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100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4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00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4권 - 25화
“내가 저번에 말했잖아! 혼자 괜히 헛지랄 하다가 자빠지지 말고 이참에 그냥 남자답게 깨끗하게 포기해라! 너는 영주님 상대가 아니야!”
루카의 말에 가일은 눈을 감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제기랄!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나는 프라디아 대륙 최고의 자유기사, 천재기사 가일이라고! 젊은 영주보다도 훨씬 대단한 사람이 될 테니까 두고 봐!!”
“야! 야!!”
루카의 음성에 가일은 귀를 틀어막으며 중얼거렸다.
“왜 자꾸 시끄럽게 괴롭히고 지랄이야. 쳇!”
“야! 야!!”
“아우 진짜!”
가일은 여전히 눈을 감고 양손을 귀를 틀어막으며 앞으로 걸었다.
“야! 이 멍청아!!”
순간적으로 검은 그림자가 가일의 몸을 덮쳐왔다.
부아악-!
“컥!”
쿠당탕탕!!
가일은 자신을 덮치며 바닥을 구르는 루카의 모습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제기랄! 왜 그래요! 왜! 자꾸만…… 루, 루카 형님!!”
등이 깊숙이 파여 어느새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고 있는 핏물 속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는 루카의 모습에 가일은 다급하게 그를 부축했다.
“루, 루카 형님! 루카 형님!!”
“너 이 새끼, 일부로 못 들은 척 했지? 빌어먹을! 어쨌든 나…… 약속 지킨 거다? 나중에 딴소리하면 죽을 줄 알아…….”
“……!”
‘네놈 말대로 나는 트랜트 아머가 있으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네가 위기에 처하면 내가 한 번은 구해준다고. 알겠냐? 그러니까 너무 풀죽어 있지 마라. 우리는 죽으러 가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서 간다는 것만 생각해. 그게 네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니까.’
말을 끝내고 정신을 잃은 루카의 모습에 가일은 눈물이 울컥! 치솟아 나왔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수십 마리의 하피가 밤하늘을 비행하며 병사들을 노리고 있었다.
뿌우우우우우우우-!!
나팔 소리가 몬스터의 기습을 뒤늦게 알려왔다.
“으아아아아아아-!!”
가일의 고함소리가 허공을 비행하던 하피들을 순간적으로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어떻게 된 건가!!”
알레이스 후작이 막사에서 뛰쳐나오며 부관을 향해서 물었다. 부관이 뭐라고 말을 하기도 이전에 알레이스 후작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저, 저게…….”
비명을 내지르는 병사들이 이리저리 도망가기에 급급했다.
병사들의 머리 위에는 하피, 만티코어, 와이번이 무수히 날아다니고 있었다.
“초, 총사령관님! 저, 저길 보십시오!!”
부관의 다급한 외침에 알레이스 후작이 급히 고개를 돌렸다.
“……!”
밤하늘을 더욱더 검게 물들이며 새카맣게 몰려오는 하피, 만티코어, 와이번의 모습은 백발의 폭풍이라 불리는 알레이스 후작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들기 충분했다.
한밤중에 벌어진 수천 마리에 이르는 비행 몬스터의 습격!!
“궁병, 투척병, 마법병단과 기사단을…….”
중얼거리는 소리여서 못 들었을까? 아니면, 새카맣게 몰려오는 비행 몬스터의 모습에 질려서 정신을 놓고 있어서 못 들었을까?
“당장 궁병! 투척병! 마법병단과 기사단을 모으도록 하게! 어서!!”
“예, 예!!”
허겁지겁 달려가는 부관의 모습을 보지도 않고 알레이스 후작은 트랜트 아머를 착용함과 동시에 검을 뽑아 들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으아아악! 살려줘!!”
하피의 발에 양 어깨가 잡혀 하늘로 끌려가려는 병사가 발버둥을 치며 비명을 내질렀다. 날카롭고, 강력한 발톱에 어깨가 뚫려 피가 줄줄 흘러내려 그 모습이 더욱더 참혹했다.
번쩍!
하얀 빛이 밤하늘을 가르며 지나갔다.
슈아악!
꺄아아아아악!!
찢어지는 비명소리와 함께 하피의 가슴이 쩍! 갈라지며 빨간 핏물과 내장이 우르르 흘러내려 병사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으아아아아-!!”
하피의 피와 내장에 병사는 기겁을 하며 소리를 내지르며 더욱더 발버둥을 치다 하피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쿵!
“으으윽…….”
