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절대무적 16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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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2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음부터 절대무적 161화
161화. 다시 넘는 상친왕부
“나도 그 일에 참가하고 싶네.”
사황련주는 적극 찬성이었다. 그 뿐이 아니라 황제를 암살하는 일에 직접 끼고 싶다고 까지 하고 있었다.
“예? 연주께서 그 일에 참가하시면 마교와 정파연합과의 공동작전에서 사황련은 누가 이끈다는 말입니까?”
“아무리 비천에 농락당했다고 해도 사황련에도 사람은 있다네. 정 뭣하면 철혈방의 임 방주에게 맡겨도 되고 말이네.”
“임 방주가 여걸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마교주나 구파 장문인에 비하면 손색이 있다는 것은 연주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일개 산하단체의 방주와 구파 장문인과는 격이 달랐다. 우리가 황제를 치기까지는 무림연합군이 오십만 황군을 상대해야 했다. 그때 혹여 사황련 무인들이 불공평한 일이라도 당할까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사황련주는 어지간히도 끼고 싶은지 마교주까지 들먹거렸다.
“마교주도 끼고 싶어 할 걸세.”
“그렇다고 해도 마찬가지 이유로 사양할 것입니다. 이번 작전은 어디까지나 양동작전이라는 점을 상기하시고 제발 부탁이니 참아주십시오.”
“쩝! 할 수 없군. 혈화선녀 노선배님만 신나시겠군. 한데 반 각주와 임 방주도 자네와 함께 하고 싶어 하는듯한데 데려가주면 안 되겠나? 둘이 은근히 날 압박하고 있어서 말이야.”
“저도 데려가고 싶지만 이곳이 더 안전합니다. 황실에서는 뭐가 튀어나올지 전혀 알 수가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런 위험한 곳에 두 사람을 데려갈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난 분명히 말했으니 두 사람에겐 자네가 설명하게. 이제 난 모르는 일이야.”
사황련주가 진저리를 치며 확인하는 것을 보면 두 사람에게 꽤나 시달린 모양이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제게 맡기시고 황군과의 결전이나 준비해 주십시오. 우린 한정된 인원이라 반드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알고 있네.”
일류고수 한 명을 키우는데도 짧게는 십 년, 길게는 한 세대가 걸린다. 정예군대를 키우는 것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무림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일이다. 때문에 무림인의 피해가 크면 클수록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니게 된다는 말이다.
마교의 경우 교주가 아직 도착하지 못한 관계로 소교주와 상의해야 했다. 소교주 역시 암살조에 참여하고 싶어 했지만 같은 이유로 남아야 했다.
사황련과 마교에서는 간단히 협조를 구했지만 앞으로 남은 구파가 문제였다.
‘구파는 소림방장에게 맡기고 세가부터 만나는 편이.......’
세가의 경우 구파보다는 덜 막힌 편이었다. 또 그들에겐 가족을 구한다는 명분이 있어 한결 상대하기 편했다.
해서 먼저 남궁세가주를 만났다. 어쨌든 날 제일 먼저 사위로 인정해준 곳이니까 상대적으로 제일 편했다. 또 남궁 노괴도 필요했고.
내 얘기를 듣고 난 남궁가주는 침음성을 흘리며 생각에 잠겼다.
“으음.......!”
“이렇게 된 마당에 아직도 걸리는 것이 있으십니까?”
“그건 아니네. 잠시 다른 생각을 했을 뿐이야. 한데 꼭 자네가 앞서서 그 일을 해야 하겠나? 내 생각은 자네가 무림맹을 이끌고 우리와 함께 황군을 상대했으면 한다네.”
‘그래도 사위라고 날 걱정해 주는 건가’
물론 딸의 행복을 위해서겠지만 어쨌든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꺼낸 얘기에 빠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걱정하시는 마음은 알겠지만 제가 빠질 수는 없는 일입니다. 반드시 성공하고 무사히 돌아올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그 때문이 아니네. 화경고수 서른 명이 함께 한다면 실패할 리가 없겠지. 하지만 성공하고 난 후가 문제라네.”
“예? 성공하고 난 후라면 어떤?”
가주의 의중을 알 수 없어 다시 물었다.
“무림이 평화를 찾고 나면 권력은 다시 재편될 것이네. 함께 참가한 분들이야 이미 은퇴한 분들이니 거론할 필요도 없겠지. 하지만 자네는 아직 젊다네. 반드시 흠집을 내려고 할 것이고 황제를 암습한 사실은 결정적인 흠이 될 것이네. 사람의 마음이란 본래 그런 것이네.”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무림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닙니까?”
