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199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8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99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8권 - 24화
“불사조 기사단! 죽지 마라! 죽는 놈들은 불사조 기사단에서 제명이다!”
오브라이언의 외침에 불사조 기사단원들은 야유를 보냈다. 어느 기사단에서 보지 못할 광경이었지만 그런 것은 이미 그들에게 익숙했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성문을 열도록 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위드의 말에 오브라이언은 믿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트랜트 아머를 착용한 위드는 시선을 프레타 성 벽 위로 두고 커다랗게 외쳤다.
“블링크!!”
위드의 모습이 사라지자 오브라이언이 악을 쓰듯 외쳤다.
“나보다 늦게 성안으로 들어가는 놈들은 오늘 저녁은 없는 줄 알아라!!”
오브라이언은 말안장을 박차고 앞으로 뛰어 올랐다.
슈아아악!
시원스럽게 오우거의 머리통을 반으로 가른 오브라이언은 소란스러워진 성벽 위를 힐끔 바라봤다.
“조심하십시오.”
“뭐, 뭐야?”
갑작스럽게 성벽으로 나타난 위드로 인해서 바이텐 제국군은 황당하기만 했다. 그러나 그 황당함은 곧바로 경악으로 바뀌었다.
위드를 발견한 블루 키메라가 그 어떤 병사나 몬스터보다 빠르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달려들었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위드의 검에 조각조각 나며 성벽 아래로 흩뿌려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빛줄기와 같은 찌르기는 블루 키메라의 심장을 정확하게 파괴시켰다.
“허, 헉!”
“마, 막아!!”
“적이다! 적이 성벽 위로 올라왔다!!”
“위드 카일러 공작이다!!”
바이텐 제국군은 저마다 비명처럼 소리를 내지르며 자신의 통제 하에 있던 오우거, 트롤 등을 서둘러 내보냈다.
새하얀 트랜트 아머에 기형적으로 긴 검을 들고 성벽 위를 질주하며 몬스터, 키메라, 바이텐 제국군 할 것 없이 무참히 죽이는 위드의 모습은 단연 압권이었다.
마치, 전신이 존재하다면 그를 통해 세상에 내려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크와아아아아-!!
괴성과 함께 손을 휘두르는 오우거. 위드는 그런 오우거의 품으로 파고들며 사타구니에서부터 머리끝까지 거침없이 검을 끌어 올렸다.
츄아아아악-!
시원스럽게 반으로 갈리며 쏟아지는 핏물!
위드는 그 핏물을 뚫고 다시 내달렸다. 지금 당장 성문을 열기보다는 우선적으로 바이텐 제국군과 대부분 성벽 위에 존재하는 키메라들을 하나라도 더 죽여야 했다.
“마, 막아아아-!!”
일반 제국군 복장이 아닌 지휘관급의 사내가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뒤로 연신 물러나는 그의 눈동자엔 공포가 가득했다.
위드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몬스터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차근차근 죽이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검을 들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지휘관의 목을 가차 없이 베어버렸다.
서- 걱!
입을 쩍! 벌리고 성벽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그의 얼굴. 위드는 그 모습을 바라보지도 않고 다시 움직였다. 자신이 조금 더 부지런해질수록 이 전투는 쉬워진다. 그것만 생각하며 위드는 움직였다.
하늘은 비명소리와 악에 바친 고함 소리, 살을 찢고 뼈를 가르는 소리, 울음 섞인 절규, 몬스터들의 괴성과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아침에 시작된 전투는 어느새 정오를 넘기고 있었다.
불사조 기사단도 벌써 5명이나 죽임을 당했다. 그 만큼 전투는 치열했다. 조금도 쉴 시간이 없었다. 각 부대의 대장들은 자신의 부대원들을 격려하며 전투를 이끌었다. 마법사들은 번갈아가며 마법을 펼치고, 마나를 회복하며 혹사당하다 싶을 정도로 전투에 임했다. 병사들의 수도 어느새 1천 명이나 죽임을 당한 상태였다.
프레타 영지로 들어서고 짧은 시간이 이렇게 많은 희생자가 생기기는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전투는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었다. 병사들은 악으로, 깡으로, 죽을 오기로 몬스터를 죽이며 성벽으로 접근했다.
하늘에서는 샤프가 두 마리의 드래곤을 이끌며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전투에 참여했다. 성벽 위의 몬스터와 바이텐 제국군을 향해 브래스를 뿜었고, 강인한 두 발로 오우거 등의 대형 몬스터들을 집어 올려 성벽으로 내던지길 반복했다.
“모두 수성무기를 준비하라!!”
