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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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3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9화
9화 함정(3)
“어?”
묘하단 표정으로 희연은 고개를 갸우뚱 움직였다.
“생각보다 먼 곳까지 왔나...”
그리 큰 던전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한 일이었다.
혹시나 싶어 희연은 호각을 한 차례 더 불었다.
삐익!
고주파 소리가 귀를 찌르는 듯한 소리를 내며 멀리까지 퍼져나갔다. 한데 다음 순간이었다. 그녀가 있는 곳으로 누군가 떨어져 내렸다.
“소용없다.”
억눌린 분노가 서린 목소리에 놀라 희연이 돌아봤다.
열 명 정도의 헌터들이 희연이 왔던 길을 따라 접근해 오고 있었다. 그들 가운데 유독 덩치 큰 남자가 선두에 서 있었다.
“앗!”
그를 보고 희연이 경악했다.
희연도 아는 남자였고, 그와 희연의 인연은 결코 좋지 않다.
어쩌면 철천지원수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른다.
아니. 철천지원수가 맞다.
“다, 당신은...”
“오랜 만이군 아가씨! 언젠가 학교에서 본 것 같기도 한데... 그 사이 한층 예뻐졌군.”
선두의 남자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잔인한 웃음이었다.
“성만길 마스터...”
남자는 바로 성만길이었다.
철권 길드의 마스터이자 성영규의 아버지.
“그렇다! 내가 바로 네년이 모살한 억울한 성영규의 아비 성만길이다!”
발로 크게 땅을 후려치며 노한 목소리로 성만길은 외쳤다.
으르렁 하고 동굴 전체가 그의 분노한 목소리와 발 구름에 떨었다. 희연은 당황해 뒤로 물러서며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에요! 그 땐.”
“무슨 개소리를 하려고 하나! 우리 자식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어!”
이글거리는 눈으로 성만길은 희연을 노려보며 외쳤다.
희연은 서둘러 냉정을 되찾고 외쳤다.
“당신 아들은 정말로 던전에서 내가 싸워 약해진 틈을 타서 나를 범하려 들었어요!”
물론 그런 말이 통할 리 없다.
아니, 그것은 상대의 분노를 더욱 돋우는 말일 뿐이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군! 이러니까 계집년들은!”
성만길이 거칠게 희연을 향해 돌진했다.
그의 부하들이 도망칠 수 없도록 뒤쪽 길을 봉쇄했다.
거리가 좁혀진 순간에 희연은 몸을 굴려 성만길을 피했다. 희연이 있던 곳을 성만길의 주먹이 후려쳤다. 폭탄이 터지듯 큰 소리가 나며 바닥이 박살났다.
명성대로의 위력이었다.
“아니에요!”
후두둑 쏟아지는 돌가루를 맞으면서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희연은 자신을 변호했다.
물론 그것이 소용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성만길은 몸을 일으켰고 희연을 향해 몸을 돌렸다.
쿠앙!
그가 다시 몸을 박찼다.
거대한 그의 몸이 악마와 같은 기세로 희연을 향해 날았다.
“그리고 설령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무슨 상관이지! 겨우 네년 몸 좀 맛보는 게 뭐 그리 큰일이라고 내 아들이 죽어야 했단 말이냐!”
피해야 했다!
희연은 마나를 운용, 민첩에 이를 배치하며 그의 공격을 회피했다. 속도와 움직임만이라면 비연 길드 쪽이 훨씬 우위!
훙!
후후훙!
춤을 추듯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이면서 연달아 이어지는 성만길의 주먹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피했다고 해도 그 풍압만으로 피부가 찢어질 듯이 아팠고, 간혹 스치기라도 하면 거친 못에 걸리기라도 한 것처럼 옷이 찢어지고 피부에 상처가 생겼다.
아찔해질 정도의 위력!
정통으로 맞기라도 한다면 한 방에 끝장날 것은 뻔했다.
부웅!
부웅!
공포에 전율하며 공격을 하나하나 피하며 뒤로 물러서던 희연의 등이 턱 막혔다.
놀라 고개를 슬쩍 돌리니 등 뒤는 벽이었다.
궁지에 몰린 희연을 향해 복수심에 불타는 성만길이 웃으며 다가왔다.
각오를 다지는 수밖에!
“결국 부모라는 것도 똑같은 종자로군!”
희연은 자기 검을 뽑고 전신에 마나를 운용했다.
언제든 스텟으로 변환할 준비를 하고서.
“뭐든 지껄여라. 더러운 창녀야!”
성만길이 달렸다.
그 기세는 폭풍!
“당신 같은 작자가 유력 길드의 마스터라니!”
그 시점에 희연은 자신의 마나를 스텟에 돌렸다. 민첩을 극대화 하고 나머지는 힘에 올인! 성만길이 들어서는 지점을 초조하게 읽었다!
후욱!
자신의 거리에 성만길이 들어왔다.
외침과 동시에 찌른다!
퍼억!
