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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4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1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4화

4화 구출과 처단(2)

 

 

 

 

 

영규의 동작은 이제까지 성태가 상대한 부하들과는 물론 현격히 수준이 달랐다. 서너 배는 빨랐고, 그러면서도 허점이 없었다.

 

그에 맞서 상대하는 성태의 동작은 느렸고, 그의 공격은 나약하게만 보였다.

 

 

 

 

 

성태가 영규의 공격권에 들어섰다. 자신만만하게 영규는 성태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단순한 주먹이 아니다. 영규의 부모가 지배하는 철권 길드는 육체 강화와 운용에 대단한 노하우가 있다. 체력과 힘을 마력으로 보조하고, 일부의 힘은 주먹에 집중적으로 흘려보내 적을 격멸할 무기로 삼는다. 때문에 철권 길드의 프로 헌터는 살아있는 중장갑차나 마찬가지!

 

그렇기에 영규도 지금 체력과 힘의 각 수치가 200은 넘었다.

 

또래 가운데서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높은 것이다.

 

그런 주먹이기에 희연은 몇 번 얻어맞지도 않고 저 꼴이 되고 말았다.

 

 

 

 

 

후웅!

 

 

 

 

 

하지만 주먹이 움직인 순간에 이미 성태는 몸을 뒤로 물려 그 공격을 피한 상태였다. 영규가 주먹을 물리고 다음 공격을 이으려던 바로 그 순간에, 동작의 맥을 노리듯이 성태가 파고드는 듯한 검격을 그의 어깨로 날렸다.

 

 

 

 

 

퍼걱!

 

 

 

 

 

검끝이 영규의 근육에 묻혔다.

 

영규의 표정이 비릿하게 일그러졌고, 그가 주먹을 휘둘러 검을 후려치려는 순간 성태는 검을 빼냈다. 영규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한쪽 손으로 자신의 상처를 매만지고는 거기서 흐르는 피를 묻혀 핥으면서 성태를 탐욕스레 노려봤다.

 

 

 

 

 

“이 씨발 천민 새끼가 끝내주는 거 하나 주은 모양인데...”

 

 

 

 

 

체력과 근력을 강화한 영규의 육체는 어지간한 검은 통하지 않는다. 그는 제법 영재교육을 받았고, 이전부터 마나도 채워 왔었다. 그런데 이렇게 상처 입었다는 것은 저 천민이 던전을 굴러다니다가 운 좋게 뭔가 하나 건졌다는 뜻이다. 마나나 스킬이라면 이미 흡수한 이에게서 빼앗는 게 불가능하지만 아이템이라면 죽여서 뺏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건 이제부터 내 거다!”

 

 

 

 

 

그리고, 영규가 보기에 성태의 동작이나 힘은 별 볼 일 없었고, 특별히 스킬이라 할 만한 동작도 보이지 않았으니 뭔가 특별한 아이템을 얻은 것이 틀림없었다.

 

외침과 함께 영규는 달렸다.

 

성태는 검을 앞으로 내밀면서 영규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심호흡.

 

 

 

 

 

그걸 보고 영규는 킬킬 비웃었다.

 

 

 

 

 

“새끼, 표정 보게. 그딴 검으로 니가 아무리 날 찔러 봐야 제대로 들어올 것 같냐? 개새끼, 이제부터 죽여 달라고 울부짖게 만들어주마!”

 

 

 

 

 

영규는 진각과 동시에 앞으로 파고 들어가며 마나를 체력에 최대한 보냈다. 성태의 공격을 그냥 전신으로 받아내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방어에 성공하면 체력에 보냈던 마나를 힘으로 전환해서 저 시건방진 천민 새끼를 처참하게 짓뭉개 주는 것이 그의 계획!

 

체력과 힘 사이에서 마나를 자유로이 유동시키는 것은 그가 받은 교육의 핵심 중 하나!

 

 

 

 

 

성태의 공격권 안에 영규가 들어섰을 때, 영규는 심호흡과 동시에 검을 내찔렀다.

