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0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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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3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00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00화. 에필로그-上
엘프라는 종족 전체와 한 명의 대마도사가 사라진 치열한 싸움의 6년 후.
옛 공국령을 지나는 한 넓은 대로.
그곳에 제국의 문양이 박혀있는 화려한 마차가 제법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우…우와아아-!”
그리고 그 마차 안에 있는 십대 초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소년은, 창밖을 보며 감탄하며 소리쳤다.
소년의 갈색 눈은 흥분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마치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세, 세론! 밖을 봐봐! 크고 화려한 마차들이 한두 대가 아니야! 게다가 마도 마차들도 저렇게나 많이!”
“하하. 그렇습니까? 하긴 마도 마차들은 워낙 제국에선 보기 힘들긴 하죠.”
작은 주인의 호들갑에, 중년의 집사는 웃음 지으며 창밖으로 시선을 향했다.
“오-호! 정말이군요!”
소년의 말이 좀 과장됐다고 생각했던 집사는, 그의 말이 완벽하게 사실임을 깨달았다.
넓고 잘 정돈된 대로를 달리는, 수많은 화려한 마차들.
게다가 그 비싸다는 마법을 동력으로 돌아가는 말이 없는 마도 마차들도 간간이 눈에 보였다.
제국의 심장이라 불리는 도시. 제도의 중앙 대로와 비교해봐도 전혀 밀리지 않는 광경을 보며, 집사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최근 들어 더욱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곤 들었지만, 아직 도시까진 한 시간 이상 남았는데도 이렇다니.’
그렇다면 당연히 과장되었을 거로 생각했던 ‘그’와 저 도시에 대한 소문들도 전혀 거짓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집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제부터 작은 주인과 자신은 그곳에 직접 가 무려 그를 직접 만날 계획이다.
안 그래도 조금씩 긴장하고 있던 육체가 조금씩 떨려왔다.
“와아-! 세론! 아직 멀리지만 도시가 조금씩 보여!”
한편, 속 편한 어린 주인은 집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성벽을 보며 크게 소리쳤다.
“저, 정말이군요. 여기서도 보이다니.”
집사는 제법 먼 곳에서도 뚜렷하게 보이는, 높고 우아하게 우뚝 서 있는 새하얀 성벽을 보며 다시 한번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 저것이 6년 전.
완전히 박살 나버린 공국의 수도를 대신해, 새로 세워진 도시.
그리고 대륙 제일의 영웅이 다스린다는 도시.
바로 프리지안이었다.
* *
“어서 오십시오! 전하! 저희 프리지안에!”
약 3시간 후.
제국의 제도보다 더 크고, 심지어는 왕국의 베르헨만큼이나 커다란 도시.
프리지안에 들어온 소년과 집사, 그리고 그 호위병들을 튼튼한 몸을 지닌 보라색 로브의 마법사가 반갑게 맞이했다.
“아, 아. 반갑습니다. 그… 엘빈 슈르닐 경.”
“세이지 엘빈이시죠? 기사 작위를 받으실 정도라고 착각할 정도군요. 허허헛.”
소년, 아니 제국의 황자가 떠듬거리며 마법사에게 인사를 하자 집사가 재빨리 황자의 실수를 메우려 입을 열었다.
“하하핫.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드립니다. 황자 전하.”
“아, 아하하….”
집사는 재빠르게 맞춰준 20대 중반의 청년 마법사에게 감사의 표시로 고개를 살짝 숙였다.
‘후우. 전하께 최대한 속성으로 예절 교육을 시켜드렸지만, 아직 많이 모자라시는군.’
그가 모시는 소년, 4황자 하이넨은 불과 반년 전까지만 해도 한 한적한 시골 기사 집안의 막내아들이었다.
우연과 우연이 겹쳐 황제의 사생아라는 것이 밝혀지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곧바로 황자로 인정받은 그였지만, 기반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기에 위태롭기 짝이 없었다. 권위고 뭐고 이전에 목숨 자체가 위태로운 것이다.
