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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231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3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231화

왕가의 위상을 더 드높이려고 또한 왕가의 힘을 실으려고 유망 있는 귀족들과 관계를 맺고, 좀 더 강한 발언권을 획득한다.

하지만 엘리시아의 경우엔, 왕의 총애를 받아 정략결혼 용도로 결혼시키지 않으리라는 확답을 들었다. 해서 엘리시아는 자신의 남편감을 직접 정했고,

그 결과 나를 마음에 두어 자신의 남편감으로 결정했다.

단, 문제는 남편감의 신분.

아무리 자유 결혼을 허락받았다 하나, 기본적으로 공주의 남편감은 왕가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 사람이다.

왕가에 위신을 더 높이지는 못할망정 깎아내리는 짓을, 왕을 포함한 대신들이 결코 인정할 리가 없다.

따라서 평민 신분을 가진 나를 왕가에 더욱 필요한 사람으로 만들려고, 엘리시아는 영원의 숲 파견 계획에서 자신이 직접 나서기로 하고, 그

호위역으로 나와 루시안 그리고 셀린을 선택했다.

그녀의 애초 계획대로 일이 흘러 들어갔어도, 레아 누나와 셀린은 엘리시아의 주장이 왕가에서 고민해 볼 법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확실히 아넬은 그 나이엔 이루기 힘든 경지까지 올랐어요. 당시에 18살 나이로 오러 익스퍼드 하급. 엘리시아 공주님 말대로 30대 이전에

익스퍼드 중급 경지에 오를 재능이라면, 상급과 최상급 경지를 바라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죠. 신분은 둘째 치더라도, 그 가능성 하나에도 엘리시아

공주를 시집보낼 만한 가치가 있어요.”

“거기에 엘리시아가 자신의 공적을 바탕으로 좀 더 강하게 밀어붙인다면, 왕과 대신이라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거야.”

셀린의 말에 레아 누나는 고개를 끄덕이곤, 그 옛날 어렸던 내게 이것저것 다양한 지식을 알려 주었던 그때처럼, 선생님 모드로 돌입하여 내게 현

상황에 대한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짚어 주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설명해 주었던 것은 엘리시아가 기존 계획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이야기에 불과하고, 지금부터는 바뀐 상황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또 상황이 다르게 바뀌었습니다. 아넬이 제게 말해 준 사실들이 전부 대륙으로 퍼트려진다면, 대륙의 모든 시선은 아넬에게로 향할

거예요. 검은 드레이크를 토벌하고 대륙 위기를 물리친 영웅이자, 에레나 여신의 말씀을 전하는 성자로서 모든 이야기의 중심이 되겠죠. 당연한

말이겠지만, 일반 국민들뿐만 아니라 각 왕국 권력자들 역시 아넬의 존재에 눈을 빛낼 겁니다.”

길드 본부에서 일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왕성을 출입하는 귀족들을 자주 만나 오고 또한 그와 관련된 업무를 일부 담당했던 레아 누나는

엘리시아만큼이나 확신에 찬 어조로 앞으로 내게 일어날 일들을 간단히 분석해 주었다.

“아넬의 존재는 이제 그 값어치를 따질 수 없어요. 그야말로 ‘여신의 총애를 받는 은빛 검사’로서 대륙의 영웅으로 떠받들어질 수준이죠. 다르게

말하자면, 아넬이 함께하는 곳엔 여신의 관심이 함께한다는 뜻으로도 비쳐요. 국가적인 선전 효과로는 그 이상 뛰어난 것이 없겠죠. 아넬을 왕가의

일원으로만 만든다면, 왕가의 위신을 단번에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넬이 설령 결혼했더라도 각 왕국에선

아넬에게 끊임없이 혼담을 신청할 거예요. 첩이라도 상관없고 형식상 결혼이라도 상관없으니, 일단 왕가의 공주들과 결혼만 해 달라 혹은 아이만

하나라도 낳아 달라. 온갖 금은보화를 가져다주며 부탁하겠죠.”

듣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 이야기다.