“그럼 자네는 모든 무림인을 적으로 돌릴 생각인가? 이 일에서 빠져 무림맹을 장악해 활약한다면 차기 무림맹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네. 그 편이 자네에게도 이익이 아니겠나?”
“이름뿐인 무림맹주는 되어서 무엇 하겠습니까? 그리고 마교와 사황련 인물들과 정파의 인물들을 다독이며 거사를 진행시킬 사람이 필요합니다. 당장은 저 외에 적당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으음! 그도 그렇군. 사실이 그렇다는 점이 자네와 세가로서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구나.”
무림의 명운을 건 대사를 앞에 두고도 세가의 이익을 먼저 걱정하는 가주였다.
사황련과 마교와는 달리 정파는 구심점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었다. 비단 남궁세가의 탓만은 아니었다. 그 후로 만난 다른 세가와 구파 역시 마찬가지였으니까.
실제로 화경 고수 한 명을 파견하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마교주나 사황련주처럼 직접 참가하겠다고 나서는 장문인은 한 명도 없었다. 저마다 거사 후의 셈법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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휙휙휙!
휘리릭!
상친왕부가 있는 영하성으로 향하는 일행들은 말 대신에 경공을 사용해 달리고 있었다. 열 명이 넘는 숫자였지만 하나같이 절정의 경공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번 상친왕부 방문에는 혈화선녀를 비롯해 사황삼신과 마교 사봉공에 세 노인네도 함께였다. 마교의 나머지 봉공들도 상친왕부에서 합류할 예정이었다.
이렇듯 화경고수를 우르르 끌고 가는 데는 달리 이유가 있었다.
‘아무래도 상친왕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테니까.’
황제를 뼛속깊이 두려워하는 상친왕이다. 나 혼자 달랑 가서 ‘황제를 없앨 테니 다음 황제가 되어주십시오.’ 해봐야 미친 놈 취급밖에 당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역모를 꾸미고 있다고 체포하려 할지도.’
아무리 소림을 사랑한다고 해도 가솔들의 목숨을 도외시 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때문에 대화를 매끄럽고 내가 의도하는 대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증거가 필요했다.
‘이들을 보면 황제에 대한 공포심도 어느 정도는 완화시킬 수 있겠지. 그래도 안 되면 그때는.......’
극약처방을 써야 할 것이다. 다만 그런 사태까지 벌어지는 일은 없었으면 했다. 그래도 소림의 아버지고 두둑이 살림 밑천까지 내 준 사람이니까.
‘달리 대안도 없고 말이야.’
다른 친왕이나 황족은 일단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시간도 없었지만 남 좋은 일 시켜줄 내가 아니다. 장인이 황제가 되면 싫어도 떡 고물은 떨어지는 법이다.
그러는 사이 상친왕부에 도착했다. 하지만 오늘은 떳떳하게 정문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황제의 견제를 받고 있는 상친왕부다. 얼마나 많은 간자가 있을지는 모르는 일.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도 밤을 기다려 담을 넘어야 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혈화선녀가 발끈했다. 아무래도 소림을 보고 있자니 광견이와 금련이가 생각나 화가 치미는 모양이다.
“우리가 담을 넘어야 한다고?”
“예, 제가 먼저 넘어 상천왕을 뵙고 사정을 설명하겠습니다. 그 후에 들어오시면 됩니다.”
“누가 먼저 넘고 나중에 넘는 문제가 아니잖으냐?”
무슨 뜻인지는 나도 안다. 화경씩이나 되어 이런 대접을 받고 싶지는 않다는 말이다. 하나 암살을 하려면 어차피 담을 넘어야 한다. 나중에 할 일을 지금이라고 못할까.
“우리와의 공모 사실이 발각되면 상친왕은 죽습니다. 그럼 황제를 암살하고 난 후의 혼란을 피할 수도 없고 말입니다.”
“그럼 너 혼자 만나고 오면 되지 않느냐?”
“그래서 될 일이라면 어르신들과 함께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황제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려면 어르신들의 가공할 무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말을 하며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인가하고 표정을 살폈다. 한데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오히려 오랜만에 활동이라 흥미진진해 보이기만 했다.
‘아니, 다른 사람들은 다 가만있는데 대체 이 여자만 까칠하게 구는 이유가 뭐야? 설마 소림 때문에? 부마가 되면 광견이와 금련이의 처지가 애매해지니까?’
