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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6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6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16화

16화 본고사장(1)

 

 

 

 

 

본고사장을 나선 다음 학생들은 밖에 대기되어 있던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오르니 각 자리에는 전자 배지가 하나씩 마련되어 있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안내인들이 각자 그것을 가슴에 착용하라 했다.

 

모두 착용했고, 버스는 출발했다.

 

 

 

 

 

버스는 도로를 따라 달렸다.

 

곧 현재의 서울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시골에 가까운 풍경이 펼쳐졌고, 그 풍경이 계속 지속되는 도로를 한 30분 정도 계속 달리니 도로 사정이 급격히 나빠졌다. 그리고 폐허로 주변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여기는...”

 

“서울대격전지.”

 

 

 

 

 

창밖의 풍경을 보면서 희연과 성태가 이 장소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대종사가 데몬 프린스와 싸워 승리했다고 하는 거기로군.”

 

“그래.”

 

 

 

 

 

대종사 이건이 데몬 프린스와 아크 데몬을 맞이해 승리했다고 하는 전설적인 대전 서울대격전. 그것은 인간 헌터가 이를 수 있는 정점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몬스터와 악마의 시대에 사람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도록 하는 등대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 싸움으로 인한 여파가 수십 년간 그 격전지를 오염시켰다고 한다.

 

악마의 피와 그들의 마력은 대지를 오염시켜 심지어 세균조차 그곳에서 살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저주받은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이렇게 땅이 스스로 회복된 다음에도 아무도 저주받은 땅에는 접근하려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황폐한 대지의 도로는 형편없이 파괴되어 있었고, 한때 영화를 구가했을 높은 빌딩의 무너진 잔해만이 복잡하게 남아 문명의 무덤 같은 모습으로 널려 있었다.

 

그렇게 파괴된 한 폐허 앞에 덜커덩 거리며 도착해서야 버스는 멈췄다.

 

거기서 학생들은 모두 내렸다.

 

 

 

 

 

그들이 내린 곳의 도시 폐허는 격전지 폐허의 다른 곳과 별 다른 게 없는 곳이었다. 약간 차이가 있긴 했는데 그들이 있는 폐허는 도시 성벽 같은 높은 담장이 둘러쳐져 출입을 막고 있었으며, 무장 병력이 그 앞을 지키고 있었다는 점이다.

 

 

 

 

 

“자, 여기다.”

 

 

 

 

 

모여든 후보생들 앞에 서서 정형구가 외쳤다.

 

 

 

 

 

“아마 짐작한 놈도 있겠지만, 단순한 시험이다.”

 

 

 

 

 

성태는 이걸 보고 어떤 시험인지 눈치채지 못하는 놈이라면 여기 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관리된 폐허. 용도는 뻔하지 않은가.

 

정형구의 말이 이어졌다.

 

 

 

 

 

“이 구획 안에는 우리가 풀어놓은 던전의 몬스터들이 있다. 걱정마라. 여길 지망하는 놈들이라면 뭐, 어떻게든 될 거다. 그것들을 쓰러뜨려라. 그것들을 쓰러뜨릴 때마다 너희들은 점수를 번다. 그리고 시험시간이 끝났을 때 상위 10%가 수호대에 합격하게 될 것이다.”

 

 

 

 

 

확실히 간단했다.

 

적을 쓰러뜨리는 걸 점수화 하고, 상대평가로 상위 10%를 합격시킨다는 것.

 

누구라도 알 수 있다.

 

공정성 시비도 생길 리 없는 철저한 실력 위주의 평가.

 

 

 

 

 

“질문 있나?”

 

 

 

 

 

정형구가 묻자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협력해서 싸우면 쓰러뜨리지 않은 쪽도 점수를 벌 수 있습니까?”

 

“그런 건 없다. 철저하게 몬스터의 명줄을 끊은 놈만 점수를 번다. 그런 건 교대로 명줄을 끊어가며 협력하면 되겠지. 알아서들 해라.”

 

 

 

 

 

정형구는 약간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으로 답했다.

