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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184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16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84화

#184화

 

 

 

 

 

광양산 수련터-.

 

수련터라 해봤자 일전에 백산이와 머물던 산중 협곡에 불과하지만.

 

인적이 드물고 수림이 펼쳐진 데다 열 식히기 좋은 폭포까지 끼고 있어 수련하기엔 최적의 장소라 할 만한 곳이었다.

 

나는 소천문의 모든 간부와 객식구를 대동해 수련터에 당도한 후 말했다.

 

“자……. 지금부터 수련 일정을 공표합니다. 일단 초실전 집중 수련이란 말 그대로 빡세게 수련하는 걸 의미합니다. 사실 언제나 빡세게 수련한 터라 별다를 게 없지만…… 그런데도 장황한 이름을 붙인 건 이번 수련이 진짜 힘든 여정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 말에 동벽 선생, 동동이 형제, 연우, 백산이, 백강, 소소, 일기에 독선 영감과 음양쌍마 할아범까지…….

 

다들 호기심 서린 눈이 되었다.

 

“우선……. 이 수련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결. 오직 싸움으로만 구성되는데, 오전-오후-야간으로 시간을 나누고 여러분은 정해진 시간에 나와 대련을 펼칩니다. 오전에는 백산이가, 오후에는 동동이 형제, 연우, 백강, 소소, 일기가. 야간에는 음양쌍마 할아범들이 날 상대하는 거죠.”

 

그러자 내 말에 중인들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아마 나 혼자 모두를 상대하겠다 하니 놀란 모양.

 

하나 나는 개의치 않고 말을 덧붙였다.

 

“수련은 20일간 이어질 테니, 여러분은 각자 싸우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엔 하산해 휴식 하십쇼. 물론……. 싸우다 보면 우리는 가끔 탈진하고, 혼절하고, 때로는 부상도 입겠지만…… 동벽 어르신에 독선 영감 같은 신의가 있으니, 걱정 말고 실전을 방불케 하는 싸움을 합시다. 쉽게 말해 몸 사리지 말고 시원하게 싸우잔 소립니다.”

 

그러자 어쩐 일인지 과묵한 음마가 넌지시 입을 뗐다.

 

“진 문주.”

 

“말씀하시오. 음마 할아범.”

 

“비록 문주가 원교 녀석까지 꺾은 고수라 하나…… 모든 사람을 혼자 상대하는 건 불가능하네. 하물며 이런 막무가내식 싸움을 무려 20일 동안 하겠다고? 나는 이런 무식한 수련은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네.”

 

음마 할아범의 말에 사람들이 고갤 끄덕였다.

 

하나 내가 이런 수련 일정을 짠 것은 나름의 근거와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음마 할아범의 말에 일리가 있지만……. 지금 내게는 여유가 없군요.”

 

“진 문주…….”

 

“그렇다고 내가 할아범을 우습게 보는 건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마시고. 다만 오전-오후 수련은 내 힘으로 백산이와 동생들을 감당할 수 있음에 무리가 없고…… 음마 할아범이나 양마 할아범도 동시에 상대하겠다는 게 아니니, 걱정 안 해도 된단 뜻입니다.”

 

“정말…… 할 수 있겠나? 아니 할 수 있다고 해도…… 나는 문주가 부상을 입지 않을까 걱정이군.”

 

그 순간.

 

동벽 선생이 때마침 끼어들었다.

 

“음마 선생. 그 부분은 심려하지 마시구려. 진 문주는 물론 모든 이들의 부상은 나와 독선이 책임질 테니. 그저 선생과 양마 선생은 진 문주를 성심성의껏 상대해주면 되오. 이번에 도움을 준다면 책임지고 선생의 한병을 완치시켜드리겠소.”

 

“음……. 동벽 선생 의견이 그러하다면 그리하겠소.”

 

그제야 음마는 결심이 섰는지 내게 고갤 끄덕였다.

 

하나 나는 그의 눈에서 불신을 읽었다.

 

아마 아직 내가 이런 강행군을 버텨낼지 미심쩍은 모양이었다.

 

“진 문주.”

 

그때…….

 

돌연 음마가 다시 말했다.

 

“과거에…… 문주처럼 말도 안 되는 수련을 감행하던 자가 있었지. 난 문주를 보면 그자가 떠오르는군.”

 

왠지…….

 

나는 음마가 말하는 ‘그자’가 누군지 알 것 같았다.

 

“혹시…… 마교의 인물이었습니까?”

 

내 물음에 음마가 피식- 미소 지으며 긍정했다.

 

“그러하네. 이미 망자가 되었으나…… 그자는 내가 아는 최고의 무재이자, 천하에서 가장 지독한 수련을 고집하는 사내였지.”

 

그 말에 양마 또한 입을 열었는데

 

“흐흐. 원천아. 전 살수회 대장을 말하는 거냐?”

 

“맞다. 꼭 진 문주를 보면 7호가 떠오르는구나.”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두 사람의 말을 듣던 연우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저기…… 어르신들? 소천 형님처럼 무공에 미친 사람이 세상에 또 있단 말입니까?”

