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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01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4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01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5권 - 1화

 

 

chapter 1 드래곤 기사단

 

 

“드래곤 기사단의 부단장을 맡고 있는 엘리언 프라디아입니다.”

보통 사람보다 약간 큰 체구에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엘리언 프라디아의 인사에 알레이스 후작은 마주 인사를 건넸다.

“페르만 왕국군의 총사령관인 도네이 알레이스 후작이오.”

“알레이스 후작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어떤 전장이든 일순간에 싸움을 끝내버린다고 해서 백발의 폭풍이라고 불리신다 들었습니다.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엘리언 프라디아의 가식 없는 말에 알레이스 후작은 마주 웃었다.

“나야 말로 대륙 최강이라 불리는 드래곤 기사단의 부단장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 영광이오. 거기에 어려운 상황에 도움까지 주었으니 너무나 고맙소.”

진심으로 고마움을 나타내는 알레이스 후작의 모습에 엘리언은 걸걸하게 웃으며 됐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운이 좋았습니다. 도중에 휴식을 취할 것이냐, 페르만 왕국군에 합류해서 휴식을 취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하다가 이왕이면 합류를 한 후에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이 나을 거란 생각에 이끌리다보니 이렇게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하하하!”

“우리가 정말로 운이 좋았군! 하하하!”

몇 마디의 말을 더 나누고 나서야 알레이스 후작은 자신의 막사에 모인 지휘관들과 인사를 시켜주기 시작했다.

엘리언은 성격 자체가 화통했기에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눴다. 특히, 드래곤 기사단에 관한 궁금한 점을 물어도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는 자세히 답을 해주기도 했다.

드래곤 기사단.

프라디아 대륙 최고이자 최강의 기사단. 

드래곤 기사단이 대륙 최고이자 최강이라 불리는 이유는 드래곤이라는 최강의 몬스터를 부릴 수 있는 이들이 바로 이들뿐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순수하게 자신의 무력만을 믿고 따르는 이들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출신, 신분 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드래곤 기사단은 어느 나라에 적을 두고 있는 소속 기사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프라디아 대륙을 위해서 존재하는 기사단이 바로 드래곤 기사단이다.

초대 드래곤 기사단의 단장인 알하이머는 비천한 노예 출신이었다. 노예이기는 했지만 운이 좋아서 기사의 시종이 되었고, 이후 검술을 익혀 나중에는 드래곤 산맥에서 드래곤을 거느리게까지 되었다.

이후 알하이머는 드래곤을 타고 프라디아 대륙을 종횡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점점 그를 따르는 용병들과 기사들이 드래곤 산맥을 찾았고, 결국은 그들도 드래곤을 부릴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자신을 따르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자 알하이머는 대륙을 위해서 일하는 기사단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아래 드래곤 기사단을 창설했고, 드래곤 기사단의 기사들은 모두 자신과 마찬가지로 ‘프라디아’라는 성을 사용하게끔 했다.

많은 나라에서 알하이머를 자국의 사람으로 삼기 위해서 높은 작위와 넓고 기름진 영지, 미녀와 많은 재물 등을 제시했지만 어느 나라도 알하이머를 거둘 순 없었다. 

알하이머는 드래곤 기사단이 어느 한 나라의 소속이 되면 자신의 창설 취지와 어긋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알하이머는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에게도 이와 같은 철칙을 남겼고, 그렇게 시작된 드래곤 기사단이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드래곤 기사단의 초대 단장 알하이머 프라디아는 프라디아 대륙을 빛낸 위대한 영웅 중 한 명으로 대륙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        *        *

 

“저게 드래곤이란 말이지?”

“정말로 무시무시하게 생겼군!”

“그래도 드래곤은 생긴 것에 비해서 굉장히 온순하다고 하잖아.”

“하긴, 드래곤은 다른 몬스터들이랑 달라서 인간을 보면 마구잡이로 죽이려고 하지도 않는다더군.”

“그리고…… 드래곤은 몬스터만 먹고 산다잖아.”

“내가 듣기로는 드래곤은 풀만 뜯어먹고 산다던데?”

“엥? 그게 말이 되냐? 저런 덩치를 유지하려면 육식을 해야지!”

“바보 같은 소리! 덩치가 크다가 다 육식을 하냐?”

