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200화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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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6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200화 (완결)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8권 - 25화
루스티 히에브와 위드의 싸움은 아주 격렬하게 진행되었다. 트랜트 아머를 3차까지 성장시키고, 블링크까지 펼칠 수 있다는 커다란 해택을 지니고 있음에도 위드는 쉽게 루스티 히에브를 죽이지 못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싸움은 서서히 그 끝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까아앙!
“큭!”
손목을 타고 어깨를 거쳐 목까지 전해지는 짜릿한 통증에 루스티 히에브는 이를 악 물었다. 온힘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아무리 위드라 하더라도 쉽게 막을 수 있는 일격이 아니었다.
“블링크!”
블링크를 펼쳐 공격을 피해버리자 루스티 히에브가 씹어 먹을 듯 외쳤다.
“최강의 기사라면 정정당당하게 검으로만 승부를 보자!!”
루스티 히에브의 말에 위드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최강의 자리에 관심이 없습니다. 여긴 전쟁터이고, 저는 지켜야 할 소중한 이들이 있습니다. 당신과 정정당당한 대결을 펼치기엔 적합한 장소가 아닙니다. 저는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이용해 당신을 상대할 것입니다.”
“크하하하하! 대륙 최강이라는 놈이 저따위라니! 저렇게 비겁하고, 나약한 놈일 줄이야!!”
“어떤 말을 하더라도 전 변하지 않습니다. 블링크!”
까아아앙!!
“크윽!”
가까스로 검을 휘둘러 허리를 베려는 위드의 검을 막은 루스티 히에브. 순간적으로 팔이 마비가 될 정도로 강력한 일격이었다. 자신은 그의 강한 일격들을 모조리 막아내야 하는 반면, 그는 자신의 일격을 모두 피하기만 했으니 이보다 더 불리한 싸움이 없었다.
“으아아아아아-!!”
목이 터져라 소리를 내지르며 루스티 히에브는 위드를 향해 내달렸다.
자신이 가진 최고의 검술을 펼쳤다. 검에서 줄기줄기 뿜어져 나온 마나는 환상처럼 하나, 둘 늘어나 위드의 몸 구석구석을 노렸다.
“블링크!”
이번에도 위드는 블링크로 자리를 피해버렸다. 루스티 히에브는 허탈하기만 했다. 최고의 검술로도 그의 발을 붙잡지 못한다는 사실이 화가 날 뿐이었다. 무엇보다 검사로써의 자존심을 버린 위드의 행동이 싫었다.
“이노오오오…… 컥!”
그 순간 루스티 히에브는 자신의 가슴을 뚫은 기형적으로 긴 검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최강의 자리는 당신이 가지십시오. 저는 동료들의 생명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쑤우욱!
위드가 검을 뽑자 루스티 히에브가 무릎을 꿇었다. 트랜트 아머도 강제로 착용 해지가 되었고, 그는 곧 죽을 사람처럼 숨을 헐떡거렸다.
“큭큭큭…… 컥컥!”
원한에 가득한 표정으로 위드를 올려다보던 루스티 히에브가 말했다.
“넌…… 비겁한 놈이야.”
털썩!
쓰러진 루스티 히에브를 바라보며 위드가 중얼거렸다.
“맞습니다. 난 비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내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면 기꺼이 비겁한 사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곧이어 위드는 블링크를 펼쳐 성문으로 향했다.
끼이이이익-!!
굳게 닫혀 있던 성문이 열렸다.
“성문이 열렸다! 단장님께서 성공하셨다!!”
“불사조 기사단! 전원 돌겨어어어억!”
“백작님! 성문이 열렸습니다!”
“어서 병사들을 이끌고 성안으로 들어가게!”
“전원 돌겨어억!!”
불사조 기사단과 병사들은 몬스터들을 죽이며 하나, 둘 프레타 성으로 진입했다.
“위드! 위드! 위드으으!!”
온몸에 피를 칠한 라샤는 미친 듯이 위드의 이름을 불렀다.
성문 앞은 그야 말로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했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몬스터와 키메라의 조각들은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가를 알려주고 있었다.
“위드! 위드! 어디 있어! 어디 있는 거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위드를 찾는 라샤의 음성에는 불안감마저 감돌았다.
“왜 그렇게 찾고 그러는 거야?”
성문을 여는 장치 부근에 위드가 서 있었다.
라샤는 한달음에 달려가 그를 끌어안았다.
“괜찮은 거지? 괜찮은 거지?”
“그래. 괜찮아.”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내가 얼마나 흑! 흑흑!”
