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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최강 군바리 200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32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200화

200화 황궁으로(1)

 

 

 

 

꽈직! 우두둑! 콰득…

 

“크와악! 크왁! 크룩…….”

 

“케헤헥!”

.

.

.

 

괴상한 비명이 난무하고 뼈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연달아 흘러나온다.

현재 탱크에 탑승해서 프레하 제국의 황궁으로 이동 중이다. 언데드가 인간의 생기를 느끼고 달려들었으나, 그저 짓이겨질 뿐이다.

탱크의 무게만 무려 30톤이다.

거기에 시안을 비롯한 아이언 기사단 10명과 소드 마스터를 포함한 주요 인물들을 꽉꽉 채워서 탑승했다.

30톤이 넘어가는 탱크는 언데드 따위가 어찌해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금속으로 이루어진 외갑과 거대한 바퀴에 죽은 피만 덧칠해 주는 게 언데드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이런 대단한 병기는 처음 보오!”

 

“놀랍군! 동생, 이런 거 하나 만들려면 얼마나 필요한가?”

 

휴멜로트 공작의 감탄에 이어서 용병왕 더글라스가 질문을 던진다.

 

“글쎄요. 대략 천만 골드쯤?”

 

“…….”

 

간단하게 대답하자, 더글라스가 입을 쩍 벌린 채 다물 줄을 모른다.

1골드가 한국의 화폐 단위로 100만 원 가량하니까, 대략 1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놀라는 게 당연한 노릇.

휴멜로트 공작이나 용병왕 더글라스가 질린 표정으로 혀를 내두른다. 밖에선 언데드가 죽어 나가고 있는데, 탱크 내부는 편안하기까지 하다.

특별히 제작한 대형 판 스프링을 바퀴마다 장착한 까닭이다. 탱크 내부는 온도유지 마법까지 장착되어 쾌적하기 짝이 없다.

이런 신무기는 저들로서도 처음일 것이다.

팔 생각도 없지만, 제작비를 잔뜩 부풀려 놓는 편이 좋다. 이런 고가의 병기를 개발할 정도로 엘튼 제국의 재정이 좋아졌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다.

비록 오로지 나의 자금력으로 만들어진 물건이었지만 말이다. 엘튼 제국의 힘이 강해졌다는 걸 알아야 함부로 도발하지 않을 거라는 계산에서 가격을 말한 것이다.

지금이야 형, 동생하고 있지만 더글라스는 돈에 움직이는 용병이다. 함부로 엘튼 제국을 향해 검을 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얘기한 것이다.

어차피 이번 전쟁이 끝나면 동맹이란 건 딱히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태도를 바꾸는 게 국가 간의 거래니까.

그래서 엘튼 제국의 힘을 보여 주는 거다.

 

“황제 폐하의 명령으로 언젠가는 양산에 돌입할 테니, 그때 다시 얘기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형님.”

 

“그래? 만약 판매한다면 우리한테 먼저 얘기해줬으면 좋겠어. 동생! 의형제 좋다는 게 뭔가?”

 

“알겠습니다. 형님.”

 

독자적으로 개발했으며, 필립 황제는 탱크라는 게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

그러나 일단은 지르고 봤다.

엘튼 제국의 무서움을 알아야, 프레하 제국처럼 쓸데없이 도발해오지 못할 테니까.

 

“험, 험! 가능하다면 우리 메시틴 제국에도 판매를 부탁하겠네. 내가 황제 폐하께 직접 간청할 테니 무산될 일은 없을 걸세.”

 

“물론입니다. 동맹국의 체면은 세워 드려야지요.”

 

어차피 양산이 언제 이루어질지 알 수 없는 일이기에, 공수표를 마구 날렸다.

듀카스 대공의 한쪽 입술이 미미하게 꿈틀거린다. 내가 한 얘기가 어림도 없는 헛소리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탱크와 관련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긴 하지만, 시험 운전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걸 안다. 제작비를 둘 째 치고 무게만 30톤이 나가는 탱크를 제작하려면 엄청난 양의 철이 필요하다. 드워프 종족과 협력하지 않는다면 대량 생산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동맹국에 경각심을 심어 주었으니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성과라 할 수 있겠다.

 

“프레하 제국까지 얼마나 걸리겠는가?”

 

“한 시간 정도면 도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듀카스 대공이 은근슬쩍 말을 돌린다.

신무기인 탱크로 가는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라는 건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이 자식이? 네 녀석이 하는 일 아니라고 아주 태평하네.”

 

좋았던 분위기는 세인트의 투덜거림 때문에 금세 어색해졌다.

탱크를 움직이려면 마나가 필요하다. 원래라면 내가 드래곤 하트의 마나로 탱크를 움직여야겠지만, 세인트에게 운전대를 맡겼다.

