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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86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5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86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8권 - 11화

 

 

우려하던 일은 곧 현실이 되었다.

제국력 1391년 4월 15일.

카르타 제국은 키에브 제국을 상대로 전쟁 선포를 했다. 갑작스런 일로써 일방적인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카르타 제국군 제1선발대 10만의 병력은 곧바로 키에브 제국 자네이 영지로 쳐들어갔다.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기에 충분한 대비를 해놓은 키에브 제국이었다. 하지만, 키에브 제국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폭풍을 몰고 다니는 먹구름처럼 수백 기의 검은 그림자가 키에브 제국의 1차 방어선을 1시간 만에 초토화 시켜버렸다.

수호 기사단!

바이텐 제국의 최정예 기사단이자, 대륙 최강의 기사단이라 부를 수 있는 수호 기사단이 카르타 제국을 도와 키에브 제국을 공격한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카르타 제국군의 공격.

1차 방어선에 이어 2차, 3차, 4차까지 뚫리는데는 불과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희생된 키에브 제국의 병력은 무려 5만 명에 달했다.

그 반면, 카르타 제국군의 피해는 미미하기만 했다. 물론, 2만 명에 가까운 병력이 희생당했지만 철저하게 방어된 방어선을 공격하는 입장과 원정군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압도적인 전투 승리라 부를 수 있었다.

그렇게 일방적으로 제국 전쟁은 시작되었다.

 

***

 

제국력 1391년 4월 18일.

페르만 왕국 에다 전선.

25만의 프라디아 대륙 연합군 제5군이 머물러 있었다. 아니, 이제는 더 이상 프라디아 대륙 연합군이라는 말자체가 어울리지 않았다. 소수의 코노 왕국군을 포함한 페르만 왕국군이라는 말이 더 어울렸다.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레켄 지방을 대부분 수복했어야 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변한 대륙 정황으로 인해서 페르만 왕국군은 벌써 수십 일을 에다 전선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었다.

총사령관 막사 안.

“키에브 제국이 그렇게 쉽게 당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정말로 의외의 일입니다. 이미 카르타 제국의 공격을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던 키에브 제국이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쉽게 자네이 영지를 빼앗기다니.”

“그게 어디 카르타 제국의 힘입니까? 아시다시피 그 악마 같은 놈들, 수호 기사단 때문이 아닙니까.”

“하긴, 어느 누가 그들의 등장을 예상이라도 했겠습니까?”

“어쨌든 이로써 카르타 제국과 바이텐 제국이 손을 잡았다는 것은 확실해진 것입니다. 이제는 카르타 제국 역시도 악의 무리라 불러야 합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그나저나 앞으로 키에브 제국이 얼마나 어려운 전쟁을 해나갈지 걱정입니다.”

모든 지휘관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사실상, 카르타 제국군과 연합을 하게 될 바이텐 제국의 병력이라고 해봐야 수호 기사단과 그들이 이끌 비행 몬스터들이 전부였다.

하지만, 첫 번째 전투로 증명이 되었다시피 몇 백기의 수호 기사단은 몇 만, 때에 따라서는 몇 십만에 달하는 병력으로도 충당할 수 없는 전투력을 지니고 있었다.

“제국 전쟁은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언제쯤 움직이는 것입니까?”

한 지휘관의 물음에 총사령관인 니드먼 후작은 그렇지 않아도 할 이야기가 있다는 듯 입을 열었다.

“국왕 폐하께서 어제 저녁에 친서를 보내셨소. 빠른 시간 내에 바이텐 제국에 의해 점령된 영지들을 수복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소. 해서, 이제부터는 모든 전력을 투입해 레켄 지방을 시작으로 우리가 잃은 영지들을 수복해 나갈 계획이오.”

“그렇다면 바이텐 제국에 전쟁을 선포하는 것입니까?”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전쟁 선포는 무슨 전쟁 선포입니까! 우리는 응당 우리가 빼앗긴 영지를 되찾아 오는 것뿐입니다. 그것은 전쟁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것입니다!”

한 지휘관이 격분해서 소리치자 또 다른 지휘관이 반박했다.

“전쟁의 종류는 무수히 많소. 우리가 빼앗긴 영토를 수복하기 위한 전투도 큰 의미로는 분명 수복 전쟁이오. 마땅히 전쟁 선포를 해야 하는 것 아니겠소?”

“허!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겁니까! 우리는 몬스터를 몰아내는 것뿐입니다. 그것이 어떻게 수복 전쟁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반대편에 선 또 다른 지휘관이 따지며 묻자 그와 또 다른 생각을 지닌 지휘관이 대꾸했다.

