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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93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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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93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93화. 배후의 조종자 (10)

 

 

 

“좋아. 정확히 맞았군.”

쿠우우우웅-

유렌은 지하에서 느껴져 오는 커다란 진동과, 크게 떨리고 있는 거대한 나무를 보며 싱긋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다리에서 쏟아져 나간 마력이 저 빌어먹을 나무의 뿌리에 적중한 것이다.

‘겉이 단단하다면, 다른 쪽을 공격하면 되는 거지.’

저 귀쟁이들의 구린내가 풀풀 나는 거대한 나무는, 생각보다 훨씬 더 단단했다.

전력으로 공격한다면 아마 뚫을 수는 있겠지만 그건 쓸데없는 마력 낭비에 불과했다.

언제 레니안이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것은 멍청한 짓에 불과했다.

그래서 유렌은 조금 방향과 방식을 틀어버린 것이다.

무식하게 정면에서 힘을 가하는 것보다, 제일 약할 것이 뻔한 뿌리를 공격하는 것으로.

‘만약 저 나무가 지상에서 자랐다면, 놈도 당연히 뿌리에 신경 썼겠지.’

유렌은 여전히 흔들리는 나무를 바라보며, 그렇게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의 정면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는 것을 보니, 저 나무는 일반적인 식물과는 다르게 분명 지능. 혹은 본능이 있다.

그러니만큼 뿌리를 내리는 밑동이 지상, 그러니까 자신의 눈앞에 나와 있었다면 당연히 그 부분부터 신경 썼을 터.

누가 봐도 약점인 뿌리가 공격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테니까.

하지만, 놈의 뿌리는 현재 유렌의 시야에서 한참이나 벗어난 저 커다란 구덩이 밑에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일반적으론 공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뭐, 그래서 방심했고, 그래서 이렇게나 기습이 먹힌 거지만.’

쿠웅.

유렌은 다시 한번 땅에 발을 좀 더 깊게 박아 넣고, 강력한 마력을 땅속으로 분출했다.

아까는 당연히 몰래 공격해야 했기에, 위력을 꽤나 죽인 공격이었다. 

게다가 기척을 차단하는 마법과 함께 걸어 마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소리와 위력과 기척을 죽일 필요가 전혀 없었다.

소리가 들리든 들키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저놈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흡!”

콰아앙-!

유렌은 땅속으로 마력을 방출한 후, 곧바로 비행 마법으로 몸을 띄워 나무에게 날아갔다.

화르르르륵-!

자신의 머리 위에, 거대하고도 새하얀 불꽃들을 몇 개나 만들면서 말이다.

촤아아악-!

나무에게 점점 가까이 가자, 수많은 가지들이 덮쳐오기 시작했지만 정작 유렌은 눈도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역시. 공격 쪽은 별것 아니야.’

아직 경지에 다다르지 못한 용병들에겐 위협일 수 있겠지만, 이미 그것을 훌쩍 넘은 유렌에겐 정말이지 우스운 공격이었다.

푸화아아악-!

유렌이 손을 가볍게 흔들자, 그에게 다가오던 가지들이 모두 불타 사라질 정도였으니까.

‘…3, 2. 그리고 1.’

쿠우우우웅-!

그리고 몇 초 후.

유렌이 공중에서 조용히 숫자를 센 그 순간, 나무는 아까보다 더 큰 진동에 크게 흔들리며 기우뚱거리기 시작했다.

유렌이 조금 전, 보낸 마력이 이제 도착해 뿌리를 다시 한번 공격한 것이다.

[키이이이이이이-]

위기를 느낀 기생수의 전체에서, 마치 파충류의 울음소리가 같은 진동 소리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 순간, 유렌은 예민한 감각으로 나무 속에서의 마력의 이동을 감지했다.

‘지금이다!’

푸화아아아악-!

유렌의 머리 위에 떠 있던 여러 개의 거대하고도 새하얀 화염 덩어리가, 동시에 나무의 줄기로 날아가 작렬했다.

화르르르륵-!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얀 불꽃 자체가 거의 통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뿌리에 충격을 입어 안 그래도 흔들리는 나무에, 서둘러 뿌리 쪽으로 힘을 보내 강화하느라 줄기에 있던 마력이 많이 줄어든 것이다.

