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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독존기 219화

무료소설 이계독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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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이계독존기 219화

혈룡교와의 결전 (1)

 

 

무림맹에 둥지를 튼 혈룡교였다. 무림맹이 만들어놓은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기에 부족한 것은 없었다. 각 지부를 설치하고 내부적인 관리를 하는 일만을 남겨 두고 있는 상태였다.

 

최고장로 독고패는 소식이 오기를 기다렸다. 가장 먼저 온 소식은 요동혈맹과 무림맹과의 대결이었다. 그 결과는 혈룡교의 승리였다. 혈룡교에서 보내준 무인들이 합세하면서 무림맹을 물리치고 쫓고 있다고 전해졌다.

 

독고패는 승리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이미 승패는 정해진 것으로 치부했다. 그런데 다음부터 이어지는 소식에 독고패 장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천룡대, 마룡대, 투룡대가 전멸하고, 대막 무림이 물러났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소식을 나보고 믿으라고! 한 번 물러난 녀석들이 어떻게 다시 공격해서 우리의 무력부대를 쓰러뜨린단 말이냐?”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았다.

 

대막 무림과의 양동작전으로 중원 무림인들은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천룡대, 마룡대, 투룡대를 모두 전멸시킬 수 있단 말인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독고패 장로는 빠르게 흥분을 가라앉혔다. 흥분한다고 사실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냉정을 찾고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율무정 그놈이 왜 물러간 거냐?”

 

“혈사신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뭐, 뭐라고! 삼십 년 전에 사라진 놈이 왜 갑자기 나타나!”

 

독고패는 혈사신이라는 말에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이미 사라진 놈이었다. 그놈이 갑자기 나타나 교의 무력부대를 모두 죽였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독고패 장로의 혈압이 다시 한 번 상승했다.

 

“빌어먹을 놈이 키워줬더니 배신을 해!”

 

대막혈궁을 다시 일으켜준 인물이 자신이었다. 중요한 순간에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한 독고패 장로는 율무정을 제거할 결심을 했다. 하지만 독고패 장로의 혈압상승의 요인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뒤이어 들려오는 소식에 혈압이 오르다 못해 폭발할 지경이 되었다.

 

“뭐야? 남궁세가에 보낸 녀석들이 모두 죽었다고!”

 

“그렇습니다, 최고장로!”

 

벌떡 일어난 독고패 장로의 눈에 살기가 번들거렸다. 연이어 터진 불상사로 인해 그는 이성을 잃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왜 계속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중원 무림에 내가 알지 못하는 세력이 있단 말인가?’

 

남궁세가에 모인 중원 무인들만으로는 절대 승산이 없었다. 그런데도 결과는 오히려 반대로 나왔다.

 

“왜 그렇게 된 거지?”

 

“소식에 대한 신빙성이 약간 결여되었지만 사실을 보고하면 풍운마신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풍운마신? 그게 누군데?”

 

“풍운마신 군천악이 나타나서 본교의 무인들을 모두 도륙해 버렸다고 합니다!”

 

“뭐시라!”

 

안휘성, 합비 내에 간 정보원들이 보내온 소식이었다. 그 내용을 모두 믿을 수는 없지만 떠도는 소문을 종합하면 거의 틀리지 않았다.

 

독고패 장로가 놀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죽어야 했던 놈이 살아 있다는 것에 놀라고 있었다. 흑영대를 모두 투입해서 겨우 죽였다고 했던 놈이 멀쩡하게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번에 보낸 무력부대마저 궤멸시켜 버렸다고 하지 않는가!

 

부들! 부들!

 

독고패 장로는 분을 삭일 수 없을 정도로 분노했다.

 

놈을 죽이지 않고서는 편히 다리 뻗고 잘 수 없을 것 같았다. 한 번도 아니고 수번이나 계획을 방해했다. 이번에는 동생마저 놈의 손에 죽었다. 사지를 모두 자르고 껍질을 벗겨 소금을 뿌리고 싶었다. 불공대천의 원수가 따로 없었다.

 

“본교의 무인들을 모두 안휘성으로 집결하라고 해. 이번에 내가 직접 놈의 목을 잘라버리고 말겠다!”

 

“그런데 요동혈맹은 움직일 수 없다고 합니다.”

 

“거긴 또 왜?”

 

요동혈맹이 움직여야 일이 수월해질 것이다. 남궁세가를 중심으로 무림맹의 남은 무인들이 모두 모여 있는 상태였다. 압도적인 힘으로 밀어붙여야 하는 시기에 요동혈맹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커다란 손실이었다.

 

“북해빙궁이 움직여서 요동혈맹 쪽으로 온다고 합니다.”

 

“이런 빌어먹을. 그럼 몽고군은 어떻게 된 거야?”

 

“명군의 공격에 막혀 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만 속출하는 상황에서 몽고평원으로 돌아가려는 듯합니다!”