장시간 이동해야 하기에 마나가 풍부한 세인트가 적격이었기 때문이다.

마왕을 상대해야 하는 데, 재수 없게 드래곤 하트의 마나가 부족해서 강철 거인을 불러내지 못하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길 테니까 말이다.

 

“조금만 고생해라, 세인트.”

 

―일이 잘 끝나면 내가 끝내주는 곳으로 데려갈게. 황녀 소개해주는 것과는 별도로! 오케이?

 

녀석을 다독이면서 전음으로는 구체적인 제시에 들어갔다.

놈이 어떤 걸 해주면 기분이 풀릴 것인지 안다. 전음에 살짝 므흣함을 담아서 말하는 것으로 녀석의 얼굴이 대번에 풀린다.

 

―그게 어딘데?

 

―황궁 근처에 ‘제시의 쉼터’라고 끝내주는 곳이 있다. 너도 좋아할 거야.

 

―이름부터 죽여주는데? 기대해 버릴 거다. 윌슨.

 

―오케이.

 

협상 끝이다.

예전에 엘튼 제국의 황궁에 갔을 때, 무려 100명이 넘는 수컷들을 책임져 주었던 특급 숙소다.

밝히는 녀석에게 어설픈 제안보다는 확실한 보상(?)이 불만을 잠재우는데 특효다. 어차피 전쟁이 끝나면 황궁에 가야 할 테니, 이건 공수표가 아니다.

젠장…

마왕과 싸우러 가는 마당에 이런 얘기나 하고 있다니, 세인트 저 자식은 사람 맥 빠지게 하는 데 뭐 있다.

 

“윌슨!”

 

“말해.”

 

“잠깐 네가 여기 좀 맡아줘야겠다.”

 

세인트가 살짝 인상을 쓰면서 두 손으로 잡은 운전대를 턱짓으로 가리킨다.

 

“이 자시…….”

 

“통신 들어왔어, 인마!”

 

뭔가 더 뜯어내려는 줄 알았는데, 녀석의 품에서 진동음이 마구 일어나고 있다.

 

“오케이!”

 

욕을 하려다가 잽싸게 말을 바꾸면서 녀석과 자리를 바꿨다.

하지만 내공을 사용하지 않는다. 기어를 중립으로 놓고 운전대만 잡을 뿐이다.

 

끼릭!

 

트와토른 이 훌륭한 자식!

대충 설명해 줬는데 찰떡같이 알아듣고 기어 개념을 확실하게 넣었다.

이제껏 달리던 속도가 있기 때문에 속도는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속도가 더 빨라진 느낌이다. 약간의 흔들림이 발생했지만, 다들 신체 벨런스가 좋은 인간들이라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을 거다. 물론, 신관들만 빼고…

탱크의 장갑(裝甲)에 작게 뚫린 틈으로 전방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언데드들이 미친 듯이 몰려들고 있다. 그래 봐야 육중한 탱크의 무게와 속도 앞에선 맥없이 짓밟힐 뿐이다.

소드 마스터급 흑기사라도 탱크의 앞을 가로막을 순 없다. 그저 건물만 조심하면 그뿐이다.

 

쿠궁!

 

[우욱!]

 

가끔 길이 좁을 땐 어쩔 수 없이 지금처럼 충돌을 감수할 필요가 있긴 하다.

…사실은 운전 미숙이다.

장롱 면허에다가 무려 60년을 넘게 운전대를 잡아본 적이 없으니, 어설플 수밖에.

 

“듀카스 대공, 본진에서 연락이 왔소.”

 

운전대를 쥐고서 식은땀을 흘리는 사이, 뒤에서 세인트의 음성이 들려온다.

‘본진’이라는 건 엘란트 백작이 거느리고 오는 기사단과 병사들을 의미한다.

무려 15만에 이르는 대병력.

엘란트 백작을 주축으로 엘튼 제국과 메시틴 제국, 그리고 용병 왕국의 실력자들이 병력을 지휘하기로 했다. 당연히 몽뒤스 요새의 5만 병력은 좌우 외곽으로 배치했다.

꼼수를 부리지 못하게 병력을 나누고 가장 언데드의 공격에 노출되기 쉬운 곳을 택한 것이다.

탱크가 뚫고 간 길을 따라 언데드를 처리하면서 뒤쫓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현재 탱크에 탑승한 주요 지휘관의 퇴로를 확보하는 게 목적이다.

프레하 제국의 황궁 하늘에 떠 있는 괴이한 검은 구름이 더욱 짙어지면서 신경을 건드리는 음습한 기운이 더욱 커가는 중이다.

한데 뭉쳐서 프레하 제국의 황궁까지 진격했다가는 시간을 너무 잡아먹는다는 의견 때문에 이렇게 별도로 이동하는 것이다.

