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63화
무료소설 처음부터 절대무적: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3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63화
163화. 자금성을 향해
소림사에 도착 즉시 방장인 무아성승을 만났다. 상친왕부에게 벌어진 일을 전하자 방장은 명망 높은 고승답지 않게 펄쩍 뛰었다.
“뭣이! 상친왕전하를 이리 모셔 왔다고? 아미타불! 아미타불!”
황당함과 당황스러움이 한데 섞인 혼돈의 아미타불이었다.
“방장스님, 오군도독도 이곳에 잡혀있는 마당에 한 사람 더 늘었다고 해서 너무 놀라시는 것 아닙니까? 그보다는 황군을 향해 진군하고 있는 마교에 호응하는 문제가 더 시급한 문제입니다.”
“아미타불! 내가 전생에 어떤 업보를 저질렀기에 부처님은 이리도 가혹한 벌을 내리시는 고! 아미타불!”
방장스님은 쉽게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군도독에 상친왕까지 소림에 억류된 상황이니 무슨 변명을 해도 빠져나갈 수는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 가닥 남은 기대마저 무너지자 평정심을 잃게 된 듯했다.
“방장스님, 이제 마음을 비우셔야 합니다. 소림의 운명은 무림과 함께입니다.”
“그런 소리 말고 상친왕전하는 지금 어디에 모셨는가? 어서 안내하게.”
“잠들어 계십니다. 깨우시게요?”
“깨우지 않으면?”
“상친왕전하께서도 아직은 상당히 혼란스러워 하십니다. 인사는 내일 아침 간단히 하시고 잠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편이 좋을 듯합니다. 주매가 함께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일어서려던 방장 스님이 내 말을 듣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 역시 상친왕을 만나 마땅히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아미타불!”
사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상친왕을 설득했지만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다. 물론 황제가 되어 달라는 말은 꺼내지도 않았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그저 포기한 듯한 상태의 상친왕은 감당하기 힘든 말이니까.
‘시간이 약이고, 절간에 중들과 있으면 한결 진정이 되겠지.’
그보다 소림에도 상친왕의 처한 상황을 알려줘야 했다. 어찌 보면 불이 붙은 폭탄을 떠안은 형국이니까 말이다.
“그보다 방장스님, 먼저 허락을 받지 않고 상친왕전하를 모신 것은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하가 이곳에 머무는 것은 비밀로 해야 할 것입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인가?”
“상친왕전하가 황제에게 감시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계십니까? 물론 다른 친왕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럼!”
대충 감을 잡았는지 놀라는 방장에게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예, 사실은........”
“아미타불! 아미타불!”
이건 당혹스럽다는 아미타불이었다.
“어차피 황군과의 일전은 결정된 사안이 아닙니까? 단지 전하의 안전을 위해 비밀을 지켜달라는 것입니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성승으로 불리는 방장이 연신 불호만 외우는 것을 보면 꽤나 당혹스러운 모양이다. 솔직히 조금 고소했다. 이번 일은 쉽게 갈 수 있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정파와 소림사에 대한 치졸한 복수심도 작용했으니까.
“방장스님, 구파에서 도와줄 분들에 대한 얘긴데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화산과 아미, 무당과 우리 소림이 도울 것이네. 나머지 문파는 황군을 맡기로 했고. 모두 은거하신 전대 장로들이시고 대의를 위해 큰 결심을 한 분들이니 결례를 범하지 말게.”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한데 총 몇 분이나 되시는지.”
“화산의 전대 매화팔선 중에 아직 다섯 분이 살아계시네. 이번 화산 멸문의 충격으로 모두 함께 하겠다고 나섰다네. 아미의 전대 장로 두 분과 무당에서 한 분이 오셨네. 그리고 우리 소림에선 무광스님과 사숙이신 혜광스님께서 같이 하실 걸세. 또 당문과 팽가, 모용에서도 각 한 분씩 참가하신다고 하니 인원은 모자라지 않을 것이네.”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남궁과 황보, 무광스님까지 합하면 정확히 열다섯 명이었다. 이미 멸문을 당한 화산과 아미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 다른 구파가 소극적인 이유는 당연했다. 나머지 문파는 아직 지킬 것이 남았다는 말이었다.