물론 좋아서가 아니라, 충분히 현실성이 느껴지면서, 결코 경험하거나 휘말리고 싶지 않은 정치 이야기라서 돋는 소름이었다.

특히 첩이든 형식상 결혼이든 상관없으니, 아이 한 명만 낳아 달라는 부분에서는 인상마저 절로 찌푸려졌다.

아마도 내가 그렇게 낳은 아이는, 왕가에 홍보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아버지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한 채, 그저 성자의 아들이라 칭해지며 이용당할 대로 이용당할 뿐인 인생을 살겠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

얼굴을 모른다는 것부터가 이미 아웃이다.

내 표정을 살펴보던 레아 누나는 나지막이 한숨 쉬며, 자신이 생각하는 최악의 경우까지 내게 조심스럽게 설명해 주었다.

“겉으로 금은보화와 온갖 미녀 공주들을 제시하는데도 그런 부탁이 통하지 않는다면, 어두운 방면으로 아넬에게 손을 써 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권력이라는 것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면서 한없이 사람을 잔혹하게도 하니까요. 아넬의 실력이 어지간한 암살자들에게 당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아넬이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며 협박해 올 수도 있습니다. 가령 어머님과 아버님, 리나, 저나 셀린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 협박 사실을 제가 대륙 전역에 퍼트린다면, 자칫 잘못했다간 왕국 전체가 뒤집힐지 모르는데도요?”

“어디까지나 극단적인 이야기일 뿐이지만요. 아넬이 대륙 전체에 자신이 암살자에게 피습당했고, 가족이 모종의 단체에 납치당해 협박받았다는 사실을

알리면, 그 범인을 붙잡으려고 전 왕국이 도움의 손길을 뻗겠지만, 자기 자신들과 관련되지 않은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리가 만무합니다. 그나마

에레나 교에선 적극적으로 아넬을 돕겠지만, 그들은 성직자입니다. 왕국의 뒷 힘을 감당할 능력이 없어요.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아넬의 부모님과

리나, 저 또는 셀린이 충분히 어떠한 일을 당할 법한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흐른 뒤라면, 저와 셀린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까지도 범위에

들어가겠죠.”

“좋든 싫든, 그러한 부분까지 고려해서 최악의 경우를 막을 권력이 필요하다는 의미군요.”

내 말에, 레아 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넬이 원해서 얻은 명성은 아니지만, 아쉽게도 그러한 명성을 얻어 버린 이상 확실히 대비해 둘 필요는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엘리시아 공주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엘리시아 공주님은 아넬에게 확실한 감정을 품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노력해요. 아넬이

거절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녀와 관계 맺는다면 아넬은 공식적으로 세르피안 왕가에 소속됩니다. 왕가가 적극적으로 아넬과 그 주변 사람들을

보호함은 물론이고, 혹시라도 아넬과 엘리시아 공주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면 더더욱 철저히 보호를 펼치겠죠. 다른 왕국에서도 아넬에게 섣불리

혼담 신청을 보내지 못할뿐더러 아넬 역시 어려운 권력 투쟁에 굳이 힘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엘리시아 공주님과의 결혼은 아넬 자신이

엘리시아 공주님을 거부하는 것이 아닌 이상, 저나 셀린의 처지에서는 단순한 감정으로 거부할 일이 아니에요.”

개인적인 감정보다는 가족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엘리시아의 존재가 꼭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레아 언니는 모르겠지만, 난 엘리시아라면 괜찮다고 생각해.”

그것은 셀린의 발언.

아주 오랫동안은 아니지만, 그간 셀린은 엘리시아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엘리시아에 대한 감정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자신 역시 받아들여졌는데, 누군가 새롭게 받아들여지는 것에 불만을 품을 순 없다.’라는 것 같지만 말이다.

하지만 레아 누나 역시 셀린의 말처럼, 엘리시아에 대한 감정이 나쁘지 않은지 의외로 고개를 끄덕여 동의하였다.

“저 역시도 엘리시아 공주님이라면, 정확히는 엘리시아 공주님까지라면 어떻게든 받아들일 것 같네요. 그 이상이라면 아무리 아넬을 사랑한다 해도

힘들지 모르겠지만요. 아니, 아마 때릴 것 같습니다.”