별로 너그러운 편이 아닌 1, 2황자들은 그를 좋게 맞아 주지 않았고, 그나마 온화한 3황자는 이미 왕국 여왕의 국서가 된 지 몇 년이나 지났었으니까.
그래서 소년은 윗 황자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기 위해, 마법사가 되려 이곳으로 유학을 온 것이다.
대륙 최고의 영웅이자 대마도사가 세운 거대한 마탑의 도시.
프리지안에 말이다.
“아. 아. 세이지 엘빈. 여기 베스피론 경께서 보내신 안부 편지입니다.”
“오! 감사드립니다. 전하! 하하. 할아버지께선 여전히 건강하신지요?”
“예, 예! 그렇습니다. 아주 튼튼하십니다.”
그런 그를 맞이하는 역할로 바로 제국의 와이번 기사단장 베스피론의 손자, 엘빈이 지원한 것이었다.
그는 비록 간부까진 아니었지만, 이곳에서도 나름 촉망받는 마법사 중 하나다.
이 도시를 새로 짓기 전 왕도 베르헨 근방에 있던 옛 스태프 오브 파워 마탑에서부터 ‘그’와 함께한 인재니까.
황자라곤 하지만 지지 세력 하나 없는 사생아 출신인 하이넨이 그에게 조심스레 대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다.
일단 다른 것을 떠나, 이곳의 선배이기도 했고.
“자, 그럼 약 2시간 뒤에 마스터랑 만나실 예정이시니, 슬슬 출발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그사이 부족하게나마 이곳에 대해 안내도 해드리겠습니다.”
“아, 정말입니까? 꼭 부탁드립니다!”
집사가 뭐라고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하이넨은 눈을 반짝이며 엘빈에게 달라붙었다.
하이넨은 비록 기사의 자식으로 자라긴 했지만, 본래부터 마법사를 꿈꿨었다.
대략 6여 년 전. 한 대마도사이자 영웅이 여러 전설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그 동경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곳은 소년으로선 마치 꿈의 장소와도 같은 곳으로 보였다.
비록 핏줄이 밝혀져 자신들을 키워준 가족들과 작별한 것은 슬펐고, 그렇게 향한 제도는 살벌하고 무서웠다.
하지만 그 신분 덕에 이렇게 유학을 올 수 있었으니 세상일은 참 알 수 없었다.
“그럼 가시죠. 전하.”
“예!”
하이넨은 앞장서는 엘빈의 뒷모습을 재빨리 따라가며 외쳤다.
두근거리며 기뻐하는 마음을 제대로 억제하지 못하면서.
* *
“이곳은 원래 공국의 수도였을 때부터 있었던 관공서였습니다. 유일하게 이 근방에서 파괴를 피해, 이곳으로부터 모든 것이 다시 지어지기 시작했죠.”
“오오! 굉장한 의미가 있군요!”
“아, 그리고 저것은, 그 엘프들과 싸울 당시. 수도 한복판에 커다란 구덩이가 파인 흔적입니다. 자. 살짝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깊죠? 사실 다 메울 수 있었지만, 그 상황을 기억하기 위해….”
“우와! 이렇게나 깊다니!”
“저곳은 대륙 최고의 마도구점. ‘레드 라이트닝’의 둘밖에 없는 직영점입니다. 그 베두인 님께서, 왕도 베르헨에 있는 본점보다 더 오래 머무르시기로 유명하죠.”
“그 유명한 레드 라이트닝! 나중에 꼭 한번 가고 싶군요!”
마스터를 만나기 전, 엘빈은 하이넨 황자를 중심부로 안내하며 지나치고 있는 건물이나 장소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하이넨 황자는 씰룩이는 입꼬리를 참지 못하며, 그 하나하나에 흥분하고 있었다.
당연했다. 이곳은 최강의 대마도사이자 영웅인 유렌 슈나이더가 직접 세운 마탑이자 도시.
어릴 적부터 동경했던 그의 발자취가 남겨진 이곳을 보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국을 멸망시키려 한 데다, 전 대륙이 말려드는 여러 전쟁을 일으키던 사악한 종족. 엘프과 싸우던 잔향들이 마치 도시 전체에서 느껴지는 것만 같아!’
