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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84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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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84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8권 - 9화

 

 

바하르테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야기를 돌렸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바이텐 제국이로군.”

그의 입에서 ‘바이텐 제국’이라는 말이 흘러나오자 테르시스 포일러 공작을 비롯한 몇몇 귀족들이 얼굴을 찌푸렸다.

“어차피 곧 사라질, 역사상 가장 짧은 나라로 기록될 곳이니 걱정들 하지 말게.”

급히 테르시스 포일러 공작을 비롯해 얼굴을 찌푸렸던 귀족들이 고개를 숙였다.

“프라디아 대륙 연합군 제5군의 총사령관이 페르만 왕국의 알리하 니드먼 후작이었던가?”

“그렇습니다. 황제 폐하.”

“대단히 뛰어난 사람인가보군. 잃었던 영토를 그토록 빠르게 수복해나가는 것을 보면 말이야. 도네이 알레이스 후작이 죽은 이후로 더 이상 페르만 왕국에는 이렇다 할 명장이 없을 것이라 여겼거늘, 그 자리를 알리하 니드먼 후작이 꿰찰 줄이야.”

“아니옵니다!”

쩌렁쩌렁한 외침과 함께 대회의장으로 한 사람이 들어서고 있었다.

“오오! 바벨 공작!”

바하르테 황제가 얼굴 가득 기쁜 웃음을 머금고 대회의장으로 들어서는 바벨 공작을 바라봤다. 권력의 중심에서 급격하게 밀려나다 다시금 빠르게 회복해 이제는 그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을 만큼 위치를 견고하게 다지고 있는 그였다.

바하르테 황제와 일정거리를 두고 선 바벨 공작은 정중하게 예의를 다하고는 입을 열었다.

“황제 폐하께서는 잘 못 알고 계시고 있습니다.”

“으음!”

“허험!!”

직접적으로 황제의 잘못을 지적하는 바벨 공작의 행동은 많은 귀족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또, 기분에 따라서는 바하르테 황제가 바벨 공작에게 커다란 벌을 줄 수도 있었다.

“잘 못 알고 있다니? 무엇을 말인가?”

자신의 잘못을 지적했다는 것보다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틀렸다는 것이 바하르테 황제에겐 더욱더 크게 다가왔다.

바벨 공작이 대답했다.

“현재 페르만 왕국 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제5군을 이끌고 있는 총사령관 알리하 니드먼 후작이 아니라 위드 카일러 준남작입니다!”

“위드 카일러 준남작이라면…… 예전에 바벨 공작이 내게 말을 했던 것 같기도 하군.”

“그렇습니다!”

바벨 공작은 자신의 말을 흘려 들어버린 바하르테 황제에게 약간의 섭섭한 감정이 밀려들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기분이 나쁜 것은 이미 대륙에 널리 알려진 위드 카일러의 소문을 바하르테 황제의 귀로 들어가지 못하게 차단한 제국 귀족들의 행동이었다.

‘돼지 같은 놈들!’

자신의 위치를 타인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했을 그들의 모습에 바벨 공작은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했다.

자국의 귀족도 아니고, 타국의 귀족 그것도 순수한 혈통의 귀족도 아닌 자를 제국의 귀족으로 받아들이기는 싫었을 것이다.

“그런데 일개 준남작이 무엇 때문에 니드먼 후작보다도 더 주목을 받는단 말인가?”

“그는 대륙 최강의 기사입니다!”

조금의 망설임도, 조금의 불확실성도 없이 대답하는 바벨 공작의 모습에 바하르테 황제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확신하는가?”

“확신합니다. 제 목숨을 걸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목숨까지도 걸 수 있다는 바벨 공작. 그의 확신에 찬 외침에 바하르테 황제가 물었다.

“무엇이 바벨 공작을 하여금 목숨까지도 걸 수 있게 하는 건가?”

“제 눈으로 직접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에 대한 소문은 이미 대륙 전체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현재 대륙 내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인물을 말하라면 그는 오직 위드 카일러 준남작뿐입니다.”

