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02화 (완결) | 판타지 소설 | 무료소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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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02화 (완결)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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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02화 (완결)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02화. 에필로그-下

 

 

 

-사랑해요, 유렌. 진심으로요.

유렌이 그렇게 툰드라의 열정적인 고백을 받은 것은 6년 전, 엘프와 대마도사를 전부 쓰러트린 후였다.

그전까지는 위험한 상황이 이어지는 데다, 상대하는 적들의 강대함 때문에 꾹꾹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나자, 이젠 그 안도감에 애써 죽이고 있던 감정이 드디어 폭발한 것이다.

-아~! 저도요~.

-「제, 제가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 어, 언제들 온 거야!

문제는 그 고백을 그녀 혼자만이 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고위 마법사인 툰드라가 아예 날을 잡고, 주위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철저히 여러 마법과 결계까지 쳤다.

하지만 셀레나와 아메리아 역시 고위 마법사다.

게다가 아메리아의 언령 마법은 이런 보조 쪽으론 툰드라를 훨씬 능가했으니 뚫고 들어오는 건 그들에게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세 명이서 한창 투닥대던 중, 가만히 생각하던 유렌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마음은 고맙지만, 나는….

-잠깐! 이거, 대답이 너무 빠른 거 아니야? 잠시, 잠시만!

하지만 그 말은 툰드라의 비명과도 같은 말에 막히고 말았다.

평상시 침착한 얼음과도 같던 그녀의 상태는 이미 어딘가에 날아간 상태였다.

-이, 일단 내가 싫은 건 아니지?

-그건 당연하지. 네가 널 싫어할 리가 있나. 

-윽!

단숨에 나온 유렌의 부정에, 툰드라는 자신도 모르게 다시 얼굴을 붉히고 인상으로 가득한 얼굴도 조금은 풀렸다.

-그, 그러면….

-툰드라. 그리고 아메리아와 셀레나.

유렌은 툰드라뿐만이 아니라 옆에서 조마조마하게 둘을 지켜보던 아메리아와 셀레나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너희들이 나에게 애정을 품고 있는 것은 당연히 이미 알고 있었어.

-!

-「저, 정말로요?!」

-그럴 것 같긴 했어요~. 알면서도 모르는 척~!

이미 어느 정도 눈치챈 셀레나만이 놀라지 않는 가운데, 유렌은 계속 말을 이었다.

-나 역시, 너희에 대해 호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너희가 나에게 가진 그 정도로 커다란 정도는 아니야. 난 너희 중 누구도 선택할 수 없어. 그저 모두 비슷한 정도로만 호감을 느끼고 있으니까.

유렌은 담담한 말투로, 어떻게 보면 잔인한 말을 하며 그녀들의 고백을 거절했다.

너희 중 그 누구도 선택할 수 없다고 말이다.

유렌은 전생 시절, 항상 전장에 몸을 담그면서도, 연인이 생긴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

사랑이야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피어나는 법이니까.

하지만 그런 사랑의 결과는 항상 참담했다. 눈앞에서 몇 번이나 죽어 나가는 연인을 계속 보아야 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유렌으로 다시 태어났을 때 그는 무의식적으로 항상 마음속으로 선을 그어 놓고 있었다.

자신과 함께하는 반려가 죽는 모습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 말은 결국, 저희를 좋아하지 않는 것도, 저희 외의 다른 사람을 따로 사랑하는 것도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유렌이 그렇게 밀어냈음에도, 아메리아의 보석 같은 푸른 눈은 이글거리고 있었다.

아니,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툰드라와 셀레나 역시, 같은 눈과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그래.

유렌은 드물게도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 그렇다면 앞으로 각오해. 이제부터 그 모자란다는 감정을 가득 키워 줄 테니까.

-전 모두가 함께해도 상관없어요~. 혼자서 독점하리란 생각은 하지도 않았으니~.

-「부, 분명 왕국의 고위 귀족은 4부인까지 맞이할 수 있긴 한데…!」

유렌은 포기하지 않을 거라며 불타는 세 명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마음이 쉽게 변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면서.

 

* *

 

그리고 현재.

“아빠아-! 내일도 또 봬요! 꼭이요! 꼭! 꼭꼭!”

“엄마 말 잘 듣고 있을게요!”

“쿠우울-.”

‘…결국 내가 넘어갈 줄이야.’

유렌은 각각 툰드라와 셀레나, 아메리아에게 업혀 가는 두 딸과 아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갑자기 떠오른 예전 생각에, 조금은 민망함을 느끼면서.

-유렌! 이거 어때? 내가 처음으로 도전한 요린데. 같이 먹지 않을래?

