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71화 (완결)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7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71화 (완결)
171화. 비슷하면 쪽수가 많은 쪽이 이기는 법!
아까보다 더욱 붉고 거대한 새 한 마리가 나를 덮쳐오기 시작했다. 방심할 수 없어 전력을 다해 맞아 나갔다.
“백호풍운!”
크와왕!
다시 허공에서 붉은 새와 백호가 마주쳤다.
콰과광!
“크윽!”
이번엔 더 큰 충격을 받아 이, 삼 장을 훌쩍 튕겨져 나갔다. 간신히 중심을 잡아 착지해 망신은 면했지만 자연히 생각이 많아졌다.
‘뭔가 수를 찾지 못하면 꼼짝없이 당하겠는데?’
황제는 이번에도 공격대신 다시 내 정체를 물었다.
“네 놈은 누구냐?”
‘뭐야, 이 새낀?’
황제가 무엇 때문에 내 정체에 집착하는지는 알 필요도 없었다. 그저 일관되게 약을 올리는 수밖에는.
“말해주면 네가 아냐?”
“이, 이런! 갈!”
황제라는 놈이 말까지 더듬는 것을 보면 완전히 뚜껑이 열린 듯했다. 가마 속에 있어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화가 머리끝까지 뻗쳤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끼아악!
황제가 탄 가마 안에서 다시 붉은 새가 날아올랐다. 이번엔 두 마리였다. 나도 즉시 연거푸 쌍 권을 내질러 두 마리의 백호로 맞섰다.
“백호풍운! 백호풍운!”
꽈광. 꽝!
또 다시 내 몸은 실 끊어진 연처럼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그러나 이번엔 전과는 달리 커다란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내가 조두鳥頭는 아니니까. 이화접목移花椄木의 수법이 확실히 효과는 있는데.’
빤히 나보다 센 놈인데 같은 수법으로 맞설 수는 없었다. 인引과 탄彈의 무리武理를 그저 흡吸과 회回로 바꿨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공의 차가 워낙 커서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난 놈의 방심을 노려야 승산이 있었다. 때문에 충격을 받은 듯 허공으로 날아가며 힘들게 착지해 비틀거렸다.
이번에도 황제는 공격 대신 노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놈! 네놈의 정체가 무엇이기에 백호의 기운을 품고 있단 말이냐!”
‘어라? 이 새끼가 어떻게 백호기를 알지?’
황제가 백호기를 언급하자 깜짝 놀랐지만 순순히 알려줄 내가 아니다. 어쩌면 나도 모르는 백호기의 비밀을 알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듣는 얘기라는 듯이 되물었다.
“크윽! 배, 백호기라니 무슨 말이냐?”
하지만 황제 역시 내 궁금증을 풀어줄 생각은 없는 듯했다. 가마의 문이 열리며 누런 곤룡포 차림의 황제가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황제는 사십대 후반의 교활하게 생긴 중년인이었다. 번쩍거리는 곤룡포를 입지 않았다면 환관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황제가 허공으로 나오자 가마꾼들이 일제히 날라 올라 나를 에워쌓았다. 놈들은 내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널찍이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었다.
‘이놈들이 혈마인이었구나!’
가마꾼들의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움직임과 흐리멍덩한 동공을 보자 혈마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를 공격하라는 명령은 아닌 가 본데? 그렇다면?’
내게도 승산이 있었다. 어차피 혈마인과 반혼인은 조종자만 없애면 인형이나 다름없었다. 다른 명령을 받지 않은 이상 놈들에게는 신경 쓸 필요가 없이 조종자인 황제만 상대하면 된다는 뜻이었다.
가마꾼이 포위망을 완성하자 놈은 얼굴에 어울리는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알든 모르든 상관없다! 가져오면 될 일이니까!”
비록 내공은 밀려도 백호기가 있는 이상 한두 방에 죽을 리는 없다고 생각하며 궁금한 것을 물었다.
“너는 어떻게 백호기를 알지?”
내 질문에 황제는 흥미롭다는 듯이 게슴츠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호오! 정말 모르고 있나보군!”
“글쎄 그게 뭐냐니까!”
“이런 방자한 놈이!”
거듭되는 반말에 인내의 한계를 느꼈는지 황제가 양 손을 쭉 내밀었다. 노을 빛 강기가 장심을 통해 내게로 쏘아져 나왔다.
이미 대비를 하고 있던 나도 이화접목의 수법으로 대응했다. 일단은 피해를 줄이며 한 방을 노릴 생각이었다.
“백호풍운!”
크와왕!
여지없이 노을빛 강기와 부딪치며 위력을 흘리려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은 전과는 달랐다.
