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214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92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214화
214. 찾아선?
-호오! 그러니까 자네가 대륙 전쟁을 막겠다고 나섰다는 말인가?
결코 짧지 않은 내 설명을 전부 듣고 난 상황제는 재미있다는 듯이 물었다.
그래도 난 진심을 담아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막말로 상황제 님도 전쟁의 발단이 된 제나스 광산이 실재로는 패국에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아실 것 아닙니까?
-흠! 이젠 광산의 존재 여부와는 상관없는 얘길세. 그 정도는 자네도 알고 있겠지?
-그러니까 말입니다. 물론 저 혼자서는 대륙 전쟁을 막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쟁이 벌어지면 수십만 아니 수백만의 사망자가 나올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물론 패국뿐만이 아니라 3국 연합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런데도 거짓된 정보로 전쟁을 일으켜야 하겠습니까?
상황제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전쟁은 원래 그런 것이라네. 희생이 없는 전쟁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전쟁이 빈번한 대륙이었다. 따라서 인명에 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물론 상황제를 대화 몇 마디로 이해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대륙인은 문화와 관습은 물론 추구하는 이상마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대화로 설득할 수 있는 상대가 아냐.’
문화와 관습은 물론이고 정치 이념이나 사상까지 전부 무시하고 내 의사를 관철할 방법은 무력뿐이 없었다.
막말로 좋은 주먹 두고 백날 입으로 떠들어봐야 소용없었다.
어차피 한판 뜰 생각이라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만일 3국 연합국이 패국을 침공하면 저 역시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처집니다. 그 점을 3국에서는 모르거나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봐 대륙 3강을 찾아 나선 길입니다.
협박성 발언에 상황제는 빙그레 웃으며 되물었다.
-흐흐! 이제는 대륙 전쟁인가? 그래 찾아선?
이때 나는 상황제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다. 그러지 못해 결과적으로 입만 아팠다.
빙그레 웃는 상황제에게 내 장기인 은근한 협박 스킬을 사용했다.
-뭐, 만나서 조용히 주먹으로 협조를 구할 생각입니다. 만일 전쟁이 벌어지면 3국 연합은 각 황제를 비롯한 수뇌부를 전부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야 할 겁니다. 죽은 사람이 정무 政務를 볼 순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호오! 아주 신사적으로 협조를 구하는군. 한데 과연 가능한 일일까?
-당연히 믿기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한판 뜨고 나면 분명히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감히 대륙 3강을 도발하다니 패기인지 만용인지는 몰라도 자신감만은 인정해 줘야겠군.
-흐흐! 절대로 지지 않을 자신은 있거든요. 막말로 비기기만 해도 3국 황제의 안녕은 물 건너간 것 아닙니까?
정보 열람이 뜨지 않아 상황제와의 전력 비교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 정도의 실력자는 몇 수 나눠보면 바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 아니다 싶으면 삼십육계 三十六計가 있으니까.’
난 구태여 목숨을 걸고 승부를 볼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상황제가 날 이 자리에서 처치하지 못하는 이상 내 협박을 무시하긴 어려울 터였다.
나를 막기 위해서는 3국의 정예들을 동원해도 쉽지 않을 터.
‘연합국과 원국은 대륙 3강이 막는다고 해도 백국은? 흐흐흐!’
열 사람이 한 도둑 막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뜻하는 말이다.
대륙 3강을 제외한 대륙 10강이 정예들을 이끌고 지켜도 나를 막기는 어려울 거다.
‘더구나 난 대륙의 무공과는 전혀 다른 무공을 쓰고 있으니까.’
마력에 반응하는 마력 봉쇄진 같은 것들도 내게는 무용지물이었다.
내공을 사용하는 내게는 대륙에서 암살자를 위한 대책으로 마련한 것들이 전부 쓰레기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대륙 3강이 직접 나서 지키지 않는 이상 나를 막지는 못할 터였다.
‘흐흐! 사실 딱 한 명만 본보기로 죽이면…….’
백국 황제가 죽고 나면 자연히 3국 연합에도 금이 가고 각국의 정예들은 황궁 주변에서 꼼짝도 하지 못할 거다.
막말로 전쟁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는 일이었다.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암살을 이어갈 것인가를 결정하면 되었다.
지속적인 도발에도 상황제는 담담한 표정으로 웃음기를 지우지 않았다.
그러더니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을 해왔다.
-자네에게 정말 그만한 실력이 있다면 말이지. 하지만 내가 그동안 자네 같은 자들을 몇이나 봤다고 생각하나?
잘나간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삼천포로 빠졌다. 바로 말뜻을 이해하지 못해 되물었다.
-예?
상황제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가소롭다는 듯이 대답했다.
-자네같이 알량한 재주를 믿고 대륙 3강에 도전한 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느냐고 묻는 걸세.
-알량한 재주……? 아! 지금 쓰고 있는 혜광심어!
시장 바닥의 금모 노인이 상황제라고 밝힌 이유도 혜광심어 덕분이었다.
‘내가 아무리 막나가도.......’
그런 일로 노인네에게 주먹질할 사람은 아니었다. 따라서 혜광심어가 아니었다면 승패와는 상관없이 눈싸움으로 끝났을 터였다.
‘어차피 말이 통하지 않아 노인네가 말을 걸어와도 이해하지 못했을 테니.’
