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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96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7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96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8권 - 21화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가일을 진정시켜야 정상적이다. 

하지만 후바는 달랐다.

“오오오오-! 역시 가일이군! 당한 게 있으면 그만큼 아니, 그 이상은 반드시 갚아줘야지! 좋아! 이 위대한 드워프 후바 님이 네 복수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까앙! 까앙!

자신의 쌍도끼를 부딪히며 후바가 가일을 더욱더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그러자 감격한 가일이 고맙다고 말했다.

“후바 님!”

“왜 그러나 가일!”

“우리 오랜만에 멋지게 주제곡이나 불러볼까요?”

“오오오-!! 역시 가일이야!”

이윽고, 한 인간과 한 드워프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화음으로, 전혀 다른 가사를 제 멋대로 불러대기 시작했다.

 

룰루- 랄라- 룰룰- 랄랄- 룰룰 랄랄!

프라디아 대륙 최고의 자유기사!

프라디아 대륙 최고의 천재 기사!

프라디아 대륙을 빛낼 위대한 기사!

모든 이들의 꿈과 희망, 사랑의 대상이 될 기사!

그게 바로 나! 가일 님이시다!

못생기고, 멍청하고, 약해빠진 몬스터는 길을 비켜라!

비열하고, 재수 없고, 탐욕스런 인간들은 길을 비켜라!

자유기사! 천재 기사! 위대한 기사! 가일! 가일!

가일 님이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룰루- 랄라- 룰룰- 랄랄- 룰룰 랄랄!

프라디아 대륙 최고의 위대한 드워프!

프라디아 대륙 최고의 천재 드워프!

프라디아 대륙을 빛낼 드워프!

모든 이들의 꿈과 희망, 경외의 대상이 될 드워프!

그게 바로 나! 후바! 후바 쿠에바스 카힐 드로브 쿠빌리에 님이시다!

길쭉하고, 멍청하고, 약해빠진 엘프들은 길을 비켜라!

재수 없고, 틱틱대고, 거짓스런 엘프들은 길을 비켜라!

자유 드워프! 천재 드워프! 위대한 드워프! 후바! 후바!

후바 님이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막 시작되려는 전투로 긴장한 병사들은 가일과 후바의 노랫소리에 픽픽 웃고 말았다. 

그로 인해 딱딱하게 굳어 있던 이들의 몸과 마음이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풀어질 수 있었다.

“꽤 잠잠하다 했더니 오늘은 둘이서 쌍으로 저러는군.”

루카는 한심하다는 듯 가일과 후바를 바라봤다.

뿌우우우우우-!!

전투를 알리는 나팔 소리와 함께 불사조 기사단을 선두로 병사들이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꽤 먼 거리였지만 상당히 많은 인간들이 다가오자 몇몇 소수의 몬스터 무리가 괴성을 내지르며 마주 달려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오크들이 특성대로 옹기종기 모여들기 시작하자 덩달아 그 사이사이에 끼어있던 몬스터들까지도 한 곳에 뭉쳐졌다.

달려드는 몬스터들을 향해서는 오브라이언을 중심으로 뭉친 불사조 기사단이 말의 속도를 높였다.

몬스터들과 불사조 기사단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곧바로 거칠게 충돌했다. 그리 많이 않은 소수였고, 무엇보다도 불사조 기사단이었기에 전투는 일방적이었다.

“카일러 공작님.”

위드는 곁에 선 콜러 백작의 부름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끈끈하게 뭉쳐있는 몬스터들을 향해서 어스 퀘이크를 사용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수의 몬스터들을 한순간에 죽음으로 이끈 어스 퀘이크였다. 몬스터들 중에서도 뭉치기로 유명한 오크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끔찍한 마법에 정신을 잃은 몬스터들은 저마다 괴성을 내지르며 우왕좌왕 거리다 벌겋게 변한 눈으로 인간들을 향해서 맹목적으로 달려들었다.

