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66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0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66화
166화. 삼십 대 일만?
앞서 가는 놈의 발걸음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뒤를 따랐다. 과연 놈이 몇 걸음을 옮기자마자 한 순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뭐, 뒤에 한 놈이 더 있으니 놓쳐도 상관없겠지. 먼저 좌로 삼보 우 칠보라고 했지?’
하지만 허리에 묶인 끈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것으로 보아 가까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놈의 얘기한대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그대로 걸음을 옮기자 주변의 풍경이 바뀌며 커다란 바위 앞에 멀뚱히 서 있는 놈이 보였다. 어정쩡한 표정의 놈은 날 보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다시 풍경이 바뀌며 놈이 사라졌다. 이번엔 당황하지 않고 따라갈 수 있었다. 그러기를 서너 차례 한 다음 놈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눈치를 보았다. 한데 내 눈치가 아닌 내 뒤에 따라오는 동료의 눈치를 보는 듯했다.
‘아하!’
앞으로 한 번만 더 이동하면 진의 중추에 이르는 것이고 그곳에 뭔가 위험요소가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 위험요소가 날 처치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흐흐! 말을 하자니 만일 내가 당하면 뒷일이 걱정이라 동료가 신경 쓰이겠지. 말하지 않으면 내가 살려주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때문에 놈은 동료의 눈치를 살피면서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갈등하고 있는 것이다.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물었다.
“무슨 일인데 멈춘 것이냐?”
“그게.......저......”
놈이 결정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사이 뒤에 있던 동료 놈이 재빨리 대답했다.
“저, 무사님, 다음이 진을 움직이는 곳인데 그곳엔 군사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길을 안내한 놈과는 달리 자신은 여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초조함에서 나온 대답이다. 이런 경우는 진실이라고 믿어도 좋았다.
눈치를 보던 놈도 아차 싶었는지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시키지도 않은 부연설명을 했다.
“마, 맞습니다. 대략 사오십 명 정도의 병사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무공 수준은?”
“저희들 정도입니다.”
이들의 무공 수준은 일류고수정도였다. 군의 무예가 실전무예니 어쩌니 말은 많지만 어디 무림의 무학중에 실전무예가 아닌 무공이 있던가?
내가 본 무림의 무공 역시 사람을 죽이며 발전해 온 철저한 실전 위주의 무공이었다. 더구나 경지의 차를 극복하기는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 보다 어려운 일이다. 수십 명의 군사라도 내겐 전혀 위협이 되지 못했다.
“그래? 어서 안내해라.”
“괘, 괜찮겠습니까?”
“내가 당하면 니들에겐 더 좋은 일이 아닌가? 쓸데없이 시간 끌지 말고 어서 안내하라.”
“예, 무사님. 우로 삼보, 좌로 이보 후에 다시 우로 칠보를 걸으면 됩니다.”
“앞장서라!”
내공을 끌어올리고 놈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휘리릭.
다시 한 번 경치가 바뀌고 눈앞에는 커다란 나무가 우뚝 서 있는 공터가 나왔다. 나무 주위로 몇 가지 인공구조물이 있었고 놈들이 말대로 사오십 명의 병사들이 조작하고 있었다.
‘저 구조물이 진을 조작하는 것이군!’
하나 어차피 살펴봐야 알 수 없는 기물奇物이라 일단 부셔버릴 생각이었다. 그 전에 병사들부터 처리하고.
그대로 공터로 뛰어들어 닥치는 대로 첩첩무적권을 난사했다.
“백호출동! 백호출동! 백호출동!”
슈와악!
무지막지한 권풍이 날아들자 기구조작에 열중이던 놈들이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헉! 치, 침입자다!”
“마, 막아라!”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빠른 초식이 백호출동이다. 이미 권경은 놈들의 전신을 두들기고 지나가는 중이었다.
“컥!”
워낙 창졸간에 벌어진 일이라 십여 명이 단말마를 지르며 쓰러지고 난 뒤에야 놈들은 반격할 수 있었다.
“쳐라!”
차장! 창! 채재쟁!
쐐액! 쐐애액!
하지만 말했듯이 나와는 격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호신강기도 뚫지 못하는 공격이라 깨끗이 무시하고 놈들 사이로 뛰어 들었다.
