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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속의 엑스트라 230화

무료소설 무림 속의 엑스트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7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림 속의 엑스트라 230화

230화. 지하 광장 (3)

 

 

 

중앙 광장에서는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사마극의 천마패 때문이다.

은옥상을 공격하는 사마극의 기운은 사방에서 그녀를 강하게 억눌렀다. 만일 조금이라도 공력에서 밀리거나 대처를 잘못한다면 산악처럼 억누르는 패의 기운에 꼼짝 못 하고 제압될 것이다.

천마패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상황에서 사마극의 신형이 거리를 좁히며 은옥상을 공격해왔다. 상대를 억압하여 행동을 제한하면서 자신의 공격을 극대화하는 천마패의 효과가 발휘됐다.

당연히 사마극은 천마패에 눌린 은옥상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자신의 공격에 당하리라 생각했다.

그때 은옥상은 천마합을 운용했다.

천마합의 부드러운 기운이 천마패를 밀어내니 그녀의 움직임은 평소와 전혀 차이가 없었다.

파바박-

순식간에 두 사람의 신형이 근접했다가 떨어졌다.

눈 깜박할 사이에 그들은 번개처럼 초식을 교환했다. 상대를 죽이려는 위력적인 손놀림이 서로 엉키며 충격파를 발생시켰다.

“으음.”

난세마동은 신음을 터트렸다.

그는 마교의 서열 사 위인 고수다. 그런 그에게도 두 소교주의 무공과 몸놀림은 범상치 않아 보였다. 사마극이야 예전부터 마교 최고의 기재로 이름을 떨쳤지만, 이에 대등한 전투를 펼치는 은옥상의 모습은 기존의 인식을 깨트렸다.

주변에서 관전하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그들은 사마극의 강함을 두려워했다. 반면 은옥상에 대한 인식은 마교의 꽃…… 그런 것이었다. 그런데 그 소교주 은옥상이 사마극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고 맞서고 있었다.

지금 이 장면은 은옥상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마냥 예쁘고 귀여운 소교주라 생각했던 그녀가 무려 사마극과 맞수를 뜨고 있었다.

‘만만찮네.’

은옥상은 한차례의 초식 교환을 하며 역시 사마극이란 생각을 했다. 사마극의 최강 무기인 천마패는 그녀에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천마합 덕분이다. 오히려 천마합이 천마패를 무력화시켰다.

문제는 그다음. 사마극은 천마패를 제외하고도 무시무시한 무공을 많이 알고 있다. 그 하나하나가 지금 적절히 튀어나와 그녀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녀의 상념이 바로 끊어졌다.

떨어진다 싶은 순간 사마극이 재차 따라붙으며 손목의 혈도를 잡아 왔다. 평범하면서도 지극히 악랄한 초식. 아마 숨은 내기를 동반한 사마극의 일격에 맞는 순간 그 충격이 손목을 뚫고 내부로 들어와 혈맥을 파괴할 것이다.

급히 초식을 회수한 은옥상이 옆으로 돌았다. 순간 그녀의 발이 사마극의 다리를 공격하며 자리를 선점했다. 사마극은 가볍게 공중으로 튀어 올라 그녀의 공격을 무마시켰다.

이어진 사마극의 공격. 섬전과 같은 일지가 그녀의 어깨로 날아왔다.

은옥상은 손을 홱 뒤집으며 날아온 지력을 깨트렸다.

까강!

그 충격파에 그녀의 상체가 휘청했다. 한빙소에서 공력이 급성장했건만 아직도 사마극을 능가하지 못했다. 실로 사마극은 괴물이었다.

두 사람의 공방은 무시무시했다. 천마패와 천마합에 억눌려 충격파가 외부로 퍼져 나가지 않았을 뿐, 정상이었다면 주변 미로를 송두리째 뒤흔들었을 것이다.

그들의 결전은 점입가경으로 이어졌다.

연달아 터지는 마교의 최절정 무공! 관전하던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지금 드러난 무위만으로도 두 사람은 서열 일 위였던 혼천마도를 충분히 능가한다는 평가였다.

역시 마교 역사상 최고의 기재라 불리는 사마극은 명성 그대로의 위상을 보여줬다. 같은 무공이라도 그의 손에서 펼쳐지면 그 위력이 남달랐다.

그런 사마극에 맞서 조금도 밀리지 않는 은옥상의 무위 또한 감탄을 연발했다.

손과 발에 장력과 지력까지. 두 사람의 무수한 잔영이 겹치면서 연달아 충격파가 일었다. 싸움은 절정을 치닫고 있었다.

이런 공전절후의 전투는 일순간 깨졌다.

쐐애액-

갑자기 검 한 자루가 전장으로 날아들었다. 그 검은 정확히 둘 사이를 가로질러 반대편 석벽에 박혔다.

콰직-

검신이 벽에 파묻혀 한차례 진동을 일으켰다.

