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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2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7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12화

12화 희연을 가지다(2) & 대입시험(1)

 

 

 

 

 

처음엔 그래도 동생을 죽인다는 데 다소 거부감이 있던 두 사람이었으나 그가 보여준 대단한 실력과 치밀한 계획,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계획에 대한 보상으로 그가 제공한 마나 운용법의 개량이 보여준 대단한 효율 덕분에 마음이 바뀌었다.

 

 

 

 

 

그 마나 운용법이 정말 어처구니 없었다.

 

사소한 마나의 흐름을 약간 바꾸는 것 정도였는데, 그것만으로 효율이 극도로 올라갔다. 초입부터 그렇다면 숙련되면 길드의 오랜 숙원 ‘비연’ 스킬을 재현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 될 정도로!

 

그런데 그 자가...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게다가 그 계집애가 자기 꺼고, 그걸 건드려서 복수한다고?

 

 

 

 

 

“아, 물론 그렇긴 한데...”

 

 

 

 

 

남자는 할 말이 없던 듯 멋쩍게 말하다가 어깨를 으쓱이며 냉혹하게 말을 끝맺었다.

 

 

 

 

 

“내 목적은 그 아이를 죽이는 게 아니었거든.”

 

“처음부터 우리를 놀렸구나!”

 

 

 

 

 

길영은 상황을 이해하고 노해 소리 질렀다.

 

눈앞의 남자는 처음부터 그 계집애를 죽이려는 게 아니라 그걸 구실로 길드를 먹을 생각을 하고 있던 게 틀림없다.

 

빙긋 웃으며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이해한 모양이군.”

 

“이 개자식!”

 

“뭐, 기꺼이 여동생을 죽이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 놈들이 할 말은 아니라 본다만.”

 

 

 

 

 

검을 들면서 남자가 말했다.

 

 

 

 

 

“개소리 마라!”

 

 

 

 

 

분노한 길영이 자리에서 일어낫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힘을 발휘해 성태를 공격해 들어갔다. 그는 남자에게 제공받은 마나 운용법의 힘도 있어서 불과 며칠 전에 비해 월등히 강해진 상태였다.

 

잔상이 남을 듯한 기세로 적과의 거리를 좁히고 급소를 향해 검을 날린다!

 

 

 

 

 

하지만 무의미하다.

 

상대는,

 

그에게 바로 그 기법을 전수한 자인 것이다!

 

 

 

 

 

남자는 접근해 드는 길영의 동작을 예측하고 있던 듯이 한 손으로 그의 손목을 잡아 검을 옆으로 밀친 다음 그의 복부를 향해 다른 손에 쥐고 있던 검을 꽂아넣었다.

 

 

 

 

 

푸욱.

 

“커, 컥!”

 

 

 

 

 

마치 케이크에 포크를 꽂아 넣듯 간단히 길영의 복부에 검이 꽂혔고, 피가 바닥에 흥건히 쏟아졌다. 길영은 입으로 피를 토하며 자기 피로 젖은 바닥에 쓰러졌다. 헐떡이며 도망치려 버둥대는 그의 위를 적의 그림자가 덮었다.

 

그는 검을 들어 올리며 유들유들하게 말했다.

 

 

 

 

 

“자, 수고했어. 내가 이 길드와 당신 동생은 같이 접수해 주도록 하지. 마음 편히...”

 

 

 

 

 

이어 검을 내리찍었다.

 

 

 

 

 

“뒈지라고.”

 

퍼억!

 

 

 

 

 

길영의 등을 검이 관통했다.

 

그의 몸이 덜덜 떨었다.

 

 

 

 

 

“악...마...”

 

 

 

 

 

죽어가면서 길영은 남자에 대해 중얼거렸다.

 

그 말에 투덜대면서 남자는 자기 얼굴을 가리던 마스크를 벗었다.

 

 

 

 

 

“멀쩡한 사람을 두고 악마라니, 너무하는군.”

 

 

 

 

 

드러난 얼굴은 바로 성태였다.

 

그랬다. 이 모든 계획은 성태가 유도한 것이다.

 

이들 형제가 성만길을 움직여서 희연을 공격하게 하고 그 결과 길드를 자기 손아귀에 넣는다는 것 전부가!

 

 

 

 

 

그렇게 한 이유는 물론 간단하다.

 

이를 통해 성태는 희연을 손쉽게 손에 넣고 그녀가 이 길드를 차지함으로써 길드 역시 자기 영향력 아래에 두기 위해서.

 

그리고 그 계획은 오늘 완벽하게 성공했다.

 

 

 

 

 

“필요하면 악마 같은 짓도 물론 얼마든지 할 생각이었긴 하다만.”

 

 

 

 

 

성태는 빙긋 웃었다.

 

 

 

 

 

*****

 

 

 

 

 

자신의 방 침상에 누운 채 성태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걸로 겨우 최소한의 기반은 마련된 셈이군.’

