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교대장 195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4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95화
#195화
“진 문주…… 빈승은 정말이지 탄복했소. 어찌 그리 체력이 좋을 수 있소?”
“제가 원래 좀…… 그쪽으로 타고난 터라.”
“허허……. 과연 대단하외다.”
“별말씀을.”
소천문을 나선 나와 소림사 일행은 불과 3일 만에 숭산에 당도했다.
누가 먼저 당도할 것인지에 대한 내기는…….
두말할 것도 없이 나의 승리로 끝이 났다.
‘아마 나 혼자였으면 이틀 안에 주파했을 텐데.’
그랬다.
나는 3일 만에 섬서 성도를 지나 하남에 당도했으나, 사실 이것도 스님들 힘들까 봐 사정을 봐주고 달린 것이었다.
어쨌든 나는 이렇게 강인한 ‘체력’을 검증한 셈이고, 방장인 공일대사는 물론 다른 스님들도 진정 감탄한 눈치였다.
특히…….
백도구봉 중 제일봉이라 불리며, 무당파의 허원과 맞수로 정평이 난 각원은 더욱 감명받았는지 날 연신 추켜세웠는데
“진 문주님. 한때 문주님의 명성을 듣고 호승심을 느낀 제가 참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저와 연배가 비슷하신데도, 어찌 그런 경천동지할 무공을 체득하신 건지 이제야 알겠군요. 그만한 체력을 배양하기 위해 얼마나 고된 수련을 하셨습니까. 실로 존경스럽습니다.”
왠지 잘 나가는 중놈이라 싸가지 없을 것 같았는데, 겪어보니 각원은 명성에 비해 잘난 척하는 기색 없이 소탈하고 진솔한 사람 같았다.
‘……선뜻 외인인 나한테 비전 신공을 가르쳐 주겠다는 공일대사도 그렇고……. 각원도 그렇고……. 원래 땡중들이 이렇게나 친절하나?’
이쯤 되니 내 가치관이 흔들릴 지경이다.
여태껏 나는 도사 나부랭이나 땡중들에게 선입견을 가졌었다.
그들 대부분이 위선의 탈을 쓴 개X끼들이라고 생각했고, 또 전생에 내가 겪은 도사나 중놈들은 실제 개X끼들이 맞았기 때문이다.
하나 마교 살수회 대장 진소천이 아닌, 소천문 문주 진소천에게 도사들과 땡중들은 모두 친절했고, 전생 후 지금껏 나는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빚졌다.
역시 어떤 위치에서 어떤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인간의 사고는 바뀔 수 있는 모양이다.
“미안합니다.”
그 때문에 나는 나도 모르게 지금껏 속으로 땡중들을 욕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본능적으로 헛소리를 내뱉었다.
“네? 문주님. 갑자기 무슨……?”
“있소. 그런 게…….”
일단 어찌 됐든…….
사과했으니까 찜찜함은 털어내는 걸로.
* * *
“대사님. 바로 수련 시작하시죠.”
“벌써 말이시오. 진 문주?”
“한시가 급하지 않습니까? 쇠뿔도 단김에 빼라 했습니다. 기왕 소림까지 왔으니, 당장 시작하고 싶습니다만…….”
행낭을 풀고 거처를 배정받은 나는 곧장 공일대사에게 수련을 시켜달라며 보챘다.
마음 같아선 며칠간 소림사 이곳저곳을 살피고, 부처님한테 절이라도 하고 싶지만, 한시라도 빨리 금강불괴체신공을 체득해야 했다.
“알겠소, 진 문주. 우선…… 본격적인 수련에 앞서 금강불괴체신공의 수련 과정을 설명하겠소.”
“경청하겠습니다.”
“일단…… 금강불괴체신공은 수련자의 신체를 금강불괴로 만드는 무공이오. 물론 진 문주는 현경의 벽도 뚫었으니, 웬만한 공격엔 생채기 하나 나지 않겠지만……. 금강불괴체신공은 단순히 도검불침을 넘어 금강불괴에 도달한다는 개념보다 육신에 대자연의 힘을 담는 일종의 정신 수련인 셈이오.”
“그렇군요…….”
공일대사의 말에 나는 공감이 가 고갤 끄덕였다.
사실…….
나 또한 도검불침이나 금강불괴 같은 데엔 별 관심이 없다.
이미 지금도 내 육신은 현철에 가까울 정도로 단단한 까닭이다.
다만 지금 필요한 건 풍-뢰-수-역의 힘과 팔문둔갑술의 힘을 모두 버텨낼 만큼의 그릇.