화산의 경우 설마 하는 동안에 순식간에 무너져 내려 전대고인들이 활약할 틈도 없었다고 한다. 때문에 화산의 남은 고인들이 전부 복수의 칼날을 품고 자원한 것이다.
‘도사고 나발이고 복수 앞에서는........어? 잘하면 무적권왕의 복권도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닐지도.’
동병상련이라고 당해 본 사람들만이 피해자의 심정을 알 수 있다. 무적권왕이 혈왕으로 불리게 된 이유 또한 복수에서 출발한 일. 일말의 복권 가능성을 기대해 볼 만했다.
소림방장의 방을 나오자 백리산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기다리는 이유는 빤했기에 먼저 물었다.
“맹주께서 찾아?”
“예, 가가. 그리고 상의할 말씀도 있고요.”
“상의? 가면서 얘기하지.”
“예, 가가.”
나란히 걸으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
“아버님께서 부대원들의 절정무사로 탈태환골한 모습을 보시고는 헛된 욕심을 내시는 듯해요. 어떡하면 좋죠?”
“무슨 욕심을 내신다는 거야?”
“야망이지 뭐겠어요? 후일 세를 과시하기 위해 황군과의 결전에서 어떻게든 전력을 보전하시려고 해요. 사실 무림맹의 무사에게 거는 기대는 별로 크지 않아 어려운 일도 아니고 말이에요.”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갔다. 오백의 절정무사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유혹이었을 것이다. 특히 허명뿐인 무림맹주라면 더더욱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고.
‘사람 생각은 전부 거기서 거기니까.’
구파와 세가도 겉으로는 황군과의 일전을 부르짖고는 있지만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문파는 이미 멸문당한 문파의 무인들에 불과했다.
“하지만 구파나 세가는 무림맹을 방패로 삼을 생각이라 쉽지는 않을 텐데?”
“그래서 아버님이 저보고 방법을 찾아보라고 하셨어요. 가가를 보자는 이유도 아마 같은 이유일 것이에요.”
“흐음! 나쁘지만은 않은 생각인데 그런 방법이 있을까? 한두 명이라면 난전 중에 어떻게든 빼돌리겠지만 오백이나 되잖아?”
뺄 수 있는 방법은 있는지 백리산산은 뒷일부터 걱정했다.
“예? 정말 그래도 되요? 하지만 아버님 문제는 어떡하시려고요?”
“맹주님에겐 안 된 일이지만 그들은 내 말을 거스르지 못해. 아무렴 내가 그 정도 대비도 하지 않고 공짜로 퍼 줬을 것 같아?”
“아! 그럼?”
나를 잘 아는 백리산산은 내가 뭔가 장치를 해 두었다는 것을 바로 눈치를 챘다.
“그러니까 맹주님 문제는 산매가 책임지고 해결해. 괜히 나중에 창피만 당하게 되니까.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지?”
“예, 가가. 허면 어떻게 부대는 빼돌려야 할까요?”
제 머릿속에 이미 해결방법이 있는데도 의견을 구하는 것이다.
“빼돌리긴. 실전 경험도 쌓을 겸해서 제대로 활약해야지. 구파와 세가 무인들의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말이야.”
“그렇지만 피해가 만만치 않을 텐데 괜찮겠어요?”
“살아남은 자들은 진정한 강자가 되어 있겠지. 내가 필요한 건 바로 그들이고.”
“아! 알겠어요. 아버님은 제가 책임지고 설득하겠어요.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이에요.”
모든 것이 끝난 후에는 무림맹의 위상도 변해 있을 것이다. 그때 명예롭게 퇴진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았다.
“그렇다고 선봉에 세우지는 말고 대원들에게 상친왕전하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겨.”
“예, 그렇게 할게요. 상친왕전하를 차지하는 자가 나중에 웃는 자가 될 테니까요.”