 

기실 그는 협력해서 싸운다는 것 자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여겼다. 협동 공략자는 벌점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을 정도다.

 

프로 헌터는 물론 협력 활동이 기본이지만 그런 건 충분히 성장한 다음 익혀도 늦지 않다. 정형구는 어릴 때부터 남에게 기대거나 묻어가는 법을 배우는 거야말로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건 진짜 원석을 뽑는데도 큰 해악이다.

 

 

 

 

 

그러나 머리 굳은 상층부에서는 헌터 활동은 어디까지나 협동이 기본이고 이것은 후보생이라고 예외가 아닌 만큼 수호대 입시 시험에서 이걸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해서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다른 학생 하나가 손을 들고 물었다.

 

 

 

 

 

“혹시 위험하면...”

 

“구조대는 있다. 우리도 아직 굴려보지도 못한 것들이 여기서 뻗어버리면 아깝지. 하지만 명심해라. 사고는 어디서나 일어난다. 그리고 이 싸움은 실전이나 마찬가지다. 정말로 죽을 수도 있다.”

 

 

 

 

 

굉장히 짜증스럽게 답했다.

 

질문했던 후보생이 무안할 정도였다.

 

그리고 침묵.

 

 

 

 

 

“더 없나?”

 

 

 

 

 

정형구가 확인하듯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정형구는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그러면 겁만 먹게 한 것 같으니 너희들의 사기를 북돋을만한 이야기도 한 가지 해 주지. 이 시험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은 상위 3명에게는 수호대의 아티팩트 창고가 열린다.”

 

 

 

 

 

단번에 후보생들 사이에 웅성거림이 크게 일었다.

 

흥분과 기대가 뒤섞인 웅성거림이었다.

 

 

 

 

 

“아티팩트 창고!”

 

“와...”

 

“오오...”

 

“어떻게든 3위 안에는 들어가야...”

 

 

 

 

 

수호대의 아티팩트 창고!

 

그곳이 열린다면 이런 반응도 충분히 있을 법하다.

 

거긴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아티팩트 보관소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이씨 세가의 마법물품 보관소나, 정부의 비장품 보관소에 비길만하다.

 

 

 

 

 

수호대의 아티팩트 창고가 저렇게 성장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마법과 아티팩트의 연구에는 사실 많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때문에 중립적으로 이걸 연구하기 위한 곳이 필요했고, 그 대표적인 연구 장소가 바로 수호대였다. 여러 길드가 막대한 자금과 아이템을 지원해 이곳에 마법과 마나, 아이템에 대한 연구를 하도록 했고, 그 성과를 지원자들끼리 공유했다.

 

그리고 연구가 어느 정도 정리된 아티팩트는 수호대의 창고에서 관리하게 됐다.

 

 

 

 

 

둘째, 강력한 헌터들 가운데 자신의 평생 소장품들을 이 학교에 남기는 사례도 아주 많았다. 같은 값이면 최고의 재목들에게 유산을 남겨 잘 사용하게 하고 싶다는 선배의 마음가짐이라고 할까.

 

 

 

 

 

셋째로, 수호대에서 자체적으로 수집하게 되는 것들이 적지 않았다. 경매에 나온 것을 수호대가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고, 아니면 수호대에서 몬스터 토벌에 나섰다가 전리품으로 회수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수호대의 전력 자체는 일류 길드에 비해서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창고에는 나날이 무시무시한 아티팩트가 쌓여가고 있었다.

 

 

 

 

 

때문에 수호대의 아티팩트 창고는 헌터라면 누구나 한번 들어가 보길 소망하는 곳이다.

 

성장을 갈망하는 후보생들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

 

 

 

 

 

“그러면 필요한 정보는 모두 전달한 것 같군. 시작이다!”

 

 

 

 

 

흥분해 들뜨기 시작한 후보생들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면서 정형구는 외쳤다.

 

그 말이 신호가 됐다. 배지에 시간이 표시됐다. 2시간이었다. 일초씩 시간이 줄어들었다. 학생들은 담장이 둘러쳐진 도시의 폐허 안쪽으로 달려갔다. 먼저 싸움을 시작해 누구보다 많은 점수를 벌기 위해서.