내 육체 그릇의 크기를 늘리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육체 수련이 빠지는 것은 아니오. 외려 금강불괴체신공의 주된 수련은 대부분 지독한 매질을 당하는 것으로 시작해, 신공의 구결을 암송하여 몸에 쌓인 불순물을 정화하고, 또 불경을 외움으로써 마음을 정화하는 데에 있소.”
“매질…… 말입니까?”
“그렇소.”
“……그렇군요.”
“허허! 진 문주. 매질이라니 다소 거북하실 터이나……. 어찌하겠소? 수련법이 그런 것을.”
순간 겸연쩍은 웃음으로 얼버무리는 공일대사를 보며 나도 씨익- 미소를 내걸었다.
“괜찮습니다. 대사님. 그러잖아도 제 십초무적공의 수련도 구타로 이루어진 터라, 웬만한 매질은 웃으면서 감내하는 게 접니다.”
그렇다.
매질…… 구타…… 폭력…… 같은 단어에는 나도 이골이 난 사람이다. 이거야.
솔직히 이 영역에서는 내가 중원 최고의 권위자란 자부심이 있기에 나는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여겼는데…….
“허……! 그렇게 쉽게 생각하실 일이 아니오.”
“네?”
“금강불괴체신공의 수련을 도와주시는 분들의 매질이……. 정말 보통이 아니라오. 얼마나 지독했으면 수련자 중 9할이 매질을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 수련을 포기하겠소.”
“에이……. 괜찮다니까 그러시는군요. 아닌 말로, 대사님이나 각원 스님이 직접 저를 매질해도 저는 능히 버틸 자신이…….”
“삼대 수호 신승들이시오.”
“네?”
“진 문주를 성심성의껏 도와주실 분들이…… 본 소림의 삼대 수호 신승 들이란 말이오.”
“???”
그 땡중…… 아니 그 영감님들이…….
아직 살아있다고?
* * *
소림 삼대 수호 신승.
무림사를 공부할 때 나도 익히 들어본 영감들이다.
그들은 공일대사보다 배분이 높은 굉자 배 스님들인데, 쉽게 말해 전대(前代) 소림사 최고의 고수들.
짐작하건대 개개인의 무공 역량이 주 영감님보다 약간 떨어지는 수준일 테니, 노구임을 감안하지 않으면 지금도 무림삼존일황에 뒤지지 않을 터였다.
근데 그런 무시무시한 스님들이 한 사람도 아니고 무려 셋?
그런 산송장들한테 매질을 당해야 한다고……?
‘왜 금강불괴체신공을 가르쳐 준다고 한 건지 알겠군. 이건 뭐…… 공짜로 전수해도 누가 배울 수나 있겠냐?’
한 마디로 지금 내 상황은…… 완전 답이 없었다.
“진 문주……. 빈승은 사숙들에게 금강불괴체신공을 외인에게 전수할 수 있도록 윤허를 받아오겠소. 잠시 기다리시구려.”
“네, 대사님.”
그렇게 자릴 비운 공일대사는 반 시진 후 다시 내 거처를 찾았고, 나는 그와 함께 삼대 수호 신승이 머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승분들이 사찰 안에 안 계시나 봅니다?”
“그러하오. 사숙들께선 강호에서 은퇴한 지 오래되신 터라, 인적이 드문 공동에서 불경을 탐구하시며 노년을 보내고 계시오. 그 때문에 무림엔 일체 간여하는 법이 없으나…… 금일 빈승이 무례를 무릅쓰고 간곡히 간청드려 윤허를 받았소.”
“……뭐라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사님.”
“아니오. 진 문주의 어깨에 중원 무림의 사활이 걸려 있지 않소. 귀하가 천마를 꺾는다면…… 그의 독주 아래 희생당할 수많은 인명을 살리는 것과 진배없으니, 불가에 몸담은 자로서 빈승은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할 뿐이오.”
공일대사의 말에 나는 새삼 어울리지도 않는 책임감 같은 걸 느꼈다.
솔직히 내가 어떤 인간인가?
나 같은 이기적인 인간도 이런 감정에 휩싸일 수 있음에,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절감하게 되었다.
“진 문주……. 이곳 공동 안에 사숙들이 계시니, 들어가 보도록 하시오. 빈승은 이만 돌아가겠소.”
“저 혼자…… 그분들을 만나란 말씀이십니까?”
“당연한 것 아니오?”
“후…….”
이윽고 매정하게 돌아서는 공일대사의 뒷모습을 살피다가, 나는 이내 공동 안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한 30여 보 걸어가자 나란히 가부좌를 틀고 둘러앉아 불경을 외는 노승들이 보였다.
보였는데…….
‘저건 또 뭐야……?’