6년 전.
모든 일을 끝낸 유렌은 엘프라는 종족이 실존했고, 그들이 숨어서 각종 음모를 꾸몄으며, 끝내는 공국에 이런 거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대륙 전체에 발표했다.
처음엔 아무리 대마도사인 유렌이라고 해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 또한 많았다.
본래 엘프란 환상에서나 나온다는 종족이었으며, 거기서도 선하고 착한 이들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탓이었다.
하지만 제국의 황제와 왕국의 여왕. 그리고 신성국의 교황이라는 강대국과 거대 종교 단체의 수장들이 모두 한 입으로 그의 말을 긍정하자, 대륙의 여론은 반전되었다.
게다가 멀리서지만 싸움을 지켜본 공국 주민들의 증언까지 합쳐지자 더 말할 것도 없어졌고 말이다.
“그래서 유렌 님은 살아남은 공국 시민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이 도시를 직접 세우셨다지요? 모두의 추앙을 받아서요!”
“아, 예. 맞습니다. 황자님.”
“아아! 역시! 그래서 기존의 공국의 권력자들도 순순히 무릎을 꿇고 들어왔다는, 아름다운 이야기까지 연결이 되겠지요!”
엘빈은 마치 갑자기 성격이 달라진 것처럼 부르르 떨고 있는 황자를 황당한 눈으로 보며 안내를 계속했다.
이 황자. 마스터와 이곳을 굉장히 좋게 보고 있는 건 좋은데, 뭔가 그 정도가 약간 심한 것 같았다.
유렌이 이 근방 시민들의 추앙을 받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공국의 힘 좀 쓰는 이들이 순순히 권력을 포기할 리가 없지 않은가.
-으으윽! 항…복…합니다! 크흐흑!
다만 기본적인 전력 차가 너무나도 큰데다, 이쪽에 명분까지 있어 사실상 울며 반강제로 들어온 것이다. 싸워봐야 도저히 상대되지 못하니까.
하지만, 뭐 그런 것을 굳이 자세히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자아, 그럼 이쪽으로….”
그렇게 이런저런 장소를 안내하던 엘빈은 약속 시간 30분 전이 되자, 슬슬 황자를 중앙 마탑의 건물 쪽으로 안내했다.
“오오! 저, 저것이! 멀리서 봐도 대단하지만, 역시 가까이서 보니 더욱더 멋지군요!”
도시의 한복판에 있는 중앙 마탑 건물은, 바로 왕도 베르헨 근방에 있었던 석산을 통째로 깎아 만든 거대한 석조 건물이었다.
그것을 유렌이 이곳으로 거뜬히 옮겨 온 것이다.
게다가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 건물 위로 비슷한 크기의 건물이 두 개가 더 추가되어, 더욱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역시 대륙 최고의 마탑의 중앙 건물답습니다!”
“아- 그렇죠. 감사합니다. 자, 그럼 이쪽으로….”
「잠시 실례합니다. 전하. 그리고 엘빈.」
그렇게 안으로 향하려는 그들을 붙잡은 것은, 바로 머릿속에서 직접적으로 들리는 메시지였다.
‘이, 이건?’
하이넨은 머릿속에 직접적으로 메시지가 들어온다는, 처음 겪는 경험에 눈이 저절로 커졌다.
그리고 고개를 돌아보자, 온화하면서도 아름다운 미성의 메시지의 주인을 보자 더더욱 놀랐다.
‘저, 저분은!’
반짝이는 금발 머리를 지니고, 신비로운 분위기인 푸른 눈의 아름다운 미녀.
황자는 이미 책이나 소문 등으로 그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었다.
전 대륙에서 언령 마법의 최고위 마스터이자, 이 스태프 오브 파워 마탑의 마탑주.
아메리아였다.
「제가 메시지로 말씀을 드리는 것을 양해해주십시오. 전하.」
“…아, 아닙니다! 이, 이미 왜 그러시는지 알고 있어요!”
아메리아가 정중하게 고개를 살짝 숙이자, 하이넨은 거의 펄쩍 뛰다시피 하며 손을 마구 내저었다.
