁하지 않았어.”
“아 어련하실까.”
성태는 어깨를 으쓱였다.
물론 부탁한 적은 없다.
그리고 감사 인사를 받으려고 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있든 없든 감사와 사양이 오가는 것이 바로 상식적이고 건전한 인간관계라고 다들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성태도 이 계집애가 이런 성품이라는 것은 알고 있으니까 별반 놀라지도, 기분 나빠하지도 않았다. 이 이쁘장한 계집애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상식이란 것과 꽤 멀어져 버린 상태다.
진짜 용건은 이 다음이다.
성태는 조용히 그녀에게만 들리도록 속삭였다.
“그런데 그 검격 말야, 아직 어설프던데?”
처음으로 이혜선의 시선이 성태를 향했다.
눈빛만으로 사물을 갈라버릴 수 있을 듯이 날카로운 눈빛이었다.
“네가 뭘 안다는 거지?”
억제된 감정이 한 군데 뭉친 말이었다.
“어이고 무서워라.”
빙긋 웃으면서 이글거리는 불꽃처럼 단 번에 분노로 타오른 이혜선에게서 성태는 훌쩍 떨어져 거리를 뒀다. 그러나 사람 속을 긁는 특유의 웃음은 거두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언제 거리를 뒀었냐는 듯 다시 성태는 혜선에게 다가갔고, 그녀에게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나도 나름 검에 대한 안목엔 자신이 있거든. 그 검격, 종말단계의 마나 정리가 잘 안 되고 있지?”
“......!”
놀람에 이혜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형용하기 힘든 감정이 깃든 눈으로 성태를 바라봤다.
“역시 그렇군.”
그녀의 반응에서 자신의 예측이 맞다는 것을 안 성태는 만족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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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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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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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비매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