역시 한 마디 하면 다 알아듣는 백리산산이었다. 맹주를 끝으로 소림사에서의 일은 모두 마쳤다. 이젠 자금성으로 쳐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마침 화산을 멸문시킨 뒤, 호남으로 향하던 황군이 옥문관을 향해 회군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소림에 모인 군웅들이 마교와 호응하기 위해 황군의 뒤를 추격하려 했다.
하지만 곧 이어 들려온 소식에 발길을 멈춰야 했다. 황도에서 이십만의 군사가 소림사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는 평범한 군사들이 아닌 동창과 금의위의 무사들도 대거 출전하고 있다는 정보였다.
‘비천이 나섰다는 뜻이니까 당연히 혈마인도 같이 오겠지.’
그렇다면 이곳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 동창과 금의위의 무공수위를 모르는 상태에서 화약과 혈마인까지 함께한다면 절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렇다고 오십만 황군을 마교에게만 맡길 수도 없는데.’
마교주가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라 크게 걱정되진 않았다. 전면전을 피하고 진퇴를 거듭하며 시간만 끌어도 충분하니까 말이다.
‘그래도 만일을 위해서 지원군을 보내는 편이 좋겠지.’
사황련주를 찾아가 내 생각을 말하고 도움을 청했다.
“알겠네. 우리가 마교와 동조해 황군의 후방을 교란하도록 하지.”
“하하! 연주께서 나서주시니 든든하기 그지없습니다.”
비천에 의해 세력이 반 이상은 줄었지만 명색이 사파연합이다. 남은 무사들이라도 후방 교란 정도는 충분한 전력이었다.
“하면 소림사가 위험하지 않겠나?”
“구파와 세가에서 전력을 다한다면 문제없을 것입니다.”
“하하! 결국 구파도 숨겨놓은 밑천마저 전부 드러내야겠군.”
“예, 당연하지요.”
“그럼 우리는 바로 준비해 떠나겠네. 부디 조심하게. 자네만 기다리는 두 사람 과부 만들지 말고.”
“알겠습니다, 저도 연주님의 무운을 기대하겠습니다.”
사황련주와 헤어져 바로 소교주를 찾아갔다. 그 역시 황궁의 움직임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서 오시오, 한 장주. 그렇지 않아도 찾아가려 했소이다.”
“지금 사황련주를 만나고 오는 길이오.”
“사황련주를? 무슨 일이오?”
“사황련주께서는 흔쾌히 귀교와 동조해 황군의 후방을 교란시키기로 하셨소이다.”
“오! 그런 일이 있었소이까? 본교의 일에 발벗고 나서주어 감사하오이다.”
“별 말씀을. 어디 우리가 남이오?”
신녀가 볼을 붉히자 소교주가 박장대소를 하며 말했다.
“하하하! 확실히 본교는 한 장주를 외인이라 생각하지 않고 있소이다만 한 장주가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몰랐소이다. 어쨌든 한 장주의 말을 들으니 든든하구려.”
“그럼 교주님께 안부나 전해주시오. 아무래도 인사는 모든 일이 끝나고야 드릴 수 있겠다고.”
“알겠소이다. 그럼 우리도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겠소이다.”
“하하! 건투하시오.”
그렇게 대충의 준비를 마친 후, 황제 암살조는 출발준비를 서둘렀다. 자금성으로 출발 준비를 서두르자 남궁 노괴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 계획을 늦추고 먼저 소림을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 사황련마저 빠진다면 이곳이 위험할 수도 있어.”
“아닙니다, 구파와 세가의 저력이라면 충분히 지킬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황궁을 지키는 동창과 금의위가 대거 빠져나온 지금이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우린 이곳에 모인 군웅들을 믿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합니다.”
“맞는 말이다. 설마하니 대 소림사와 정파연합이 그까짓 놈들에게 무너지겠느냐? 한 장주의 말대로 하루라도 빨리 혈겁의 근원을 제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혈화선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검마와 황보노인이 얼른 동조하고 나섰다.
“설마 그럴 리가요!”
“자, 이곳 문제는 장문인들에게 맡기고 어서 출발합시다.”
혈화선녀가 거들고 나서는 순간 논의는 깨끗이 정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