 

 

 

 

 

희연을 손에 넣음으로써 일단 계획의 첫 일보는 성공했다.

 

부산지역에서 제법 영향력이 강한 길드의 후계자인 희연은 성태가 쓸데없는 주목을 피한 채 필요한 힘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가림막으로 사용하기에 적절할 것이다.

 

 

 

 

 

실제 오늘 이후로 그는 희연의 파벌에 들어가 같이 활동하기로 했는데 이걸 통해서 비연길드의 입김이 통하는 길드의 연수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후보생의 던전 공략은 프로 헌터와의 협력이 아니면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성태 정도의 학생은 사실 이후의 연수 활동이 매우 불리하다. 이걸 극복하려면 실력을 증명해야 하나,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매우 귀찮은 결과를 부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희연의 아래에 들어간다는 명목으로 비연 길드의 힘을 이용해 여러 길드의 협력을 얻어 연수를 통해 던전 공략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당장의 시간 벌이에 큰 이득이다.

 

 

 

 

 

‘이제 앞으로는...’

 

 

 

 

 

성태는 차분하게 생각을 정돈했다.

 

우선은 앞으로 있을 일들을 하나하나 정돈하고, 그것이 어떻게 역사적인 큰 변곡점이 되는지를 생각했다. 그런 다음 그런 사건들 가운데 어떤 것을 막고, 어떤 것을 더 나은 방향으로 유도해야 할지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성태는 미간을 좁혔다.

 

 

 

 

 

‘모든 것을 내 뜻대로 바꿀 순 없겠군.’

 

 

 

 

 

욕심 같아서는 잘못된 모든 것을 고치고, 잘된 모든 것을 더 낫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간 역사의 흐름이 너무 엉켜서 성태가 대응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가 알고 있는 역사와 완전히 다른 역사가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결과는 피해야 했다.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몇 가지 사건에 개입해 가장 큰 비극을 막아내거나, 가장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정도가 최선일 것 같았다.

 

 

 

 

 

‘어쨌건 일단은 수호대에 들어가 몇몇 주요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야 한다는 건 틀림없군. 그래야지 역사적인 인물들과 접점을 만들 수 있다.’

 

 

 

 

 

당장 바꿔야 할 역사 가운데는 지금 또래인 인물이 엮인 것도 있고, 또 수호고에서 지금 재학 중인 학생이 엮인 것도 있다. 그들은 대부분 거대 길드의 후계자 패권에 관련된 인물이며, 또 그들 개인적으로도 대단한 재능을 지닌 헌터 후보생, 아니, 사실상 헌터이기도 하다.

 

그들은 그들이 처한 입장과 재능으로 인해, 혹은 개인적인 야심으로 인해 역사적으로 큰일을 치르게 된다.

 

그걸 저지하든, 혹은 돕든 우선은 그들 가까이에서 친분을 쌓아야 했다.

 

 

 

 

 

‘여기까지 돌아와서 대입준비라... 우스운 노릇이지만 그것도 필요한 일이니 어쩔 수 없지. 게다가 여긴 어쨌거나 한국이니까.’

 

 

 

 

 

성태의 입장에서는 대학 교수가 정체를 숨기고 초등학교에 학생으로 들어가는 꼴이나 마찬가지지만 학업이 목적이 아니니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다소 간지러운 경험이 되긴 하겠지만 부가적으로 얻을 건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 성태가 가장 기대하는 건 여자였다. 그는 이전부터 여자를 좋아했는데 싸움이 격화된 이후 너무 오랫동안 굶주리고 살았다.

 

 

 

 

 

“그래서 오늘 가장 마음에 드는 수확은 그 아이로군.”

 

 

 

 

 

피식 웃으면서 성태는 희연을 회상했다.

 

뿌듯했다.

 

 

 

 

 

*****

 

 

 

 

 

대입시험

 

 

 

 

 

다음날, 부산 전역은 발칵 뒤집어 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성만길은 물론 비연 길드의 이사 역할을 맡고 있던 두 형제가 죽었기 때문이다.

 

 

 

 

 

성만길은 던전에서 백전노장답지 않게 실수해 죽었다고 던전에서 나온 두 연수생에 의해 밝혀졌다. 놀라운 결과였지만 다른 헌터들도 전부 죽어버렸기 때문에 던전의 수준을 잘못 파악하고 돌입한 데 따른 실수라고 여겨졌다.

 

때로 이런 일도 생기기는 한다.

 

 

 

 

 

그런데 두 형제의 죽음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한 게 틀림없었다.

 

지역 경찰이 나서서 크게 조사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수사가 제대로 진척될 리가 없었다. 당시 정전이 있어서 cctv같은 것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누군가 잠입하는 걸 목격한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몬스터의 짓일 거라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던전에서 흘러나와 세상에 스며든 강력한 몬스터도 종종 있고, 그것들에 의해 민간이 피해를 입는 일은 현대에서 교통사고만큼이나 흔한 사고 중 하나였으니까.

