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군바리 187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7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187화
187화 대체 또 뭐야? (4)
“네놈, 아이언 백작이라고 했느냐?”
“그런데?”
여유를 찾은 근육질 흑기사가 한가롭게 이름이나 물어온다.
짤막하게 대답하면서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듀카스 대공은 오를레앙 공작과 박빙으로 싸우는 중이다.
듀카스 대공이 손쉽게 승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가 아닐 수 없었다.
세인트가 늙은 마법사를 쫓아가는 바람에 마법적인 위협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다행이면서도 찜찜하다. 강력한 마법전력인 세인트가 자리를 비워야만 했으니까.
아군인 베르나 백작과 엘란트 백작은 이번 싸움에서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 소드 마스터의 경지를 넘어선 기사들의 싸움에 휘말렸다간 영문도 모르고 죽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 몸은 ‘드라스’라고 한다. 나와 싸우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야 할 것이야.”
“닥치시지?”
기도 안 차는 녀석의 말에, 왼손을 들어 가운뎃손가락을 빳빳하게 세워주었다.
“…귀엽게 봐주려 했더니! 죽음을 재촉하는구나!”
“개소리 작작 떨고 이거나 받아라!”
놈의 어처구니없는 개소리에 놀아날 생각이 없었다.
오를레앙 공작과 드라스를 처리한다면 놈들이 끌고 온 프레하 제국군은 한낱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게 된다. 흑기사가 비록 부담스럽기는 해도, 성에 의지해 싸운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놈들이다.
“이, 이놈이? 오냐!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때도 객기를 부릴 수 있는지 보겠다.”
드라스가 잇몸을 드러내며 분노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대체 얼마까지 커지는 거냐…….”
검강을 덧씌우면서 놈을 노려보다가 어이가 없어서 한숨처럼 중얼거리고 말았다.
메이스에 검은 기운이 점점 커진다.
단순히 덩치만 불리는 거라면 이렇게까지 놀라진 않는다. 오러 블레이드의 기운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크기가 커지는 거였다.
거의 직경 1미터 정도까지 메이스에 맺힌 오러 블레이드가 덩치를 불리고서야 멈췄다.
“흐흐흐… 건방진 놈, 감히 이 몸에게 까불어댄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음침한 웃음을 흘리면서 메이스를 어깨높이로 들고서 옆으로 뻗었다.
커다란 시커먼 공과 드라스가 나란히 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생겨날 정도였다.
저런 걸 맞았다간 온몸의 뼈란 뼈는 죄다 부러질… 아니, 가루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난감한 상대일 줄이야…
“이제야 겁이 나는가? 하지만 늦었다. 나는 네놈을 죽이기로 마음먹었으니까.”
자신만만한 얼굴로 노려보는 드라스의 모습에 찔끔하게 된다.
“개지랄 떨지 마! 나는 안 죽기로 마음먹었다!”
그렇지만 사나이 자존심에 말싸움까지 밀릴 순 없는 노릇.
쓰바!
곱게 말한다고 순순히 손 털고 물러날 놈도 아닌 바에야 막 나가는 거다!
꿀리는 순간, 놈이 더 길길이 날뛸 게 분명하니까!
문제는,
놈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식으로 공격한다고 해도, 저 무식하리만치 커다란 오러 블레이드에 가로막히게 될 터.
디바인 소드로 드라스를 겨누고는 있지만,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답이 나오질 않는다.
듀카스 대공이 도와준다면 돌파구가 생길 것도 같은데, 오를레앙 공작과 쉽게 승부를 내지 못하고 일진일퇴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좋다, 이놈! 어디 받아보아라!”
으스스한 미소를 입에 물고서 몸을 날려오는 드라스.
보법과 같은 무공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상대의 돌진 속도는 어마어마했다.
“스읍!”
한줄기 호흡을 들이마시고서 충격에 대비했다.
피하기보다는 드라스의 오러 블레이드가 어떤 위력을 발휘하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
나의 상반신만한 오러 블레이드 덩어리가 길게 꼬리를 만들면서 날아온다.
신룡청경(神龍聽經)의 초식을 사용해 이화접목(移花接木)의 수법으로 방향을 바꾸려 시커먼 오러 블레이드를 받아냈다.
쿠궁!
“허엇!”
디바인 소드를 타고서 온몸에 퍼지는 어마어마한 충격. 나도 모르게 답답한 신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이건 받아내고 자시고 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만 확인하면서 그대로 몸을 띄웠다.
대항하기보다는 힘을 거스르지 않고 충격을 분산하기 위함이었다.