바이텐 제국군은 서둘러 수성무기들을 준비시켰다. 그리고는 몬스터와 한데 뒤엉킨 코노 왕국군과 불사조 기사단을 향해서 돌덩이와 강철 화살, 불을 붙인 통나무 등을 쏘아보내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앙!!
퍼퍼퍼퍽!!
퍼어어엉!!
“크아아아악!!”
“우아아아아-!!”
불사조 기사단과 코노 왕국군은 갑작스럽게 날아들기 시작한 돌덩이, 강철 화살 등에 맞아 비명을 내지르며 죽기 시작했다.
바이텐 제국군의 공격에 코노 왕국군은 몬스터와 함께 순식간에 죽임을 당했다. 병사들보다는 몬스터가 훨씬 많이 죽었지만 어차피 제국군에게 그런 것은 신경쓸 일이 아니었다.
“쏴…… 끄윽!”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던 지휘관의 목젖을 뚫고 검날이 튀어 나왔다.
“히이이익!”
“허헉!”
지휘관의 목을 꿰뚫었던 검을 회수한 위드는 수성무기를 조작하는 바이텐 제국군들을 차례차례 죽였다. 수성무기는 완벽하게 파괴를 하기보다는 당장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블링크를 펼치며 수성무기를 조작하는 제국군들을 우선적으로 죽였지만 그 혼자서 그 많은 이들을 빠른 시간 내에 죽인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는 사이 코노 왕국군과 불사조 기사단은 계속해서 죽어나갔다. 결국, 마나를 회복하여 성문을 공격하려고 했던 히덴 가르시아는 어쩔 수 없이 수성무기를 사용하는 바이텐 제국군들을 향해 마법을 사용했다.
콰아앙! 콰아앙! 콰아아앙!!
불사조 기사단과 병사들은 수성무기에 공격당하지 않기 위해서 서둘러 성문 가까이 접근하기 시작했다.
많은 몬스터들이 앞을 가로막았지만 당장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떨어질지 모르는 수성무기의 공격을 생각한다면 눈앞에 선 몬스터가 훨씬 쉬운 상대였다.
그렇게 전투는 점점 달아올랐다.
대부분의 수성무기를 파괴시킨 위드는 어느새 성문 근처까지 접근한 불사조 기사단과 병사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성문을 열어줘야 할 때였다.
성문 앞에는 수십 마리의 오우거와 다수의 키메라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바이텐 제국군 입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곳이 성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블링크!!”
성문 앞에 아무리 대단한 존재가 있다 하더라도 위드는 물러설 수 없는 입장. 블링크를 펼친 위드는 곧바로 블랙 키메라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위험을 감지한 블랙 키메라가 고개를 드는 순간.
푸우우욱-!
머리를 관통하는 위드의 검!
“차하아아앗-!!”
기합성을 내지르며 위드는 블랙 키메라의 몸을 반으로 갈라버렸다. 그리고 양분되는 몸을 조각내며 그 속에서 심장을 찾아 파괴시켰다. 이 모든 것들이 두 번 호흡을 들이쉬고 내뱉을 시간에 벌어졌다.
크그그그그…….
크와아아아악!!
크흐극크흐극…….
위드를 발견한 몬스터들과 블랙 키메라, 레드 키메라 등이 한꺼번에 달려들기 시작했다. 위드는 우선 몸을 피하기 위해 블링크를 펼쳤다.
아무리 그라고 하더라도 홀로 수십 마리의 오우거, 트롤과 한 눈에 보기에도 열 마리가 넘는 키메라를 한꺼번에 상대할 수는 없었다.
“쏴라!!”
거기에 더해서 이곳저곳에서 바이텐 제국군들이 강철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날아드는 강철 화살들과 달려드는 몬스터, 키메라를 피하기 위해 위드는 쉴 새 없이 블링크를 외쳤다.
위드는 단순히 실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전투를 몸으로 직접 경험하였기에 그 누구보다 이러한 전투에 익숙했다.
이리저리 피하며 하나, 둘 몬스터들을 죽이자 당황하는 쪽은 바이텐 제국군이었다. 자신들의 생각보다 너무나도 뛰어난 위드였기에 어떻게 그를 상대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멍청한 것들! 몬스터와 키메라는 성문 앞에만 대기시키다가 카일러 공작의 공격을 방어만 하도록 지시하라!!”
이번 수성 책임자인 마르토엘 백작이 그렇게 외치자 몬스터와 키메라를 통제하는 이들이 급히 그의 지시를 따랐다.
“당신입니까?”
“……!”