터억!
뭔가 푹신한 솜뭉치를 두드리는 듯하더니 곧 끈끈이에 달라붙기라도 한 것처럼 내력을 회수할 수 없었다. 어느덧 놈과 나는 일장도 안 되는 거리까지 좁혀졌다.
‘이런 제길! 당했다.’
놈의 쌍 장에서는 무지막지한 내력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보니 이 새끼가!’
황제는 내공대결로 끌고 가려는 것이다. 이정도의 지근거리에서 먼저 내공을 거두거나 회피하려다가는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
당황한 내 심정을 짐작한 듯 황제가 득의한 표정으로 입 꼬리를 말아 올리며 비웃었다.
“흥! 보물을 지니고 있어도 가치를 모르는 놈은 보물을 가질 자격이 없지!”
‘어쩌면?’
일순 당황했지만 생각보다 나쁜 일만은 아닌듯했다.
‘기회를 봐서 박투로 끌고 가자!’
몸뚱이 하나만큼은 자신 있으니까 말이다. 백호기의 치유능력에 기댄다면 일말의 가능성이 있을 듯했다.
지금으로선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 생각하고 물밀 듯이 밀고 들어오는 내력을 막아내며 황제의 심기를 어지럽혔다.
“남의 것을 빼앗으려하다니 이건 뭐, 황제가 아니라 그냥 양아치 새끼잖아!”
황제가 언제 이런 원색적인 욕설을 들어나 봤을까? 그것도 면전에서 듣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다 못해 연기가 나는 듯했다.
“이놈! 주둥이를 닥쳐라!”
놈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욕이 아마도 그 정도였을 것이다. 더욱 원색적인 말로 성질을 긁었다.
“미친 새끼! 먼저 말 시킨 건 너야 새꺄. 누구보고 하라 마라 해!”
“이! ........이놈!”
물론 놈을 도발한 대가는 내 몸으로 치러야 했다. 전신의 진기를 전부 끌어 쏘아내는지 온 몸의 핏줄이 툭툭 불거질 정도였다. 그 결과 놈의 무지막지한 내력은 어느새 내 주먹까지 다가와 있었다.
밀어내지 못하고 놈의 내력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육체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하고 말 것이다. 나 역시 백호기를 주먹으로 집중시켜 최후의 저지선을 구축하는 한편 쉴 새 없이 운기하며 전력을 다해 대항했다.
부르르!
죽기 살기로 노력한 효과가 있었는지 거침없이 밀려오던 놈의 내력이 바로 앞에서 부르르 떨리며 멈췄다. 그리곤 오히려 밀려나기 시작했다.
‘오호라! 이 새끼 생각보다 수양이 깊지는 못하네? 역시 쉽게 올린 내공은 어딘가 구멍이 있는 거야!’
나도 그렇지만 황제 역시 약물에 의한 비정상 적인 증진이 틀림없었다. 오랜 세월 수련에 의해 쌓아진 내공보다 순도에서 떨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더더욱 이놈은 인성도 꽝이니까.’
황제가 참고 인내하는 법을 배웠을 리가 없었다. 미증유의 거력이라고 해도 기초가 부실한 모래성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승산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흐흐흐! 괜히 겁먹었네.’
그 순간 내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다시 놈의 내력이 쏟아져왔고 또 다시 난 하릴 없이 밀려나야 했다.
“으음!”
이제 황제 얼굴의 주름마저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서 마주보게 되었다. 놈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진력을 짜내는 듯 보였다.
나 역시 내력을 전부 끌어올려 놈의 진기를 밀어내려했지만 서서히 거리는 좁혀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퍽!
황제의 쌍 장과 내 두 주먹이 서로 닿았다. 백호기마저 끌어 올려 밀어내려 했으니 자석처럼 달라붙은 쌍 장은 떨어지지 않았다.
순간 황제는 만면에 득의의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하하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었으니 진가를 발휘할 수 없는 법. 보물에겐 다 정해진 주인이 있는 법이다. 백호기는 이제 진정한 주인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또 뭐래?”
황제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놈의 쌍 장에서 무서운 흡입력이 일어나며 내 내공을 빨아들였다.
슈와악!
‘헉! 이건 또 무슨 수작이야! 이 새끼도 흡정마공을?’
이미 음마에게 당해본 경험이 떠올랐다. 내력이 빠져 나가는 것을 막으려 해도 애써 봐야 소용없었다.
당하기 전에 막았으면 몰라도 지금 상황에선 끝을 봐야했다. 놈에게 전부 빼앗기고 피골이 상접한 채로 죽던지 아니면 놈에게서 다시 빼앗아 오던지 말이다.