살기 위해서 도망가려는 병사는 죽은 하피의 발톱이 어깨에 박혀 도저히 빠지질 않자 눈물, 콧물을 흘리며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발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하피의 핏물과 내장의 모습, 그 냄새에 토악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우에엑! 우에엑!!”
울며, 토악질을 하며, 살기 위해서 발악을 하는 병사의 모습을 향해서 다가간 알레이스 후작은 가볍게 검을 휘둘렀다.
투툭!
하피의 발목 부근이 잘리자 병사는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비틀거리며 허겁지겁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었다.
“누군가…… 누군가 배후에 있다. 분명히…….”
알레이스 후작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다시 몸을 날렸다.
“가스파 형님! 커닝 형님! 가스파 형님! 커닝 형니이임!!”
가일의 부르짖음에 가스파와 커닝은 그렇지 않아도 몬스터의 기습에 막사를 나오다 그를 바라봤다.
“무슨…… 루카!!”
가스파는 가일의 등에 업혀 있는 루카를 바라보고는 기겁을 하며 다가왔다.
커닝 역시도 평소 때라면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잔뜩 굳은 얼굴로 달려왔다.
“어떻게 된 거야! 루카! 루카!!”
가스파의 물음에 커닝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 저 때문에…… 저 때문에…….”
“가일! 똑바로 말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커닝의 다그침에 가일이 손등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고는 말했다.
“내가 멍청하게 있다가 하피에게 공격을 당할 뻔했는데 그때 루카 형님이 절 대신해서…… 끄으윽!”
울음을 참고 말하다 결국 다시 터트리고 마는 가일의 모습에 커닝은 괜찮다는 듯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괜찮아.”
루카의 상태를 신중하게 살피며, 간단한 응급처치를 하며 가스파도 위로의 말을 건넸다.
“걱정마라. 루카 이놈은 그렇게 쉽게 죽을 놈이 아니니까. 그것보다도 나중에 이 자식에게 맞을 준비나 해놔.”
가스파의 말에 가일은 다시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흐으윽. 죄, 죄송합니다…….”
“괜찮다니까. 가스파 말대로 나중에 루카한테 당할 일이나 걱정해라.”
창백하게 변한 루카의 얼굴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커닝은 병사들의 비명소리와 몬스터들의 괴성에 가일의 어깨를 짚으며 입을 열었다.
“우선은 몬스터들의 기습부터 막자. 루카 자식 몫까지 열심히 해야지.”
커닝의 말에 가일이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제는 정말로 이들과 함께라면 죽어도 웃을 수 있을 것 같다고…….
***
수천 마리에 이르는 비행 몬스터의 기습은 12만 페르만 왕국군을 공황상태에 빠트리기 충분했다. 더욱이 한밤중이었고, 무엇보다도 비행 몬스터였기에 대항할 수 있는 병사들이 많지 않았다.
“쏴라! 쏴라!!”
슈슈슈슈슈슈-!!
퍼퍼퍼퍽!
수백 발의 화살이 하늘로 날았지만 실질적으로 비행 몬스터의 몸에 박혀 들어가는 화살의 수는 그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
화살이 날아들면 곧바로 하늘 높이 날아올라 버리니 맞출 재간이 없었다. 궁병이 그러하니 투척병은 더 말 것도 없었다.
그나마 비행 몬스터들을 상대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이들은 단연 마법사들이었다.
“모든 힘의 근원이여, 모든 존재를 활활 태워버릴 붉은 화염이여, 지금 그대의 힘을 빌려 내 앞의 적을 상대하려 하니 그대의 힘을 보여라! 파이어 애로우(Fire Arrow)!!”
후우우우우우우-!!
수십, 수백 발의 불화살이 날아 하피와 만티코어, 와이번의 몸을 관통했다.
하지만, 2클래스의 마법이고, 위력이 그렇게 뛰어난 것이 아니었기에 가장 약한 하피조차 서너 발을 맞는다 하더라도 쉽사리 추락하지 않았다.
“모든 힘의 근원이여, 하늘과 땅을 스쳐가는 자유로운 바람이여, 지금 그대의 힘을 빌려 내 앞의 적을 상대하려 하니 그대의 힘을 보여라! 윈드 웨이브(wind Wave)!!”
후아아앙! 후아아아앙!!