“모두 준비하도록!!”

어느새 트랜트 아머를 착용한 위드가 검을 뽑아 들며 외쳤다.

물결처럼 밀려드는 몬스터들을 상대로 병사들은 사전에 맞춰 놓은 작전을 펼쳤다.

대규모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오크는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크에게 있어서 인간은 그저 연한 살결을 지닌 나약한 먹잇감에 불과하다. 

하지만 때론 나약하기만 한 인간들이 오크들을 공격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중 몇몇은 오우거보다도 훨씬 무서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오크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오우거는 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크에게 인간이 먹잇감이듯, 오우거에게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오크들이 아무리 많아도, 오크 중 아무리 힘이 센 오크라 하더라도 오우거 앞에서는 어떠한 행동도 제대로 못하고 벌벌 떨기만 한다.

그런데! 어째서!

두려워하지 않는 먹잇감인 인간이 자신들에게 대항하고, 공격하며, 두려움까지도 만들게 하는가?

꾸이이익!! 꾸익! 꾸익!!

오크들은 저마다 비명을 내지르며 물러서기에 급급했다. 그러다보니 서로 뒤엉켜 쓰러지기까지 했다. 수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서걱! 서걱! 서걱!

“다 죽여 버린다! 다 죽여 버린다아아아-!!”

주문처럼 외치며 쉬지 않고 검을 휘두르는 존재. 저가의 트랜트 아머를 착용했다지만 그 실력만큼은 고가의 트랜트 아머를 착용한 이보다 못하지 않았다.

검과 트랜트 아머에는 오크의 끈적끈적하고 악취 나는 핏물이 계속해서 덧칠해지고 있었다. 그의 주변으로는 온 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처참하게 변한 오크의 시체들로 가득했다.

처벅, 처벅!

발을 움직일 때마다 고여 있던 오크의 핏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으아아아아-!!”

슈아아악-!!

고함과 함께 강력하게 휘둘러진 검에는 마나가 잔뜩 둘러 싸여 있었다. 대기를 가른 검날은 곧바로 세 마리나 되는 오크의 몸통을 무 자르듯 베어 넘겼다.

꾸이익! 꾸이이익!

이해할 수 없는 종족 인간!

나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우거보다도 강한 인간!

오크들은 자신들을 거침없이 베는 인간의 모습에 몸을 부들부들 떨어야만 했다. 그의 손에 죽은 동료들의 수가 자신들의 머리로는 파악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많았다.

오우거를 만나도 이보다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뿐이었다. 오우거는 배를 채우기 위해서 자신들을 죽이지만 눈앞에 있는 인간은 전혀 다르다.

그냥…… 아무 이유 없다!

 

주춤주춤 물러나는 오크들을 향해서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는 인간은 다름 아닌 가일이다. 그는 전장터에 있는 그 누구보다 많은 수의 오크들을 죽인 상태였다. 

물론, 위드를 제외하고 말이다.

“더 죽여야 해! 더 죽여야 해! 여기 있는 아니! 대륙에 기생하는 모든 오크들을 다 죽여야 해!!”

오크에 대한 가일의 분노는 광적일 정도로 심각했다.

“으아아아압-!!”

가일의 기합소리가 크게 울렸다.

 

“크하하하하핫-!!”

가일이 있는 곳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커다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푸악! 푸악! 푸악-!

핏물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잘려진, 아니 끊어진 팔과 다리, 몸통의 일부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게 그 중심에서는 연신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크하하하하핫-!!”

오크와 비슷한 키에 굵직굵직한 신체를 지닌 존재. 드워프 후바가 양 손에 든 쌍도끼를 쉼 없이 휘두르며 주변의 오크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고 있었다.

온몸이 오크의 피로 뒤덮인 후바는 가일과 경쟁이라도 하듯 도끼질을 했다.

“가일의 복수다! 이 더럽고 추잡한 오크들아! 크하하하하핫!!”