“몬스터를 몰아내든, 인간들을 몰아내든 결국 전쟁은 전쟁이오. 만약, 그것이 수복 전쟁이 아니라면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모든 전투들은 무엇이란 말이오?”

“그렇다고 몬스터들을 상대로 전쟁 선포를 하자는 말이오?”

“몬스터가 아니라 바이텐 제국이오!”

“제국은 무슨 제국! 인간들 몇이 모여 몬스터와 키메라를 앞장세운 꼴 같지도 않은 곳이오! 그런 식으로 나라를 세울 수 있다면 프라디아 대륙 내에 수십, 수백 개의 왕국과 제국이 생겨날 것이오!”

“과정이야 어쨌든 카르타 제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했으니 우리도 마땅히 인정을 해야만 하오.”

“카르타 제국은 이미 악에 물들었소! 그런 곳을 더 이상 인정할 필요는 없소! 키에브 제국이 카르타 제국과 전쟁을 벌이는 이유가 무엇이겠소? 바로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오!”

“이유야 어쨌든, 결과적으로 우리는 앞으로 몬스터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군대와도 전투를 벌여야 할지 모르오. 당장 사라질 곳이라 하더라도 나라로 인정을 해야만 훗날 역사의 질책을 받지 않게 되는 것이오.”

서로의 생각을 쏟아내며 팽팽하게 의견을 대립시키는 지휘관들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니드먼 후작이 손을 들어 그들을 진정시켰다.

“전쟁 선포는 없소. 국왕 폐하께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상대가 몬스터든, 인간이든 가리지 말고 우리의 영토에서 몰아내라 하셨소. 그러니 더 이상 의견을 내세우지 말도록 하시오.”

니드먼 후작의 말에 바이텐 제국을 상대로 전쟁 선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지휘관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반면, 그 반대의 의견을 내세우던 지휘관들은 당연한 일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곧바로 전쟁 준비에 돌입하는 것입니까?”

바스틱 백작의 물음에 니드먼 후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참모장인 프라비오 백작과 어젯밤 대략적인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이니 레켄 영지로 진군하며 세부적인 사항을 의논할 계획이오.”

“진군은 언제쯤입니까?”

“당장 진군 준비를 시작해 끝나는 그 즉시가 될 것이오. 그러니 지휘관들은 모든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신경을 써주길 바라오.”

“알겠습니다.”

지휘관들이 힘차게 대답했다.

수십 일을 한 곳에 머물렀더니 몸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았다. 또, 한창 치솟던 사기도 상당부분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좋은 소식이 있소.”

좋은 소식이라는 말에 모든 지휘관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니드먼 후작을 주시했다.

“코노 왕국에서 10만에 병력을 지원한다고 약속했소. 준비가 되는 그 즉시 키에브 제국을 거쳐 우리 군에 합류를 하게 될 것이오.”

“그것이 사실입니까?”

“정말로 잘 된 일입니다!”

“오랜만에 듣는 좋은 소식입니다! 하하하하!”

10만의 병력이 추가로 합류한다는 사실에 모든 지휘관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코노 왕국의 귀족 지휘관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

남의 파티에 억지로 낀 듯 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던 그들이었다. 이제 10만의 자국 병력이 합류하면 더 이상 위축되어 있을 필요가 없었다.

웃고 떠드는 지휘관들을 향해 니드먼 후작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리고 카일러 단장.”

니드먼 후작의 부름에 가만히 막사 한쪽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위드가 짤막하게 대답했다.

“예.”

“축하하네.”

니드먼 후작은 말과 다르게 무표정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갑작스런 축하인사에 위드는 물론이고, 모든 지휘관들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니드먼 후작을 바라봤다.

“총사령관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위드를 대신하듯 바스틱 백작이 물었다. 그의 물음에 니드먼 후작은 가만히 위드를 바라보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번에 국왕 폐하께서 정식으로 카일러 단장에게 공작의 작위를 하사하셨네.”

“……!”

“……!”

공작의 작위를 하사했다는 말에 모든 이들이 놀란 얼굴로 니드먼 후작을 바라봤다. 어느 정도 소문으로 예상하던 일이었지만 그것이 막상 실제로 벌어지자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사실입니까?”

콜러 백작의 물음에 니드먼 후작은 대답대신 고개만을 끄덕였다.

“축하하네! 아니, 축하드립니다!”

바스틱 백작이 누구보다 먼저 환하게 웃으며 위드를 축하했다. 준남작이 아닌 공작이다. 현재 이곳 막사뿐만이 아니라 에다 전선의 모든 이들을 통틀어 가장 높은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축하드립니다!”

뒤를 이어 콜러 백작도 축하 인사를 건넸고, 평소 위드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몇몇 소수 지휘관들만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며 축하해주었다.