 

 

 

 

 

“자, 그럼 움직일까.”

 

 

 

 

 

성태도 가볍게 어깨를 돌리면서 희연에게 권했다.

 

희연은 조금 설레는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응. 같이...?”

 

“아니, 사냥감도 많을 것 같지 않은데 흩어지지.”

 

 

 

 

 

표정에서 희연의 기대를 못 읽은 바는 아니지만 성태는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합격 따윈 문젯거리도 아니다. 혼자서 돌아다니면서 조금 구경해 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희연은 아쉬운 표정이지만 납득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쳇, 알겠어.”

 

“그러면 반드시 합격해.”

 

“물론이지!”

 

 

 

 

 

두 사람도 다른 학생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올해 후보생들 수준을 구경해 볼까.”

 

 

 

 

 

모든 학생이 시험장 안으로 들어간 다음, 정형구는 슬쩍 한 발을 움직였다. 그 순간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

 

 

 

 

 

검은 덩어리 같은 것이 덤벼들었다.

 

검격이 그 덩어리를 횡으로 절단했다.

 

 

 

 

 

철벅.

 

 

 

 

 

절단된 덩어리는 땅으로 떨어져 점액처럼 흐트러졌고, 이내 폐허에 핏물처럼 흔적을 남기며 죽었다.

 

그 죽은 덩어리 앞에 서 있는 것은 성태였다.

 

 

 

 

 

“섀도 비스트가 주력인가. 입학시험이니 이 정도면 무난하긴 하지. 특별히 누가 위험할 일은 없겠군.”

 

 

 

 

 

성태가 이곳에 들어오기까지 만난 적은 모두 섀도 비스트였다.

 

그의 배지에는 이제까지 쓰러뜨린 적에 따른 점수 3점이 기록되어 있었다.

 

 

 

 

 

섀도 비스트는 던전 가운데 음습한 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종류의 것이다. 좀비나 구울 같은 것들과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얻어맞을 때마다 실질적인 상처는 물론 스텟을 빨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빨린 스텟의 일부를 자기 힘으로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설프게 싸우면 점점 더 적이 강해진다. 이런 특성 때문에 후보생들에게는 까다로운 적이다.

 

 

 

 

 

하지만 주력이 그렇다는 것이다.

 

섀도 비스트만 배치하진 않았을 테고, 이게 주력이면 10%정도는 한 단계 위일 거고, 1% 정도는 아예 후보생 수준에선 손도 못 댈 놈들을 배치해 뒀을 것이다.

 

수호대는 늘상 그런다고 들었다.

 

 

 

 

 

“어떻게 할까...”

 

 

 

 

 

성태는 살짝 고민했다.

 

점수를 얼마나 벌까 생각하는 것이다.

 

 

 

 

 

‘좀 눈에 띄겠지만 역시 3위 안을 목표로 할까. 당장 가질 순 없어도 확인하고 싶은 물건이 있긴 한데...’

 

 

 

 

 

수호대의 아티팩트 창고라고 하면 정말 굉장한 것들이 많다. 성태가 본격적으로 활약할 시점에서야 별 의미가 없어지는 것들이 태반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그 중에는 한 가지, 진짜 황당한 것도 한 가지 있는데... 성태는 그게 지금 살짝 탐이 나는 중이었다. 당장 가질 순 없어도 일단 구경이나 해두고 싶은 심경이랄까.

 

 

 

 

 

잠시 고민하던 성태는 결국 한숨을 쉬었다.

 

 

 

 

 

“천천히 결정하지.”

 

 

 

 

 

시험 시간은 아직 많다.

 

 

 

 

 

“일단은 구경이나 하면서 말야.”

 

 

 

 

 

그는 폐허 사이로 달렸다.

 

관심 가는 몇몇 후보생들의 싸우는 모습이나 구경할까 해서였다.

 

 

 

 

 

*****

 

 

 

 

 

알파메일 16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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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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