 

“…라는 걸 명심하게.”

 

듀카스 대공이 엘란트 백작에게 보고를 받고는 몇 가지 당부와 함께 통신을 마쳤다.

그러는 동안에도 탱크는 프레하 제국의 황궁을 향해 달렸고, 수많은 언데드들이 박살이 났다. 그런 와중에도 탱크 내부는 약간의 흔들림만 느껴질 정도로 승차감이 좋았다.

달리는 속도 때문에 언데드들이 박살이 나서 튕겨나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닥에 깔려서 으스러지는 놈들이 없으니 덜컹거림이 줄어든 거다.

 

“조금만 더 고생해 줘라.”

 

“문제없다, 윌슨.”

 

조금 전까지만 해도 툴툴거리던 세인트가 운전대를 넘겨받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이번 일만 끝나면 굉장한 보상(?)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적극적인 자세로 운전대를 잡는다.

 

***

 

프레하 제국의 황궁 앞 정원.

시커먼 먹구름이 상공에 떠 있고, 구름과 길게 이어진 끝은 황궁의 가장 높은 석재 구조물과 이어져 있다.

거대한 구조물 안에서 마르바스가 황궁의 상공에 떠 있는 기운을 마나와 한데 섞어 마법진에 전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마왕은 근위기사와 근위병의 모습을 한 채로 황궁의 정원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켜본다고 표현은 했지만, 그저 기운이 건물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구경 중이다.

 

“마르바스님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은데?”

 

베리스가 쓰게 입맛을 다셨다.

손톱만하게 보이는 마르바스의 몸이 떨리고 있는 것이 눈에 뜨였기 때문이다.

무려 마계와 인간계를 잇는 게이트를 여는 작업이다. 마계의 정점에 위치한 바알을 불러내려면 소환 마법진 따위로는 불가능하다.

마계 서열 1위의 바알은 오직 본체 상태로 소환할 수밖에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육체의 변형 따위는 애초에 불가능한 강성체.

어쩌면 그래서 마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바알을 인간계로 불러내려면 엄청난 마나가 요구되는 것은 당연한 노릇.

황궁의 상공에 떠 있는 시커먼 구름의 정체는 바로, 프레하 제국 수도와 인근 도시의 인간들을 학살하면서 만들어 낸 암흑 마나의 결정체였다.

 

“무사히 소환 의식을 끝내실 겁니다. 그런데 바알 님께서 오시면 이곳 인간계도 끝장이겠군요.”

 

“그렇겠지. 현재의 마계 서열을 유지하려고 이러시는 거니까.”

 

사브나크의 말을 들은 베리스의 얼굴이 더 나빠졌다.

인간 따위가 인식하는 두려움의 크기에 따라 힘의 손실이 생기는 마계의 생태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바알이다. 마계가 인간계에 종속된 듯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인간계에 현신해 인간의 두려움과 공포를 모조리 흡수하고 마계의 서열을 확실히 하려는 거였다. 일련의 과정이 끝나면 곧바로 천계로 진군해 천족을 휩쓸어버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천계가 너무 조용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놈들 하는 짓이야 뻔하지, 인간계가 절반쯤 망가지면 나타나서 구원이네 뭐네 주접떨다가 싸우려고 들 테지. 놈들 하는 짓이 매번 그래 왔잖아.”

 

“하지만 매번 우리가 패배했잖습니까.”

 

사브나크가 입맛을 다시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이번엔 다르지. 바알님께서 ‘마신의 창’을 들고 나오기로 하셨거든.”

 

“정말입니까?”

 

베리스의 얘기를 들은 사브나크의 눈이 찢어지지나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커졌다.

그만큼 ‘마신의 창’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마계 최종 병기.

원래는 사탄이 애용하던 창이다. 사탄의 정체는 천계의 대천사장.

천계에 회의를 느낀 사탄이 대천사장의 위치에서 타락하면서 그가 애용하던 창이 천계와 마계의 기운을 한꺼번에 받아들였다고 한다.

극과 극인 두 개의 기운을 흡수하면서 사탄이 사용하던 창은 천족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천족의 존재 자체를 소멸하는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었다.

천계에서 마계를 함부로 침범하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전해진다.

 

“마르바스님께서 저렇게 엄청난 기운을 모으신 이유가 있었군요.”

 

사브나크가 혀를 내둘렀다.

마계의 것을 인간계로 가져오기 위해선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필요한 법.

제도와 인근 도시의 인간들을 학살한 이유를 그제야 깨닫는 사브나크였다.

 

“흐흐흐… 천족들이 예전처럼 찔끔찔끔 병력을 보냈다간 그대로…….”

 

스윽!

 

잠시 말을 멈춘 베리스가 손으로 자신의 목을 자르는 시늉을 하면서 징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끝장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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