“망할 놈아! 어딜 도망가느냐!”
드라스가 입가에 살벌한 미소를 베어 물고서 곧바로 달려든다.
약세를 보이는 순간, 놈의 기세가 흉포하게 변했다.
제길!
무지막지한 오러 블레이드 덩어리의 위력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끔찍하다.
크기를 키워봐야 위력은 거기서 거기일 거로 생각했는데 말이다.
저런 무식한 공격은 서너 번 정도나 맞받아칠 수 있으면 다행이다. 백 년 내공을 완성하고도 이런 황당한 상황에 빠질 줄이야!
놈이 보유한 마나가 나의 내공 수준을 넘어선다는 의미가 되겠다. 다급한 마음에 다시금 듀카스 대공을 찾게 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오를레앙 공작과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헤매는 중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오를레앙 공작을 단번에 끝장내고서 드라스를 둘이 같이 상대하는 방법이 좋았을 뻔했다.
그렇지만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기분만 더러워질 뿐, 상황을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쾅! 콰광!
“큭!”
드라스가 메이스를 내려찍으면서 쫓아오는 바람에 당혹성을 흘리고 말았다.
커다란 오러 블레이드 덩어리가 바닥을 두들길 때마다 크레이터가 생겨나면서 흙덩이가 사방에 날린다.
“서라, 이놈!”
“썅! 너 같음 서겠냐?”
피하는 와중에도 녀석의 말에 짜증을 섞어 소리쳤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답답함을 참아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아이언 백작! 아무리 위력적인 공격이라도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말했잖은가!”
난감한 상황에서 들려오는 듀카스 대공의 음성.
겨우 버티는 중에도 내게 조언을 해주려 애쓰고 있다. 오를레앙 공작을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내가 당하면 다음은 자신 차례라는 것을 알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말이 쉽다.
지금도 드라스의 공격을 피하는 건 어찌어찌 해내는 중이다. 하지만 피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놈을 공격하지 못한다면 의미 없는 일에 불과할 뿐이니까.
<총사령관 각하께서 위험하시다!>
<엘튼 제국 놈들에게서 총사령관을 구하라!>
.
.
.
젠장!
이래서야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마나가 충만한 음성으로 보아,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이 소리치는 게 분명하다.
이렇게 된 바에야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차아앗!”
물러나면서 검강을 뿌려댔다.
파웅!
“어림없다!”
드라스가 비웃음이 잔뜩 묻어나는 음성으로 소리치면서 쏘아진 검강을 커다란 오러 블레이드 덩어리로 후려쳤다.
파캉!
검강과 시커먼 오러 블레이드 덩어리가 부닥치면서 폭음이 일어났다.
“!”
효과가 있다.
나의 검강을 상쇄하느라 놈의 오러 블레이드 덩어리가 살짝 줄어들었다가 원상 복구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녀석이 보유한 마나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보유한 마나량에 비해 마나를 운용하는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점.
그렇다면 내게도 승산이 있다.
“차아압!”
어지럽게 물러나면서 기합성과 함께 아홉 번째 초식인 신룡반선(神龍頒宣)의 수법으로 디바인 소드를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보법을 발휘해 놈에게 검강을 쏘아 보냈다. 자칫 단조로운 공격이 될까 우려한 일이다.
슈슈슝! 슈슝!
“이, 이놈이?”
커다란 오러 블레이드 덩어리가 맺힌 메이스를 휘두르며 드라스가 당혹성을 흘린다.
콰과광! 콰광!
연달아 폭음이 일어나면서 그의 메이스에 맺힌 오레 블레이드의 크기가 줄어드는 게 눈에 띈다.
진작에 기동성을 발휘해 공격할 것을 그랬다. 놈은 줄어든 오러 블레이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놈도 이곳 세상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마나 운용이 무림 세계보다 발달하지 않았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다.
비룡보법의 광룡질풍(光龍疾風)을 사용해 좌우로 이동하면서 신룡반선(神龍頒宣)의 초식을 이용해 검강을 연속으로 뿌렸다.
슈슈슈슝! 슈슈슝!
“애송이가 꼼수를 부리는구나!”
콰과과광! 콰과광!
화가 잔뜩 난 음성으로 소리치면서 드라스가 메이스를 풍차처럼 휘둘러 검강을 막아냈다.
놈의 메이스에 맺힌 검은 빛의 오러 블레이드가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수준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전력을 다해서 디바인 소드에 검강을 형성하고서 왼발을 힘껏 앞으로 내디뎠다.
