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194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9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194화
194화 두 세계를 위한 함정(2) & 대접전(1)
이곳의 지리적 특성과 수비에 참여한 이들의 힘을 생각하면 걱정할 것이 없다 싶어도 적의 힘 역시 막강하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역시 이혜선은 성태 쪽이 걱정스러웠다.
이곳에서 수비를 위해 싸워야 할지도 모르는 경우란 건 어지간히 운이 없지 않고서는 발생하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성태가 직면해야 할 위험은 직접적이다.
성태가 자신만만한 웃음을 내보이며 말했다.
“후후, 네가 상대하고 있는 남자가 누구지?”
“그야…… 강성태지.”
“그렇지.”
성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면 답은 충분한 거 아냐?”
“정말…… 어처구니없군.”
이혜선은 한숨을 쉬었다.
답이 되지 않는 답.
그렇지만 묘하게 위안이 되기도 했다.
이 이상한 남자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랬으니까.
이혜선은 결국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지만 그렇게까지 말한 이상 반드시 돌아와야 해. 무사히는 물론이고, 성공해서 말이야.”
“물론이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남아대장부를 자처할까!”
성태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오만하게 말했다.
이혜선은 큭 웃었다.
“아, 시대착오적인 발언인걸.”
“잔소리는 갔다 와서 듣도록 하지!”
성태는 몸을 돌려 일찍이 오이겐이 사용했던 방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미 공간의 균열이 발생해 있었다. 성태는 그곳을 통해 천계로 향하려는 것이다. 한데 그는 방 안으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멈춰 서고는 혜선을 보면서 말했다.
“아 참, 혜선.”
“왜 그러지?”
“갔다 와서 주고 싶은 선물이 있으니까 기대하라고!”
성태는 의아하게 바라보는 혜선에게 윙크를 하고서는 문을 닫았다. 곧장 방 안이 번쩍이더니 그곳에서 인기척이 사라졌다. 성태가 차원의 벽을 넘어섰다는 뜻이었다.
“…….”
그가 사라진 쪽을 보면서 혜선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정작 지금 그녀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은 따로 있었다.
“마음에 안 들지만 지금은 뭐, 참도록 하지.”
“그게 좋겠지.”
“으음…….”
바로 카에데를 비롯한 성태의 여자들이었다.
이미 카에데를 통해서 성태가 혜선을 건드렸다는 걸 들었던 만큼 일단은 참아 주기로 했지만 역시 이런 순간에 저런 모습을 보여 주니 매우 짜증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녀들이라고 딱히 성격이 좋아서 저걸 참아 주는 게 아니다.
성태가 목숨을 걸고 큰일을 하는데 괜히 소란을 일으키지 않는 게 좋겠다는 점에서 잠깐 양보하는 것뿐이다.
카에데가 이어 한쪽을 흘겨봤다.
“그런데 저쪽은…….”
거긴 오이겐이 있었다.
그녀도 성태가 사라진 쪽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단순히 걱정하는 걸로 보일 수도 있지만 여자의 감이 이야기하는 바에 따르면 상당히 애틋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둘 사이에 뭔가 이미 있었다는 의혹이 강하게 들었다.
웨이링을 비롯한 다른 두 사람도 카에데와 마찬가지로 불만스럽게 그녀를 바라봤다.
“저건 저것대로 따로 정산을 해 봐야겠지.”
“맞아.”
“지금은 상황이 급해서 아무 말 없이 넘어가 주고 있지만 말이야.”
특히 카에데는 예리하게 눈을 번뜩였다. 분명히 경고했을 텐데 들은 척도 않고 벌써 이렇게 일을 저지르다니. 이번 일이 끝나면 정말 제대로 정산을 해야만 하리라고 그녀는 내심 생각하고 있었다.
“갔군.”
“폭풍 같은 녀석이야.”
이석훈과 미스터 로드도 성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세상을 뒤바꿀 폭풍이라면 차라리 반가운 것이지.”
“이렇게 될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나?”
“전혀.”
미스터 로드의 물음에 이석훈은 고개를 저었다.
특이한 놈이라는 건 알고 있었고 때문에 이번에 연락을 받자마자 꽤 어렵게 시간을 내서 여기까지 찾아왔다. 그러나 천계를 두고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국가 간의 갈등 정도를 조율하기 위해 보냈던 것이다. 그런데 다짜고짜 세계의 명운을 걸다시피 한 싸움이라니.
“어디서 저런 녀석이 나온 건지 정말 신기하군.”
“그건 나도 마찬가지네.”
이석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은 지경의 구슬이라고 말했지만 그것으로는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마계나 천계 쪽의 인물인 것 같지도 않고.
정말이지 수수께끼 그 자체다.
“그리고…… 부러워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네만…….”
이어 미스터 로드가 말꼬리를 흐리며 바라본 것은 이혜선 쪽이었다. 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여전히 성태가 들어간 작은 방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의 의미는 분명했다.
이석훈은 쓰라린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쪽도 다소 골치 아프니까 지금은 침묵하도록 하지.”