그렇게 약체화된 나무의 줄기라면 유렌의 하얀 화염이 태우지 못할 이유는 또 없었다.

화르르르륵-!

[키이이이이이-!]

껍질과 줄기의 일부가 불타 들어가기 시작하자, 나무는 그 거체를 떨며 조금 전 파충류의 울음소리와 비슷한 진동 소리를 내었다.

마치 불에 탄 나무가 고통에 울부짖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파드드득-

하지만 당연하게도 나무는 이 정도로 끝을 맞이하진 않았다.

스스로 불에 타고 있는 일부분의 줄기와 껍질 부분을 분리해 본체에까지 불이 옮겨붙지 않게 한 것이다.

“오호. 그렇게 스스로 분리도 가능했나?”

유렌은 후드득 떨어져 나가는 줄기와 껍질들을 보면서 눈을 잠시 동그랗게 떴지만, 곧 피식 웃곤 거대한 마력 덩어리를 발사했다.

파아아앗-!

바로 구덩이의 바닥 부분.

그러니까 나무의 밑동 부분을 노린 채로 말이다.

드드드득-!

유렌은 마력의 흐름이 다시 한번 재빠르게 밑으로 향하는 것을 느끼며 다시 한번 거대한 새하얀 불길을 자신의 머리 위에 만들어냈다.

푸화아아아악-!

그리고 아직 지하에 남아있는 자신의 마력을, 원거리로 조종. 

마력을 예리하고 날카로운 형태로 바꿔, 2/3쯤 남아있는 뿌리에 돌진하도록 했다.

“자. 그럼 이제 어딜 방어할 거냐?”

줄기와 껍질들 속에 있는 속살이 불탈 것이냐. 

거대한 마력 덩어리에 밑동이 짓눌릴 것이냐. 

아니면 뿌리가 날카로운 마력에 갈기갈기 찢어질 것이냐.

유렌은 상대방에게 그런 다양한 선택지를 주었다.

물론 그 답은 모두 같은, 나무의 파멸이었지만.

 

* *

 

“허어어…! 저, 저럴 수가!”

“어떻게 저런!”

공국의 수도 파레안 근방의 한 작은 산.

지금 이곳에는 피난 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도망쳐 나온 도시 쪽을 바라보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푸화아아악-!

콰아아아앙-!

쿠르르르릉-!

그들의 가족, 친지를 학살한 거대한 괴물 나무가 불타고, 뭉개지며, 박살 나고 있는 그런 장면을 말이다.

“대단해….”

“그, 그래. 어떻게 혼자서….”

여기 피난민들에게 있어, 최근 일주일은 그야말로 지옥의 나날들이었다.

먼저 그들이 평생 보고 아끼며 지켜오던 고향이자 자랑이었던, 도시의 중심부가 통째로 날아갔다.

무능했던 자칭 대공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이 나라를 받들던 고위 관료들까지 함께.

이는 길게 보면 곧 하나로 모였던 나라가 다시 갈라질 위험을 뜻했으며, 짧게 보아도 도시의 치안과 경제가 흔들림을 뜻했다.

그렇게 불안과 공포 속에서 떨며 생활하던 시민들에게 다가온 것은, 바로 아까 전 모두를 덮쳤던 의문의 나뭇가지와 뿌리들이었다.

수천, 아니 수만 명의 사람이 죽은 저 깊은 구덩이에서 자라난 커다란 나무 몬스터가 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안 그래도 힘들게 살던 시민들은 가족과 이웃의 죽음을 보며 도망쳐야 했다.

저 재해와도 같은 거대한 나무를 피해서.

-우린, 우린 이대로 죽는 건가?

-아아…. 차라리 그때 아내와 함께 빠져 죽었더라면!

시민들은 그렇게 철저한 절망과 무기력에 빠진 채로 몸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보았다.

한 사람의 인간이, 저 재난으로밖에 보이지 않은 거대한 나무를 압도적으로 유린하고 있는 것을.

그들의 이웃을, 가족을 죽인 저 증오해야 할 거대한 나무가 점차 불태워지고 흔들리며 부서지고 있는 것이다.

“저분은 대체…?”

“유렌! 마도 왕국의 유렌 슈나이더 후작이시다!”

“저, 저 사람이?!”