후바는 아주 열성적이다 못해 미친 드워프처럼 오크들을 일방적으로 학살시켰다.

 

***

 

턱!

“후우우우…….”

바이텐 제국의 초대 황제에 오른 베논 바이텐의 주름 가득한 얼굴은 환희로 가득했다.

눈을 감고 조용히 명상을 하던 그는 천천히 눈을 뜸과 동시에 탁자 위에 놓여 있는 두꺼운 책을 아주 소중한 보물처럼 쓰다듬었다.

지금까지는 원이 없었다. 자신이 원하던 세상의 밑그림을 그려놓았다 여겼기에 언제 죽더라도 기꺼이 그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지금까지는…….

하지만 이제는 그 생각을 깨끗하게 지워버렸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최대한 오래, 어떤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삶을 연명하고 싶어졌다.

이유는 오직 하나!

대마도사 칸이 남긴 고대마도제국 시절의 연금술이 자신의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고대마도제국 시절의 연금술이 지금의 연금술보다 뛰어난가?

아니다. 실질적으로 마법과 다르게 연금술은 시대가 지날수록 발전을 이룩했다. 

하지만, 고대마도제국 시절 마도사들이 사용했던 연금술과 지금 시대의 연금술사들이 사용하는 연금술은 많은 부분이 달랐다.

고대마도제국이 멸망하면서 마도사들의 연금술은 대부분 소실되었다. 이후, 마도사들의 던전에서 아주 일부만이 조각처럼 발견된 연금술이 지금에 이렀다. 

즉, 같은 뿌리에서 시작된 연금술이지만 마도사들의 연금술이 마도사들만의 연금술이었듯, 지금은 인간들만의 연금술로 변해버린 것이다.

가장 큰 차이점을 찾으라면 마도사들은 마나를 이용해 연금술을 펼쳤다. 간단하게 어떤 한 매개체를 전혀 다른 물질로 변환시키는 방법과 같은 경우는 오직 마도사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그들만의 연금술이다.

지금의 연금술사들은 그러한 연금술을 펼치지 못한다. 연금술사와 마법사가 따로 존재하기에 그러한 발상 자체를 해보지 못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마도사들이 사용했던 물질 변환 연금술이야 말로 진정한 연금술이라 할 수 있었다.

“마나라…….”

물질 변환 연금술을 펼치기 위해서는 마나가 가장 중요하다. 물질 변환을 하기 위한 마법 주문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우선은 마나 문제가 우선이었다.

“이제 와서 몸속에 마나를 쌓을 수는 없으니…….”

생각을 하던 베논 바이텐은 문득, 마나석과 마나목, 마나수를 떠올렸다. 일부 마법사들만이 마법물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것들로 대륙에 널리 존재하지만 큰 효용성을 발휘하진 못하고 있다.

생각보다 쉽게 마나 문제를 해결한 베논 바이텐은 기쁨의 웃음을 터트렸다.

“하늘이 우리를 돕나보군. 허허허!”

기쁨의 웃음을 터트린 베논 바이텐은 다시 책을 펼쳤다. 그곳에는 물질 변환 연금술에 대한 내용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대륙에 피바람을 몰고 왔지만, 베논 바이텐은 분명 위대한 연금술사다.

먼 미래의 역사서에 적힌 내용 중 일부는 이렇다.

 

베논 바이텐(제국력 1311 - 제국력 1413)

천재 중의 천재. 그의 천재성은 대륙 역사상 손에 꼽힐 정도로 뛰어나다. 하지만 그의 천재성이 빛을 발하게 된 것은 그 이면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악마적인 심성이 눈을 떴기 때문이다. 대륙 전체를 피에 물들게 만들 정도의 잔혹함과 과감함이 없었다면 지금의 문명은 결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질변환 연금술의 기초를 다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금술사 중 하나이며, 연금술사들에게는 신과 같은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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