“축하…… 드립니다.”

사르토 백작은 일그러지는 얼굴을 애써 감추며 어렵게 말했다. 그리고 그를 따라 데일리 백작, 로이어 자작, 허튼 남작들도 할 수 없다는 듯 억지로 인사를 건넸다.

특히, 허튼 남작은 자신보다 어린 위드에게 존댓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 자존심 상한다는 듯 얼굴을 잔뜩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카일러 공작님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한 젊은 지휘관의 물음에 니드먼 후작이 그를 빤히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인가?”

“그러니까 카일러 공작님이 앞으로…….”

니드먼 후작의 무표정한 얼굴에 물음을 건넸던 지휘관은 기에 눌려 말을 얼버무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가 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현 총사령관인 니드먼 후작은 위드 카일러보다 한 계급 낮은 후작이다. 그러니 공작인 위드가 니드먼 후작을 제치고 총사령관이 되어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였다.

또한, 위드의 능력을 잘 아는 지휘부와 병사들로서는 그가 총사령관이 된다 하더라도 불만을 갖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가 혹시라도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 좋다면 좋은 것이었다.

니드먼 후작은 자신을 바라보는 지휘관들을 태연히 바라보며 대답했다.

“국왕 폐하께선 어떠한 말씀도 없으셨네.”

위드가 공작이 된 것 뿐이라는 말이었다.

그 말에 바스틱 백작과 콜러 백작 등은 아쉽다는 듯한 얼굴 표정을 내비췄고, 니드먼 후작과 긴밀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이들은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야.’

총사령관이라는 막중한 위치에 오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한 위드는 희미하게 웃음을 머금었다.

 

위드 카일러 공작!

준남작에서 공작으로 단번에 작위가 상승된 귀족은 대륙 역사상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 평민에서 왕, 혹은 황제가 되는 경우는 드문드문 존재하지만 일반적인 한 나라에서 이처럼 작위가 순식간에 상승한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한 면에서 볼 때, 왕 혹은 황제가 되는 경우보다 훨씬 힘들다고 할 수 있었다. 거기에 위드의 나이 이제 고작 26살. 이처럼 어린 나이에 스스로의 힘으로 공작에까지 올랐다는 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정말로 대단하신 분이야!”

“그렇고말고!”

“그렇게 어린 나이에 공작이라니!”

“우리들의 희망이라니까!”

일반 병사들에게 있어서 위드는 신화였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출신은 아무것도 아닌 평민이다. 비록, 태어나자말자 준남작이라는 작위를 받았지만 그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

준남작이라는 작위를 받았다는 이유로 모든 귀족들에게 배척당하고, 대륙 최악의 영지라 불리는 프레타 영지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렵게 자라나 드래곤 기사가 되고, 공작에까지 올랐으니 평민출신인 병사들에게는 당연히 신화적인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병사들만큼은 아니지만 기사들 역시도 위드를 높게 바라보고 있었다. 어떠한 대가로 바라지 않고 자발적으로 프라디아 대륙 연합군에 합류하여 치룬 전투들과 강인함은 기사라면 누구나 본받아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병사들과 기사들 사이에서는 흡사 축제 분위기와 같았다면 대부분의 귀족들은 죽을상을 하고 있었다. 미리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와 당장 위드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래서인지 귀족들은 흡사 축제 때처럼 들뜬 병사들과 기사들을 발견하면 여지없이 호통을 쳐댔다.

“무슨 잡담들을 그렇게 하는 거냐!”

위드에 관한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는 병사들의 모습을 발견한 젊은 귀족 지휘관이 커다랗게 호통을 쳤다.

“전투 준비로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들이 이 무슨 짓거리들이냐!”

그의 계속되는 호통에 병사들은 허겁지겁 몸을 일으켰다.

“멍청한 것들!”

싸늘하게 노려보고는 등을 돌려 걸어가는 그의 모습에 병사들은 저마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속닥거리듯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보나마나 배가 아파서 저러는 거겠지 뭐!”

“누가 아니래! 원래부터 허튼 남작은 카일러 공작님을 싫어했잖아. 그런데 이제 카일러 공작님을 함부로 대할 수 없으니 성질이 나겠지.”

“큭큭큭! 그러게 처음부터 좀 잘하던가.”

“귀족이라는 것들이 다 그렇지 뭐! 자기보다 위치가 낮은데 그 능력이 뛰어나면 다 싫어하잖아? 특히, 허튼 남작처럼 속이 좁은 인간이라면 더욱더 그렇지.”

“푸하하하하!!”

병사들은 그렇게 한동안 허튼 남작과 위드를 비교하다 다른 지휘관을 발견하고는 진군 준비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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