이런 행동이나 조금 전의 말투는 분명 황자로서의 예의범절엔 어긋났다.
하지만 아메리아에겐 오히려 귀엽게 보였는지 그녀는 잠시 쿡쿡 웃었다.
「아. 죄송합니다. 전하. 다름이 아니라, 제가 말씀드릴 것은….」
아메리아는 마탑주로서 황자를 반갑게 맞이할 것이고, 최선을 다해 그를 교육할 것이라는. 어떻게 보면 뻔하지만, 진심이 담긴 말을 전했다.
아무리 배경이 별로 볼일이 없어도 일단 황자는 황자.
외국에 나간 이상, 그의 격을 너무 낮추면 당연히 제국과 불협화음이 생길 수밖에 없기에 마탑주로선 당연한 기본적인 인사였다.
「자세한 것은 안쪽의 ‘그’가 말을 해주실 겁니다. 보아하니 만나는 걸 기대하시는 것 같네요.」
“예. 그렇습니다!”
황자라기보단 동경하는 영웅을 만나기 직전의 소년 같은 그에게, 아메리아는 다시 한번 웃어주고는, 인사를 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럼 전하.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을 만나 두근거리는 황자의 눈에, 웬 적갈색 머리의 작은 남자아이가 그녀에게 달려드는 것을 보았다.
“엄마아-!”
【얌전히 공중에 있으렴.】
겨우 서너 살이나 되었을까?
적갈색 머리의 꼬마 아이는, 아메리아의 청량한 목소리에 담긴 마력에 공중에 둥둥 뜨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즐거운지 까르르 웃고 있었다.
“아하하하!”
「아이 참. 누구를 닮아서 이렇게 기운이 넘치는 건지.」
그렇게 중얼거리며 웃고 마는 그녀에게, 원래 아이를 보고 있던 검은 피부를 가진 드래고니안 사이케스가 다가와 사과했다.
“미안, 하다. 내가 놓쳤, 군.”
「후훗. 설마 드래고니안의 육체 능력으로 그럴 리가 있나요? 사이케스. 당신은 너무 아이들에게 약해요. 물론 돌봐주는 건 정말 감사하지만요.」
“으, 으음.”
아메리아의 메시지에 사이케스는 그 커다란 드래고니안의 몸과 날개를 움츠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보기와는 달리 아이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그녀였기에, 아메리아의 말대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죄다 들어주기 때문이었다.
“어, 엄마아! 이, 이모 혼내지마아!”
거기에 더해 공중에 떠 꺄륵거리던 아이의 참견까지.
그렇게 중앙 마탑 바로 앞에서 잠시 소란이 벌어졌지만, 주변은 이미 익숙한지 아무도 돌아보지 않고 제 할 일을 하거나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음, 저, 저건 분명 드래곤니안인….”
“전하. 슬슬 약속 시간입니다. 늦으면 안 되니 서두르시죠.”
“아, 예!”
잠시 사이케스를 보며 눈을 반짝이던 하이넨이었지만, 엘빈의 재촉에 아쉬운 눈초리를 하며 마탑의 안으로 향했다.
드래고니안 사이케스.
그녀와도 한 번쯤은 꼭 인사를 나누고 싶었었는데.
하지만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그 아쉬움을 담은 생각은 점점 사라져 갔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그 인물을 곧 만날 수 있다는 흥분감에 가려져서 말이다.
* *
겉으로 볼 때도 이미 거대했던 중앙 마탑은, 속에 들어가니 더더욱 화려하고 거대했다.
‘와- 돌을 깎아 만든 석재건물이라고 해서, 투박한 줄 알았는데. 드워프는 역시 다르구나.’
지금까지 하이넨이 본 건물 중 가장 화려했던 것은 역시 제국의 황궁이었다.
그런데 이 건물에 들어온 후엔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드워프들의 손이 꼼꼼히 거쳐 가자, 오히려 그 황궁보다도 더 화려하고 우아한 정도의 무늬와 조각들이 건물 전체에 꼼꼼히 퍼져 있는 것이다.