울음을 터트리는 라샤의 모습에 위드는 울지 말라며 부드럽게 그녀를 달래주었다. 한참이 지나자 울음을 그친 라샤가 위드의 복부를 주먹으로 가격했다.
퍽!
“컥! 무, 무슨 짓이야?”
“이건 여자를 울린 벌이야!”
“내, 내가 언제 널 울렸다고…….”
“한 대 더 맞을래?”
“…….”
두 사람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가일이 심통난 음성으로 외쳤다.
“지금 전투중입니다! 사랑싸움은 나중에 하란 말입니다! 나 참! 누군 죽어라 싸우고 있는데 누군 사랑싸움이나 하고 있으니! 아아아-! 대륙 최고의 사나이 가일의 신세가 처량하기만 하구나!!”
퍽!
“지랄 떨지 말고 빨리 움직여!”
“우이씨! 루카 형님!”
티격태격 거리면서도 쉬지 않고 검을 휘둘러 몬스터와 바이텐 제국군을 물리치는 두 사람의 모습에 위드와 라샤도 웃음을 흘리곤 곧장 몸을 날렸다.
***
“아아아아…….”
마르토엘 백작은 지금의 상황이 꿈이길 빌었다. 그것도 아주 말도 안 되는 꿈!
반드시 승리하리라 자신했던 전투다. 질 수가 없는 전투였다. 그런데! 그런데!
“이게 다 카일러 공작 때문이야! 카일러 공자아아악!!”
“불렀습니까?”
“허헉!”
마르토엘 백작은 자신의 앞에 다시 나타난 위드를 바라보며 허겁지겁 뒷걸음질을 쳤다.
“오, 오지마! 오, 오지마!!”
“그러죠.”
말을 마친 위드는 그대로 검을 내던졌다. 검은 똑바로 날아가 마르토엘 백작의 심장을 꿰뚫었다. ‘악!’소리도 못해보고 그의 몸이 뒤로 넘어갔다.
검을 회수한 위드는 천천히 성벽 아래를 바라봤다.
그 많던 몬스터들이 대부분 죽고 없었으며, 살아남은 몬스터들은 서둘러 도망가기에 바빴다.
“블링크!”
블링크로 프레타 성의 제일 윗부분인 성탑에 올라선 위드는 검을 바닥에 꽂았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몬스터 땅을 바라봤다.
“마로크 아저씨, 돌아왔습니다. 다시는 두 번 다시는 프레타 성을 어느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것입니다. 지켜봐주세요.”
한참을 그렇게 서 있는 위드의 귓가로 날카로운 외침이 파고들었다.
“위드! 혼자서 뭐하는 거야!!”
위드가 고개를 돌렸을 때, 성탑과 가장 가까운 성벽 위에 피에나와 라샤, 에리카가 나란히 서 있었다. 위드는 그녀들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로 셋과 결혼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
“위드! 나 올라갈까?”
“피에나! 그러면 안 돼! 너무 그렇게 고분고분하게 따르면 위드 버릇 나빠진다고! 위드! 빨리 내려와!!”
“라샤 언니! 목소리가 너무 크잖아요!”
“어머! 그러는 에리카는 뭐 작은 줄 아나보지?”
“라샤 언니!”
어느새 트랜트 아머를 해지시킨 위드는 빙긋 웃었다.
“내려갈게.”
제국력 1392년 10월 16일.
위드 카일러! 8년 만에 프레타 성 탈환!
위드 카일러.
프라디아 대륙을 살았던 수많은 영웅들 중의 한 사람.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다. 프레타 성을 되찾은 그는 바이텐 제국과 끊임없이 싸웠다. 40세가 되었을 때, 그는 페르만 왕국의 대공에 올랐으며, 모든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다.
인간이 아닌 타이먼 족 여성인 피에나, 6클래스의 상급마법사 에리카 플로렌, 여성의 몸으로 소드 마스터에 오른 라샤 리트너와 결혼을 했으며, 그녀들 사이에서 3남 2녀를 두어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장장 20년에 걸친 제국 전쟁 끝에 카르타 제국은 붕괴되었고, 키에브 제국은 상처뿐인 승리를 얻었다. 그리고 바이텐 제국과 벌어진 2차 제국 전쟁에서 키에브 제국은 12년 만에 멸망의 길에 오른다.
바이텐 제국은 프라디아 대륙의 지배자가 되었지만 페르만 왕국만큼은 섣부르게 건드릴 수 없었다. 오직 한 사람 위드 카일러 대공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웅의 삶은 그 순간이 아니다.
오래오래 가는 법이다.
<그동안 위드 카일러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