분위기가 일변했다. 누가 감히 소교주가 싸우는 전장에 검을 뿌리는가. 게다가 벽에 박힌 모습을 보니 여간한 고수가 아니었다.

“누구냐?”

사마극이 황급히 은옥상과 떨어지며 고함을 질렀다.

웅성거리는 군웅 사이로 세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무흔 일행이었다.

무흔을 확인한 사마극과 은옥상의 표정이 상반됐다.

사마극은 무려 염귀팔군을 붙였음에도 당당하게 들어온 무흔에게 질렸다는 표정인 반면 은옥상은 환희에 잠긴 표정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무흔에게 바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내가 와서 기분 나쁘다는 표정인데?”

무흔이 빈정거리며 사마극을 노려봤다.

“염귀팔군은?”

“저세상으로 보냈지.”

대수롭지 않게 웃는 무흔에게 열 받은 사마극이 이빨을 뿌드득 갈았다. 최후의 순간 막다른 곳을 만났다.

무흔은 홀로 천천히 전장으로 걸어 들어가 은옥상에게 가벼운 예를 표했다. 마교인들이 둘러싼 이곳에서 그가 은옥상을 도와준다는 뜻이다.

은옥상 또한 그를 향해 방긋 미소를 지어 친밀감을 표했다.

무흔은 사마극을 노려보면서 순식간에 코앞까지 접근했다. 순간 서열 이 위의 적월마왕이 무흔의 앞으로 끼어들었다.

“어딜! 감히 교주님 앞에서 망발이냐?”

초로에 접어든 노인의 입이 거칠었다. 무흔은 적월마왕을 슬쩍 견제하며 도발했다.

“네놈도 보이는 게 없나 보네?”

적월마왕이 안면에 핏줄을 불끈 드러내며 분노를 터트렸다.

“콩알 같은 놈이 죽고 싶나?”

“미친놈.”

무흔은 손을 휙휙 저어 장난스럽게 적월마왕을 밀어냈다.

사마극의 인상이 찌푸려지는 찰나 무흔이 전음으로 말을 걸었다.

[말 좀 하지?]

[뭔 개소리냐?]

사마극 또한 전음으로 응답했다.

[내가 보기엔 오늘 넌 여기에서 살아나가지 못할 것 같거든.]

[머리는 어디 두고 다니냐?]

대꾸하면서도 사마극은 슬슬 불안해졌다.

염귀팔군을 흔적도 없이 처리하고 등장한 녀석의 실력 하나는 인정해야 했다. 염귀팔군은 설사 그라 할지라도 쉽게 처리할 수 없을 강자니까. 그런데도 무흔은 호흡하나 흩트리지 않고 등장했다. 당연히 그가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무림에서 최강자는 자신이라고 자부하는 사마극에게 무흔의 등장은 실로 충격이었다. 게다가 은옥상이 자신과 맞먹는 고수로 성장했다는 것 또한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사마극은 최후의 보류를 돌아봤다.

음천마령이다. 설사 무흔이라도 음천마령만은 절대 이길 수 없을 테니까. 게다가 지금 그에게는 독의가 준 초마단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최후의 패. 그는 현실에서 백다연과 박무훈을 잡고 있다. 이것보다 더 확실한 패가 어디 있을까.

“으흐흐.”

가진 패를 떠올리자 사마극은 절로 자신감이 솟구쳤다.

[한 가지 제안하지.]

무흔이 다시 전음을 보냈다. 경멸하는 눈빛을 띠는 사마극에게 무흔의 목소리가 계속 날아들었다.

[오늘 내가 여기에서 널 살려서 보내주면 너도 보내줘.]

[뭘 보내줘?]

[현실의 백다연과 박무훈.]

“크크크크.”

역시 그것이 걱정이냐? 사마극이 광소를 터트렸다. 그의 웃음이 광장 내부를 쩌렁쩌렁 울렸다. 그 사이에도 전음이 계속됐다.

[네놈이 과연 음천마령을 뚫고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고 생각하나?]

[어려울 것은 없겠지.]

[미친놈.]

[아니면 넌 오늘 여기에서 죽게 돼. 현실과 맞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제안하면서도 무흔은 해결 못한 찜찜한 점을 떠올렸다.

과연 사만국은 GOD 작가와 어떤 계약을 맺었을까. 그도 백다연도 리메이크에 뛰어들면서 한 가지 특수능력과 함께 성공했을 경우 큰 보상을 받기로 했다.

사만국도 분명히 특별한 능력 하나를 소유하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만일 큰 보상을 노린다면 그는 절대 이 제안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승리를 자신하더라도 만약이란 게 있으니까.

현실이란 낱말이 들어가자 사마극이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 사마극도 손익을 따지느라 혼란스러울 것이다.

무흔은 한 마디를 덧붙이며 도발했다.

[킥킥, 광천마령과 뇌천마령을 생각해봐라.]