아무리 쇼핑이 지겨워도 시장에서 낯선 노인네와 상대하고 싶지는 않았다. 따라서 혜광심어를 아예 사용하지 않았을 거다.
‘그럼 관계는 그걸로 끝났을 테고 난 노인네의 정체를 모르고 내 갈 길을 갔을 테니까.’
그런데 혜광심어가 금모 노인네를 상황제로 바꿔놓은 거였다.
언어와 관계없이 상대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무공이 수준이 낮을 턱이 없었다.
상황제가 사용하는 그와 비슷한 마법도 마찬가지일 테고.
따라서 상황제는 내 실력을 인정하고 호기심을 보였던 거다.
그런데 그 호기심의 수준이 딱 ‘젊은 놈이 꽤 하는데?’라는 정도라는 거였다.
‘쩝! 뭐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상황제의 말대로 그동안 대륙 3강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도전이 있었을 거다.
처음에는 거의 받아줬겠지만 시간이 흐르며 차츰 걸러졌을 테고.
지금은 도전해도 먼저 대륙 100강에 이름을 올리고 나서야 가능할 터였다.
‘그것도 주변에서 다 걸러주겠지.’
또 독불장군이라도 대륙 100강에 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수준을 깨닫게 될 거다.
대륙 3강에 도전하려 했는데 실제는 대륙 100강의 벽도 넘지 못한 자가 부지기수일 거다.
넘었다고 해도 차 순위의 벽을 보았을 테고.
‘그렇게 대부분 떨어져 나갈 테지. 하지만?’
그런 귀찮은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발 승부를 보려는 불나방 같은 자들도 반드시 있었다.
상황제는 지금 나를 불나방 중의 하나로 보고 있는 거였다.
‘아! 그래서 처음에 이제는 대륙 전쟁인가라고 했던 거구나. 그럼 지금까지 내가 말한 설정이나 협박은!’
조금도 믿지 않고 아니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도 군소리 없이 들어준 이유는 오랜만에 호기심을 끄는 젊은 친구를 본 노인네의 변덕이었다.
‘하! 나 참! 나도 오랜만에 애송이 취급을 받아 당황스럽네.’
너무 오랜만이라 어떻게 대응해야 좋을지 바로 생각나지 않았다.
사실 무림에서도 이런 취급은 많이 받았다.
‘특히 구파나 명문 세가 놈들에게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야.’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지금은 감히 나이를 들어 날 얏보는 자는 없었다.
어쨌든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비무도 거절할 거다. 비무 목적으로 도발하는 젊은 놈의 생각대로는 하기 싫을 테니까.
‘사용인들 불러서 쫓아내려 하겠지. 그건 곤란하니까…….’
조용하게 해결할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면 비무를 하게 만들면 될 일!’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공격해선 사용인을 불렀을 때와 마찬가지였다.
대륙에선 어떤지 몰라도 무림에선 이런 경우에 사용하는 방법이 있었다.
바로 숨겨놓은 내력을 풀어놓는 방법이었다.
현재 내가 가진 내공은 4백 년을 넘어 5백 년에 육박했다. 정확히는 4백 8십 년의 내공.
무려 8갑자에 이르는 내공이었다. 그중에서 현재 마력으로 치환한 내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백 년에 불과했다.
‘그 정도는 상황제에게 별 볼 일 없다는 뜻이니까!’
골든 서큘레이터를 이용해 백 년의 내공을 마력으로 바꾸었다.
‘.......!’
전부 합해서 3백 년이란 거대한 마력이 몸에서 방출되자 사용인을 부르려던 상황제의 금색 눈썹이 꿈틀거렸다.
하지만 나를 쳐다보는 시선 속엔 놀라움보다는 노기가 큰 듯했다.
은근히 살기마저 띠고 있어 상당히 분노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들려오는 상황제의 음성이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
-감히!
어린놈의 치기도 정도가 있다는 뜻이었다. 더 도발하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호오! 3백 년으로도 부족하다 이거지, 그렇다면?’
실력의 3할은 숨기라는 무림의 명언을 어겨야 할 듯했다.
이왕 쓰는 김에 큰맘 먹고 100년을 더 마력으로 치환했다. 이번엔 한 번에 다 풀지 않고 10년 씩 나누어 풀었다.
마력이 350을 넘고 400에 가까워지자 상황제의 금색 눈썹이 다시 한번 꿈틀했다.
그리고 다시 무서운 시선으로 날 노려봤다. 하지만 이번에는 살기가 아닌 경악에 찬 시선이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나는 바로 마력을 거두었다.
-이래도 알량한 재주라고 할 겁니까?
그러나 상황제에겐 내 말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빙그레 웃던 웃음까지 가신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자넨 누군가?
-하! 처음에 전부 말했지 않습니까? 근데 다시 말하라고요? 같은 말을 반복하긴 싫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로는 제 말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듯한데 그냥 한 판 뜹시다. 뜨고 나서 다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서로의 이해에도 도움이 될 테니까 말입니다.
-끄응........
충분한 마력을 보였음에도 아직도 반신반의하는 상황제였다.
마력만으로는 아직 미심쩍은 거다. 정말 실력자인지 또 다른 사기술인지.
‘얼마나 속았으면……. 쯧쯧!’
[연재]던전 in 무림 2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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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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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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