정확히, 노렸던 대로 성만길의 목에 희연의 검이 박혔다. 희연은 됐다! 고 마음속으로 기뻐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녀의 얼굴이 푸르죽죽하게 튕겼다. 성만길이 조롱하듯 히죽 웃은 것이다.
어마어마한 반탄력과 함께 검이 휘었고, 손아귀가 튕기며 찢겨나갔다!
그녀의 민첩과 힘을 사용한 공격 따위는 성만길을 상처 입힐 수 없었다.
희연의 손에서 검이 튕겨나간 시점에서 성만길은 그녀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주먹이 닿을 거리 안에 들어선 시점에서 그녀의 복부를 후려쳤다.
퍼억!
가녀린 희연의 몸이 거기 얻어맞으며 떴고, 그녀는 등 뒤를 같이 파괴하며 바닥에 꼬꾸라졌다. 희연은 호흡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얻어맞은 자신의 배를 고통스럽게 부여잡고 이를 악물고 있는 희연을 향해 성만길이 웃으면서 말을 내뱉었다.
“너 같은 계집년 때문에 죽은 내 아들의 원한에 비할까!”
이어 그의 커다란 손이 희연의 머리를 잡았다.
종이쪽을 들어올리듯 가볍게 성만길은 그녀를 들어올렸다.
“이익...”
머리를 잡힌 채로 들어올려진 희연은 양 손으로 그의 손을 잡아 어떻게든 풀어내려 했지만 강철로 구속된 듯 손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연하다. 지금 희연은 심한 타격을 당한데다가 성만길의 힘 수치는 1500이 넘는다. 프라이팬 정도는 종이처럼 찢을 수 있는 힘이다. 희연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원한에 번뜩이는 눈으로 희연을 보면서 성만길은 외쳤다.
“흐흐흐! 네년을 찢어 죽이고 억울한 내 아들의 원한을 갚겠다.”
“크윽...”
무기가 파괴된 채 이렇게 묶인 꼴로는 희연에게 아무런 수단이 없었다.
성만길의 눈이 번들거리며 희연의 몸을 아래위로 훑었다.
아름다운 몸이었다.
복수심이 결합 된 탐욕이 그 몸에 쏟아졌다.
“아니, 네 년을 범하려다 내 아들이 죽을 뻔 했다고 지껄였겠다? 그러면 좋다. 정말로 네 년이 그 꼴이 된 다음 죽도록 해 주마!”
“으...”
성만길이 입술을 핥으며 하는 말에 희연은 암담함을 느꼈다.
설마 이런 꼴이 될 줄이야...
지금 상황에서는 정말로 탈출할 수단이 없었다.
그냥 이대로 농락당하다 죽을 수밖에.
억울함에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문득 한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성태의 모습이었다.
‘왜 그 사람이...’
어이없었다.
희연은 눈을 감고 각오를 다졌다.
성만길의 다른 손이 먹이를 희롱하기 위해 천천히 그녀를 향했다.
그때였다!
“자, 적당히들 하시지.”
등 뒤에서 유쾌하게 들려온 목소리 하나.
“엇?!”
“뭐야!”
놀란 성만길의 부하들이 고개를 돌렸다.
그것은 한창 흥분해 있던 성만길과 그의 손아귀에서 절망해 있던 희연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있는 곳으로 한 남자, 아니, 소년이 접근해 오고 있었다. 한 손에는 시시한 검을 쥐고 있었는데, 그 검은 이미 피에 젖어 있었다.
‘아아...‘
그를 보고 희연은 알 수 없는 감정에 울고 말았다.
그 소년은 바로 성태였다.
성만길의 부하 중 하나가 으름장을 놓듯 앞에 나서며 외쳤다.
“네놈은 뭐냐!”
“글쎄 뭘까.”
성태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한 손으로 검을 흔들며.
검 끝에 매달린 피가 주변에 원을 그리며 뻗어나갔다.
“흥 기껏해야 또래의 연수생으로 보이는데-”
부대장은 성태에게서 묘한 위압감을 느끼면서, 그러나 자신의 그 감각을 무시하면서 으르렁 대며 양 옆으로 눈짓했다. 어차피 현장에서 이런 꼴을 보인 이상 저 녀석에게는 다른 수가 없다.
죽여 없애야 한다!
퉁!
파악!
부대장의 양 옆에 있던 헌터들이 몸을 던졌다.
직선의 공격.
하지만 길 자체가 지금은 좁다. 양 쪽에서 동시에 치고 들어오면서 길을 봉쇄하는 이 돌격은 피하기가 극히 곤란하다!
그리고 둘이 동시에 성태를 공격했다.
“후!”
“어?”
하지만 그들의 공격이 그에게 닿은 순간 허상이었던 것처럼 소년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 다음 순간 소년의 모습이 나타난 것은 그들의 등 뒤.
소년은 검을 높게 치켜들고 한 차례 흔들었다.
어느새 방금 전보다 한층 많은 피를 머금은 그 검은 촤악, 소리를 내며 바닥에 피를 뿌렸다.
푸확!
푸하학!
“컥!”
“어억...!”