“하지만, 그 브래스인가 뭔가를 뿜어내려면 육식을 해야 하는 거 아닐까?”

“모르는 소리! 드래곤의 브래스는 마법사가 마법을 펼치는 거랑 비슷하다고 하던데!”

“마법이랑 비슷하다고?”

“그럼, 드래곤이 마법사라고?”

“뭐? 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드래곤 기사단 주변으로 몰려든 병사들은 저마다 드래곤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이 아는 이야기를 꺼내놓고 있었다.

병사들 사이에 낀 커닝과 가일.

“캬-! 저게 그 말로만 듣던 드래곤이라 이 말이죠?”

가일은 드래곤을 바라보며 감탄을 터트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전체적인 모습만 놓고 보면 와이번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와이번보다 더 광택이 나는 단단한 비늘과 긴 꼬리, 무엇이든 움켜쥐면 박살내 버릴 것만 같은 강력한 앞발과 뒷발. 와이번보다 튼튼해 보이는 날개, 약간 오돌토돌하면서 더욱더 날카롭고 무섭게 보이는 얼굴은 와이번이 밋밋한 느낌이라면 드래곤은 단단하고 거친 느낌이 강했다.

또, 엷은 녹색만이 존재하는 와이번과 다르게 드래곤은 검붉은 색, 검푸른 색, 검지만 노란 색이 감도는 색까지 제각각이었다.

“나도 드래곤이나 한 마리 잡아볼까?”

가일의 중얼거림에 커닝이 피식 웃었다.

“왜 웃습니까?”

무시하지 말라는 듯 말하는 가일의 말에 커닝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널 무시하는 게 아니라 드래곤은 잡고 싶다고 잡을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라서 그런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드래곤을 잡지 못한다면 드래곤 기사단은 어떻게 드래곤을 타고 다니는 겁니까? 다 잡은 거지 설마 드래곤한테 ‘나 좀 태워줄래?’하고 서로 계약이라도 했단 말입니까?”

커닝이 가일의 말이 웃긴지 키득거리다 입을 열었다.

“너 정말로 모르구나. 드래곤이 드래곤 산맥에만 사는 건 알고 있지?”

“그거야 알죠!”

즉각 터져 나오는 가일의 대답.

“그러면 드래곤 기사단이 드래곤 산맥을 관리하는 것도 알고 있냐?”

그런 소리는 처음 들어본다는 듯 가일이 두 눈을 깜빡거렸다.

커닝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

“네 말대로 드래곤은 어쩌면 노력에 의해서 얼마든지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드래곤 기사단의 허가를 받아야만 드래곤을 잡을 수 있다. 그게 아니면 결코 드래곤은 함부로 잡을 수 없어.”

“그게 무슨 말입니까? 드래곤 산맥의 드래곤이 모두 드래곤 기사단의 것이라도 된단 말입니까?”

“그렇지.”

“에엑?!”

가일은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듯 커닝을 바라봤다.

“너 왜 드래곤 기사가 드래곤 기사단에만 있는지 의문스럽지 않냐? 솔직히 대륙엔 얼마든지 드래곤을 잡을 수 있는 이들이 많잖아? 알레이스 후작님만 하더라도 드래곤 정도는 얼마든지 잡아서 타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지 않냐?”

“아무리 소드 마스터라고 하더라도 드래곤은 그렇게 쉽게 잡을 수 있는 몬스터가 아니라고 하던데…….”

방금 전까지 자신도 드래곤은 잡을 수 있다고 큰 소리 치던 가일이었기에 그의 말에 커닝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물론 소드 마스터라고 드래곤을 쉽게 잡는다는 소리는 아니지. 내 말은 소드 마스터니까 노력하면 더 쉽다는 그런 뜻이다. 중요한 건 쉽게 잡고, 어렵게 잡고가 아니라 잡느냐, 잡지 못 하느냐지. 어쨌든 알레이스 후작님 정도라면 얼마든지 드래곤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되잖아? 이 사실에는 반박 없지?”

가일은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커닝이 말을 이었다.

“그래.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자. 드래곤을 잡을 수 있는 능력 있는 용병이나 기사들이 존재함에도 그들이 왜 드래곤을 잡지 않는 걸까? 미리 말해두지만, 잡기 싫어서 그런 거 아니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집어 치워라.”