 

철목성이 이끄는 몽고군대는 산해관이 아닌 다른 곳을 노리다가 매복에 걸려 많은 피해를 보았다. 또한 계속적으로 소모전을 하는 바람에 상당히 피해를 보고 있었다. 더군다나 구문제독 금권성이 놈들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보급부대를 별동대를 보내 불태워서 더 이상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독고패의 이마에 힘줄이 가닥가닥 늘어났다. 상황이 점점 이상한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정보원의 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또 할 말이 있는 거냐?”

 

“마교가 움직였습니다.”

 

“마교는 또 왜?”

 

마교의 경우 중원 무림의 혼란은 그들이 바라는 것이어야 한다. 지금 당장 공격하는 것보다는 전쟁이 끝나고 공격하는 것이 마교의 입장에서는 나은 선택이었다. 그런데도 지금 움직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마교에서 본교를 노린다고 명확하게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다른 곳도 아니라 혈룡교를 노린다고 하고 있었다. 놈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일을 할 수 없었다.

 

“개나 소나 본교를 우습게보는 건가! 좋다! 어차피 쓸어버리려고 했던 놈들이니 쓴맛을 보여주마! 너는 즉시 본교에 가서 남아 있는 무인들을 모두 소집하라고 해라!”

 

“알겠습니다.”

 

최고장로 독고패는 사생결단을 결심했다. 어차피 놈들의 목표가 혈룡교인 이상 정면 대결은 불가피했다.

 

“특히 군천악 네놈만은 기필코 죽여주마!”

 

풍운마룡에서 풍운마신으로 격상이 된 군천악이었다. 독고패가 가지고 있던 군천악에 대한 증오 역시 격상이 되었다.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놈이 된 순간이었다.

 

 

 

남궁세가에 임시로 무림맹의 거처를 마련했다. 부상당한 무림맹의 무인들을 치료하고, 남겨진 무인들을 통합해서 체계를 확실하게 마련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었다. 특히 무림맹주 현도진인의 부상이 심해서 지금 당장 외부로 공개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그러기에 사마운정이 모든 일을 처리하며 바쁘게 보내고 있었다. 사마운정은 정보력을 다시 모으면서 이상한 기류를 파악했다. 남궁세가에 오면서부터 느낀 것인데, 무언가에 상당히 겁을 먹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것이 무엇인지 조사해 보았다. 모은 정보를 분석해 보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남궁세가를 공격한 혈룡교를 단 한 사람이 모두 도륙해 버렸다니!”

 

혈룡교의 무인들이 가진 무력은 보통을 한참이나 넘어선 상태였다. 일반 무인들조차 무림에서는 일류를 넘어 절정에 달했다. 그런 자들과 대결해서 손해를 계속 본 무림맹이었다. 무림맹의 정예부대조차 상대가 되지 못한 혈룡교를 단 일인이 처리하다니 상식적인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본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들 모두가 바보가 아닌 이상은 사실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못했다.

 

“풍운마신 군천악!”

 

군천악에 대한 정보가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안휘성에 새로운 용이 나타났다고 했다. 마룡이라고 하여 싹이 노랗다고 평가를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다였다. 허풍쟁이라느니, 거짓말쟁이라는 말이 섞여 있어 보잘것없는 일로 치부해 버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허풍쟁이가 아니라 굉장한 고수라는 말이 되었다. 만약 사실이 이렇다면 군천악을 만나보아야 했다. 그의 무력이 소문의 반의반만 맞아도 전력에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다.

 

사마운정이 체계를 완비하면서 군천악을 만나려고 할 때, 당지독과 궁휼이 들어왔다. 현도진인이 부상을 당한 상태여서, 그들이 대신 대외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당지독이 말이다. 개왕의 현재 모습이 전혀 거지 같지 않아서 보여줄 형편이 되지 못했다.

 

“어서 오세요!”

 

“고생이 많구나.”

 

“고생이라고 할 것도 없어요. 제가 혈룡교에 대해 미리 알았다면 많은 사람들이 죽지 않았을 거예요! 이것 모두 제 불찰에 의한 일이니 어떻게 해서든 끝을 내야 해요!”

 

당지독은 사마운정의 마음이 상당히 깨끗하다는 것을 알았다. 강호무림의 최정점인 무림맹의 치열한 현장에서 청아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당지독은 사마운정이 대견하게 생각되었다.

 

“이미 네가 써준 대로 발표하고 왔느니라!”

 

“암제 어르신의 도움에 감사드려요!”

 

“내가 한 게 뭐 있다고. 네가 다 한 거지.”

 

천수암제의 존재로 인해 무림맹의 사기가 조금이나마 올라갔다고 볼 수 있었다. 절대고수의 존재가 이래서 필요한 것이었다. 고수가 부재해서 상당히 골치가 아팠다. 하나라도 많은 고수가 필요했다. 십대고수 중에서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고수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나이가 꽤 든 상태라 은거를 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은거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지 못하나, 남은 삶을 돌아보려는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마운정이 넌지시 물었다.