‘흐흐! 하지만 내겐 백호기가 있지!’
그리고 내겐 항상 굶주려 있는 백호기가 있었다. 지체 없이 모든 백호기를 놈의 장심으로 밀어 넣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내공과 함께 백호기를 빨아들이는 황제를 보자 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흐흐흐! 넌 이제 뒈졌어!”
제 몸에 무시무시한 식충이 들어가는 것도 모른 채 좋아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하하! 어리석은 놈! 이깟 백호기를 믿고 나대는 것이더냐!”
황제의 말에 심장이 덜컥했다.
‘아차! 이 새끼도 백호기를 알고 있는데.’
어쩌면 나보다도 더 잘 아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그렇다면 백호기의 효능이나 이용법도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황제의 손에 노을빛 광채가 어리는가 싶더니 백호기와의 교감이 끊어졌다. 그리고 깊고 깊은 수렁 속에 빠지듯이 흔적 없이 사라져 갔다.
“안 돼!”
깜짝 놀라 백호기를 멈추려 했지만 이미 제어력을 잃은 백호기는 속절없이 황제의 장심으로 빨려 들어갔다.
울컥!
“푸핫! 크윽!”
그동안 심장을 철통같이 보호하던 백호기가 전부 빠져나가자 견디기 힘든 충격이 심장을 두드리며 정신이 아늑해졌다.
다리도 풀려 더 이상 서 있을 수도 없지만 떨어지지 않은 두 주먹으로 인해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로 마지막 한 방울까지 빠져나가는 내공을 지켜봐야 했다.
“하하하! 이놈! 나 역시 주작기의 전인. 알량한 수법에 당할 듯싶더냐!”
“주, 주작기라고?”
일본에서 청룡기주靑龍旗主를 상대한 적이 있어 어렴풋이 사신기주四神旗主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놈이 세상에 있다는 일은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실세로 청룡기주 역시 같은 생각으로 날 죽이려 했었고 말이다.
때문에 청룡기주를 없앤 후, 현무玄武와 주작기주를 찾으려 백방으로 노력했었다. 그러나 도무지 찾을 방법이 없어 포기하고 있던 일이었다.
그런데 이곳까지 와서 주작기주를 만날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아! 드래건볼도 아니고........아무튼 사신기를 전부 모아야 한단 말 같은데. 이렇게 된 마당에야. 아끼다 똥이 된다는 소리도 있으니까 모 아니면 도지!’
그동안 백호기와의 충돌 때문에 뇌 속에 곱게 모셔놓고 있던 청룡기를 해방시켰다. 청룡기는 그동안 지워졌던 존재감을 알리기라도 하듯 거침없이 달려 황제의 장심으로 빠져나갔다.
“허억! 이, 이건 청룡기!”
황제가 이제와는 다른 이질적인 기운을 느끼고는 화들짝 놀라며 내 주먹을 떨쳐내려 했다. 하지만 황제 역시 나와 같은 상황을 겪는지 좀처럼 떨궈내지 못했다.
슈와악!
이젠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황제의 내력이 빨려 들어오며 백호기도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백호기가 모두 돌아오고 나자 이질적인 기운이 빨려 들어오며 황제의 장심을 감싸고 있던 노을빛 광채가 엷어지고 있었다.
아마도 황제가 말한 주작기가 틀림없었다. 황제가 인상을 확 구기며 절규하듯 소리쳤다.
“아, 안 돼!”
“돼! 인마!”
“고, 공격! 모두 이놈을 공격하라!”
황제가 잠시 이성을 찾은 듯 주변을 포위한 가마꾼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놈들은 일제히 날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슈육! 쌔애액!
내 의지로도 황제와 붙어 있는 손을 뗄 수도 없는 상황. 꼼짝없이 무방비 상태로 놈들의 공격을 막을 수밖에.
‘아차! 시간을 끌어 서는 안 되었는데. 제길!’
퍼벙! 펑!
그런데 가마꾼들의 일제공격은 나와 황제 사이에서 발생한 무지막지한 경력을 이기지 못했다. 오히려 심각한 부상을 입고 훌훌 날아가 추락했으니까 말이다.
‘오오! 이러면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지. 흐흐흐! 마지막 한 방울까지 쪽쪽 빨아먹어 주겠어.’
그러는 동안에도 황제의 몸에서 주작기와 내공이 내 몸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황제의 얼굴이 광채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모든 내공이 빨리고 선천지기라고 불리는 생명력까지 빨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푸스스.
황제의 머리부터 서서히 먼지가 되어 바람에 날려 사라지기 시작했다.