 

영규는 비웃으며 그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넘겼다.

 

방금 어깨를 찔린 감촉을 상기해 봤을 때, 지금 정도의 방어면 저 놈의 검은 자신에게 생채기도 입힐 수 없을 것이란 확신과 함께!

 

 

 

 

 

“키엑!”

 

 

 

 

 

그러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영규의 비명이었다.

 

 

 

 

 

“아, 아아아...”

 

 

 

 

 

그는 바닥에 누워서 자신의 한쪽 눈을 부여잡고 있었다.

 

부여잡고 있는 손 사이로 붉은 피가 펑펑 흘렀다.

 

성태는 그의 눈을 내찔러 버린 것이다. 아무리 몸을 튼튼하게 한다지만 눈을 찔리는 데야 대책이 없다.

 

 

 

 

 

“으아아아아...”

 

 

 

 

 

엉엉 울면서 영규는 계속 버둥댔다.

 

뚜벅.

 

성태는 쓰러져 울부짖는 영규에게 접근했다.

 

 

 

 

 

“자, 잠깐..”

 

 

 

 

 

영규는 성태의 발소리를 듣고 겁먹어 일단 그를 말리려 했다. 이런 상태로 이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일단은 여기서 틈을 만들어야 했다.

 

성태는 그런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영규에게 접근했고, 검을 들어 그의 찔린 눈을 한 차례 더 후벼 팠다.

 

 

 

 

 

“케엑!”

 

 

 

 

 

이미 한 차례 뚫린 데다 방어에 신경을 쓰지도 못한 상태다. 이전에 비하면 마치 두부를 뚫듯이 간단히 성태의 검은 영규의 눈을 관통해 그 뒤까지 파고 들어갔다. 아무리 초인화 된 인간이라고 해도 뇌가 상하고는 살아날 재간이 없다. 바늘에 꽂힌 벌레처럼 바들바들 떨다가 뻗었다.

 

성태는 무표정하게 검을 빼냈다.

 

 

 

 

 

뚝.

 

뚝.

 

 

 

 

 

검끝에서 핏방울이 무의미하게 방울져 떨어졌다.

 

성태는 자신이 만든 영규와 그 부하들의 시신을 바라보지도 않고서 희연과 그녀의 부하들을 하나하나 해방했다. 구속에서 풀려난 그들은 모두들 어리둥절한, 또한 두려운 표정으로 성태를 바라봤다.

 

설명을 바라는 듯한 그들의 표정에 대해 성태는 딱히 할 말이 없었기에 그 자리를 떠나려 했다. 희연이 당황하며 그를 말렸다.

 

 

 

 

 

“이, 이것 봐.”

 

 

 

 

 

성태가 멈춰서 그녀를 바라봤다.

 

희연은 우선 고개를 숙여 그에게 감사했다.

 

 

 

 

 

“일단은... 고마워.”

 

“천만에. 나는 던전을 공략할 생각이다. 너희는 서둘러 여길 빠져나가는 게 좋을 거야.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그러면 함께...”

 

 

 

 

 

희연이 제안했다.

 

성태의 실력은 봤다. 던전 공략도 그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던전 공략에 성공하면 상당한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사실 그게 아니라도 저런 실력에 아직까지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게 이상하지만 어쨌건 이제라도 알게 됐으니 이걸 기회 삼아 친분을 쌓고 자기 파벌에 넣는 데 성공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성태는 고개를 저었다.

 

 

 

 

 

“너희 실력으로는 무리야. 나 대신 저것들의 처리를 부탁하지. 혹시나 시끄러워 지고 싶진 않으니까.”

 

 

 

 

 

그러면서 성태가 검끝으로 가리킨 것은 그 자신이 만들어낸 시체 무더기였다. 영규와 그의 부하들이다. 던전 내에서 일어난 일은 어지간해서는 잘 들키지 않기 마련이지만 사실이 은폐되기 쉽기 때문일 뿐 면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희연은 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일은 당연히 이쪽에서 부담할 생각이었다.