“그러지.”
미스터 로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태는 재밌는 놈이지만 딸의 남편감으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사양하고 싶었다.
********
대접전
퍼억!
퍽!
크아악!
크악!
마기와 비명이 뒤엉켰다.
파와 살이 뒤엉켰다.
악마와 천사의 사지가 서로 베이고 찢겨져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그 사이로 피와 내장이 눈처럼 흩날렸다. 대지는 이미 피범벅이었고, 대기 역시 짙은 피비린내를 품고 있었다. 강력한 마력과 마기가 한데 뒤엉켰기에 한층 잔인한 싸움이었다.
곳곳에서 조금 전까지 멀쩡한 형상이던 악마나 천사가 총 맞은 수박처럼 터져 나가면서 육편의 피를 뿌렸다. 무기에 베여 사지를 잃은 악마나 천사의 모습 따위는 마치 일상 같았다.
그런 지옥의 모습 가운데서도 유독 처참한 전장이 몇 군데 있었다.
강력한 악마와 천사들이 병졸들을 상대하는 곳이었다.
마치 거대한 제초기가 풀을 베어가는 것 같았다.
데몬 프린스들의 마법과 무기가 주변을 한 번 쓸 때마다 그들 주변을 포위하고 공격하던 천사들이 산산조각이 되어 육편과 내장을 뿌렸다.
마찬가지로 미카엘을 선두로 한 상위 천사들이 돌진하는 길 앞에서 그들을 막기 위해 나서는 악마들은 종잇조각처럼 찢겨져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렇게 서로의 적을 찢어 죽이면서 데몬 프린스와 미카엘이 충돌했다.
-미카엘!
-차라리 잘됐다!
데몬 프린스들이 포효했다.
미카엘을 향한 분노에 그들의 마나가 춤췄고 그들의 육중한 몸이 살의에 가득 차 움직였다. 동시에 미카엘의 사방에서 번개가 번뜩였다. 데몬 프린스가 자아낸 마법이었다.
세상에 멸망을 구현시킨 듯한 에너지의 격류 가운데서 미카엘은 조소했다.
-우스운 소리를 하는구나! 더러운 악의 주구들이!
그는 들고 있던 불의 검을 한 차례 휘둘렀다.
단순한 동작이었지만 그것 하나만으로도 그를 사방에서 후려치려던 마력의 무리는 단번에 해체당했다. 이번에는 역으로 미카엘이 날개를 펼쳤다.
날개 열 장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세상에 성광을 뿌렸다.
으어어어어!
악마들이 녹아갔다.
그 성광에 버티면서 미카엘을 향해 적의를 불태우고 공격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오직 데몬 프린스뿐!
-네놈을 여기서 처단하기만 하면 앞으로 우리의 영지를 확장하는 데 아무 지장도 없다!
그들은 살의를 불태우며 미카엘을 향해 돌격했다.
하나하나가 마의 왕으로 불릴 정도의 존재들이다.
그것들이 여럿 모여 단 하나의 적을 상대하려 하고 있다. 당연히 그 힘의 집중은 어마어마했다. 모여든 마기의 집중이 의도한 것이 아닌데도 공간을 뒤틀 정도였다.
미카엘의 눈부신 성광조차 그 앞에서는 위태로운 촛불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그러나 마기의 무리가 닿기 바로 직전 미카엘이 다시금 검을 휘둘렀다.
-불가능한 꿈을 꾸는군!
핵이 폭발하듯 강렬한 빛이 미카엘과 그가 쥔 검으로부터 뻗어 나갔다.
강렬한 열량의 성광이 접근하고 있던 모든 부정한 마나를 불태웠다. 그림자조차 지워버리는 성광의 속에서 피부가 타오르는 격통에 몸부림치며 데몬 프린스들은 미카엘의 불꽃을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그들보다 먼저 미카엘의 검이 움직였다.
불꽃의 검이 마기를 가르고 마기에 이어 데몬 프린스의 육체를 갈랐다.
-크악!
-크어억!
마치 초가 불칼에 베이듯 데몬 프린스의 육체가 동강 났다.
단순한 공격이라면 산산조각이 난 데몬 프린스의 신체라 해도 금세 재생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 태생부터 악마와 마기에 적대적인 미카엘의 힘은 데몬 프린스의 마기 그 자체를 중화하고 제거하는 능력이 있어서 절단한 데몬 프린스의 육체는 그들의 강대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
-소용없다!
-아무리 우리를 죽인다 해도 네놈을 마지막에 우리 중 누군가 죽이고 그 심장을 취하기만 하면 우리가 이기는 것이다!
데몬 프린스들이 조각난 신체로 바닥에 누워 흐느적대면서 발악했다.
미카엘은 화려하게 타오르면서 그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는 큰 발로 조각난 데몬 프린스의 머리를 짓밟았다.
퍼억!
퍽!
마치 벌레를 밟아 죽이는 듯한 태도였다.