 

나는 그 물음에 ‘그게 나다 이놈아!’라며 답할 뻔했지만, 목구멍까지 튀어나온 말을 가까스로 삼키며 씩- 웃고 말았다.

 

‘할아범들…… 아직 날 못 잊었던 거구나? 그나저나 보는 눈은 있는 양반들이로다.’

 

 

 

 

 

* * *

 

 

 

 

 

콰아아아아아앙!

 

백산이의 철권은 경쾌함과 장중한 맛을 동시에 살린 신공이었다.

 

모처럼 검을 버리고 적수공권의 싸움을 펼친 나는 불과 십여 초 만에 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백산아……. 봐주지 말고 때리라니까? 너도 이제 화경인데 그 정도 파괴력으로 고수 행세하겠냐? 적어도 맨주먹으론 강호에서 왕은 되어야지?”

 

하나 나는 일부러 백산이를 자극하며 녀석의 내면에 잠든 ‘야수’를 끄집어낼 생각이었다.

 

“맨주먹으론 지금도 강호 최강이거든?”

 

“지랄을 하세요. 너 사자림주 이지태 못 봤지? 그 양반 권강 보면 그런 소리 안 나온다. 네 철권이 이지태의 사자권을 이기려면 더 강력한 파괴력을 짜내야 한다고.”

 

“사자림주면…… 사도십괴 중 한 사람을 말하는 거냐?”

 

“맞다.”

 

“소천아. 나는 아직 젊잖냐. 그 사람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명성을 떨치던 고수고. 앞길이 구만리인 나랑 그런 노인네를 비교하면 안 되지.”

 

“염병.”

 

“뭐?!”

 

“젊은 놈이 더 강해야지 어디서 나약한 소릴 하고 자빠졌어? 장삼봉은 우리 나이에 무당파를 개파했다. 검황 선배만 해도 이립 이후 한 번도 진 적이 없다고 했으니, 너도 지금쯤 이지태를 이겨야 맞다고.”

 

“……이제 안 봐준다. 각오해라 진소천.”

 

“진작 그랬어야지. 들어와라.”

 

역시…….

 

백산이도 무공에 진심인 놈이라 유명한 사람들 이름을 읊으며 슬쩍 찌르니 크게 자극이 된 모양.

 

콰아아아아아아앙-!

 

녀석의 무지막지한 권강(拳罡)이 펼쳐지는 순간, 나는 철두공으로 받아낸 뒤 양 팔꿈치에 공력을 주입하고 칼날 삼아 좌우로 휘둘렀다.

 

휘이이익 휘이이이익!

 

그러자 날카로운 파공음과 터져 나오며 팔꿈치가 백산이의 안면에 다다랐는데, 녀석은 별안간 허공으로 도약해 그를 피하고 각법으로 응수 반격을 시도했다.

 

타타탓…….

 

나는 다시 쾌경보로 신형을 물렸다가 직선적인 일권을 지르며 거리를 좁혔고…….

 

백산이는 정면으로 내 주먹에 주먹을 꽂아버리는 상남자식 싸움을 고수하였다.

 

콰아아아아앙-!

 

권강과 권강의 격돌.

 

비록 대련이지만 우리는 그렇게 앞뒤 가리지 않는 승부를 펼쳤다.

 

‘후……. 이대로 야간 대련까지 괜찮을까? 아니 오늘은 괜찮다 해도…… 이런 짓을 20일이나 무사히 할 수 있으려나?’

 

하나 나는 이내 두 가지 고민에 봉착했다.

 

그것은 힘 조절과 맷집 문제였는데, 일단 힘 조절에 있어 나는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이다.

 

왜냐?

 

지금 내 공력을 여과 없이 쓰면 백산이나 동생들은 감당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현재 내 공력은 9갑자를 상회한다.

 

음양쌍마라면 모를까 백산이나 동생들에게 전력을 다하면 녀석들로선 버텨낼 재간이 없을 터였다.

 

문제는 힘 조절이란 게 상당히 어려울뿐더러 또 힘을 조절하면서 수련의 이점까지 극대화하려면 나는 완벽한 완급조절을 이뤄내야만 했다.

 

또한 두 번째 고민은 첫 번째 고민보다 더 난해했는데…….

 

그것은 내 육체가 아직 ‘미완성’인 데서 기인한 문제로 지금의 나는 전생의 수련 총량을 반의반도 채우지 못한 상태였던 것이다.

 

‘음……. 이런 강행군을 20일이나 지속하면 육체의 맷집이 한계에 다다라 몸이 터질지도 모르겠는데?’

 

공력이나 깨달음은 기연으로 하루아침에 완성할 수 있으나…….

 

무릇 육체는 끝없는 담금질을 통해서만 하나의 완벽한 ‘그릇’이 되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내겐 무엇보다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너 지금 혹시 딴생각하냐?”

 

그때…….

 

주먹을 지르던 백산이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고 보니 천하의 내가 싸우다가 딴짓을 하는 날이 다 있군.

 

나도 참…… 정신 나갔다.