 

 

 

 

 

한데 희연이 알았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더 대화할 뜻이 없다는 듯 성태는 던전 안쪽으로 이어진 어두운 복도로 재빠르게 달려 나갔다.

 

 

 

 

 

“잠깐만...”

 

 

 

 

 

희연이 그를 불러 세웠지만 이번에는 멈추지 않았다.

 

희연은 아쉽고 섭섭하게 그가 사라진 쪽을 바라봤다.

 

 

 

 

 

******

 

 

 

 

 

키엑!

 

켁!

 

 

 

 

 

던전의 복도에 매복하고 있던 고블린들이 섬광과 함께 산산조각이 나 죽어 나자빠졌다. 시체의 행렬을 만들며 복도 길을 달리는 것은 성태였다.

 

적의 목숨을 유린하고 있지만 성태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은 눈앞의 전투가 아니라 방금 전 희연과의 대화였다.

 

 

 

 

 

‘흠, 안 하던 짓을 하려니 좀 껄끄럽긴 하네.’

 

 

 

 

 

성태는 몰락한 세계에서 너무도 오래 살아왔다. 사람과 대화를 하고, 친분을 쌓는다는 것이 어색하게만 여겨졌다. 게다가 사실 따지고 보면 그는 나이도 같은 또래의 아이들보다 훨씬 더 많다. 그런데 같은 또래의 학생으로서 자기를 연기하며 대화를 한다는 것은 간지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미인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야...“

 

 

 

 

 

그래서 쯧쯧, 하고 혀를 차면서도 방금 계집아이를 구해낸 것을 만족스럽게 여겼다. 일부러 위기 상황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구출한다는 것은 진부하지만 인간관계에 있어 결정적인 인상을 주어 향후 이용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성태는 희연이 그에게 적잖은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캐치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손아귀에 넣는 것은 금방이리라.

 

그러던 사이 몬스터를 죽이며 쭉쭉 뻗어가던 성태의 걸음이 멈췄다.

 

길이 끊기고 커다란 문이 앞에 서 있었다.

 

 

 

 

 

‘여기가 보스 스테이지군.’

 

 

 

 

 

대부분의 던전은 클리어 하기 위해 보스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야 한다. 조건은 다양하다. 몬스터를 죽이는 것도 있고, 수수께끼를 푸는 것도 있다. 대체로는 안의 보스를 죽이는 것으로 족하다. 보스는 보통 그 던전의 몬스터들 수준에 상응하는 고위 몬스터가 등장하며 클리어에 성공할 경우 보상을 얻고 던전은 해제된다.

 

 

 

 

 

성태는 우선 문 옆에 있는 안내판을 살폈다.

 

보통 보스 스테이지 앞에는 이런 안내판이 붙어 간단한 설명을 해준다. 힌트를 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입장조건이나 방법을 적어 놓았다.

 

성태는 안내문을 읽었다.

 

 

 

 

 

‘근력 150이상, 민첩 100 이상 필요라...’

 

 

 

 

 

안내문에는 힘 150 민첩 100 이상의 상태로 문 옆의 버튼을 강하게 후려치면 문이 열린다고 나와 있었다. 성태는 머리를 긁었다. 스텟 창을 꺼냈다.

 

 

 

 

 

힘 : 8 (+40)

 

민첩 : 10 (+40)

 

인지 : 10 (+40)

 

체력 : 9 (+30)

 

마나 : 0/150

 

 

 

 

 

현재 상태다.

 

문에 기재된 조건에는 전혀 미치지 못한다. 정상적이라면 물론 여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사실 마나가 150이라는 시점에서 게임 셋이라 봐야 한다. 아무리 마나를 효율 좋게 운용해도 투입 마나의 70% 이상을 스텟으로 전환하기는 힘들다. 그걸 다시 증폭해내는 천재적인 자질의 소유자들이 있긴 하지만 보통은 거기서 더 떨어지면 떨어지지 올라가진 못한다.