커닝의 말에 가일은 얼굴을 찌푸렸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가일의 모습을 바라보며 커닝이 입을 열었다.

“잡고 싶어도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말했듯이 드래곤 산맥에서 드래곤을 잡기 위해서는 드래곤 기사단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소리지. 그럼 허가는 누구나 받을 수 있느냐? 그게 아니란 말이지. 드래곤 기사단이 드래곤 산맥에서 드래곤을 잡을 수 있도록 허가를 내려주는 조건은 오직 한 가지!”

가장 궁금한 부분에서 말을 끊어버리는 커닝을 향해서 가일이 재빨리 물었다.

“그 한 가지가 뭡니까?”

커닝은 가일을 빤히 바라봤다.

“그게 무엇이냐면…….”

“빨리 좀 말해요!”

“……드래곤 기사단이 되어야 한다는 거지!”

“예?”

두 눈을 동그랗게 뜨는 가일.

“가일, 너도 드래곤 기사단이 그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프라디아 대륙 전체의 기사단이라는 건 알고 있지?”

“그거야 알죠.”

“드래곤 기사단이라는 영광어린 이름만을 짊어지고 살 테냐? 아니면, 그 실력으로 어느 한 나라의 귀족 작위를 얻어 떵떵거리며 살 테냐? 가일, 너라면 어느 쪽을 택할래?”

“그건…….”

가일은 우물거리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드래곤 기사단이라는 영광스런 이름은 분명 그에게 커다란 자부심을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그뿐이다. 

그 정도 실력을 지닌 기사라면 어느 나라든 작은 작위라도 하나 받아 떵떵거리며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다.

알레이스 후작만 보더라도 당장 드래곤 기사단이 된다면 그가 지금까지 쌓아 놓은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가족들까지도 외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할 수 있을까?

가일은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프라디아 최고의 자유기사를 꿈꾸고 있다. 드래곤 기사단에 들어 평생을 드래곤 산맥에서 살아갈 수는 없었다.

“드래곤 기사단의 허가를 받을 수 없으면 드래곤을 잡을 수 없는 것입니까? 설령, 그들 몰래 드래곤을 잡는다거나…….”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오. 아니, 드래곤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드래곤을 부리는 방법은 아주 특별해서 결코 쉽지 않을 것이오. 그리고 우리 몰래 드래곤을 잡아가면 언제고 드래곤 기사단과 싸워야 할 것이오.”

30대 후반의 금발 사내가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검푸른 가죽 옷을 걸친 사내는 균형 잡힌 체격에 허리에는 한 자루의 바스타드 소드를 걸어 놓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죽 옷 정중앙에 그려진 드래곤이 당장이라도 튀어 나올 것만 같은 문양이 아주 눈에 띄었다.

“드래곤 기사단 제2단 소속 휴앙 프라디아요.”

사내의 인사에 커닝이 재빨리 마주 화답했다.

“커닝이오. 프레타 영지 소속의 위드 카일러 준남작님의 기사요.”

“가일이…… 입니다.”

어정쩡한 가일의 말투에 휴앙은 빙긋 웃고는 물었다.

“같은 위드 카일러 준남작님의 기사요?”

“그게…….”

“정식은 아니지만 당분간은 그렇소.”

커닝이 대신 말을 하며 눈을 찡긋하자 가일이 약간 불만스런 표정을 내비쳤지만 굳이 아니라고 반박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드래곤을 잡는다고 해서 왜 드래곤 기사단과 싸워야 하는 겁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심한 것 아닙니까?”

가일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듯 물었다. 적어도 자신의 생각으로는 드래곤 산맥의 모든 드래곤이 드래곤 기사단의 소유라고 하는 건 억지나 다름이 없다고 느껴졌다.

휴앙은 그런 가일의 생각을 이해한다는 듯 웃었다. 항상 웃는지 그의 얼굴에서는 좀처럼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다르겠지만 대부분 그 모습을 호감 있게 바라볼 것이다.

“프라디아 대륙의 평화를 위한 일이니 어쩔 수 없소. 만약, 드래곤 기사단에서 드래곤을 관리하지 않으면, 대륙엔 무수히 많은 기사들이 드래곤을 거느리고 있을 것이오. 드래곤을 거느리는 기사와 그렇지 않은 기사의 차이가 얼마나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오?”

“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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