 

“딴짓을 해도 너는 이길 수 있으니 상관없지 않을까?”

 

“뭐야? 이게 진짜 누굴 병X으로 보나…….”

 

백산이가 눈썹을 팔자로 그리며 노기를 드러냈다.

 

나는 외려 호통을 지르며 ‘방귀 뀐 놈이 성내기’ 전법을 시전해버렸다.

 

“닥쳐라!”

 

“???”

 

할 말 없을 때는 그냥 악다구니 쓰는 게 최고고 그것도 안 될 때는…….

 

콰아아아아앙!

 

그냥 냅다 후려 패는 게 상책.

 

내 철두공이 백산이의 정수리에 그대로 작렬하는 순간이다.

 

 

 

 

 

* * *

 

 

 

 

 

정오부터 시작된 오후 대련에서도 나는 지치지 않은 채 싸움을 지속했다.

 

백강이와 연우는 이십사수매화검법을 전력으로 퍼부었고, 일동, 이동, 삼동이는 그간 배운 무공을 여과 없이 펼쳤는데, 나는 소소와 일기에게 암기까지 사용하라 지시한 터라 천지사방을 굴러다니며 치열한 공방을 벌여야 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나는 동생들이 부상을 입을까 싶어 힘 조절을 했는데, 다수를 상대하면서도 완급조절에 신경 쓰다 보니 확실히 감각은 넓게 트이는 느낌이었다.

 

하나 늦은 밤 시작된 야간 대련은 내게도 고된 싸움이 아닐 수 없었다.

 

날 돕는 백산이나 동생들 음양쌍마야 돌아가며 싸우니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휴식도 취하지만…….

 

나는 쉬지 않고 그들을 상대해야 했기에 정신적으로 급격히 피로가 쌓이는 기분이었다.

 

물론 그런데도 나와 음양쌍마는 매우 치열하고도 알찬 대련을 펼쳤다.

 

우리는 각자 필살기인 빙강과 음양합마공을 배제한 상태에서 싸웠는데, 그런데도 주변의 거목들이 송두리째 뽑히고, 기암괴석이 가루가 되는 등 살벌한 결투의 흔적이 남을 정도였다.

 

“문주. 오늘은 이쯤 하지. 자네도 자네지만 우리도 지쳐서 안 되겠군.”

 

“그러게……. 네놈이야 한병을 앓으니 그렇다 쳐도, 내가 힘들어 안 되겠다. 진 문주! 어차피 20일이나 싸울 거라며? 오늘은 적당히 쉬자고.”

 

동이 트기 전 새벽녘.

 

음양쌍마의 권유에 나도 고갤 끄덕였다.

 

“그러시죠.”

 

이윽고 종일 싸움을 지켜보던 동벽 선생과 독선 영감은 나와 음양쌍마의 자잘한 부상을 치료했고, 동벽 선생을 제외한 세 사람은 이내 하산하여 소천문으로 돌아갔다.

 

어느덧 떠오르는 여명을 맞으며 수련터에는 나와 동벽 선생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소윤 애비.”

 

“네.”

 

“예상대로군. 현경을 뚫은 지금의 자네는 천마를 제외하면 강호에서 적수를 찾기 힘들 걸세. 강백산만 해도 대단한데, 거기에 동생들과 음양쌍마의 부상까지 신경 쓰며 완급조절을 한데다 쉬지 않고 종일 싸웠으니…….”

 

나는 진작부터 동벽 선생의 식견이 대단함을 알았기에 궁금증이 일었다.

 

“그 정돕니까 어르신.”

 

“이를 말인가? 물론 소림의 공일이나 무당파의 허원이면 자네와 호각을 이루겠지만, 그들은 워낙 고령이라 지구력이 부족할 걸세. 한마디로 자네처럼 동일한 힘을 꾸준히 사용하기 힘들단 소리지.”

 

“결국 장기전으로 가면 제가 이긴단 거군요?”

 

“그렇지. 물론 단숨에 끝나는 승부라면 반대로 자네가 패할 수 있겠으나 자네가 어디 그럴 사람인가?”

 

“어림도 없죠.”

 

“허허! 하나 문주.”

 

“네.”

 

“이런 강행군을 20일간 지속할 수 있겠나?”

 

“문제없을 줄 알았는데…… 솔직히 쉽지 않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흑마왕과 백마왕을 연이어 꺾으려면 해내야지요. 게다가 제 목표는 결국 천마잖습니까? 그자를 이기려면 이것도 한참 부족한 실정입니다.”

 

내 심경 토로에 동벽 선생은 잠시 고민하는 눈치였다.

 

그러다 이내 나직이 입을 열었는데.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한데…….”

 

“뭡니까 어르신?”

 

“혹시…… 팔문둔갑(八門遁甲)을 아는가?”

 

“팔문둔갑이라면…… 술법 아닙니까?”

 

“맞네.”

 

“한데 왜…….”

 

“아무래도 자네……. 술법을 써야 할 듯하군.”

 

내가……. 술법이라고?

 

하다 하다 이젠 술법까지 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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