 

하지만 성태는 별로 고민하지 않았다.

 

그는 검을 휘둘렀다.

 

 

 

 

 

탕.

 

쿠르르르르-!

 

 

 

 

 

성태가 버튼 역할을 하는 돌을 검으로 후려치자 즉각 문이 반응해서 열리기 시작했다.

 

 

 

 

 

‘되는군.’

 

 

 

 

 

거대한 문이 쿠르르, 하며 열리는 것을 무감각하게 보면서 성태는 만족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성태가 사용한 방법은 마나의 보조를 통해 민첩이 100이상인 시점에서 검을 휘둘러 벽의 버튼을 치고, 정확한 임팩트 시점에 마나를 운동시켜 힘으로 전환해 150수준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마나는 물론 운동에 대한 터무니없이 정교한 기교가 필요한 기술이었다.

 

마나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있는 이라면 누구라도 경악할 것이다.

 

마나의 전환을 이렇게 자유롭고 빠르게 하는 기술이 있다는 점에 대해, 그리고 마나의 스텟 전환량이 거의 100%에 이른다는 점에 대해.

 

그것은 헌터 역사상 거의 유례가 없다.

 

 

 

 

 

‘그래도 불편하니 클리어 하고 나면 좀 서둘러 봐야겠어.’

 

 

 

 

 

당사자인 성태에게야 지극히 당연한 일일 뿐이었다. 그에게는 특별한 지식과 경험이 있으니까. 오히려 이런 정도의 일에 그런 지식과 경험을 사용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답답함을 느낄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문은 완전히 열렸다.

 

성태는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아주 넓은 공간이었다.

 

장식 같은 것은 거의 없는 정사각형의 내부 같은 형상이었는데, 각 변이 100m는 될 것 같았다.

 

 

 

 

 

‘전형적인 투기장 스타일...’

 

 

 

 

 

역시 싸우는 스테이지라 생각하면서 성태가 절반 정도 되는 곳까지 들어갔을 때였다.

 

 

 

 

 

크르르르르-

 

 

 

 

 

거대한 짐승의 굶주린 듯한 소리가 나면서 문의 맞은편 공간이 무너져 내렸다. 쿠르릉, 하는 큰 소리가 나며 무너진 그곳을 통해 족히 10m는 될 듯한 큰 키의 거대한 괴물이 안으로 들어섰다. 아나콘다의 머리에 뿔을 달고 두 팔을 단 다음 열배쯤 확대해 놓은 듯한 생김새였다. 이미 익숙한 그 괴물의 이름을 성태는 뇌리에서 되새겼다.

 

 

 

 

 

‘기가 헬 스네이크.’

 

 

 

 

 

중상급 던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몬스터다.

 

성태가 직접 상대한지는 너무도 오래된 몬스터이기도 했다. 적어도 20년 전부터 그는 아크 데몬이라 불릴 만한 초차원적인 몬스터들이 주된 적이었다. 하지만 의외이기도 했다. 저만한 몬스터면 영규 따위가 어찌 하긴 힘들 텐데... 아마 아군을 먹이로 던져 주면서 쓰러뜨린 게 아닌가 싶었다. 그 쓰레기의 성품을 생각하면 충분히 있을 법 하다. 그리고 얻은 보상으로 이후 꽤나 더러운 짓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죽여 버렸지.’

 

 

 

 

 

시간은 없다.

 

판명 난 쓰레기를 위해 성태는 노력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았다. 이 괴물을 통해 얻게 되는 것도 다른 방식으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으리라.

 

검을 들고 성태는 달렸다.

 

 

 

 

 

키에엑!

 

 

 

 

 

굉음을 내지르며 헬 스네이크는 거대한 팔을 우선 휘둘러 성태를 공격했다. 팔, 꼬리, 입, 브레스 순서로 적을 공격하는 것이 전형적인 공격패턴이다. 성태도 거기 맞춘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그렇다 해도 원래는 성태 따위의 클래스 후보생이 감히 어떻게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알파메일 4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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