“자, 이쪽입니다. 전하.”
“예에.”
하이넨은 빠른 걸음으로 걷는 엘빈의 뒤를 따라가면서도 쉴 새 없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운석 마법의 흉내에 성공했다고?! 그, 그럼 설마 네가 공간을…?!”
“아니. 그냥 돌멩이를 이용해서 해봤지.”
“아니! 이 자식이 헷갈리게!”
넓은 복도와 문이 열려 있는 널찍하고 깨끗한 방에서는 많은 마법사들의 대화와 토론의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그러니까! 마스터께서 시간 마법은 가능하다고 하셨다고! 너, 설마 마스터의 그 말씀을 믿지 못하는 거냐?!”
“그럴 리가 있냐! 마스터께서 하신 말씀이신데! 하지만, 그건 7레벨 이상의 대마도 사여야지 흉내라도 낼 수 있다. 라고 직접 말씀하셨잖아? 아직 우리가 손대기엔 무리라고!”
“하지만 아무리 저레벨이라고 해도, 이제부터 준비하면 결국 나중에 성과가…!”
황자로선 잘 모르는 여러 마법의 이론들이 나와 무슨 말인지는 잘 몰랐지만, 그래도 가슴은 두근거렸다.
자신도 곧 얼마 지나지 않아, 저런 식으로 마법에 대해 말을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의외로 마법에 대한 말들만 오가는 것들이 아니었다.
“아버지! 이번에야말로, 예산을 더 올려주세요! 가능하시잖아요? 드워프들이 돈이 모자라 물건을 제대로 못 만들다니! 이건 말도 안 되죠!”
“으하하핫-! 지상에 올라왔을 땐 말도 제대로 못 하던 아들놈이 많이도 컸구나! 하지만 안 된다! 그러려면 성과를 더 보여야지! 돈은 어디서 그냥 굴러들어오는 줄 아느냐?!”
“으윽!”
“게다가 너희에게 들어가는 돈은 어지간한 백작 영지를 통째로 굴릴 수 있는 돈이다! 주군께선 용서해도, 이 금융 담당인 하이아킨이 용서 못 한다! 크하하핫! 더 받고 싶으면 더 좋은 성과를 내보거라!”
“으으으! 알겠어요! 아버지가 꼼짝도 못 하고 인정할 멋진 물건을 만들어 주죠!”
드워프와 자금 관리의 이야기들.
“아. 이번에 새롭게 저희 기마대에 걸어주실 보호 마법. 혹시 완성되었습니까?”
“아. 기마 대장님. 예. 다 되었습니다. 가속력이 16% 정도 상승했습니다. 다만 이러면 기마병들에게 걸리는 부하가 11% 정도 더 강해집니다만.”
“으으음. 대강 그 정도라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일단 부상이 더 잦아질 확률이 높겠군요.”
“그렇다면 신관들을 담당하시는 루시아 님과 함께 상담을….”
기마대와 그를 보조하는 마법사단. 그리고 신관들의 이야기까지.
비록 황자는 약속 장소로 향하는 짧은 시간 동안 들은 것이지만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당연하지만, 이곳은 단순한 마탑이 아니라는 것을.
대륙에서 가장 강력한 무력을 지닌, 그런 영웅들의 집단이라고 말이다.
“이곳입니다. 전하.”
끼이익-
거대하고 호화스러운 문이 열리며, 황자는 천천히 엘빈의 뒤를 따라 커다란 방 안으로 들어갔다.
“…!”
그곳에 적갈색 머리를 지닌, 은보라색 로브를 입은 한 마법사가 우뚝 서 있었다.
단정한 얼굴과 극한으로 발달한 육체를 가진 그는, 그저 가만히 있었음에도 엄청난 위압감을 내뿜고 있었다.
전 대륙을 혼란스럽게 한 엘프들을 멸족시킨 영웅이자, 그 후 이 대륙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모두 막아 내버린 존재.
그리고 현 대륙 최고의 마법사이자, 동시에 최강의 전사로 인정받는 남자.
유렌 슈나이더가 그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