4클래스의 윈드 웨이브는 비행 몬스터들에게 있어서 가장 까다롭고도 위험천만한 마법이었다.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아야 하며, 대기 중의 공기 순환을 날개로 이끌어 비행을 해야 하는데 불규칙 적으로 이뤄지는 바람의 파도, 즉 윈드 웨이브는 자칫 잘 못하면 그대로 추락할 수 있을 만큼 위험천만했다.
크아아아앙!!
꺄아아아악-!!
수십 마리의 만티코어와 하피가 윈드 웨이브로 인해서 추락을 했고, 그런 그들을 향해서 병사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병사들이 내지른 창날과 칼, 도끼와 해머 등에 온몸이 산산이 부서지는 만티코어와 하피.
그런 모습을 보고 다른 몬스터들은 더욱더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 날개를 움직였고, 기회가 생기면 재빨리 하강해 어김없이 병사들을 죽였다.
“방패병!! 방패병!!”
비행 몬스터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 방패병이 방패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 그 사이 사이로 창병이 창을 내밀어 놓으니 달빛을 담은 은빛 물결 같았다.
누구보다도 발에 땀나도록 싸움을 벌이는 이들은 기사단의 기사들이었다.
특히, 트랜트 아머를 착용한 기사들은 조금도 쉴 틈이 없었기에 입에서 단내가 풀풀 풍겨 나올 정도였다.
“블링크!”
서걱!
“블링크!”
츄아악!
“블링크!”
마법사, 기사. 그들이 아무리 열심히 싸운다고 하더라도 쉬지 않고 블링크를 펼치며 검을 휘두르는 위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쉬지 않고 블링크를 외치며 검을 휘두르는 위드의 모습은 마치 엄청난 속도로 허공을 왔다 갔다 하는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도 위드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자리에선 어김없이 하피, 만티코어, 와이번 할 것 없이 비행 몬스터들이 추락하여 땅으로 떨어졌다.
죽이는 것보다는 추락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공격을 펼쳤기에 크게 무리가 가지도 않았다. 땅으로만 떨어트리면 나머지는 병사들이 알아서 마무리를 짓기 때문이었다.
꾸와아아아악-!!
“으윽!”
“헉!!”
밤하늘을 홀로 뒤덮으며 날아오는 한 마리의 거대한 새! 아니, 몬스터는 로크였다.
“로, 로크라니…….”
“로크다!!”
로크의 출현은 많은 병사들을 더욱더 절망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로크가 출현하자 하늘을 날고 있던 많은 하피와 만티코어, 와이번이 우왕좌왕 몸을 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랄까.
위드 역시도 어느새 땅으로 내려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고민스런 얼굴로 로크를 바라봤다.
이미 한 번 로크를 잡은 경험이 있기에 두려움이나, 걱정은 없었다.
블링크를 사용해서 로크의 머리 위로 이동해 그대로 검을 박아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위드가 고민하는 것은 당장 로크를 죽여야 하느냐? 이대로 조금 더 놔두냐? 그것이었다. 로크가 출현하면서 많은 비행 몬스터들이 본능적으로 로크를 피하기 위해서 우왕좌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위드가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저, 저건 또 뭐야?”
멀리서 또 한 무리의 그림자가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병사들이 궁금한 얼굴로 또 다시 새롭게 출현한 비행 물체에 의문을 갖는 사이.
꾸와아아아아악-!!
로크가 커다란 괴성을 내지르며 갑자기 선회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로크가 도망간다!”
로크뿐만이 아니었다.
많은 비행 몬스터들이 죽어라 비명을 내지르며 달아나기 위해서 발악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새롭게 출현한 비행 물체가 병사들의 머리 위까지 날아왔다.
“저, 저건 설마!!”
한 병사가 놀라는 사이.
대기 중의 마나가 요동치더니 갑작스런 불기둥이 뿜어져 나와 세 마리의 하피를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드, 드래곤 나이트다!!”
병사의 외침과 동시에 허공에서 한 남자의 걸걸한 음성이 허공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쓰레기 청소 시간이다!!”
“알겠습니다!!”
수십 명의 대답이 하나처럼 들리곤, 대기 중의 마나가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주 화려한 볼거리가 시작되었다.
물의 기둥, 불의 기둥, 칼날과도 같은 바람의 소용돌이가 허공을 어지럽혔다.
페르만 왕국군의 머리 위에서는 쉬지 않고, 잿더미가 되거나, 갈기갈기 찢겨진 비행 몬스터들의 잔해가 비처럼 떨어져 내렸다.
“드래곤…… 나이트…….”
위드는 밤하늘을 화려하게 지배하는 드래곤 나이트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위드 카일러 5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