어느새 자신의 앞으로 나타난 위드의 모습에 마르토엘 백작이 깜짝 놀라며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당신이 책임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제 손에 죽는다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지옥의 사신처럼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그렇게 말한 위드는 곧바로 검을 내질러왔다.
까아앙!
꼼짝없이 죽었다고 생각한 마르토엘 백작이었다. 그에게는 위드의 검을 막을 실력도, 그런 배짱도 없었다.
눈앞이 캄캄해지는 순간, 자신의 목을 노리고 날아들던 검이 급하게 궤도를 변경하며 뒤로 돌아갔다.
“히, 히에브 공작님!!”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구원받은 기분이었다.
“여긴 내가 맡을 테니 병사들을 이끌도록.”
“아, 알겠습니다!”
두 번 묻지도 않고 마르토엘 백작은 곧바로 등을 돌려 사라졌다. 그런 그를 위드는 보내줘야만 했다. 처음으로 몸이 긴장될 정도로 강한 자를 만난 것이다.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과 맥케이 라인하르트 공작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한 강한 중압감이었다.
“얼굴을 보고 싶군.”
루스티 히에브의 말에 위드는 고개를 저었다. 이곳은 전장이다. 더욱이 상대는 지금까지 만났던 그 누구보다 강한 적이니 함부로 트랜트 아머를 벗을 수 없었다.
“아쉽군.”
그 말을 끝으로 루스티 히에브는 트랜트 아머를 착용했다. 2차 성장을 마친 트랜트 아머는 그의 느낌처럼 강인함이 풍기고 있었다.
“내가 누군지 궁금하겠지?”
“그렇습니다.”
“루스티 히에브네. 수호 기사단의 단장이 바로 나지.”
수호 기사단의 단장이라는 말에 위드는 놀라고 말았다. 현 프라디아 대륙에서 가장 강력한 기사단이 바로 수호 기사단이기 때문이기 했지만 정작 위드가 놀란 이유는 따로 있었다.
프라디아 대륙 최고의 검사라는 페레이라 프라디아를 죽인 사람이 바로 수호 기사단의 단장 루스티 히에브이기 때문이다.
“내 자리를 돌려받아야겠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루스티 히에브는 대답보다 먼저 검을 휘둘렀다.
까아앙!
트랜트 아머를 3차까지 성장시켰기에 받아낼 수 있었지 만약, 그 이전이었다면 몸이 뒤로 밀렸을 만큼 강력한 일격이었다.
“대륙 최강의 자리!”
까앙! 까앙! 까앙!
폭풍처럼 몰아쳐오는 루스티 히에브의 검은 정식 기사의 검도, 오브라이언과 같은 용병의 검도 아니었다. 그만의 독특함을 지니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그의 검은 폭풍! 진정한 폭풍 그 자체라는 사실이었다.
“블링크!”
연속적인 공격을 모조리 막아낸 위드가 멀리 물러났다.
“도망갈 텐가?”
“도망가지 않습니다.”
“그래? 그럼 덤비게!”
“그 전에 이해할 수 없는 게 있습니다.”
위드의 말에 루스티 히에브는 알겠다는 듯 말했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두 가지를 꿈꿔왔지. 그 하나가 프라디아 대륙 최강의 기사단을 이끄는 것이지. 그리고 그것은 이뤘다. 그리도 또 하나는 프라디아 대륙 최강의 기사로 역사에 남는 것! 페레이라 프라디아를 죽였을 때만 하더라도 나는 분명 두 가지의 꿈을 모두 이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네가 나의 꿈을 빼앗아갔다. 나는 네가 빼앗아간 내 꿈을 되찾아가기 위해서 온 거다.”
위드는 그제야 이해가 갔다.
“대륙 최강의 자리는 제 것이 아닙니다.”
그 말에 루스티 히에브가 곧바로 대꾸했다. 그 음성엔 비웃음과 참을 수 없는 분노가 가득했다.
“그런데 어째서 네가 최강의 자리에 서 있는 거냐? 그 자리게 네 것이 아니라면…… 오늘 이 자리에서 죽으면 된다. 내 손에.”
더 이상의 말은 필요하지 않다는 듯 루스티 히에브는 놀라운 속도로 땅을 박차고 달려들었다. 위드는 블링크로 자리를 피해버렸다.
“도망만 다닐 셈이냐!!”
루스티 히에브는 위드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곳을 향해 거칠게 외쳤다.
“네놈이 피하면 피할수록 네놈의 병사들이 죽는다는 사실을 잊은 것이냐!”
그 말에 위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검을 들어 올렸다. 그 모습에 루스티 히에브는 만족한다는 듯 마주 검을 들어 올리며 커다랗게 외쳤다.
“덤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