웅성거리는 피난민들 사이에서, 자랑스러워하는 용병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들은 고용관계가 철저한 용병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쉽사리 의뢰인을 발설하지 않는 그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아예 나라를 구하고 있는 저 영웅적인 행적에 가슴이 벅차올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찬양을 시작한 것이다.

“그래! 7레벨에 오르신 그 유렌 슈나이더 후작님이 맞으시다!”

“후작께선 이 도시를 공격하는 괴물들을 눈치채시고, 이 도시에 숨어있던 저놈들을 물리치러 오신 거다!”

솔직히 용병들도 유렌의 상황을 자세히 하는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가르쳐 주질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목소리엔 강력한 확신이 담겼다.

용병들이 보기엔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저 사람들은 아까 우리를 피난시켜 준…!”

“그, 그래. 분명 저 나무 괴물을 막아줘서 우리 가족들을 구했었어!”

피난민들 사이에서, 점차 웅성거림이 커다랗게 변했다.

다른 이들도 아니고, 아까 자신들의 목숨을 구해준 이들이니 그 신뢰도는 급상승했다.

게다가, 딱 봐도 일반인들보단 훨씬 더 강해 보이는 분위기를 풍기는 이들이었고.

콰아아앙-!

퍼어어엉-!

“유, 유렌…님!”

“후작님!”

그 웅성거림은, 점차 감탄과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고향과 자신들을 이끌 윗사람들을. 즉 자신들을 지켜줄 사람들 모두 잃은 시민들에게, 갑작스레 그들을 보호해줄 보호자가 나타난 것이다.

영웅. 그것이 그들이 보는 유렌의 모습이었다.

“유렌 님-! 가, 감사합니다!”

“후, 후작님-! 꼭, 저 괴물을, 저 괴물을 불태워 주십시오!”

그렇게 피난민들 사이에서, 조금 전까지는 들을 수 없었던 강한 감정이 실린 목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하나가 되어, 더욱더 커지기 시작했다.

“유렌, 유렌 님-!!”

조금 전까진 찾아볼 수 없었던 희망을 감정을 가득 담고서.

 

* *

 

-아, 아아아아악-!!

기생수의 의식의 절규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뿌리가 통째로 잘리고 있으며, 밑동은 강력한 마력에 의해 점점 뭉개졌고, 껍질 속 몸체는 그야말로 새하얀 불길에 불타고 있었으니까.

[키이이이이이-!]

그리고 그 나무에서 울리는 커다란 진동은, 마치 파충류의 울음소리처럼 온 사방에 울려 퍼졌다.

-안돼, 이대로는 안 돼!

쿠우우우웅-!

콰아아아앙-!

기생수의 의식은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 한 채, 폭풍처럼 여러 군데를 동시에 공격하고 있는 유렌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저 한참이나 밑에 박혀 있어, 공격당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던 뿌리가 기습을 받은 것?

생각지도 못했던 그 공격에 당황. 줄기와 껍질의 강화를 풀어서 농락당한 것?

그것도 아니면 저 하얀 불을 우습게 보다가 그대로 불타오른 것?

-놈! 놈이 너무나 강해!

단순한 힘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엘프 수십 명이 모두 세계수의 힘을 받고 변한 것이 이 기생수다.

아무리 놈의 힘이 강해도, 단순히 정면에서 막기만 한다면 밀리지 않을 자신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놈은 단순히 마력량이나 마법의 위력만이 강한 것이 아니었다.

순식간에 발에 땅을 쑤셔 박는, 저 멀리 있는 뿌리를 생각하는 판단력.

나무의 의식체조차 눈치를 채지 못할 은밀한 지하 속에서의 움직임.

게다가 너무나 절묘하게 세 군데를 동시에 공격하는 타이밍.

그 모든 것이 합쳐져, 지금 이런 압도적인 결과로 향하고 있었다.

-아…! 아아아! 며, 멸종만은 어떻게든!

이미 이 나무. 자신은 살아남기가 글렀다.

기생수의 의식은 절망 속에서 그렇게 판단 내리면서, 어떻게든 엘프라는 종을 살리기 위해서 결단을 내렸다.

이미 이 세상에서 그들 외의 엘프는 남아있지 않았다.

만약 있더라도, 어딘가에서 홀로 박혀 늙어 죽을 괴짜 한두 명 정도가 있는 것이 다일 테니 의미도 없었고.