바벨 공작의 대답에 바하르테 황제는 주변을 돌아봤고, 그의 시선을 받은 몇몇 귀족들은 서둘러 고개를 떨궜다. 아마, 오늘의 회의가 끝나고 나면 그들은 꽤나 고생을 해야만 할 것이다.

“그 소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군.”

바하르테 황제의 말에 바벨 공작은 직접 위드 카일러에 대한 소문들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는 바하르테 황제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감정만이 연속해서 떠올랐다.

“내가 들은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모두 사실인가?”

“거짓 하나 없는 사실들입니다!”

“…….”

한 인간의 활약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대단한 이야기들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대단한 인물을 데리고 있는 페르만 왕국에 부러운 감정이 치솟았다.

“제가 말씀을 드린 적이 있을 것입니다. 위드 카일러 그자에게 제국의 백작 작위를 수여해서라도 반드시 망명하도록 권유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바벨 공작의 말이 사실이라면 백작이 아니라 후작이라 하더라도 아깝지가 않지!”

바하르테 황제의 말에 바벨 공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는 듯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페르만 왕국 내에서 그에게 공작의 작위를 내리려고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바벨 공작의 생각은 어떠한가?”

“필요하다면 공작이라도 아까워해선 안 된다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지.”

너무나도 빠른 결정에 몇몇 귀족들이 경악한 얼굴로 바하르테 황제를 바라봤다. 제국의 공작이 무슨 장난도 아니고 소문 몇 개로 뚝딱! 얻어낸단 말인가!

“하지만, 그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바벨 공작의 말에 바하르테 황제가 무슨 소리냐는 듯 그를 바라봤다.

“필요에 따라서는 페르만 왕국에서 그에게 대공의 작위를 내리려고 한다고 들었습니다.”

“……!”

“……!”

장내 정적이 흐를 만큼 놀라운 말이었다.

페르만 왕국에서 고작 30살도 되지 않은 자에게 대공의 작위를 수여한다니! 이는 귀족들에게 있어서는 카르타 제국이 바이텐 제국을 인정한 것만큼이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게 사실인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분명한 사실입니다.”

“음…… 그 만큼 위드 카일러 그자를 놓칠 수 없다는 말이로군.”

“그렇습니다!”

“생각을 해봐야 할 문제로군.”

바하르테 황제의 말에 바벨 공작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뜻은 어디까지나 바하르테 황제가 위드 카일러에게 깊은 관심을 지니도록 하는 것이었다.

포섭이든, 견제든 위드 카일러로 인해 바하르테 황제가 자신을 더욱더 신임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바벨 공작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Chapter  5 제국 전쟁! 그리고 공작!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가는 건가?”

“알레인이 잘 지내고 있을지 너무 궁금해서 미치겠군!”

“사라는 얼마나 컸을지…….”

“내가 이렇게 살아서 돌아가게 될 줄이야!”

“이게 설마 꿈은 아니겠지? 그렇지?”

저마다 꿈에 부풀어 짐을 챙기는 병사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또 다른 병사들의 눈가엔 부러움과 야속함이 가득했다.

“씨팔! 니들만 그렇게 살아서 돌아가니까 좋냐!”

“해도 너무하는 군! 돌아가는 게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꼭 우리 앞에서 그렇게까지 티를 내야하나!”

“그러게 말이야! 빌어먹을!”

“재수 없는 새끼들!”

참지 못하며 몇몇 병사들이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욕설을 뱉어냈다. 그들의 모습에 짐을 챙기던 병사들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들의 손길은 여전히 바쁘기만 했다.

“개새끼들! 어디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보자!”

“잘 살기는 가다가 다 뒈져버려라! 퉷!”

너무나 심한 악담에 짐을 챙기던 한 병사가 벌떡! 일어났다.

“그래도 지금까지 함께 싸워왔는데 그렇게까지 말할 건 없잖아!”

“우리도 우리만 살아서 돌아가는 게 그렇게 마음이 편한 건 아니라고!”