꾸웅!
땅바닥이 은은하게 진동할 정도로 강하게 진각을 밟고서 디바인 소드를 힘차게 내던졌다.
휭, 휭, 휭, 휭!
디바인 소드가 검강을 머금고 회전하면서 드라스에게로 날아갔다.
“망할 자식!”
드라스가 잇몸을 드러내면서 메이스를 치켜들었다.
커다랗던 그의 오러 블레이드는 끊임없이 날아든 검강에 메이스를 겨우 감싸는 수준으로 바뀌어 있었다.
진각을 밟으면서 발생한 흙먼지를 이용해
비룡보법의 토룡출세(土龍出世)의 수법으로 용천혈(湧泉穴)에 내공을 폭발시켰다.
파악!
일부러 흙먼지를 더 크게 만들어서 모습을 숨기고서 이동했다. 놈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즉시 다시 지면을 박차고 방향을 바꾸었다.
놈의 등판을 향해 전력으로 이동하면서 오른 주먹을 말아쥐었다. 진룡권법의 아홉 번째 초식인 광룡포(光龍砲)를 사용하면 놈에게 타격을 줄 순 있으나 치명상을 입히기는 어렵다.
그래서 오른 주먹에 내가중수법을 담은 포월격(砲月擊)의 수법을 준비했다.
놈의 등에 포월격을 담은 일격을 먹인다면 내장을 진탕시켜 치명적인 상처를 만들 수 있을 터.
절로 튀어나오려는 기합을 애써 억누르고 전력을 다해 내공을 주먹에 담았다. 드라스는 이제야 디바인 소드를 메이스로 걷어내는 중이었다.
콰앙!
디바인 소드와 메이스가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폭음을 신호 삼아 드라스의 등판에 일격을 먹였다.
터엉!
“크악!”
빈 갑옷을 두들기는 듯한 소리와 드라스의 고통스러운 비명.
옅은 소리와 달리, 내가중수법을 담은 권강(拳强)이 놈의 내부를 진탕 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것은 놈의 괴로워하는 비명만으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결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일.
“디바인 소드!”
피 분수를 흘리고 날아가는 놈을 쫓으면서, 권법을 사용하느라 꽉 움켜쥐었던 오른 주먹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스륵!
디바인 소드의 검 자루가 손에 잡히기 무섭게 내공을 모조리 쏟아 부었다.
츠즈증!
다시금 토룡출세(土龍出世)의 보법을 밟아 추진력을 높여 드라스를 바짝 추격했다.
파앗!
그리고는 디바인 소드를 상단세로 잡아 그대로 내리그었다.
카가각!
“아아악!”
오른쪽 어깨에서부터 왼쪽 옆구리까지 드라스의 등이 갑옷 째 썰리면서 핏물이 솟구쳐 올랐다.
“총사령관 각하!”
듀카스 대공이 싸우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고서 힘껏 소리쳤다.
드라스의 죽음을 확인하는 건 나중 일이다.
디바인 소드의 검날이 한 뼘 이상 파고들어 놈의 몸통을 가른 다음이다.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놈의 내장기관이 전부 절단 났을 거라고 확신한다.
흑기사를 비롯한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이 몰려오기 전에 몸을 피하는 게 우선이다.
듀카스 대공은 여전히 오를레앙 공작과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저 자식의 실력이 듀카스 대공과 맞먹을 정도 늘었다는 게 놀랍다.
하지만 결판을 볼 필요는 없다. 놈들의 소드 마스터를 셋이나 보낸 마당에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프레하 제국군에 남은 소드 마스터라곤 오를레앙 공작 하나뿐.
아이언 성으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싸움을 벌이는 일만 남았을 뿐이다.
“도망갈 수 있을 거라고 보는가!”
오를레앙 공작이 듀카스 대공을 향해 롱소드를 뿌리면서 악에 받쳐 소리 지른다.
저 자식이?
시간을 끌어 흑기사들의 지원을 기다리는 게 분명하다.
차라리 협공으로 놈을 단박에 쳐 죽이고 빠져나가는 게 속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스와 싸우느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었으나, 상관없는 일이다.
용천혈에 내공을 보내 듀카스 대공과 오를레앙 공작이 싸우는 곳으로 방향을 잡았다.
디바인 소드를 쥐고서 검강을 일으켰다. 놈에게 도착하는 즉시 전력을 다해 일격에 썰어버릴 생각이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뒤에서 엄청난 난폭하기 짝이 없는 거대한 기운이 일어나고 있었으니까.
“염병…….”
대체 또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