-아하하~! 그런 거 먹다간 아무리 7레벨이라고 해도 배가 박살 나요~. 저랑 맛있는 고깃집에 가죠~! 봐 둔 곳이 있거든요~!

-「저, 저는 케이크를, 후식을 구워봤어요!」

조금 어설프고 가끔은 서로 투닥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그녀들의 협동 공격들에 유렌은 생각보다 빨리 함락된 것이다.

애초에 그녀들만큼 강한 애정은 아니었어도, 호감 자체는 가지고 있었던 유렌이었으니 그렇게까지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녀들을 받아들인 것은 고백으로부터 1년 후.

그리고 셋이 각자 아이를 가진 것은 그로부터 겨우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아이를요? 그거 축하드려야 할 일이군요. 음? 영혼과 몸의 괴리 말입니까? 괜찮습니다. 그 대마도사를 처리한 이후, 유렌. 당신의 육체와 몸은 완벽하게 일치화되었으니까.

루시아는 유렌이 누군가를 임신시켰다는 말에, 조금 놀라면서도 그를 축하했다.

본디 유렌은 소드마스터의 영혼과, 마법사의 육체를 지닌 자. 그것은 계속 하나로 융합되지 못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루시아가 처음에 유렌을 만났을 때, 몸과 영혼이 각각 두 개로 보였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유렌이 7레벨이 되어 육체가 재구성되고, 다른 대마도사- 레니안이 소멸해 영혼이 안정되자 그것은 변했다.

영혼과 육체가 하나로 융합되어버린 것이다.

-즉, 당신의 아이가 생겨도, 괜찮습니다. 그 아이는 오롯이 당신의 영혼과 육체가 함께 융합된 상태에서 생긴 아이니까요.

루시아는 그렇게 말하곤 싱긋 웃으며 유렌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그나저나 축하드립니다. 그나저나 상대는 누군가요. 아메리아인가요? 아니면 툰드라?

물론 그 축하는 사실을 밝히기 전까지만이었긴 했지만.

-음, 그게.

-…예? 셋 모두 한꺼번에?! 오. 이런. 데르빗이시여! 이건 무슨 종마도 아니고 무슨…!“

-크, 크흠.

그렇게 루시아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경악한 임신 소동 이후, 열 달이 지나 세 아이가 거의 동시에 건강히 태어났다.

유렌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이다.

조금은 특이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가족이.

‘이게 행복이겠지.’

유렌은 각자의 모친들과 함께 집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자신만의 도시를 세웠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 사람들에게서 자식들을 보았다.

전 대륙에 뻗어다가는 거대한 명성이 있으며 누구에게나 존경받았다.

하지만 마냥 유렌은 마냥 그 행복만을 가만히 누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에게는 아직 해야 하는 것들이 있으니까.

“자, 그럼….”

두근-!

유렌은 다시 심장 속에서 계속 움직이고 있는 마력의 꿈틀거림을 느꼈다.

이 꿈틀거림은 최근 들어 가슴속에서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지난 6년의 세월.

유렌은 도시를 세우고, 가족을 만들고, 세계를 구하면서도 절대로 놓지 않았던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레니안이 자신에게 일부나마 보여준, 아직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윗 단계에 대한 탐구였다.

‘레니안이 나에게 마지막으로 보여준 그것이기도 하지.’

유렌은 그 가슴의 꿈틀거림을 눈을 감고 조용히 느끼다가, 곧 북동쪽으로 고개를 재빠르게 돌렸다.

“!”

무언가, 불길하고 이질적인 무언가를 느낀 것이다.

‘거인족인가? 역시 다시 왔군.’

세상이 많이 평화로워졌다고는 하지만, 정말 급작스럽게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 

심지어 지금 느껴지는 것은 전과 비교도 되지 않을 규모였다.

‘이래서 마음을 놓기 어렵다니까. 정말 별별 일이 다 일어나는군.’

원래대로라면 역사에 등장하지도 않을 거인들까지 이렇게 나타났으니 말이다.

유렌은 자신의 애병인 새하얀 스태프를 들고 서서히 공중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예전엔 원수였지만, 그럼에도 그에게 다시 기회를 준 레니안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지금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그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 *

 

“커허허헝-!”

“크르르릉-!”

대륙의 거의 끝이라 불리는 한 북동쪽의 어느 초원.

해안가에서 조금 떨어진 이 넓은 평원에 수많은 거인들이 서 있었다.

쿠우웅-! 쿠우웅-!

거의 30m가 넘어 보이는, 크다 못해 어지간한 작은 언덕 같은 키와 덩치.

거대한 몸 전체에서 느껴지는, 어지간한 고위 마법사보다도 강력한 마력.

그리고 무엇보다 온몸 가득히 치장하고 있는, 크고 강력한 마도구들.