 

 

 

 

 

한데 이 단순한 몇 사람의 죽음은 어마어마한 결과를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했다.

 

그들은 세상에 아무런 영향력도 끼치지 못하는 노숙자 따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으로 죽은 이들은 부산의 가장 중요한 권력자다.

 

아마도 시장 이상으로.

 

비연 길드와 철권 길드의 주인이란 입장이니까.

 

 

 

 

 

이런 큰 권력의 공백은 반드시 서둘러 채워져야 했다.

 

 

 

 

 

비연 길드는 서둘러 총회를 열어서 희연을 마스터의 지위에 올렸다. 물론 나이가 있는 만큼 대표에 이름만 올리고 실질 운영은 중역들이 맡게 됐다.

 

그러나 이걸로 후계싸움은 완전히 정리된 셈이 되기 때문에 희연을 누가 이용한다거나 하는 건 도리어 불가능해졌고, 비연 길드의 구성은 훨씬 탄탄해 졌다고 다들 생각했다.

 

 

 

 

 

철권 길드는 운이 나빴다.

 

그들은 성만길을 대체할 사람이 없었다.

 

그의 아들조차 얼마 전 불명예스럽게 죽었다.

 

일단 길드 내 헌터 가운데 가장 강한 이를 대표로 내세우긴 했으나 그의 길드 장악력은 높지 않았고, 무엇보다 길드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다른 이들이 매우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철권 길드가 흔들리게 될 것은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은 머지않아 비연 길드에 흡수될 거라고 다들 예상했다.

 

곧 부산은 비연 길드 하나의 세력에 지배되는 것이다.

 

 

 

 

 

이것은 김희연이 머지않아 부산의 여왕이 된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지만, 부산 전역이 성태의 것이 된다는 것과 같은 말이기도 했다.

 

 

 

 

 

******

 

 

 

 

 

그런 급변과는 별개로 대입을 위한 준비는 착착 진행됐다.

 

 

 

 

 

금수저라서는 아니지만 운 좋게 마나중석으로 마나수용량이 크게 는 희연은 무척 바쁘게 던전을 공략하며 마나를 채우기 위해 애썼다. 성태는 희연의 부하로 위장해 그녀와 같이 연수를 다녔고, 틈틈이 그녀의 훈련을 도와주면서 자신의 마나를 채우는 데도 노력했다.

 

덕분에 성태와 희연 둘 다 금세 그들의 마나 용량을 모두 채울 수 있었다.

 

 

 

 

 

본래 타고난 마나량이 상당히 컸던 데다가 마나중석까지 사용한 희연은 현재 마나 용량이 5000에 도달해 있었다. 또래 가운데서는 정말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었다.

 

성태는 물론 2000을 다 채웠다.

 

2000을 다 채운 성태는 다시금 환골탈태를 시도해 마나 용량을 늘릴 수도 있었지만 다시 마나를 채우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고, 또 지나치게 마나수용량이 빨리 성장하면 쓸데없이 주변의 눈길을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단은 대입 이후로 이를 미루기로 했다.

 

 

 

 

 

그리고 대입 시험날이 됐다.

 

 

 

 

 

******

 

 

 

 

 

과거에는 수능이라 해서 대입 시험을 한날에 모두가 같이 쳤다.

 

그리고 그 점수에 따라 원하는 대학에 갔다.

 

 

 

 

 

하지만 사회는 변했다.

 

훨씬 가혹해졌고, 또한 특수성과 전문성이 요구됐다.

 

신분제에 가까운 양극화 또한 이루어졌다.

 

이 결과 지금은 본고사가 당연하게 됐다.

 

 

 

 

 

본고사란 각 대학이 직접 학생들에게 문제를 제출해서 합격생을 뽑는 시험을 치르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히 헌터 시험은 예외 없이 이 본고사 방식으로 치러졌다.

 

그리고 이 헌터 시험의 정점에 서 있는 것이 바로 수호대였다.

 

 

 

 

 

수호대!

 

 

 

 

 

헌터와 몬스터가 보편화 되면서 국가와 민족을 수호한다는 흔한 이념의 모토 하에 세워진 공립 대학이다. 본래 서울대와 연계되어 세워진 곳이지만 워낙 교육 내용이 달라서 지금은 거의 독립되어 있다. 그런 과거를 보여주는 희미한 잔상이 바로 수호대의 정식 명칭이 서울수호대라는 것이다.

 

 

 

 

 

여하간 그런 이념을 보여주듯이 이 학교가 세워진 이후 한국의 대표적인 헌터들은 모조리 이 학교에서 나왔다.

 

예외는 거의 없었다.

 

한 시대의 강력한 헌터 100사람을 뽑는다 하면 그 가운데 10명 정도는 타 학교 출신도 있었으나 나머지 90명은 모조리 이 학교 출신이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건 인맥이나 지연, 학연 따위가 무시된 철저하게 실력에 따른 평가였기 때문에 아무도 불평하지 못했다.

 

 

 

 

 

알파메일 12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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