터덩! 텅!
“우왁! 뭐, 뭐야 이 놈은!”
“진속으로 피해!”
자신들의 공격이 전혀 먹히지 않자 놈들은 공황에 빠져 우왕좌왕했다.
“흐흐흐! 어림없는 솔리! 백호천하!”
놈들 사이로 뛰어들어 대량 살상용인 두 번째 초식 백호천하를 시전 했다. 마치 양떼 속에 뛰어든 사자처럼 말이다.
뿌와악!
“커헉!”
“끄아악!”
권풍이 놈들을 휩쓸고 지나자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갔다. 일 권 일 권이 놈들에게는 빗맞아도 사망인 무시무시한 주먹이었던 것이다.
“크아아악!”
마지막 비명소리를 들으며 주먹을 멈췄다. 결국 두세 놈은 진속으로 도망쳤지만 크게 상관은 없었다.
‘이미 발각당한 상황인데 뭘.’
기관의 중추中樞를 차지한 것만으로 큰 성과였다.
“진식을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 그것까지는 모릅니다.”
“그럼 너희들은 어떻게 움직인 거야?”
“매일 바뀌는 보법을 따라 이동했을 뿐입니다.”
“그럼 어떻게 날 공격할 수 있었지? 내가 있는 곳을 알고 있는 듯 했는데.”
연속되는 질문에 놈은 큰 나무가 있는 쪽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그, 그건 저기 만화경萬化鏡을 보고........”
“만화경?”
놈이 가리킨 곳으로 가보니 십여 개의 동경銅鏡이 설치되어 있었다. 동경에는 각기 번호가 새겨져 있었고 그 안에는 악전고투하고 있는 일행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이건 꼭 모니터 룸 같잖아? 카메라라도 있는 거야? 대체 이런 방법은 어떻게 안 거야.’
그러나 궁금함은 동경 속에 보이는 일행들로 인해 잊혀졌다.
‘역시 잘들 하고 있구먼!’
나와는 달리 예상치 못한 암습을 받기 때문에 당황은 하고 있지만 워낙 실력 차이가 있었다. 몇몇은 낭패한 꼴을 하고는 있었지만 부상자는 한 명도 없었다.
‘으음! 일단 진을 파괴해야 하는데 어떻게 한다?’
믿고 있던 당가 노인도 암습을 막아내는데 급급해 보였다.
‘이곳이 진의 중추니까 전부 부셔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아무래도 이 나무가 중심인 듯 하니까.’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야기지만 진법은 지형지물을 이용한다고 들었다. 나무, 바위, 땅 등등의 자연지형과 수상한 인공구조물이 있다면 제일 먼저 의심해 봐야 했다.
공터의 정 중앙에 아름드리 솟아 있는 거목巨木의 수령樹齡은 족히 몇 백 년은 되어 보였다. 높이도 십여 미터는 되어 보였고 둘레도 나 같은 거한 두셋은 있어야 안을 수 있을 듯했다.
진의 중추에 어울리는 풍모의 거목으로 다가가 주먹을 내질렀다.
“차핫! 백호풍운!”
양 손에서 발출 된 권강이 거목을 강타했다.
퍽! 퍼버벅!
적중당한 부분이 가루처럼 흩어지며 거목이 무너져 내렸다.
우지끈!
쿠앙! 쿵!
거목이 쓰러지자 일시에 주변 광경이 변했다. 처음 봤던 평범한 정원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자신들을 괴롭히고 있던 진식의 급작스러운 변화에 얼떨떨한 표정의 일행이 보였다.
-남궁 어르신! 상 장로!
잠입이 발각되었다고 신분마저 탄로 난 것은 아니다. 우리를 주시하는 놈들이 있을 터. 아직은 정체를 숨겨야 해 전음으로 불렀다.
전음소리에 힐끗 나를 쳐다본 두 사람은 서둘러 암습자들을 처리했다. 더 이상 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병사들이 그들의 적수가 될 수는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들이 전부 모였다. 다행히 한 사람도 빠진 사람은 없었다.
“전부 무사하십니까?”
당가 노인이 무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쩝! 진은 네가 파훼했느냐?”