 

“저 이번에 남궁세가에서 벌어진 혈룡교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사람이 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당지독과 개왕의 눈빛이 흔들렸다.

 

‘올 것이 왔구나!’

 

여기서 말을 잘해야 했다. 괜히 군천악에 대한 일을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정말 큰일이 발생한다. 될 수 있으면 가만 놔두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위기 상황이었다. 당지독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놈들의 무력이 보통을 넘어서니 천악의 존재가 필요한 것은 불가피했다.

 

“풍운장원의 장주를 말하는 것이냐?”

 

“맞아요, 그분이 사실과 같다면 무림맹의 전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거예요!”

 

“뭐, 놈의 무력이 강한 것은 사실이다. 나도 상대가 되지 못하니 말이야.”

 

“정말이요?”

 

당지독의 말에 사마운정이 몹시 놀랐다. 괴팍하기로 소문이 난 당지독이었다. 제 잘난 맛에 산다는 평가가 두루 퍼져 있는 상태였다. 또한 자존심이 상당히 강하기로 유명했다. 그런 당지독이 두말하지 않고 자신보다 강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면 반드시 무림맹에 끌어들여야겠네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말해 봐야 움직이지 않을 거야.”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남궁세가의 위기를 구해준 분이라면 분명 협의지심을 가진 영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큭!”

 

당지독과 개왕은 자신도 모르게 콧바람이 나왔다.

 

‘협의지심은 개뿔!’

 

‘배알이 꼴리는 놈들이라서 손봐 준 것뿐이지!’

 

군천악의 성격을 아는 당지독과 개왕이어서 그런지 당연한 반응이었다. 사마운정만이 조금 아리송한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똑똑해도 사실을 알지 못하니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당지독과 개왕은 군천악의 성격을 사마운정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실대로 말을 해주었다.

 

“놈은 절대 누가 시킨다고 움직이지 않아. 그저 자신이 움직이고 싶으면 움직이지.”

 

천악의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마음을 솔직하게 말해 주었다. 나중에 뒤탈이 없으려면 알아두어야 했다.

 

듣고 있던 사마운정의 표정이 조금은 변했다.

 

‘그처럼 강한 힘을 가진 자가 자기 욕심만을 채우다니!’

 

사마운정은 몹시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가 도와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고, 무인들이 죽지 않아도 되었다. 무림을 위해 나서는 것이야말로 협의지심을 가진 영웅이었다. 그런데 천악은 영웅이 아니었다. 그저 자기 안의 것들만 챙기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놈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느냐?”

 

“솔직히 그래요. 힘은 책임을 뜻해요. 강한 힘을 올바르게 쓰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는 자신을 위해서만 힘을 사용하고 있어요! 그게 어떻게 영웅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물론 그럴 수 있지. 하지만 상당히 인간적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 내 안의 것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어떻게 큰 것을 감수할 수 있겠느냐!”

 

“하지만 그의 생각은 올바르지 못해요. 제가 가서 그 생각을 뜯어고쳐 주겠어요!”

 

“아서라. 어차피 녀석도 이번에 혈룡교와 싸울 것이다. 그냥 놔두는 게 가장 좋은 일이야! 굳이 가서 말할 필요가 없어.”

 

당지독은 어쩔 수 없이 그동안 천악이 한 일을 설명해 주었다. 중원 곳곳에서 벌어진 혈룡교의 일들을 천악이 분쇄시켜 주었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황궁에서 벌어진 용과의 싸움은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말한다고 믿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예? 정말이요!”

 

“물론이다! 이 나이에 내가 거짓말을 하겠느냐.”

 

그가 나서는 일에 혈룡교가 공교롭게 부딪쳤고,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는 말이 되었다.

 

“설마 마교에서 벌어진 마신의 강림이 그 사람일 줄이야! 그래서 마교에서 혈룡교를 친다고 한 것이군요!”

 

“그렇지.”

 

“그럼 북해빙궁이 남하한 것도 그 사람 덕이네요!”

 

“맞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 사실은 너만 알고 있어라.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 비밀이다.”

 

“알았어요.”

 

마교에서 마신이 강림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반신반의하면서 믿지 않았는데 그 일을 천악이 해결해 버렸다는 것이었다. 천하에서 가장 강하다는 천마조차 해결하지 못한 일을 단숨에 해결한 것이다. 이것은 강한 정도가 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이미 인간의 범위를 초월한 영역이었다. 사마운정은 말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사람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는 싶었다. 끌어들이려는 마음은 포기했지만 여인으로서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 어떻게 생겼는지 정말 궁금했다.

 

당지독과 개왕은 사마운정의 호기심 많은 표정을 보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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