아니, 데몬 프린스라 하나 천계를 홀로 지배하면서 무수한 악마를 처단해 온 미카엘 앞에서야 벌레와 다를 것이 없었다.
미카엘은 이어 불의 검을 들고 천계의 군세와 함께 악마들의 전열을 향해 돌진했다.
그의 뒤를 천사들이 영광스럽게 따랐다. 그 돌진 앞에서 세상의 그 무엇도 감히 대적하지 못할 것 같았다.
비슷한 광경이 전열의 맞은편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아아아아아아!
성가를 부르며 천사들이 달려들었다.
성스러운 오라를 뿌리고 무수한 마법을 악마들에게 던지면서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고 덤벼드는 천계의 전사들이었다.
어지간한 몬스터들이라면 그 성가만으로도 녹아내리고 말 그들의 공격이 도리어 마기에 막혔다. 이어 천계의 선두 진열을 뒤덮듯이 검은 불꽃이 땅에서 일어나며 그들을 전부 휘감았다. 천사들은 모두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하지만 그것도 순간일 뿐, 이내 그들은 모두 재가 되어 바람에 흩날렸다.
-짜증 나는군.
그들을 단숨에 먼지로 만든 것은 데몬 프린스 중 하나, 임페르노였다.
임페르노만이 아니었다.
죽음과 부패, 심지어 칠흑까지도 거기 있었다.
데몬 프린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최강의 존재들이었다. 음산하게 마기를 뿌리면서 악마들을 이끌고 있는 그들을 향해 무수한 천사들이 계속 덤벼들었지만 그들은 이내 부나방처럼 그 데몬 프린스들의 마법에 불타며 먼지가 될 뿐이었다.
-파리 같은 것들!
-도무지 끝이 없는데……!
하지만 천사들의 공격이 무익한 것만은 아니었던 듯 그 최강의 데몬 프린스들도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단 적이 너무 많았다. 전황을 유지하기 위해 나서고는 있지만 본래 그들 정도의 존재는 이런 싸움에는 나서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서는 서로 소모전이 될 뿐이지만 어쩔 수가 없군.
칠흑이 멀지 않은 곳에서 아군 악마들을 도륙하며 접근하는 미카엘을 보면서 눈을 찌푸렸다. 지금 싸움은 처절하고 잔혹했지만 어느 쪽에도 실익이 없었다. 게이트를 통해 아군이 제대로 나서지도 못하는 형편에 난전이 시작되어 서로 엉겨 붙어 버렸다.
소모만 커지고 있었다. 이득을 본 쪽이라면 천계뿐이다. 미카엘은 이런 드잡이질에 매우 능숙하고, 실제로 벌써 데몬 프린스가 그에 의해 처단되어 버리고 말았다.
데몬 프린스 부패가 칠흑에게 조언을 구했다.
-방법이 없겠나?
-현재로써는…….
칠흑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병목 현상은 극심하다.
양쪽 모두 게이트 입구 근처는 지옥이지만 그 뒤는 지루하게 순서나 기다려야 한다. 이런 싸움은 백날 천날 계속해 봐야 서로 죽이기만 하고 아무것도 이루어질 리가 없다.
-빌어먹을! 인간 따위에게 이렇게 농락당하다니! 천계의 더러운 병신들을 쳐 죽일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하등한 인간 따위에게 놀림당하는 결과라는 것이 너무 분하군!
데몬 프린스들이 천사들을 쳐 죽이면서 짜증을 냈다.
이 싸움이 대체 어떻게 될지 가늠조차 어려웠다.
-…….
칠흑이 잠시 움직이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무수한 악마와 천사가 서로 죽이기 여념이 없는 아마겟돈의 가운데서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침착한 모습이다.
곧 그는 눈을 뜨며 말했다.
-후퇴한다.
-무슨 개소리냐!
임페르노가 붉게 타오르며 외쳤다.
부패와 죽음도 동조했다.
기껏 데몬즈 게이트를 열어놓고 퇴각이라니! 게다가 눈앞에는 대적 중의 대적인 천계의 군세까지 있지 않은가!
그러나 칠흑은 고개를 저었다.
-이대로는 아군의 소모가 너무 커진다. 미카엘을 아군에서 막기 어려운 걸 고려하면 이쪽이 일방적인 손해를 입게 될 가능성도 높고. 그러니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노리지.
-지상을 넘긴단 말이냐?
-우리와 저것들을 충돌시킨 솜씨를 보면 이곳이 호락호락 저들에게 넘어갈 리는 없다. 그것은 우리에게도 여전히 기회가 있다는 것이지.
부패와 죽음은 칠흑의 말에 전황을 잠시 고려하는 표정이 됐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대로라면 싸움만 길어질 뿐 실익이 없다. 미카엘과 충돌하게 되면 아군의 고위 간부나 심지어 데몬 프린스 측에 일방적인 피해만 발생할 우려가 컸다.
인간들이 이 세상을 바칠 생각이 없어 보인다면 일단 퇴각해서 다음 기회를 노린다는 게 더 나은 방편인 건 확실하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알파메일 194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