노승들의 옆에 무식하게 생긴 쇠구슬이 주렁주렁 달린 기다란 채찍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게 아닌가?
나는 직감적으로 저 채찍에 처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시X!
“시주……. 그대가 금강불괴체신공을 수련하기 위해 소림을 찾은 손님이오?”
순간 가운데에 앉아 있던 노승이 날 향해 물었다.
나는 대번에 허릴 숙이고 포권지례하며 인사했다.
“장안 소천문의 문주 진소천입니다. 자세한 사정은 공일대사께 들으셔서 아실 겁니다. 염치 불고하고 세 분 신승께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러자,
“귀하가 당대 중원을 대표하는 고수라던데……. 맞소?”
이번에는 오른쪽에 앉아 있는 노승이 물었다.
보통 이런 상황엔 겸양 떨면서 손사래 치는 게 맞지만…… 나는 솔직한 내 생각을 담백하게 늘어놓았다.
“제가 뭐라고 중원을 대표할 수 있겠습니까…….”
“…….”
“다만 주 영감님과 검황 선배가 작고한 현시점에서, 싸움을 제일 잘하는 사람은 제가 맞을 겁니다.”
순간,
“크하하하하하하!!!”
“허허허허허허허!!!”
“하하하하하하하!!!”
공동을 넘어 숭산 전체를 터뜨릴 듯한 공력이 담긴 사자후가 노승들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게 아닌가?
‘미쳤군…… 한 사람 한 사람의 공력이 나랑 맞먹을 수준이야. 워낙 노구라 천마와 싸울 수는 없겠지만……, 이 정도면 마교 원로원의 어떤 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겠군.’
나는 신승들의 사자후에 진심으로 질려버렸다.
아마 내 공력의 근간인 태경심법이 순수 정양한 태극의 성질을 품지 않았다면, 세 사람의 사자후에 압도되어 오줌을 지렸을지 몰랐다.
“진 시주……. 대단하오. 우리의 사자후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걸 보니……. 그 나이에 그 정도 무공과 그런 배짱이라……. 왜 공일이 시주를 도우려는지 알겠소.”
“과찬이십니다.”
솔직히 대뜸 쓸데없이 사자후를 펼쳐 내 무공을 시험하려 한 노승들의 심보는 참 고약했지만.
그래도 스승이 되실 분들이니 괜한 반항심은 접고 공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자 가운데 노승이 나직한 음성으로 말했다.
“빈승은 굉오. 오른쪽은 굉자. 왼쪽은 굉성이라오. 우리 세 사람이 전력을 다해 시주를 돕겠소.”
“감사합니다. 그리고 말씀 낮추십시오. 비록 제가 소림의 정식 승려는 아니지만, 앞으로 세 분께 가르침을 받아야 하니, 어찌 보면 외부 제자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허허! 그리하지.”
순간 나는 구배지례라도 올려야 하나 망설였지만…… 그냥 생략하고 질문을 던졌다.
“스승님들……. 금강불괴체신공은 육체를 담금질하는 것뿐 아니라, 무공 구결을 암송하여 육신을 정화하고, 불경을 외워 마음도 정화한다고 들었습니다. 하면 어떤 구결을 암송하고 또 어떤 불경을 외워야 합니까?”
내 물음에 굉오대사가 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것은 육체의 담금질이 끝난 후 알려주도록 하마. 하루하루 돌아가면서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네 영육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잘 따라온다면 수련에 박차를 가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중도에 수련을 멈출 수밖에 없다. 그만큼 금강불괴체신공을 체득하기 위해선 말할 수 없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니까.”
“그러지 말고 한꺼번에 하시지요. 스승님들?”
“무어라?”
“하루하루 돌아가며 세 과정을 반복하면, 그만큼 수련 시간이 늘어날 거 아닙니까? 그냥 아침엔 매질하고, 오후엔 구결 외우고, 밤에는 불경 외우고. 한 마디로 한꺼번에 죄다 배우고 싶단 뜻입니다.”
내 말에 기가 막혔는지 세 신승들은 피식- 콧방귀를 뀌었다.
이윽고…….
“어디 한번 보자꾸나. 말만 번지르르한지. 그만큼 준비가 되었는지 말이다.”
촤르르르르르륵-!!!
순간 일언반구의 예고도 없이, 쇠구슬 달린 무시무시한 채찍이 나를 행해 빛살처럼 날아들었다.
‘와…….’
그 채찍을 보고 있노라니…….
참 어이가 없다.
양심적으로 이게 매질이야? 매질이냐고!
누가 봐도 사람 대가리 깨는 살인 기술인데, 시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