에필로그
휘이잉!
덜컹덜컹.
황산의 삭풍이 창문을 스치며 열풍이 지나간 침상 위를 서늘하게 만들었다. 팔베개를 하고 있던 소림이 매끄러운 나신을 이불로 감싸며 말을 건넸다.
“상공, 드디어 내일이네요.”
“그렇군.”
황제를 처지한지 벌써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우려곡절은 많았지만 소림의 아버지인 상친왕을 새로운 황제로 추대할 수 있었다. 덕분에 소림은 이제 명실 공히 정부인이 되었고, 당찬 성격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새로운 황제는 즉위하며 날 무림왕으로 삼았다. 나를 통해 무림과의 분란을 막겠다는 생각이었고 나 역시 흔쾌히 승낙했다. 알다시피 시켜준다는데 싫다고 할 사람이 아니니까 말이다.
‘책임도 없는 상징적인 자린데 싫다고 할까? 물론 그로인한 혜택을 포기할 수도 없었지만.’
물론 무림인들은 무림왕을 마음속으로 인정하진 않는다. 무림인 역시 계속 황권과 척을 질 수는 없는 일이라 서로 양보한 결과가 무림왕이란 존재였으니까.
하지만 어쨌든 왕은 왕이라 설사 소림사 방장도 내 앞에서는 허리를 숙이고 존대를 해야 했다. 명문대파의 배분에 밀리던 나로서는 가장 반가운 일이었다.
“상공, 그래도 왕부가 어느 정도 완공되어 다행이어요. 이제 대전에서 면류관을 쓴 상공의 당당한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그게 뭐 대수라고. 왕부의 모든 건물이 완공되려면 아직 십년은 더 있어야 할 것이오.”
“호호! 십년은 금방 지나갑니다.”
황산파의 자리에 무림왕부를 열 생각으로 한창 공사 중이었다. 하지만 워낙 대규모의 공사였기 때문에 우선 필요한 일부 건물만 완공된 상태였다. 그것만 해도 천하제일장보다는 훌륭하지만 말이다.
“뭐, 그 일은 화매와 산산에게 맡겼으니 알아서 할 것이오. 주매는 내일 손님 맞을 준비나 잘 해 주시오.”
“호호호! 걱정마세요.”
소림을 품안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주매만 믿소이다.”
“예, 상공.”
소림의 들을 쓰다듬으며 잠을 청했다. 하지만 쉽게 잠 들지는 못했다.
‘벌써 일 년이나 지났건만. 도무지 융화시킬 수 없으니........쩝!’
내 몸속의 있는 청룡, 백호, 주작의 세 가지의 기운이 문제였다. 하나로 합하면 좋으련만 물에 기름을 탄 듯 따로 놀며 절대 섞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특별히 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청룡은 뇌로 백호는 원래 있던 심장으로 새로 받아들인 주작은 단전에 자리를 잡았다. 마치 삼단전처럼 말이다.
덕분에 더더욱 죽기 어려운 신체가 되었지만 내가 불안한 이유는 달리 있었다.
‘하나가 있을 때도 환생하고 차원이동까지 했는데 세 개나 있으니.........쩝!’
또 하나 찝찝한 건 아직 현무玄武란 놈이 남았다는 것이다. 만일 이 세계에 없다면 또 다시 엉뚱한 곳으로 날 데려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것이 반드시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난 이곳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무림왕에 벌써 선녀 같은 마누라가 몇이냐? 더구나 왕이 됐으니 앞으로 얼마가 더 생길지도 모르고.’
돈과 명예, 여자 까지 그야말로 부족한 것 하나 없는 삶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 모든 것을 두고 사라진다면 아무리 멘탈이 강한 나로서도 견디기 힘들 듯했다.
그래서 밤에 잠도 잘 오지 않아 매일 지쳐 쓰러질 때까지 정사를 벌여야 했다.
‘이러다간 불면증 대신에 정력 고갈로 먼저 쓰러지지. 그 전에 세 가지 기운을 하나로 합치던지 현무를 찾아야 하는데........’
오늘도 그런 생각을 하며 지쳐 쓰러져 잠이 들었다. 내일은 정식으로 무림왕으로 책봉되는 날이었고 말이다. 그렇게 늦은 잠이 들었는데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눈을 뜨려 했지만 눈꺼풀이 움직이지 않았다.
정신은 말똥말똥한데 눈도 뜨여지지 않고 육신은 물먹은 솜처럼 무거워지며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이런 더러운 느낌은 처음이었지만 감이 확 왔다. 그래서 경험이 무서운 거다. 말이 씨가 되는 거고.
‘제기랄!’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