그 피 소리가 신호이기라도 했던 것처럼 성태에게 덤벼들었던 두 사람의 목에서 갑자기 피 분수가 뿜어졌다. 그들은 경악한 얼굴이 되어 바닥에 쓰러졌다.
절명이었다.
“이, 이건 뭐야?!”
리더의 얼굴이 공포에 굳었다.
방금 그는 소년의 움직임을 알아보지 못했다.
분명히 별로 빠른 것도 아니었는데.
‘저 놈...’
심지어 그것은 부하들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성만길조차 마찬가지였다.
이해할 수 없었다.
빠른 동작이 아니었는데...
검끝을 아래로 하며 성태는 부대장을 향해 히죽 웃어 도발했다.
“와 보시지. 쓰레기야.”
“쳐라!”
리더는 다른 부하들에게 외치며 그 자신도 달렸다.
와아아, 하면서 다른 부하들과 함께 소년을 향해 함께 돌진했다.
몬스터를 잡는 진형을 잡으면서.
포위망을 구성하고, 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 딜 탱을 서로 맞으면서 적의 전력을 깎고 허점을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파티 플레이였다.
“흥!”
성태는 한 눈에 적의 생각을 꿰뚫어 읽고는 코웃음 쳤다.
제법 상대의 진형이 안정되어 있지만 결국은 몬스터를 상대로 한 것이다. 숙련 된 전사는 이에 대한 대응 방식을 이미 알고 있기 마련!
성태가 달렸다.
탱커 역할을 맡은 헌터가 동료를 보호하며 앞으로 나섰다.
대신 성태의 공격을 받아내 허점을 만들기 위해서다.
성태의 접근.
하지만 성태는 그와 충돌하는 순간 공격하지 않았다. 그를 스치고 도리어 뒤로 빠졌다.
“아니!”
“뭐야!”
첫 대응부터 어그러지니 헌터들은 당황했다.
이런 대응은 상상도 못한 것이다.
퍼걱!
성태는 당황한 탱커 뒤 딜러의 목에 먼저 검을 꽂아 넣어 그를 절명시켰다. 다른 헌터들이 당황하며 진형을 되찾으려 했다.
하지만 늦었다. 적에게 정비할 기회를 주지 않고 성태는 종이를 쭉 베어가듯이 달려가면서 자신의 앞에 걸리는 헌터들을 모조리 베었다.
퍼걱!
퍽!
그의 앞에서 피비가 내렸다.
“미친..”
“뭐, 뭐야...”
헌터들은 당황하며 공포에 떨었다.
별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동작에 아군이 걸리는 순간 해체당해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데 도무지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던 것이다.
그들이 만났던 가장 강대한 몬스터도 이런 위압감과 힘을 보이진 못했다.
그리고 남은 것은 어느 새 부대장과 성만길 둘 뿐이었다.
“이놈!”
부대장은 공포에 질린 푸른 얼굴로 양 주먹을 쥐고 성태를 향해 달렸다. 그는 능히 일류의 영역에 접어든 강자. 보유 마력만 2000이 넘는다. 때문에 부산의 최대 길드 중 하나인 철권 길드에서 이인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공로를 특별히 인정해서 성만길은 그에게 마나 운용에 대한 노하우를 적잖게 전수했을 정도!
후아악!
마나에 의해 체력과 힘이 순식간에 증폭되며 근육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거대해진 주먹을 부대장은 휘둘렀다. 후웅, 하는 폭풍 같은 소리와 함께 톤 단위 바위도 깨뜨릴 주먹이 날았다. 여전히 몸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그 싸움을 보고 있던 희연이 공포에 눈을 질끈 감았다.
성태가 보이던 위압감이 크다곤 하지만 지금 상대의 주먹 앞에서는 금세 곤죽이 되어 버릴게 뻔해 보였으니까.
퍼걱!
그리고 소리가 났다.
타격음이 아니었다.
놀라 희연이 바라보니 성태가 부대장의 등 뒤로 이미 빠져나와 있었다. 그는 검을 한 차례 크게 휘둘러 묻은 피를 털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등 뒤로는 목을 잃은 부대장의 몸이 피를 뿌리며 질척질척 걷고 있었다.
툭!
허공에 떠올라 있던 목이 바닥에 떨어졌다.
쿵!
그의 거대한 몸이 한 발 늦게 바닥에 쓰러졌다.
성태는 빙긋 웃었다.
그 웃음이 향하는 대상은 성만길이었다.
“자, 이제 네놈 차례군.”
성태의 웃음을 접하고 성만길은 오싹함을 느꼈다.
아크 데몬을 만났을 때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그 질은 다르고, 실은 착각일 거라고 생각했다. 아크 데몬의 경우는 정말 온 몸을 휘어 감듯이 강렬한 마기가 느껴졌었다. 그러나 저 어린놈에게서는 묘한 오싹함을 느끼긴 하나 그런 강대한 마나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이해불능의 존재일 뿐이다.
아마도 특이한 스킬을 익힌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런 거라면 성만길이 아주 잘 상대한다.
알파메일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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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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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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