사마극이 분노를 참으려고 주먹을 꾹 쥐는 것이 보였다. 이제 저 녀석은 음천마령이 절대적인 방패막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렇다면 결정은…….

역시 사마극의 결정은 원하던 대로였다.

[좋다.]

무흔은 미소로 협상 완료를 표현한 다음 은옥상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친 곳 없어?”

“없어. 넌?”

“나도.”

짧게 안부를 물은 다음 은옥상 쪽 사람들을 쭉 둘러봤다. 그제야 북령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직 미로 속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걸까. 그래도 북령의 실력이라면 목숨 정도는 건지겠지.

다시 사마극을 향해 시선을 돌린 무흔은 입을 열었다.

“뭐 하고 있었지? 교주 자리를 놓고 겨루고 있었나? 계속하는 건 어때?”

무흔이 두 사람에게 전장을 양보할 뜻을 비치자 사마극이 발끈했다.

“크하하, 네놈을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음천마령과 네놈의 사투를 먼저 보고 싶은데?”

순간 음천마령이 기묘한 소음을 내며 무흔에게 다가왔다.

크르르르-

젠장, 바로 음천마령부터 불러들이다니. 아직 음천마령을 어떻게 처리할지 해법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네놈의 실력을 보도록 하지.”

사마극이 뒤로 물러섰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무흔과 은옥상만이 남았다. 음천마령이 접근하자 백단영이 가장 먼저 전장에 뛰어들었다.

“두 사람 모두 물러서!”

무흔이 급하게 손짓하며 은옥상과 백단영을 물렸다.

어차피 상대가 음천마령이라면 두 사람은 큰 도움이 될 수 없다. 특히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 봤을 때 백단영은 무조건 목숨을 보전해야 한다.

그래야 그와 백다연이 사만국을 이기니까.

[가씬 절대 뛰어들면 안 돼요. 최후까지 남아 사마극을 죽여야 해요. 무슨 말인지 알죠?]

무흔은 백단영에게 전음을 넣었다.

백단영도 상황을 파악한 듯 고개를 끄덕이긴 했다. 다만 그녀의 안색이 편해 보이지는 않았다.

크르르르-

거센 장력이 무흔을 압박했다. 이에 맞서 무흔의 장력이 상대의 공세를 깨트렸다. 동시에 그는 음천마령과의 거리를 순식간에 지웠다.

푸악-

무흔의 손에서 뻗어 나간 수강이 음천마령의 배를 찔렀다. 그 느낌이 이상했다. 수강은 음천마령을 전혀 뚫고 들어가지 못했다. 검강도 뚫지 못했으니 너무 당연한 사실인가.

음천마령이 그를 잡아 왔다. 무흔은 망설이지 않고 휘적거리는 손을 피했다. 음천마령은 움직임이 빠르지 않기에 이런 식의 공격은 그리 위험하지 않았다.

쾅-

무흔은 장력으로 음천마령을 뒤로 휘청거리게 밀어낸 다음 재빨리 뒤로 돌아갔다. 번개처럼 다시 장력을 휘갈겼다.

관전하는 사마극이 가소롭다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런 식의 작은 공격은 음천마령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음을 알고 있으니까.

‘뭔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겠어. 이런 식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무흔은 지금까지 상대했던 전략을 떠올리며 머리를 굴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음천마령이 자신의 주무기인 음공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음공이 펼쳐지면 광장에 있는 마교인들이 가장 크게 피해를 볼 테니까.

무흔은 음천마령의 주위를 빙빙 돌면서 가볍게 툭툭 공격을 퍼부었다. 속력에서 그가 압도적인 우위에 있기에 시도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음천마령을 없앨 방법은 뭘까?’

전투 중에도 무흔의 눈은 광장을 이리저리 살폈다.

주위는 온통 석벽이라 별다른 특징이 보이지 않았다. 천애령처럼 지형을 이용해서 절대마령을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 마땅한 계략이 보이지 않았다.

크르르르-

음천마령은 그에게 특별한 분노를 표출하지 않았다. 만일 정신이 정상인 사람이었다면 계속 피해 다니는 상대방에게 화를 냈겠지만, 음천마령은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듯했다. 게다가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도 않았다. 오직 무흔 그의 움직임만 따라다니고 있었다.

“답이 없군.”

이렇게 움직이면 먼저 지치는 자신이 패배한다.

역시 방법은 사마극을 죽이는 것뿐일까. 설사 그렇다손 치더라도 음천마령이 보호하는 사마극을 죽이는 것이 가능할까.

생각이 복잡해지자 저절로 그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음천마령의 장력이 그를 덮쳤을 때 무흔은 별생각 없이 뒤쪽으로 돌았다.

턱-

옆을 스쳐 지나던 그의 팔이 음천마령에게 걸렸다.

“어?”

다음 순간 음천마령이 그의 몸을 휘돌려 바닥에 그대로 내팽개쳤다.

콰앙-

예전에도 몇 번 당해본 적이 있는 공격이었으나 그 충격은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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