못해도 수백 단위인 그 거인들은, 모두 남서쪽을 노려보며 분노하고 있었다.

“크르르릉! 유렌… 슈나이더-!”

그리고 거인들 한가운데에 대장으로 보이는 한 거인은 다른 이들보다 특출나게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다른 거인들보다 최소 10m 이상은 더 크고, 몸 전체에 넘실거리는 마력도 남들의 배 이상은 되어 보이는 존재였다.

그는 다른 거인들보다 더욱 분노하면서, 4년 전. 자신에게 굴욕을 준 인간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이번엔…. 크르르릉-! 저번처럼은 안 될 거다!”

쿠우우웅-!

분노에 찬 대장 거인이 발을 한 번 크게 구르자, 온 계곡이 통째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강대한 마력이 평원 전체에 퍼지니, 이 주변엔 거의 지진에 가까운 강력한 진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겨우 한 거인의 발구름으로 말이다.

4년 전.

비록 이쪽의 대륙보단 작긴 하지만, 서쪽 대륙을 통째로 제패한 거인족.

그 족장 중 하나인 타르듐은 20여 명의 부하와 이 대륙으로 넘어왔다.

간단한 이 대륙의 탐색과 함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쓸어버리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듣기로는 나약한 인간 따위가 지배하는 대륙이라고 하니, 그들 수만 마리가 몰려와도 전혀 무섭지 않았고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겨우 며칠도 되지 않아, 처절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도시 몇 개를 부수자. 어디선가에서 나타난 수십 명의 인간. 

아니, 정확히는 그들 중 한 명에게 철저하게 당한 것이다.

“크르르르릉-!”

타르듐은 4년 전의 생각만 해도, 이가 갈렸다.

당시 부하들은 3명만 빼고 전멸. 

자신은 한쪽 팔과 눈을 잃고 간신히 원 대륙으로 굴욕스럽게 후퇴할 수 있었다.

그 후 주술사를 닦달해 어떻게든 팔과 눈은 재생할 수 있었지만, 거인들 내에서 그의 명성은 땅에 떨어졌다.

겨우 인형보다도 작은, 연약한 인간들 따위에게 패했다고 말이다.

그 후로 4년.

그는 모든 것을 긁어모으고 모든 것을 동원해서 이곳에 다시 왔다.

파아앗-!

자신은 물론이고, 수백의 병력을 모두 강력한 마도구들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하나만으로도 어지간한 마법을 반감시키는 강력한 마도구들이 최소한 거인당 4~5개씩은 들고 있었다.

그 외에도 안 그래도 강력한 거인들의 공격력을 증폭시키는 무기에, 만일을 대비해 신체 능력까지 더 상승시켜주는 보조 마도구까지.

“크르릉-! 족장님! 이쪽으로 가면 놈이 살고 있다는 도시까지 이틀이면 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엔 그때와는 달리, 주술로 놈에 대해 이것저것 조사까지 해 온 상태다.

타르듐은 넘치는 자신감으로, 분노까지 잠시 잊어먹고 미소를 지었다.

놈의 근방에 있는 것을 모조리 부수고, 그 절망하는 얼굴을 본 채로 박살 낼 생각에 말이다.

“크르르릉-! 좋아, 그럼 모두…!”

쿠콰아아아앙-!!

우지지직-!

타르듐이 진격의 명령을 내리려 막 입을 연 그 순간.

하늘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떨어져, 거인들 사이로 직격.

다수의 거인을 통째로 으깨버렸다.

“크르르르릉?!”

“오? 겨우 죽은 게 열 명? 이것들 봐라. 준비를 아주 단단히 했군.”

놀란 거인들이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한 인간이 공중에 둥둥 떠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비슷한 로브들을 입은, 수백 명의 마법사와 함께 말이다.

“인가아아안-!”

“크롸롸롸롸롸-!!”

분노한 거인들이 외친 거대한 고함은, 곧 하늘에서 들려온 그보다 우렁찬 드래곤의 울부짖음에 짓눌렸다.

저 높은 상공에서 어느새 성룡 이상으로 커져 버린 화이트 드래곤 레인이 나타나 땅 위의 거인들에게 브레스를 뿜기 시작한 것이다.

“크르르릉-! 네놈! 유렌! 유렌 슈나이더어어!”

한편 오로지 유렌만을 노려보는 타르듐은, 눈에 핏물이 흐르도록 고함을 터트리며 외쳤다.

“크르릉-! 여기까지 스스로 오다니! 네놈! 겨우 저 나약한 인간들과 드래곤 한 마리 따위를 믿나? 어리석구나! 내가 네놈의 모든 것을 빼앗고, 부수며, 죽여주겠다아아!”

타르듐은 온몸의 마력을 폭발시켜 공중에 떠 있는 저 자그마한 애송이에게 달려들었다.