“……정말로 단언해요. 그 이상은 없습니다. 절대로요!”

설령 소설 속 상황처럼 미약을 들이마시고 몇 시간 내로 교합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할지라도, 차라리 혀 깨물고 그 자리에서 죽고 말 것이다.

이 이상 다른 곳으로 손을 뻗는 것은 자신이 용납할 수 없을뿐더러, 죽어서도 쉽게 환생하지 못하고 수많은 죽창이 꽂힌 지옥으로 끌려가 매일같이

죽창에 찔리는 벌을 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 말에서 진심이 느껴졌는지, 레아 누나와 셀린은 빙그레 웃었다.

“아넬의 그런 눈을 믿지만, 전과가 있으니 확실한 신뢰는 어렵겠네요. 모쪼록 노력해 주세요, 아넬!”

“네, 힘낼게요! 반드시!”

그 후로는 한동안 다 같이 방안에 남아 그간 밀렸던 결혼 계획을 또다시 짜기 시작했다.

이번 일로 많은 사건 사고가 다시금 일어나겠지만, 전체적으로 보자면 앞으로 이루어질 우리 가정은 상당히 경제적으로 풍족함을 누리게 되었기에, 그

부분에 대해선 레아 누나와 셀린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자고로 어떤 사람도 가정이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은 것을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 귀족이 되진 못했고, 설령 귀족이 되지 못한다 해도, 공적을 고려해 앞으로 받을 의뢰금액을 생각하면 부모님과 리나를 수도로 데려와도 충분할

정도로 여유로울 테니, 그 부분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조금씩 서로 웃는 분위기 속에 즐거운 상상을 하는 시간을 다 같이 보냈다.

마지막으로 이런 분위기가 있게 해 준 레아 누나에겐 몇 번이나 다시 감사해도 모자람을 느끼며, 방을 나설 때 셀린 몰래 그녀를 와락 껴안아 기습

키스를 나누었지만, 레아 누나는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빙그레 웃으면서, 그간 떨어졌던 것을 채우려는 듯 입술을 밀어붙여 오는 통에 살짝

곤란했지만 말이다.

 

 

***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준비 시간이 긴 걸…….”

“아, 죄송해요! 최대한 열심히 노력하지만, 조금이라도 이야기가 새어 나가면 그 즉시 파동을 일으킬 만한 사안들이라, 보안을 유지하다 보니 다소

움직임이 둔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이제 거의 준비가 끝나 가니 적어도 일주일 이내로는 아바마마께서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실 거예요.”

벌써 3주라는 시간을 왕성 안에서만 보내 의아해서 혼잣말을 중얼거렸지만, 옆에 있던 엘리시아는 그 말을 이곳에서 지내기 답답하다는 소리로

들었는지 살짝 당황해 손을 내저었다.

오해한 그녀에게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고 오해를 풀어 주고, 나는 다시금 창밖으로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면, 이렇게 느긋해 본 지도 꽤 오랜만일지도!’

의뢰를 끝마치고 복귀해서, 다시 의뢰를 받아 출발하기 전까지 대기 시간이 한 달 정도는 되었던 적이 많다. 하지만 복귀하고서 의뢰를 해결한

사항들을 길드에 서류로 적어 제출하고, 그것이 이상 현상 몬스터와 관련된 사항이라면 왕성에 들어와 추가 조사를 받아야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일주일은 금방이고, 나머지 기간에도 푹 쉬기보다는 이전 경험을 놓치지 않으려고 훈련에 매진했다. 그나마 최근에 가장

푹 쉬었던 때가 영원의 숲을 떠나기 전, 마스터에게 첫 휴가를 받아 가족들과 세룬 도시에서 시간을 보냈을 때다. 그런데 지금은 가족들 역시

왕성에 들어온 상황이고, 레아 누나에 루시안, 셀린, 거기에 엘리시아까지 모두 한자리에 있다.

아침, 점심, 저녁 때 거르지 않고 호화스러운 음식이 나오지, 귀찮은 것은 메이드분들이 알아서 전부 처리해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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