아직 황실의 법규까지는 모른다. 그래도 부마가 되면 여자문제에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정도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만든 황젠데 그까짓 정도야. 황실에 들어갈 생각이 아닌 이상 문제될 이유가 없지.’
하지만 혈화선녀의 입장은 다를 것이다. 황제의 부마가 된 뒤에는 늦는다고 생각하고 지금 확답을 받고 싶은 듯했다.
‘그게 아니면 이런 식으로 생트집을 잡을 이유가 없지.’
즉시 전음을 보냈다.
-선녀님, 전 부마를 포기하면 했지 결코 두 사람을 서운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말이냐? 내게 약속할 수 있느냐?
-예, 제 사문을 걸고 약속하겠습니다.
-알겠다. 널 믿으마.
알다시피 난 약속은 잘 한다. 그런데 난 사문이 없다. 있다고 해도 약속하는데 주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혈화선녀의 풀어진 목소리에 미소를 짓고 있는데 느닷없이 굵직한 목소리의 전음이 들어왔다.
-정말 부마를 포기할 생각이냐?
무광스님이었다. 그리고 다른 몇몇도 날 쳐다보며 싱글싱글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아차!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전부 괴물들이란 걸 생각 못했네. 크!’
이젠 모두가 듣고 있을 테니 잘 생각해서 대답해야 했다. 그러나 사실 간단했다. 이 중에 제일 선배는 혈화선녀였고 다들 그녀에게 설설 기고 있으니까.
-예, 사실입니다. 제가 언제 주매가 상친왕부의 공주라는 것을 알고 만났습니까. 앞으로도 지금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전음이 끝나자 만족한 표정의 혈화선녀가 모두에게 말했다.
“자, 우린 적당한 곳에 몸을 감추고 한 장주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기로 하세. 설마 이런 놈들에게 발각되는 놈은 없겠지? 어서 서둘러라. 이러다 해 지겠다.”
해가 져야 하는데도 서두르는 모습에 일행은 어이가 없어했지만 잠자코 따랐다.
“예, 선녀님. 어서 움직이세.”
그 모습을 지켜보며 이들이 왜 이렇게 쩔쩔매나하고 생각해봤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반드시 항렬 때문에 그런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서로 문파도 다르고 더구나 파벌도 다른데도 말이야.’
그에 대한 해답은 상천왕부의 담을 넘으며 소림에게 들었다.
“상공, 어르신들이 요즘 부쩍 옷차림에 신경 쓰시는 것 같지 않아요?”
“응? 그게 무슨 말이야? 가만! 그러고 보니 그러네.”
워낙 깔끔 떠는 남궁 노괴야 그렇다고 쳐도 칙칙한 흑의만 고집하던 마교 봉공들이 색깔 있는 무복을 입고 있었다. 그것도 비단으로 지어진 고급스런 무복을 말이다.
“난 거사를 앞두고 교주나 문파에서 사기진작을 위해 새 옷을 만들어 줬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봐.”
“호호! 우리 사백님 보셨어요? 거추장스럽다고 평생 한 번도 입지 않던 가사를 꺼내 입으셨는걸요?”
소림의 말마따나 무광스님도 휘황찬란한 장식이 달린 가사를 입고 있었다. 남자는 숟가락 들 힘만 있다면 그 생각뿐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듯했다.
“주매, 설마 내가 생각하는 게 맞는 거야?”
“호호호! 사실 선녀님이 매력 있으시잖아요. 얼굴도 예쁘시고.”
“어휴! 노인네들이 주책은. 그러다가 무광스님 파계하는 것 아냐? 주매는 걱정도 안 돼?”
“설마 파계까지야 가겠어요. 그리고 경쟁자가 한 둘이 아닌데 아무래도 사백님은 머리 때문에 불리하잖아요. 그리고 검마 어르신과 황보 할아버지가 워낙 앞서고 있어 만회하기 쉽지 않을 걸요.”
“어쩐지 검마 어르신이 처음 봤을 때부터 혈화선녀 곁에 착 달라붙어 딸랑거리더니 과연 그런 이유가 있었군.”
“호호호! 재미있지 않아요? 화경에 오른 절대자들이 선녀님 한 마디에 쩔쩔 매는 것을 보면 말이에요.”
과연 연애 문제만큼은 소림은 화경에 달한 듯했다. 함께 작전을 펼친 나도 발견하지 못한 점은 겨우 며칠 만에 집어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