-저, 적어도 10명. 아니 20명분의 씨앗은 살려서 싹틔워야 해!

기생수의 의지는 다급하게 자신의 나무 속. 마력에 보호하던 엘프들의 씨앗을 꿈틀거리며 움직이게 하기 시작했다.

꽃을 피우고 새로운 엘프라는 열매를 맺게 하려면 아직 한참이나 남았지만 할 수 없었다.

아무리 저 밖이 위험해도 이곳보단 나았다.

여기에 계속 있다간 불타 사라지거나 저 마력에 짓뭉개 부서지고 말테니까.

투투툭-

기생수의 의지는 자신의 본체가 부서지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엘프의 씨앗들에 열심히 단단한 나무껍질을 둘러 씨앗들을 발사할 준비를 했다.

백 단위의 씨앗을 준비해, 마력으로 사방팔방으로 발사.

어떻게든 소수라도 놈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 숨어들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제발…. 제발…!

의식체의 간절한 소망이 하늘에 닿았을까?

그 순간 유렌이 커다란 한 방을 날리기 위해 마력과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 의식체에게 느껴졌다.

-좋아! 지금이다!

우드드득-

절대로 놓칠 수 없는 황금 같은 기회다.

의식체가 집중한 그 순간.

거대한 나무의 곳곳에서, 백 개가 넘는 인간 크기의 돌기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의식체는 나무 속에 남은 마력을 모두 쏟아부어, 동시에 발사했다.

퍼퍼퍼퍼엉-!

“!”

일순간에 백 개가 넘는 씨앗들이 엄청난 속도로 사방팔방으로 발사되었다.

푸화아아악-!

하지만 정신과 마력을 집중하고 있던 유렌이 손가락을 휘두르자 그중 2/3가량의 씨앗들이 불타오르며 사라졌다.

말 그대로 한순간에 수십 개의 씨앗을 광역으로 불태운 것이다.

-이, 이건 어쩔 수 없어. 최소한 나머지만이라도…!

하지만 의식체는 이미 그 정도는 예상하였다. 그래도 아직은 희망의 싹이 남아있는 것이다.

퍼어엉-!

콰아앙-!

-아….아!?

하지만 의식체가 가진 그 희망의 싹은 피어오르자마자 바로 처참하게 짓밟혔다.

간신히 유렌에게 빠져나간 씨앗들이, 공중에서 폭발하거나, 무언가에 부서지고 있는 것이다.

“도망은 어림도 없슴다!”

“아하하~. 여기서 그 귀쟁이들의 기운이 느껴진다니까~! 일단 부수고 봐야지~!”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됩니다!”

“대장이 다 하는데, 우리도 이 정도라도 해야지!”

그렇게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씨앗들을 박살 내는 이들은, 바로 스태프 오브 파워의 마탑원들과 유렌의 수하들이었다.

엘프들을 처리하고 이 도시 근방에 도착한 그들은, 어느새 귀걸이형 마도구로 유렌의 명을 받아 조금씩 인원을 나눠 이 주변을 포위하고 있던 것이었다.

혹시나 하는 유렌의 예방책이었다.

-아, 아, 안돼에에에-!!

[키이이이이이-!]

기생수의 의식이 지른 비명은, 곧 나무의 진동 소리가 되어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그것은 마치 최후의 단말마로 같이 들렸다.

“그럼, 당나귀 귀들아. 그동안 지겨웠다.”

쿠웅-! 쿠웅-! 쿠웅-!

심장에서 마력을 모아 집중한 유렌은, 쓴웃음을 지으며 원소들을 섞어 한 손에 은은하게 출렁거리는 은색의 불꽃을 피워 올렸다.

새하얗게 빛나는 화염보다 훨씬 작았지만, 그 깊이는 그와 비교할 바가 아니게 보였다.

“그러니, 다시는 만나지 말자. 영원히.”

화륵-.

유렌의 손에서 떠난 팔랑거리는 은색의 불꽃은 곧바로 엉망이 된 거대한 나무에 달라붙어 그것을 순식간에 불태웠다.

푸화아아악-!!

-아아아아악-!

그 아름다우면서 잔혹한 은색의 불꽃은 그렇게 화려하게 불타오르며 하나의 종족의 멸망을 고했다.

거만하면서 귀가 긴. 사악하기 짝이 없었던 한 종족의 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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