“예, 운이 좋아 진의 중추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진이었나요?”
“제갈 세가의 만화기환진萬花奇幻陳인 듯한데 파훼방법은 나도 모른다.”
“앞으로도 이런 진식과 기관이 계속 나올 듯한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솔직한 심정으로는 돌아가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좋을 듯하구나. 이미 경험했으니 잘 알겠지만 제갈 세가의 기관과 진식은 결코 얕볼만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는 더욱 무섭고 까다로운 진과 기관이 등장할 것이 분명한데 황제에게 닿기도 전에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당가 노인은 이번 일로 꽤나 낭패를 당한 듯 자신 없는 표정이었다. 그나마 기대를 할 만한 당가 노인의 부정적인 말에는 일행의 표정도 심각해 졌다.
남궁 노괴가 그런 일행들을 보며 정색하고 입을 열었다.
“아니다, 우리에게 다음 기회는 없다고 봐야 한다. 만일 우리가 이렇게 돌아간다면 황제의 분노는 고스란히 세가의 가족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오늘 끝을 봐야 한다.”
“으음!.......”
일행들은 침음성을 흘리며 서로를 마주봤다. 남궁 노괴의 말이 틀리지 않기 때문이었다.
“일단 가시죠! 이렇게 된 이상 혈화선녀님 일행과 합류해 함께 쳐들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젠 정면승부를 해야 할 듯하니 말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구나. 가자!”
“예, 지금부터는 저와 당가 어르신이 앞장서겠습니다.”
“그게 좋겠군!”
그나마 기문진식을 알아볼 수 있은 당가 노인을 앞세워 이동하려 했다. 하지만 황보 노인의 한마디에 우리 생각이 적절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혈화 노선배를 만나기 전에 황제를 먼저 만나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 우리가 황제를 처치한다면 노발대발 할 것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아차!”
혈화선녀가 문제가 아니었다. 생각지도 못한 기관진식을 만나 잠시 잊고 있었다.
‘정 반대에서 진입했으니.’
북문으로 잠입한 우리가 남문으로 잠입한 혈화선녀 일행과 합류하려면 황궁을 관통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당연히 그 경로에 황제가 기거하는 영락전이 있었다.
일행이 고민하는 듯하자 그동안 가만히 있던 화산의 전대 매화검선이 노기 띤 목소리로 황보 노인에게 말했다. 복수심에 불타오른 그의 눈엔 혈화선녀는 관심 밖이었던 것이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일단은 황제를 처치하는 일이 먼저가 아닌가? 그리고 이미 발각되는 조가 최대한 소란을 피우기로 결정했으니 혈화선녀 노선배도 이해하실 게다.”
그의 말이 맞기도 했지만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눈을 보고 아무도 반대 의견을 말할 수가 없었다. 동병상련의 처지인 당가 노인이 먼저 몸을 날리며 말했다.
“맞소이다.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지 황제를 누가 처리하는가는 중요치 않소이다. 어서 따라 오시오.”
“그렇게 합시다.”
“끄응.......어쩔 수 없지.”
당가 노인을 따라 몸을 날리는 중에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앞서 가는 당가 노인의 곁에 붙어 물었다.
“어르신, 이정도 소란을 피웠는데 병사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혹시 또 진식에 들어온 것 아닙니까?”
당가 노인은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원래 황궁의 모든 건물은 적의 침입에 대비해 천금봉쇄진天擒封鎖陣의 원리에 따라 지어졌다. 허니 네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면 큰일이 아닙니까?”
“걱정 마라. 그 정도는 나도 알고 있으니 따라 오기만 하면 된다.”
“아! 다행입니다. 어르신만 믿겠습니다.”
“하지만 곧 공격이 시작될 테니 긴장을 늦추지는 말아야 한다.”
“예, 어르신.”
당가 노인의 말대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공격이 시작됐다.
쐐애액!
쓔우웅!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전면에서 다시 화살비가 쏘아져 나왔다. 전과는 달리 직선으로 날아오는 화살은 더욱 위협적이었다. 더구나 화살뿐만이 아니라 틈틈이 장창과 각종 암기가 섞여 있어 막아내기가 꽤 까다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