부아아아아앙-!

40m가 넘는 거대한 거인이 전력을 다해 소리를 몇 배나 넘는 속도로, 언덕만 한 무기를 휘둘렀다.

그곳에는 소드마스터를 간단히 뛰어넘는 엄청난 마력이 담겨 있었다.

말 그대로 맞으면 산 몇 개쯤은 간단히 날려 버릴 수 있는 일격.

하지만, 그 일격은 유렌의 몸에 닿지 못했다.

“너 따위가, 그게 가능해 보이나?”

터어엉-!

유렌이 순식간에 친 평범한 실드 하나에 힘없이 튕겨 나와 버린 것이다.

‘…!!’

오싹-

이건 말도 안 된다.

타르듐은 몸을 떨며 뒤로 물러났다.

저 인간이 강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때는 절대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건 도대체…?!

두근-!

유렌은 아무 말 없이 거인을 내려다보며, 가슴 속 마력의 꿈틀거림을 느꼈다.

그 꿈틀거림은 어느새 심장을 강하게 진동하게 하고 있었다.

두근두근-!

그리고 그 진동은 온몸의 마력을 배 이상으로 증폭시키고 있었다.

마법을 익히고 나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유렌은 이제 자신의 몸 상태를 깨달으며 씨익 하고 웃었다.

지금 자신의 몸은 껍데기를 깨고 있었다.

지난 6년간, 항상 위의 잔향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결과였다.

파아아앗-!

그리고 이젠 몸의 껍질이 깨져버린 그 순간. 유렌의 몸에서 아주 강렬하고 밝은 빛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아…!”

“저, 저건?!”

한 레벨의 끝을 알림과 동시에, 다음 레벨의 시작을 알리는. 그 밝고도 기묘한 색의 빛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의 눈에 들어가 두 가지 사실을 알렸다.

대륙을 지키는 영웅. 

유렌 슈나이더가 지금 8레벨에 오르고 있노라고.

“크, 크르르릉-!!”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모든 거인은, 결코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것을 말이다.

그렇게 대륙의 모든 책에 반드시 기록될, 또 하나의 전설적인 전투가 그렇게 시작되었다.

 

* *

 

8레벨의 마법사가 새롭게 탄생했다는 소식과, 재침략한 거인들의 군대가 전멸했다는 두 소식은 순식간에 대륙에 퍼져나갔다.

왕국의 여왕과 제국의 황제. 그리고 신성국의 교황은 크게 기뻐했으며,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은 기뻐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워했다.

한 사람이 너무나 엄청난 힘을 지녔으니까.

세간에서는 ‘그가 몸을 한 번 일으키면, 대륙의 통일은 어렵지 않다’라고 말할 정도였고 실제로 그렇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패왕이 되려 하지 않았다.

도시를 발전시키며, 사람을 키우고, 마법들을 새로 만들었지만, 대륙 통일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대륙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것을 앞장서서 해결할 뿐, 그 이상의 행동은 하지 않았다.

“왜 당신께선 더 큰 야망을 품지 않으시는 겁니까? 당신께서 일어만 나신다면…!”

그래서 가끔, 어느 욕심에 눈이 멀어 간이 부어버린 몇몇은 그렇게 묻곤 했다.

그를 이용하여 권력을 잡으려 애쓰는 이들 중에서 그랬다.

뻐억-! 빠악-! 쿵-!

그럴 때마다 당대 제일의 대마도사는, 그저 스태프로 반쯤 죽을 때까지 두들겨 패버린 다음, 나지막이 말할 뿐이었다.

“우선 네가 그 야망의 밑바닥서 지옥처럼 굴러보련? 일단 몇십 년 정도만 말이야.”

유렌은 그저 그렇게 자신이 즐기며 만족할 수 있게 살아갔다. 

대륙을 구하고, 비극을 막으며,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배움이 필요한 이에겐 그것을 가르치는 그런 삶을.

약 130년 후, 수명이 다해 후손들에게 둘러싸여 만족하며 눈을 감는 그 날까지.

계속 그렇게.

 

* *

 

대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의 세운 도시 프리지안.

새하얗고 거대한 화이트 드래곤이 수호를 맹세했다는 그곳.

그 거대 도시는 영웅이 숨을 거둔지 백여 년 후. 

이미 기울어져 가는 제국을 대신해, 제국의 이름을 가져갔다. 

그 후에도 프리지안은 결코 불필요한 피는 흘리지 않았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전쟁도 있었고, 나라가 통째로 흔들리는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들을 이겨나가며 대륙을 수호하였다.

가장 위대한 영웅이자 선조가 남긴 의지는 이렇게 대륙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아주 오랜 세월 동안.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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