또 다른 병사가 거들고 나서자 눈을 사납게 치켜뜬 병사가 건들건들 다가갔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그런데 그렇게 좋아서 지랄을 떨었냐? 내 눈에는 살아서 이 빌어먹을 전장을 떠난다고 아주 춤을 추던데?”

“억지부리지마! 그리고 최소한 지금까지 함께 서로를 의지하며 싸웠던 동료라면 이렇게 살아서 돌아가는 걸 진심으로 기뻐해줘야 하는 거 아냐? 아무리 나라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이건…….”

“꼴값 떨고 자빠졌네! 그러는 떠나는 네놈들이야 말로 진정한 동료라면 자신들만 살아서 돌아가는 것에 미안해해야 하는 거 아니냐?”

“우리도 충분히 미안해하고 있다고!”

“웃기지 마! 미안해하고 있다는 놈들이 그렇게 들떠서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댔냐? 그게 정말로 남은 우리들에게 미안해하는 거냐? 그게 미안해하는 거냐고!!”

“그럼? 그럼 우리더러 어쩌라고! 이렇게 전장을 떠나는 게 우리 뜻이야? 네놈들이나 우리들이나 어차피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을 받드는 것뿐이잖아! 그게 우리 잘못 이냐고!”

악을 쓰듯 반박하는 그는 키에브 제국의 병사들이었다. 그리고 남은 이들은 페르만 왕국과 코노 왕국의 병사들이다.

카르타 제국의 병사들에 이어 한 달도 되지 않아 철군 명령이 떨어진 키에브 제국. 프라디아 대륙 연합군 제5군의 병력은 본래부터 80%가량 페르만 왕국 병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 키에브 제국 병사들까지 철군하게 됨으로써 제5군의 병력은 대부분 페르만 왕국의 병사들이었고, 극히 소수가량만 코노 왕국의 병사들이 남게 되었다.

지나가던 지휘관은 병사들의 모습을 지켜보다 상황이 더 이상 심해지기 전에 나섰다.

“무슨 소란이냐!”

형식적으로 외친 지휘관은 고개를 돌리고 선 병사들을 바라봤다.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지휘관은 한숨과 함께 말했다.

“너희는 서로 싸울 이유가 없다. 내 입으로 이런 말을 하긴 싫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키에브 제국과 카르타 제국이 전쟁을 벌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결국, 저들은 이곳을 떠날 뿐이지 전장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서로 감정 상할 필요 없다.”

“그, 그게 사실입니까?”

“제국 전쟁입니까?”

“이유가 무엇입니까? 왜 두 제국 간에 전쟁이 벌어지는 것입니까?”

키에브 제국의 병사들이 앞을 다투어 물었다. 전쟁의 그림자에서 해방되었다고 여겼는데 또 다른 전쟁의 그림자가 자신들을 가리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지휘관은 고개를 저었다.

“자세한 내용까지는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소문이 사실이라면 제국간의 전쟁이 이곳보다도 더욱 치열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곳은 몬스터와의 싸움이지만…… 제국간의 싸움은 인간과의 싸움이니……. 어쨌든 사실이 그러하니 서로 좋게 이별을 하고, 서로의 앞날을 축복해주길 바란다.”

그렇게 말을 남긴 지휘관은 마치 병사들의 원성이 두렵기라도 하다는 듯 서둘러 사라져갔다.

“말도 안 돼…….”

“왜, 도대체 왜 제국 전쟁이 벌어지는 거야?”

“이게 무슨 짓거리들이야!”

“나더러 전장 터에서 죽으라는 소린거지? 그런 거지!”

“개같은 새끼들!”

키에브 제국 병사들은 부지런히 싸던 짐을 내팽개치며 화를 터트렸다. 그들의 얼굴에 피어올랐던 기쁨의 감정은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뒤였다.

“…….”

“…….”

떠나는 동료들에 대한 섭섭함과 야속함을 감추지 못했던 페르만, 코노 왕국의 병사들은 마치 자신들이 죄인인양 입을 꾹!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가장 심하게 말을 해댔던 병사가 애꿎은 땅을 발로 차대며 그렇게 화를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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